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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에 반전’ 대한통운 ‘인수戰’ 돌아보기
CJ, 2020년까지 20조원대 글로벌 물류기업 육성
[455호] 2011년 07월 27일 (수) 13:42:08 김승섭 komares@chol.com

 
   
 

올 상반기 물류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대한통운 인수전이 CJ그룹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한편의 기업 드라마를 보는 듯한 치열했던 인수과정은 3개월동안 다양한 이슈와 소문, 예측을 낳으며 초미의 관심을 끌었다. 6월 28일 CJ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해지면서 드라마는 끝이 났다. 이 글은 흥미진진했던 ‘CJ-대한통운 결합기’의 재방송이다.

 

프롤로그(Prologue)
3개월간의 ‘대한통운의 새주인 찾기’ 레이스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막을 내렸다. 대한통운 우선협상대상자 발표일인 6월 28일까지 예상이 엇갈렸던 대한통운의 새 주인이 결국 CJ그룹으로 결정된 것. CJ는 주당 20만원이 넘는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인수금액은 1조 7,100억원 이상(대한통운 지분 37.5%, 주당 20만원 기준)이 된다. 여기에 전략적투자자와 재무적투자자들이 보유한 지분(9.64%)까지 포함하면 총 인수금액은 2조원 이상이다. 실로 엄청난 규모의 ‘인수전쟁’이 펼쳐진 셈이다. CJ그룹과 막판까지 인수전의 경쟁을 펼쳤던 포스코-삼성SDS컨소시엄(이하, 포스코컨소시엄)은 주당 19만원의 가격을 적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국 고배를 마셨다.

 

   
 

CJ그룹의 대한통운 인수는 결과가 어찌되었건 업계에 상당한 충격을 주게 되었다. 인수전 초반까지만 해도 몇몇 관계자들은 “CJ가 과연 대한통운 인수전을 완주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포스코 대세론이 인수전 초기부터 마지막까지 이어진 것. 특히 롯데그룹이 인수전 과정에서 중도 탈락하고, 포스코-삼성SDS간 컨소시엄 구성으로 포스코의 대한통운 인수는 거의 확정되는 듯 싶었다.
그러나 인수전 막판으로 갈수록 설마했던 CJ의 행보가 더욱 과감해지기 시작했다. 특히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확고한 대한통운 인수의지는 ‘설마’를 ‘현실’로 바꾼 동력이 되었다는 분석이다. 인수전 중반까지만 해도 ‘다크호스’에 불과했던 CJ는 결국 올 상반기를 뜨겁게 달궜던 대형 인수전의 최종 승자로 올라섰다.

 

대한통운 기구했던 매각인생..
2월부터 본격 매각작업
그간 대한통운은 동아그룹, 금호아시아나그룹에 편입되어 80여년간 종합물류사업을 진행해 왔으나 두차례의 매각과 세차례의 인수를 거치며 굴곡을 겪었다. 대한통운의 인수 역사는 지난 196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30년 설립된 대한통운은 1968년 동아그룹 계열사로 편입되었으나 동아건설의 부도로 법정관리 신세가 된다. 1983년 동아건설과 함께 리비아 대수로 공사에 컨소시엄으로 참여했지만, 동아건설의 부도로 리비아 정부의 대수로 공사 중단에 따른 손해배상금 요구 등 위기가 드리운 것이었다.

 

 

   
 

2008년 대한통운은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인수되면서 법정관리를 벗어났다.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연이어 인수하며 그야말로 ‘엄청난’ M&A를 진행했다. 특히 대한통운은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항공사업과 타이어사업, 건설사업 등 다양한 사업분야의 혜택을 볼 것이란 기대가 컸다. 그러나 이 마저도 오래가지 못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진행했던 초유의 M&A는 결국 ‘무리수’로 이어졌고, 대우건설 매각에 이어 대한통운도 3년만에 매각절차를 밟게 된 것이다.


올해 2월 산업은행과 노무라증권 등 매각주간사들은 포스코, 삼성, 롯데 등 입찰참여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밝혀왔던 10개사에 인수안내서를 발송하고 본격적인 매각작업에 들어갔다. 초반에는 포스코, 신세계, 롯데 등이 큰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3월 28일 마감된 대한통운 예비입찰에 참여한 업체는 포스코, 롯데, CJ였다.

 

시즌1 포스코-롯데 양강체제, CJ그룹은 조연
이 중 가장 발빠르게 움직였던 기업은 포스코였다. 실제로 지난해 중반부터 포스코는 대한통운 인수를 염두에 두고 인수의지를 키워왔다. 포스코가 해외에 제철소를 많이 건설하면서 현지 물류를 도맡아 할 파트너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특히 국제적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대우 인터내셔널 인수로 만약 대한통운을 추가로 인수한다면 그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컸다.


포스코의 숙원이었던 해운업 진출도 대한통운을 인수한다면 충분히 시도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간 포스코가 해운업에 진출할 것이라는 소문은 업계에서 이미 알려진 것이었다. 그러나 대형화주의 해운업 진출을 제한한 해운업법의 존재로 포스코의 해운업 진출은 불가능한 상태. 이 상황에서 대한통운의 매각 결정은 포스코로서는 단계적으로 해운업에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을 것이란 예측이다. 국내 물류기업의 한 관계자는 “포스코의 대한통운 인수가 물건너가면서 택배사들은 울상을 짓겠지만, 해운사는 미소를 보일 것이다. 우선 대형화주의 해운업진출 시도가 당분간은 어려워진 것 아닌가”라고 밝혔다.


롯데는 대한통운 인수전에서 포스코를 견제할 만한 기업으로 손꼽혔다. 올 3-4월까지만 해도 업계에서는 ‘포스코냐, 롯데냐’할 정도로 양강체제가 이뤄졌었다. 롯데가 대한통운 인수전에 뛰어든 이유는 백화점과 할인점, 홈쇼핑 등 유통 물류와 석유화학 분야의 신흥국 진출 가속화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그룹내 계열사인 롯데로지스틱스와의 시너지효과를 누릴 수 있고, 아시아 각국에 진출하는 롯데 계열사의 해운 물류를 대한통운의 막대한 아시아 네트워크를 이용해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혔다.


CJ그룹은 예비입찰 마감까지만 하더라도 많은 관계자와 전문가들 사이에선 ‘열외’로 분류될 정도로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다시말해 포스코-롯데 양강싸움에서 잘해봤자 완주하거나, 흥밋거리나 제공할 수 있는 존재에 지나지 않았다. 다만 CJ그룹이 대한통운을 인수한다면 그룹내 물류사인 CJ GLS와 엄청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타났다. 그러나 포스코, 롯데에 비해 작은 그룹 규모와 자금력은 대다수 전문가들이 대한통운 인수 대상에서 CJ그룹을 배제한 이유였다. 국내 택배사 한 관계자는 “당시만 하더라도 CJ가 대한통운을 인수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다. 사실 CJ가 대한통운을 합병한다면 택배업계의 ‘힘의 재편’이 발생하는 것이었다. 타 업체에서는 상상하지도, 상상하고 싶지도 않았던 일”이라고 회상했다.

 

시즌2 롯데 입찰 포기? 포스코-삼성SDS 컨소시엄으로 ‘무혈입성’?
소문에 소문을 낳았던 대한통운 인수전은 올해 5월 중순 대한통운이 금호터미널을 분리매각하기로 결정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인수전에서 포스코와 양강체제를 이뤘던 롯데그룹이 본 입찰에서 발을 뺀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한 것이다.


인수전 초기에 롯데는 금호터미널을 통해 기존 유통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금호터미널 매각이 결정되면서 무리한 M&A를 진행할 필요가 없다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결국 대한통운은 본 입찰 마감 열흘 전인 6월 17일 금호터미널을 아시아나항공에 재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관계자들 사이에선 “롯데의 대한통운 인수가 물건너갔다”라는 식의 예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롯데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본 입찰마감이 끝나기 직전까지 롯데의 완주여부는 판가름나지 않았었다.


또 하나의 커다란 뉴스가 본 입찰마감 4일전에 터져나왔다. 대한통운 인수전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인 포스코가 삼성SDS와 컨소시엄을 맺고 본 입찰에 참여한다는 것이었다. 포스코컨소시엄은 그간 업계와 시장에서 우려했던 포스코의 재무구조 악화 우려를 일축시킬 수 있는 ‘카드’였다. 국내 최대 그룹인 삼성그룹과의 컨소시엄으로 포스코의 대한통운 인수는 이미 결정난 듯 보였다. 여기에 금호터미널 매각 이후 보인 롯데그룹의 소극적인 행보는 이러한 예측을 더욱 굳게 했으며, 몇몇 일간지는 ‘포스코 무혈입성’ 등의 기사를 통해 포스코의 승리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시즌3 예측지 못했던 막판 반전, 최종 승자 CJ그룹으로 결정
마지막 반전드라마는 이때부터 펼쳐지기 시작했다. 롯데그룹의 본입찰 포기 예측과 포스코-삼성SDS 컨소시엄 구성으로 떠들썩했던 대한통운 인수전은, CJ그룹이 이재현 회장의 강력한 의지로 본 입찰까지 완주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면서 또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기 시작했다. CJ그룹이 본 입찰시 공격적인 배팅을 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한 것. 그러나 CJ그룹이 인수전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드물었다. 한 관계자는 “CJ그룹이 예상보다 많은 인수가를 적을 것이라는 소문이 나왔지만, 결국 승자는 포스코라는 것이 대부분의 예상이었다. CJ그룹의 자금력과 포스코-삼성SDS의 그것은 비교할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6월 27일 드디어 본 입찰이 마감되었다. 포스코컨소시엄과 CJ그룹이 마감시간 직전 서류를 접수하면서 최종 입찰에 참여했고, 예측대로 롯데그룹은 입찰을 포기했다. 관계자 말에 따르면 롯데그룹 측은 입찰마감 당일 매각주간사인 노무라증권 사무실까지 왔으나 결국 입찰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금호터미널 매각과 잠실 제2롯데월드 공사, 해외 M&A 등 투자할 곳이 많아 입찰을 포기한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였다.


그러나 포스코컨소시엄 구성 이후 과열된 입찰경쟁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가장 큰 이유는 금호터미널 매각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포스코-CJ간 입찰경쟁이 과열양상을 띠게된 것도 롯데그룹이 입찰레이스를 중도포기한 이유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날 우선협상대상자가 발표되기 한시간여 전 또 한번의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CJ그룹이 포스코컨소시엄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가 될 것이라는 소문이었다. CJ그룹이 대한통운의 인수가격을 주당 약 20만원으로 써내, 약 19만원을 써낸 포스코컨소시엄을 제쳤다는 소식이 나오기 시작했다. 결국 이날 오후 5시 30분경, 매각주간사인 산업은행과 노무라증권은 CJ그룹을 대한통운의 새주인으로 선정했다.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었던 반전드라마가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에필로그(Epilogue)
CJ그룹은 대한통운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7월 15일 체결하고 인수 행보를 본격화했다. CJ그룹은 대한통운 인수를 바탕으로 그룹 물류사업을 2020년까지 20조원 규모로 키워 글로벌 7대 전문물류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CJ와 대한통운의 M&A는 양사의 물류 인프라 및 서비스의 결합으로 향후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너지 효과가 제대로 나타날 때까지 대한통운 인수에 따른 재정적인 부담에서 CJ그룹이 벗어날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업계 안팍에서는 기대와 함께 우려섞인 해석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이번 인수전의 과열양상을 지적하면서 ‘승자의 저주’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가 하면, ‘통큰배팅 아니다’라는 해석도 나온다. 대한통운 노조는 벌써부터 들끓고 있다. 사업분야가 CJ GLS와 상당부문 겹치는 마당에서 규모있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끝이 났고 승자와 패자는 정해졌다. 그러나 CJ그룹이 ‘진정한 승자인지, 아닌지’에 대한 평가는 후일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고용문제 해결과 자금력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대한통운의 새주인이 해결해야할 첫번째 미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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