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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법 ‘임면 조항’ 개정 논란 “자율성 침해” vs “절차 간소화”
[454호] 2011년 06월 28일 (화) 11:55:22 김승섭 komares@chol.com

국토해양부, 3월 28일 항만공사법 일부개정법률 개정안 제출
PA 사장·임원 면직시 지자체 권한 두고 부산시 ‘시끌’

   
부산시청
부산시가 국토해양부가 추진하고 있는 ‘항만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 개정문제로 시끄럽다. 3월 28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PA법 개정안에 대해 항만공사와 지방자치단체 권한을 심각하게 축소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입장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논란이 되는 부문은 동 법률안 16조인 ‘임원 임면’ 조항이다. ‘항만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 제16조 2항에 따르면 ‘사장은 제16조의2에 따른 임원추천회가 복수로 추천하는 사람 중에서 국토해양부장관이 해당 시·도지사와 협의를 거쳐 임면한다’로 규정되어 있다. 국토해양부는 동 법안의 ‘임면’이란 표현을 ‘임명’으로 수정하는 개정안을 3월 28일 국회에 제출했다.

국토해양부는 이에 대해 공사 사장·감사등 임원 면직시 시·도지사와 협의를 거치도록 하는 것은 면직절차가 지나치게 복잡하고, 면직시 임원추천회 구성에 대한 법적 근거도 없기 때문에 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또한 불합리한 면직에 대해선 이미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25조 5항·1항·35조 등에 명시되어 있는 만큼 타 공기업과 같은 절차를 따르는 것이 효율적인 임원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부산일보가 이번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부산시·지역언론 “명백한 항만공사 힘빼기 및 자율성 침해”
그러나 부산시와 부산 지역언론들은 국토해양부의 법 개정 추진에 대해 ‘명백한 지방자치단체와 항만공사의 힘빼기’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부산시는 6월 3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임원 임면’ 조항(제16조) 개정이 항만공사에 대한 해당 지자체의 영향을 심히 축소시킬 우려가 크므로 동 개정안의 철회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2003년 제정된 ‘항만공사법’이 지역 항만 발전에 대한 지역의 입장을 반영해 사장·감사 임면시 지자체와 협의하고 항만위원을 추천하는 등 지자체가 공사운영에 참여하는 형태로 PA가 설립되었는데, 이번 법률 개정은 항만공사의 지역적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은 부적절한 처사라는 입장이다. 부산시청 항만물류과 소재순 과장은 “국토해양부의 취지는 타 공기업과 형평성을 맞추자는 것인데, 한국전력이나 도로공사등 다른 공기업들은 지방자치제와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떨어지는 반면, 지방 항만공사의 운영은 지방자치단체와의 공조하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자체와 협의해 임명한 사장·감사를 면직할 때 지자체가 아무런 의견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지역경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항만공사 사장의 실적에 대한 지역시민의 평가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반대의 이유를 밝혔다.

부산 지역언론도 국토해양부의 법 개정추진에 반대 여론을 조성하고 나섰다. 부산일보는 6월 3일자 <정부 잇단 힘빼기로 ‘빈껍데기 항만공사’될 판>의 제목으로 국토해양부의 임면 조항 개정안의 내용을 비판했으며, 이후에도 <항만공사 사장 면직 국토부가 좌지우지? (6월 3일)> <국토부 ‘항만공사 사장 단독 면직권’ 반발 확산 (6월 7일)> <“PA(지역 항만공사)자율권 박탈은 항만정책 홀대 증거”(6월 15일)> 등 후속보도를 통해 이번 국토해양부의 법 개정안이 “항만공사라는 이름으로 지역에 부여했던 권한들을 다시 빼앗으려는 의도”로 표현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6월 15일 기사에서는, 부산시 지역 국회의원인 현기환 의원(국토해양위, 부산 사하 갑)의 자료를 인용하면서 ‘국토부의 PA 자율성 침해’에 대한 반대 의견을 이어갔다.

국토해양부, PA 관계자 “확대해석 경계해야”
그러나 부산시와 부산 지역언론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국토해양부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해양부의 한 관계자는 “임면이란 표현을 임명이라고 고친 것에 대해 항만공사의 자율성 침해까지 운운하는 것은 확대해석한 것”이라면서, “부산시가 면직의 경우 지자체와 협의하지 않는다는 것에 불만을 품고 있는데, 사실 사장이나 임원직이 면직되려면 분명한 결격사유가 있어야 한다. 결격사유 없는 일방적인 면직은 이미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을 통해 금지되어 있다. 결국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면직절차시 이를 간소화함은 물론 ‘임면’이라는 표현때문에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소모적인 절차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가 제출한 항만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 내용
   

 


















면직시에도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도 발생한다. 현행 법에 따르면 ‘임원추천위원회가 복수로 추천하는 사람 중에서 국토해양부장관이 해당 시·도지사와 협의를 거쳐 임면하다’고 되어있는데, 동 법에 따르면 면직의 경우에도 ‘추천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면직의 경우에 추천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부문은 법적 근거가 없다. ‘면직’과 ‘추천’은 어울릴 수 있는 표현이 아니다. 한마디로 애초부터 표현의 오류가 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논란이 ‘항만공사의 힘빼기’와 관련이 있는가에 대해서도 많은 의문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당사자인 부산항만공사의 한 관계자는 “BPA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다”라고 말하면서도, “이번 ‘임원 임면’ 조항 개정에 대해 항만공사 자율권 침해라고 몰아세우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 아닌가 생각된다. 지역 언론의 경우 그간 국토부가 항만정책에 소홀했다는 것과 관련지어 동 법 개정에 대해 비난하고 있지만, 이는 PA의 권한 축소가 아닌 행정절차의 간소화로 봐야한다”고 밝혔다. UPA 관계자도 부산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지난번 부산시와 각 PA 항만위원이 모인 자리에서도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나 임면을 임명으로 바꾸는 것만으로 이렇게까지 문제가 되어야하냐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확대해석의 선을 그었다.

부산시 국회의원인 현기환 의원 측은 이 문제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다. 우선 지난 6월 15일 부산일보를 통해 게재되었던 현 의원에 자료에 대해선 “아쉬운 부문이 많다”라는 말로 입장을 정리했다. 현 의원 측은 “부산일보가 게재했던 자료는 아직 입장정리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개된 것”이라면서, “여러가지 방안과 현안에 대해 문제점이 있는지 검토하는 단계에서 언론을 통해 공개되었다. 아직 국토해양부의 법 개정에 대해 잘잘못을 따질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부산시와 지역언론은 이번 ‘임면조항’의 개정을 명백한 항만공사와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성 침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국토해양부와 각 PA측은 ‘절차 간소화일 뿐 그 이상은 아니다’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편, 항만공사를 보유하고 있는 타 지역자치단체들은 부산시의 의견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부산시가 동 문제에 대해 앞장서고 있지만, 자칫 이 문제가 커질 경우 부산뿐만 아닌 울산과 인천까지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임면’과 ‘임명’, 한글자 받침 차이로 나타난 ‘자율성 침해 논란’이 향후 어떠한 방향으로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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