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TGC 경유→전기 변환 연료비 92% 절감 가능

 

 
 

 

이른바 ‘고유가 시대’이다. 기름값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으면서, 국내 물류기업의 절반 가까이가 고유가로 인해 경영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조사가 나왔다. 정부기관과 물류업계는 고유가 시대에 대한 대책 마련에 고심이다. 어느정도 성과는 나타나고 있다. 항만 하역장비인 RTGC의 동력을 전기로 전환해 90% 이상의 연비향상을 이뤄냈으며, 운송업체들은 에코드라이브 및 경제운전 교육으로 자발적인 연료 절감에 나섰다. 스마트폰 등 최신 기술의 도입은 물류업의 효율성을 높여, 최적 경로 탐색과 공회전 방지 등의 효과를 내고 있다.

 

물류기업 44.3% 경영 호전되지 않아.. 원인은? ‘고유가’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가 5월 9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물류기업 10곳 중 8곳의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비슷하거나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바로 고유가 때문이다.


대한상의가 최근 국내 물류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경영성과 및 전망 조사’ 결과, 1분기 경영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악화된 기업은 32.7%로, 호전된 기업(23%)보다 많았으며, 비슷하다고 대답한 기업은 44.3%를 차지했다.


특히 경영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친 요인에 대한 대답에서는 절반 이상이 ‘유가상승’을 꼽았다. 56%의 답변자가 ‘유가상승’이라 답했으며 이외에도 인건비 등 운영비용 상승(15.7%), 해외수요 감소(9.7%), 국내수요 감소(7.7%), 동일본대지진피해(6%)를 꼽았다. 2분기 경영실적에 영향을 미칠 요인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31.1%가 ‘유가 상승’이라 말했고, 최근 물류업계의 최대 현안 및 관심사에도 ‘유가 상승’이란 대답이 33%로 가장 많았다. 이에 대해 대한상의의 임재국 팀장은 “최근 중동지역 내전 등으로 인한 유가상승과 물가상승이 운영 원가 상승을 부추기면서 물류기업 경영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면서,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특별한 대응 없이는 급격한 경영환경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러한 고유가 시대의 경영환경에서 정부와 물류기업은 에너지 절감과 효율적 운영을 위한 대책마련을 계속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2008년부터 항만하역분야 에너지비용 절감 대책을 마련하고 트랜스퍼 크레인(RTGC)의 동력을 경유에서 전기로 바꾸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노후 하역장비를 신형 장비로 교체하는 등의 하역장비 현대화자금 지원사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물류기업들도 대책마련에 나섰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운송부문에서의 에코드라이브를 확대 운영하고, 하역분야의 동력전환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외에도 최신 기술을 이용한 효율성 향상으로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국토해양부, RTGC 총 104기 동력전환
“2012년까지 모든 RTGC 전력으로 전환한다”

국토해양부는 2008년부터 항만 터미널의 트랜스퍼 크레인(RTGC)의 동력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RTGC는 항만 하역시설 중 가장 규모가 큰 장비 중 하나로 그간 항만하역장비 전체 유류사용량의 48%를 차지했다. 그러나 동 장비의 동력을 전기로 전환할 경우 연간 약 1.9억원의 비용과 약 92%의 에너지 절감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되었다. RTGC 1기당 에너지 비용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경유 동력 크레인은 연간 1억 9,737만원의 유류비용이 발생하고 753만원의 엔진유지비가 들어가 총 2억 491만원의 유지비용이 나타났으나, 이를 전기동력으로 전환하면 전기비용은 연간 1,731만원으로 1억 8,000만원이 대폭 줄고, 발전기 유지비용은 없어진다. 곧 경유동력 크레인보다 전력동력 크레인을 이용시 연간 1억 8,787만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2008년 부산항의 35기 RTGC를 전력으로 전환한 이후 RTGC 동력전환 사업은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전환된 RTGC는 총 104기로 부산항 64기, 광양항 23기, 인천항 10기, 평택항 7기 등이다. 국토해양부는 2012년까지 총 160기의 RTGC를 전력으로 전환해 고유가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이민석 국토해양부 항만물류기획과 사무관은 “RTGC의 동력전환 사업은 고유가 시대는 물론 녹색항만시대에 꼭 이뤄져야 할 사업으로 2012년까지 국내 모든 항만의 RTGC를 전력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토해양부는 하역장비 현대화자금 지원 사업을 통해 노후 장비에서 발생하는 연료 낭비를 줄이고 연료 효율성 및 생산성 증대를 도모하겠다는 계획이다. 지원대상 장비로는 컨테이너크레인, RTGC, 리치스택커 등 1억 이상의 장비와 지게차, 지브크레인 등 일반 잡화 및 벌크화물 취급 장비 대부분이 해당된다.


지원방법은 하역장비 구입을 위한 장비를 저리로 융자하고 이로 인한 이자부담을 보전해 주는 방식이다. 항만하역사업자가 신규 장비를 들여올 때 수협에서 투자금액의 75%를 융자하고, 정책이자율을 초과하는 이자액을 보전해주는 것이다. 2006년 시작된 동 사업으로 지난해까지 총 447개 장비의 현대화가 이뤄졌으며 총 1,475억 7,800만원의 장비가액이 지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석 사무관은 “항만하역장비 현대화를 통해 노후 장비에서 발생하는 유류낭비를 막을 수 있다”며, “향후 개발될 하이브리드 하역장비의 도입도 동 사업을 통해 용이하게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대한통운, 스마트폰으로 트랙터 유류 절감,
LNG 트랙터 도입, 차량 점검 철저

 
 
대한통운은 지속적인 고유가에 대응하고 상시적인 원가절감 노력으로 비용대비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유류절감책을 시행하고 있다.


항만 터미널 사업분야에서 대한통운은 스마트폰의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한 유류 절감효과를 거둬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대한통운은 대한통운부산컨테이너터미널(KBCT)에 스마트폰 전용 어플리케이션(이하, 앱)을 도입했다. 동 앱의 이용으로 컨테이너 트랙터 운전원은 미리 스마트폰을 이용해 터미널 운송경로와 하차지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전자 인수도증 발급 기능으로 별도로 게이트를 찾거나 기다리는 시간을 없애 시간과 유류를 절감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동 시스템의 이용으로 터미널 효율도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LNG 트랙터의 시범도입도 눈에 띈다. 동사는 고유가 시대의 새로운 운송동력을 찾기 위해 항만내 컨테이너 이동장비인 트랙터의 동력을 경유에서 LNG로 바꾸는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이외에도 컨테이너 터미널의 주력장비인 RTGC를 경유에서 전력으로 전환한 E-RTGC의 이용으로 경유에 비해 10% 수준의 비용으로 운영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송부문에서도 엔진공회전 방지, 경제운전기법 교육, 철저한 차량 점검을 통해 연료비 절감 전략을 펼치고 있다.


택배 및 운송부문 전 운전원들에게 시행되고 있는 경제운전 교육은 주행 중 엔진의 부하가 적게 걸리도록 정속운전을 교육하고 있다. 도로 수송시 3단기어로 40km/h의 속도를 내면 엔진 회전수가 2,075rpm이나 4단기어로 동일한 속도를 내면 1,400rpm으로 엔진 회전수가 약 29.6% 줄어들게 된다. 또한 상대적으로 적은 엔진회전수로 차량을 발진시키도록 교육하고 있는데, 만약 시속 20km에 도달하는데 엔진회전수를 750rpm으로 할 경우 1,000rpm으로 하는 것보다 3.3%의 연료를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클러치 및 브레이크 조작횟수를 최소화하고, 경제속도(고속도로 80km/h)를 유지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철저한 정비 역시 유류절감의 한 방법이다. 엔진오일, 기어오일, 브레이크 액 등 윤활유 의 교환주기를 정해 교체하고, 각종 필터류 역시 적기에 교체해 연료소비량 증가를 막을 수 있다. 또한 연료분사 노줄과 인젝션 펌프, 타이어 등도 정기적으로 검사를 실시하고 교환해 연료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외에도 유류재고의 탄력적 관리를 위해 유류관리 전담팀을 구성, 적시의 유류구입과 탄력적인 재고량 관리로 유류비 절감 전략을 펼치고 있다.

 

(주)한진, 에코드라이브 전사적 시행
집배송 차량 대형화 전략

(주)한진도 고유가 시대 유류절감 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한진은 에코드라이브 시행과 유류절감 아이디어 공모, 하역분야 동력전환, 집배송 차량 대형화의 전략으로 고유가 시대를 대응하고 있다.


(주)한진은 운전자 스스로 에너지 절감을 이룰 수 있는 운전방식인 에코드라이브를 직영 및 협력업체의 모든 차량과 장비를 대상으로 5월부터 실시했다. 에코드라이브는 운전자 스스로 에너지 절감을 위한 경제·안전운전의 실천으로 20~30%의 연비향상 및 배출가스를 줄일 수 있는 친환경적 운전방법이다. 동사는 적정속도 유지, 급출발·급제동 자제, 운행 전 최적경로 파악, 타이어 공기압 체크등의 실천사항이 담긴 에코드라이브 실천지침을 배포하고 지속적으로 실천한다는 계획이다.


동력전환도 이뤄지고 있다. 항만하역 부문에서 트렌스퍼 크레인의 동력원을 유류식에서 전기식으로 전환해 연간 90%의 유류비를 절감했다. 이를 통해 장비 1기당 연간 2억원의 에니지 비용 절감효과와 경유사용으로 인한 탄소배출량을 약 65% 저감하는 효과를 봤다. 이외에도 경유차 대비 10%의 연비 절감효과가 있는 LNG 혼소엔진 개조차량을 확대 운영하고 있다.


한편 택배부문도 집배송 차량을 1톤에서 2.5톤으로 대형화할 계획이다. (주)한진은 2.5통 택배차량을 단계적으로 도입해 적재능력을 20% 이상 증가시키고 차량 운행대수를 줄여 유류비 절감을 적극 추진한다. 또한 22척의 선박을 운영하고 있는 해운사업에서도 항로별 최단항로 설정, 경제 운항체제 도입 등의 효율성 증대로 3%의 연료절감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점심시간 사무실 소등, 업무종료 후 PC 전원차단, 종이 절약, 하절기 노타이 근무 등 에코피스(Eco-office)도 지속적으로 시행해 원가절감을 통한 경쟁력 확보와 친환경 물류활동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동부익스프레스, ‘엔콜트럭’으로 공차운행 감소,
‘고속버스지능화시스템’ 개발

 

 
 

동부익스프레스는 최첨단 화물운송 정보화 시스템인 ‘엔콜트럭’을 필두로 다양한 유류절감 및 녹색물류를 활성화하고 있다.


엔콜트럭은 위치기반 정보화 기술(LBS, Locaion Based Service)를 바탕으로 웹을 이용한 온라인 업무지원 시스템과, PDA 등을 통한 쌍방향 무선 데이터 통신이 적용되어 24시간 실시간으로 차량과 화물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화물차의 공차운행 감소, 물류비 절감, 화물운송의 다단계 구조까지 해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동부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엔콜트럭’ 서비스 개시 이후 현재까지 컨테이너 화물 80%, 벌크화물 20%의 평균 복화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벌크화물의 복화율이 20% 가까이 성장했다는 점이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한다. 벌크화물의 경우 화물의 종류에 따라 적재하는 도구와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한 차량정보 조회로는 화물적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복화율이 개선되면 공차운행이 줄어들어 유류비 절감에 큰 도움이 된다.


동부부산컨테이너터미널의 하역장비 동력전환도 이뤄지고 있다. 동부익스프레스는 동부부산컨테이너터미널의 타워크레인의 동력원을 경유에서 전기로 변경했다. 이를 통해 80% 이상의 에너지바용 절감이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동사가 진행하고 있는 고속버스 사업도 유류비 절감을 위해 애쓰고 있다. 동부익스프레스는 지난해 3월 ‘버스지능화시스템’을 개발했다. 동 프로그램은 전자타코그래프와 네비게이션에서 수집된 운행 및 위치정보가 중앙 관제센터로 전송된 후 교통정보를 반영해 버스와 터미널로 정보를 재전송하는 시스템이다. 동 시스템을 통해 노선별, 기사별 운행패턴의 분석이 가능하고 안전운전 및 경제운전에 대한 맞춤 교육 및 평가를 진행할 수 있다. 또한 차량 운행 중 과속·공회전·급가속 등 이상운행 정보와 사고 등으로 인한 교통상황 정보를 기사에게 실시간으로 알려줌으로써, 차량의 연비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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