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시황 올해는 불안하나  

내후년에 호전된다” 

참석자: 김영민 한진해운사장
            김태균 흥아해운사장
            노재영 대보인터내셔널쉬핑사장
            박정석 고려해운사장
            STX 팬오션 배선령사장(자료) 
            이경재 한국해사문제연구소소장(가나다순)     


좌담회내용:△최근 7년간 한국해운산업 회고와 반성
                △2011년 해운업황과 당면현안 △정부에 바
                라는 사안 △각오(미래 생존전략)


사회·정리: 이인애 해양한국 편집국장


사진·진행: 박보근·김승섭 기자


일정·장소: 3월 21일(월) 오전 10시 로열호텔 제이드룸

 

 
 

사회: 바쁘신 가운데에도 ‘해양한국’의 발행처인 한국해사문제연구소의 창사 40주년 기념 ‘해운업계 CEO 좌담회’에 참석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우리나라 대표 해운기업들의 최고경영자들을 모시고 좌담회를 개최하게 되어서  기쁩니다. 이번 좌담회는 2004년 이후 초호황기와 미 금융위기 여파로 닥친 해운위기를 겪고 있는 최근 성장기이후 7년여간의 한국해운산업을 회고하고 현재 업황과 한국해운의 현안들을 점검한 뒤, 시급한 정책적 지원과 각사의 미래 생존전략 방향을 점검해 보는 자리로 마련되었습니다. 당초 STX팬오션과 SK해운 측의 참석도 준비했으나 불가피하게 참석치 못했습니다. STX는 의견을 자료를 통해 일부의견을 개진해주었습니다.


회고 부문에서는 다른 선진해운국보다 우리해운업이 이번 금융위기에 더 큰 어려움을 겪었던 배경과 아쉬운점, 부족했던 점을 점검해보았으면 합니다. 제각기 처한 상황이 다르겠지만 한국해운산업이 안고 있는 공통의 문제점과 당면 현안을 점검하면서 세계 5위 해운국의 외형에 걸맞는 내실을 다지는 공감대와 환경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주제에 대한 의견개진은 정기선 원양항로→아시아항로에서 부정기선 드라이벌크→탱커분야 순으로 진행하겠습니다. 먼저 원양 정기선분야에 대해 한진해운의 김영민 사장님께서 괄목할만한 외형성장을 이룩했던 지난 7년여의 호·불황기를 회고해주십시오.

 

 
 

늦은 신조타이밍 불황겹처 초유의 불황, 작년 회복
호황기 디레버리징 재무여력으로 09년 혹한 견뎌

김영민 사장: 저는 2004년 1월에 한진해운 부사장으로 서울에 왔습니다. 금융계에 몸담아왔던 제가 마침 한진해운을 통해 해운업계로 옮겨온 시기가 해양한국의 오늘 좌담 회고기간과 맞아떨어져서 해운계 경력은 길지 않지만 체험을 통해 회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시다시피 2004년은 원양 정기선업계로서는 피크였습니다. 당시 우리회사 뿐만 아니라 많은 선사들이 원양항로에서 기록적인 영업이익을 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후 2007년과 2008년에는 다소 정기선분야가 부진했지만 이때까지 전반적으로 이익기조가 지속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희 회사는 그간 취약했던 재무상태가 강화된 시기였습니다. 전세계 선사들이 비슷한 상황이었습니다만, 대규모의 deleveraging이 이루어졌습니다. 일면 발런스쉬트(재무제표)의 균형이 이뤄졌는데, 이는 전세계적으로 과도한 신조발주가 이루어진 이유이기도 합니다.

 

2004년 호황 이후 빠른 선사는 05-06년 사이, 늦은 회사는 07년에 신조발주에 나섰죠.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신조발주는 타이밍이 늦었고 발주량도 처음엔 부족했습니다. 2007년에 주로 신조 용선과 사선을 발주했습니다. 재무상태의 호전을 발판으로 해서 장기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적극적인 신조발주에 나섰는데, 2008년 해운위기 싸이클과 겹치는 바람에 2009년에는 초유의 위기를 겪었죠. 한편으로는 디레버리징을 겪었기 때문에 혹독한 2009년에서 살아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2007년에 부채비율이 100%미만으로 내려갔습니다. 2007년-08년에 컨선과 벌크선을 공히 신조발주했음에도 불구하고 재무적 여력이 조금 있었기에 2009년의 위기에 자산매각과 회사채 발행등 유동화를 위한 여러 자구책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다시 레버리징이 된 상태이고, 이것이 저희의 숙제입니다. 다행히도 2010년에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회복세를 통해 대부분의 정기 대형선사들은 위기까지 갔다가 어느정도 안정을 되찾은 상태입니다. 선사들이 정신을 차리고 적극적인 ‘계선’과 ‘감속운항’, 우연찮게 찾아온 ‘컨테이너박스의 부족난’으로 인해 운임이 회복되었죠. 그 근저에는 2010년 상반기 빠른 물량회복이 제일 중요했습니다. 2011년에는 작년과는 다른 시장상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사회: 원양 정기선 해운업계가 지난해에는 물동량의 증가와 함께 선사들의 다양한 자구노력과 컨테이너박스의 품귀현상이 겹치면서 09년 위기까지 갔다가 어느정도 안정을 되찾았다는 다행스런 회고를 들어보았습니다. 그럼 근해 컨선사들을 대표해서 고려해운의 박정석사장님께서 근해 정기선해운업계의 최근 7년을 리뷰해주십시오.

 

시황에 영향 미치는 변동요인 다양화·다변화
휩쓸리지 않는 ‘성숙한 경영문화’ 필요

박정석 사장: 해운업 회고는 여러분들이 아시는 내용중 해운경영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2가지 포인트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는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큰 시대입니다. 해운업도 예외가 아닙니다. 따라서 첫 번째 그에 대한 우리의 마음자세이고, 두 번째는 자본재 사업이라는 해운업 특성상 선박투자시기의 중요성에 대한 것입니다.


해운업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유가, 환율, 선박계선 상황을 회고해 보겠습니다. 유가는 08년에 141불까지 상승했고 09년에는 초에는 40불에서 80불까지 올랐으며, 2010년에는 70불대에서 하반기에는 90불대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말 연구기관들은 2011년 80불대 중반을 예측했지만, 실제는 예상에서 벗어나 올초부터 90불을 넘었고, 여기에 산유국들의 정정불안으로 고유가는 지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환율 측면에서도 2007년 940원을 유지하다가 2008년말 1,400원으로 상승했고 2009년 1분기까지 1,350원까지 유지되다가 연말에 1,100원대로 내려 2010년은 비슷한 수준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2008년은 용선지수가 높아 09년말 계선선박이 150만teu로 세계 컨선복의 12%에 달했습니다. 당시 예측치로는 점점 늘어나 200만teu까지 예상했지만 원양선사들의 감속운항과 물동량 증가로 계선율은 완화되었습니다. 이렇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 외에도 변동요인이 많았습니다. 2-3년동안 기상악화로 인한 주요항만의 항만폐쇄, 정체 등에 따른 항만스킵과 스케줄 지연 등 운영상 어려움이 커졌습니다. 불확실성이 해운 업황의 직접적 영향의 요인 뿐만 아니라 민주화, 기후 등 예측치 못한 요인들로 다양화, 급변화되는 상황입니다. 극복에 큰 묘수는 없습니다만, 이러한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마음자세와 다각적인 논의를 몸에 익혀 세계 5위해운에 걸맞는 문화적·경영학적인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향후 지속되는 불확실성 시대에 대처할 수 있지 않을 까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선박투자 시기의 적정성 문제입니다. 한 언론에 보도된 논문의 내용을 요약해보면, 06년-08년까지 유례없이 지속된 장기호황기에 그리스 선대는 감소한 반면, 한국상선대는 20%이상 보유선대가 증가됐고, 전세계 주요선사들이 대부분 그랬습니다. 2008년 5월 1만 2,000P까지 오른 지수가 700P까지 급락했죠. 고선가에 투자한 선주들은 운영원가가 높아 어려움이 있습니다. 반싸이클적인 방향으로 시장에 들어갔다가 충동적으로 투자하지 않았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듀크데의 ‘비상식의 경제학’에 “사람은 합리적인 생각에 의해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방금전 한 행동을 잊고 계속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측면에서 경제학 이론을 수립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저도 대기업과 금융기관, 타회사 등에 근무해보았는데, 한국인들의 심리중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인 군중심리, 남을 쫓아가지 않으면 불안한 심리 등이 회사의 주요간부들간에 팽배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회사의 임직원이 해야한다면 CEO도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해운산업 간부들이 좀더 분석적이고 체계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간부에 대한 경영 정신적이고 분석적으로 판단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오류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사회: 박사장님께서 해운시황과 선사들의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유가와 환율, 계선 등의 그간 변화추이를 자세히 설명해주셨고, 선사의 주요간부들에게는 주변상황에 쉬 휩쓸리는 우리 국민의 군중심리를 넘어선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말씀이 인상적입니다. 벌크부문의 경우 외형상 많은 선사들이 파산하고 여러 중견선사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컨테이너부분보다 어려움이 더 크지 않았나 싶습니다. 노재영 대보인터내셔널쉬핑 사장님께서 부정기선 해운의 드라이벌크 분야의 회고를 개관해 주시겠습니다.

 

노재영 대보인터네셔널쉬핑 사장
노재영 대보인터네셔널쉬핑 사장

80년대 뼈아픈 경험 불구, 똑같은 ‘우’ 범해
09년-작년 벌크시황 나쁘지 않아, 11년 공급과잉 악화

노재영 사장: 먼저 해사문제연구소가 40여년 해운의 열악한 환경에서도 여러 가지로 잘 견디고 한국해운의 리더로서 자리를 굳혔다는 점에서 해양한국의 존재의미가 중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좋은 책 만들어주시기를 말씀드립니다.


사회자 말씀대로 최근 수년간의 해운위기가 컨분야보다는 벌크선 분야에서 휠씬 더 심했습니다. 컨분야는 진출입 장벽이 높아 아무나 할 수 없습니다. 반면 벌크분야는 누구나 자금이 있으면 배 한척으로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진출입이 용이합니다. 때문에 수년간 한국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많은 선사들이 생겼고, 그 결과 과당경쟁이 심해 자체가 멸망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2004년부터 2010년까지 드라이벌크 시장의 등락을 수치로 보겠습니다. BDI가 2004년부터 2007년까지는 수요공급이 균형을 이루었다고 봅니다. 이 기간에는 2,000-6,000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했는데, 이는 비교적 수익이 나는 구조였습니다. 07년부터 공급이 많아지고 2008년초 시황이 급등했다가 하반기 금융위기로 해운시장이 급락했습니다. 08년 5월 1만 1,793P라는 전무후무할지도 모를 상승치를 보이다 동년말 663P까지 하락했죠. 이는 고점대비 93.5%가 빠진 것입니다. 시장의 폭락상황에 모두 패닉상황이었죠.

 

09년부터 2010년중반까지는 지수가 1,700-4,300P에서 등락하면 평균 2,758P였습니다. 이 수치로 볼 때, 2010년까지 벌크시황은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느정도 경쟁선대를 보유하고 있다면 생존할 수 있는 시장이었는데, 지난해말부터 올초 다시 급락하기 시작한 시황은 올해 2월 1,043P까지 하락했으며, 이는 작년 고점대비 9개월 사이 75%가 감소한 수준입니다. 시장이 급등락하다보니 지금 다시 부정기선사들이 위기에 빠졌습니다. 한국의 여러선사들이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입니다.


시장의 급등락 이유를 살펴볼 때, 가장 핵심요인은 ‘공급과잉’입니다. 공급과잉이 어느 정도 심각했는가는 조선소 현황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2004년 당시 조선소의 숫자가 271개였는데 2007년말에는 541개였어요. 2011년 2월 통계에서는 소형을 제외하고 1만톤이상 건조 중대형 조선소만 565개입니다. 소형까지 합치면 2004년에 비해 3배정도의 조선소가 늘었습니다. 조선소 수가 늘었다거나 조선이 호황인 상황은 해운의 미래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여기에 신조공급의 급증에 탱커의 벌크선 개조가 유행했습니다. 이로써 공급과잉이 심화되었습니다. 세계 항만의 적체현상 해소도 공급과잉의 주요인중 하나입니다. 중국의 인플레이션 정책도 시황 등락의 주요 요인입니다. 경제성장이 다소 둔화되더라도 중국이 인플레상황을 잡겠다는 생각이 많기 때문에 중국에서 수입을 줄이면 시장의 영향은 대단히 클 것입니다. 국제 원자재가격의 급등도 시황의 등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죠. 펀더멘탈대비 가격이 강세면 결국 자국의 원자재 경쟁력이 강화되는 것입니다. 그렇게되면 해상물동량이 감소하게 되고, 시황의 약화 요인이 됩니다.


선사의 CEO로서 한국해운을 회고해보면 호황 뒤에 찾아온 1981년대부터의 해운불황기를 겪은 해운업계는 해운시황이 이 정도로 악화될 수 있음을 경험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모두 알고 있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망각하고 똑같은 우를 지속했다는 점입니다. 뼈아픈 불황을 경험했으면서도 결과는 같았습니다. 지금 과거로 돌려놓았을때 자신있느냐 반문해 봅니다.


또다른 문제는 금융계입니다. 금융권은 인력의 순환이 워낙 빠르기 때문에 80년대 어려움을 겪었던 이들이 떠나고 90년대에 뉴페이스들이 등장하다보니 투기심리가 생긴 측면이 있습니다.


대보도 잘 나갈 때는 직원들이 잘 벌어서 잘먹고 잘 산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거울을 자주 봅니다. “너 얼마나 한심한가? 경험있는 너는 무엇을 했냐?”고 묻습니다. ‘경험있는 세대의 뼈아픈 자성’이라고 보면 됩니다. 올바른 길로 인도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후배들에게 자책감도 있습니다.


전세계 해운이 어렵지만, 한국해운은 왜 더 어려운 가를 짚어보겠습니다. 저는 특유의 국민성에 기인한다고 봅니다. 우리 국민은 일에 열정이 매우 높습니다. 이 열정이 지나치면 과욕으로 가고 더 심하면 탐욕이 되는 것이죠. 남 잘 될 때 유행처럼 따라서 투자에 뛰어들어 모두가 판단력이 흐려지면서 오늘의 위기를 자초했다고 반성해봅니다.

 

사회: 우리해운업을 회고하며 반성해보는 주제를 설정한 것은 고가의 선박매입에 따른 LTV문제나 용선체인에 따른 연쇄적 어려움에 대한 상세한 언급보다는 큰 틀에서 무엇이 문제였나를 냉철하게 짚어보고 개선해나가자는 의미에서 였습니다. 노사장님께서 바로 그러한 측면에서 뼈아픈 반성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호황기에 취해 무감각해졌다는 생각입니다. 지금까지 한국해운 역사상 세 번의 큰 위기를 겪었는데요.  두 번의 위기를 경험하고도 또다시 더 큰 위기를 맞았다는 것은 ‘망각’과 ‘국민성’이 작용했다는 지적에 공감합니다.

 

국내 해운업계 국제수준의 관리력 갖춰야
일본의 해운·조선·금융의 협력관계 주목

김영민 한진해운 사장
김영민 한진해운 사장

김영민 사장: 은행에 있다가 해운계로 옮겨온 사람으로서 한마디 하겠습니다. 물론 노사장님 말씀이 적절합니다. 왜 특히 한국해운은 더 어려운가를 말씀하셨는데, 국내 금융계에도 문제가 있지만 국내 해운계에 관리(Management Practice)가 국제적인 기준을 밑돌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재무적인 역량과 연계가 되는데요. 왜 우리는 따라가며 선박발주를 하는가, 그것도 속을 들여다 보면 선박투자의 호기에는 재무적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반싸이클적인 행태를 보여왔던 것입니다. 재무역량의 부족으로 굶다가 비쌀 때 발주하고 고전하고 굶다가 또 고가에 발주하는 악순환이 지속되는 것이죠. 대부분의 한국회사들이 처한 상황일 것입니다. 이 고리를 깨야 합니다.


얼마전 일본에 가서 일본선사들은 해운위기가 온 2009년에도 LTV 마진콜이 거의 없었다고 들었습니다. LTV(loan to value)가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심각한 이슈였습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금융과 해운, 조선이 클러스터가 되어서 잘 넘기고 있는 거죠. 나쁘게 보면 그것이 단기적인 약점도 만들었지만 말입니다. 위기를 넘기면서 중국과 프랑스 이야기를 하지만 가까운 일본에서도 금융과 해운, 조선이 상호협력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합니다. 우리는 그렇지 못한 상황입니다. 우리는 건의만 하지 과연 우리 스스로 건실하게 성장시키고 실력을 키우고 했는지 반성을 해봅니다. 저도 해운에 뒤늦게 들어온 사람이지만 해운싸이클을 거치면서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우물안 개구리 식으로 정부의 보호를 주장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국제적으로 통용되지 않습니다. 국제기준에 맞춘 관리력을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결국 용선체인과도 관련이 있는 것입니다.

 

사회: 한국해운에서 LTV로 일부선사는 아직도 힘든 상황입니다. 이제 김태균 흥아해운 사장님께서 탱커분야에 대해 회고해 주시겠습니다. 흥아해운은 근해 정기선 선사이지만 석유제품선의 시장점유율이 국내 최고로 알고 있어 오늘은 탱커분야에 대한 분야별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케미칼 불황도 깊었으나 올하반기 회복 예상
극동항로 소형은 비교적 안정, 중동 원양이 불안

김태균 흥아해운 사장
김태균 흥아해운 사장

김태균 사장: 먼저 해사문제연구소의 40주년을 해양한국과 함께 축하드립니다. 우리나라 해운업계를 이끌어 왔음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해사문제연구소 창사를 기념해 이렇게 초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흥아해운은 근해 컨테이너정기선과 케미칼탱커가 주력사업입니다. 정기선분야는 김사장님과 박사장님께서 말씀해주셔서 저는 케미칼 탱커분야에 대해서 간단히 회고해 보겠습니다.


케미칼탱커 분야는 원유보다 큰 마켓은 아니고, 특수분야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케미칼 탱커분야도 지난 7년간 타 운송분야와 같은 경험을 해왔지만 다소 차이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7-8년간 GDP대비 케미칼 상선대의 성장률은 평균 1.4배 웃돌았습니다. 편차가 있겠지만 2008년까지 GDP가 3%정도 성장한데 비해 케미칼 탱커는 약 5%의 성장률을 유지하다가 09년에 급락했습니다.

 

반면 선복량은 2000년초반이후 매년 약 10%씩 증가해 공급과잉 상황을 맞았습니다. 2007년에는 고점이었습니다. 당시 신조발주를 하려면 조선소 대기시간이 최소 3년간이었습니다. 08년이후에는 신규발주가 급감했고, 09년에는 전무했습니다. 이에따라 신조선 인도가 2009년에서 2010년, 2011년기점으로 줄어들어서 2013년이면 퇴출선과 신조 인도선의 균형이 ‘제로베이스’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19.9K 경우 07년 1일 용선료가 2만불이었는데, 2010년에는 1만 2,000불까지 하락하는 불황을 겪었습니다. 고객은 주로 석유화학제품계 메이저들입니다. 메이저들의 횡포도 지난 2-3년간 굉장해 COA를 2-3년을 강요당하기도 했죠. 케미칼 업체들은 악순환을 계속해왔습니다.

 

세계 선복량은 08년에 6,000만dwt였고, 09년에는 7,000만dwt, 2010년에 7,700만dwt 였으며 올해는 8,100만dwt이 예측되는데, 증가율이 현저히 감소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신조비율과 인도율이 낮아지니까 작년 기점으로 저점은 넘긴 것으로 조심스런 예측을 해봅니다.


탱커는 원유탱커, MR탱커, 케미칼탱커가 있습니다. 석유화학제품을 수송하는 분야만 말합니다. 소형선 위주의 극동항로와 중동을 위시한 원양항로로 구분됩니다. 극동항로는 공급과잉이 그리 심하지 않았습니다. 중국의 자국내 시황이 좋아서 내항에 치중하는 경향을 보임으로써 극동지역 케미칼 탱커시장은 안정세를 유지했습니다. 소형선만이 입항할 수 있는 일본의 작은 항만에서는 강세를 보였던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중동항로는 이란의 무역제재조치와 정정불안, 기술적 요인 등으로 저조했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견실한 소비로 인한 물량증가로  어느 정도는 마켓이 견조했습니다. 2010년은 중동지역의 약세가 있었지만 중국활황에 의해 일정정도 성장했으며 중국의 수요증가가 케미칼시장을 주도했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2011년도 하반기에 저점을 찍고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반성할 점은 07년에 너도나도 발주하는 경향, 발주하지 않으면 바보 취급당하는 분위기가 팽배했습니다. 저희도 선대개편 계획에 의해, 대형화 추세와 IMO룰이 안정성을 부각하고 있어 노후선박은 퇴출시키고 신사양의 선복이 필요해 선박확충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조선소와 결합되어서 12k 19k 신조를 시장의 수요이상으로 다량 발주하는 우를 범했습니다. 이미 말씀하신 과욕, 예측판단의 미숙이었습니다. 어떻게 3년후에 신조에 들어가는데 호황이 계속될 것이라 예측했는지.. 시황예측에 대한 오판 부분이 있었습니다. 특수분야라고 할 수 있는 케미칼탱커분야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 점이 아쉽습니다.


이제 정기선 분야에서 언급해보겠습니다. 세계해운이 몸살을 앓고 있을 때 한일항로는 선방을 했습니다. 08년 09년 2010년 모두 이익을 냈는데 특수한 상황입니다. 일본 선사들이 서비스하지 않는 독점상황, 터미널진입 제약, 멤버사들만의 운용, 역사가 오래된 한일선사들이 제대로 된 컨퍼런스를 생존 차원에서 신사적으로 해보자고 07년 11월말 합의하고 시작했는데, 성과를 거두며 어려움을 극복했습니다.

 

사회: 정기선 분야가 전략적인 협력을 통해 난국을 타개해나가는 것을 보면 벌크분야보다 정기선 분야가 상대적으로 나은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특수선 분야인 케미칼 탱커분야 역시 시황예측의 오판과 과욕에 따른 과도한 신조발주로 불황을 겪어왔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금언에 모두가 무감각해졌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는 것같습니다. 다음은 각 분야의 2011년 업황과 관련 현안에 대해 말씀을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올해 작년비 다소 악화-심리적 반작용과 원가압박 요인, 2012·2013년은 공급압력의 약화로 시황 호전
김영민 사장: 업황이전에 컨선사들은 부정기선보다 구조적으로 나은 입장에 있다는 사회자 말씀에 이견이 있습니다. 김 사장님이 말씀하신 한일항로는 예외적인 존재입니다. 극동-유럽 컨퍼런스가 해체되었고, 북미항로의 운임협의체도 제약을 많이 받는 상황입니다.  벌크선업계는 COA, CVC, FFA 등 구조적인 수요공급의 갭을 조정할 수 있는 수단이 여럿 있는 반면, 컨 정기선업계는 거의 전무합니다. 1년 계약이 가장 긴 계약이고 어떤 면에서는 위험헤징 수단이 없는 상태이기에 컨선사분야가 구조적으로 나은 상황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합니다.


2011년은 작년보다는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수급상황이 악화되었다기보다는 작년이 워낙 예상외의 회복상황있다는 것이죠. 09년이 특히 나빴고 2010년은 예상치 못한 회복세였습니다. 단순 수급상황보다는 선사들의 필사적 자구책과 컨박스 부족 등에 의한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시장은 2008년 이전의 정상적인 시장으로 돌아왔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인 물동량도 7-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공급은 8-9% 증가될 것으로 봅니다. 기본 수급양상은 크게 변하지 않았으나 선화주간 심리적인 협상에서 올해는 작년 대비 반작용과 원가상승 압박으로 인한 악화상황 정도로 보면 될 것입니다. 선박의 소석률은 상당히 높습니다. 선사들이 과도한 운임경쟁을 지양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고 종전과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면 좋지 않을 것입니다. 선사들의 정책에 달려 있습니다.


중기적으로는 괜찮을 것으로 봅니다. 신조선 아웃스탠딩이 벌크선의 40-50%로 알고 있는데 컨선분야는 27-28%선입니다. 공급압박이 12-13년에 걸쳐 그리 높지는 않습니다. 신규발주가 나오고도 있지만 금융기관들이 신조금융을 활발하게 진행하지 않기 때문에 수급이 맞추어져 가고 있다고 봅니다. 2012년과 2013년은 올해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예측을 합니다. 올해는 정상궤도로 돌아온 상태에서 아직은 시황예측이 불투명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선사들의 정책(반응)과 유가의 향방에 따라 결과는 차이가 날 것이라는 겁니다. 기본적으로 물량이 증가하고 수급상황이 나쁘지 않다는 전망을 할 수 있습니다.

 

사회: 북미항로에서 여러 가지 정책들을 강구하시는데 최근 선사들이 운임지수를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김영민 사장: 운임지수가 중요한 이슈이기는 합니다. 북미항로는 90%가 연간계약에 의해 수송되는 항로입니다. 운임지수는 스팟마켓 지수입니다. 결국 운임이 등락하면서 심리적으로 영향을 미쳐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습니다. 현대 드루어리 지수와 상해 컨운임지수가 많이 활용되는데, 공신력이 나름 있지만 선사 입장에서는 과연 현시장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냐는 의문이 있어 TSA 선사들이 자체적으로 지수를 준비하자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보다 설득력이 있는 인덱스를 만들어보자는 노력의 발현입니다. 유럽항로는 변수가 많지만 북미항로는 연간계약이 주를 이루는 시장이기에 지금부터 5월까지의 SC 계약갱신 여하에 따라 올해와 내년 2분기까지의 결과가 결정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선사들은 가이드라인으로 발표한 GRI를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회: 현안은 나중에 이야기 하시겠습니까? 그럼 박정석 사장님께서 근해 및 아시아역내 항로의 정기선 분야 업황에 대해 말씀해주시죠.

 

일지진 재건에 선사간 협력·체계적 대응 필요
근해항로 작년보다 못하지만 내후년에 낙관적

박정석 고려해운 사장
박정석 고려해운 사장

박정석 사장: 여러 가지 변수가 많았지만 2010년도는 컨정기선사에게 호황이었기 때문에 2011년은 그보다 는 조금 못한 해가 되고 2012년과 2013년은 여러 요인을 감안할 때, 낙관적입니다. 아시아항로는 크게 한일, 한중, 동남아항로로 구분되고, 아시아항로는 한국의 지정학적인 위치와 곧이어 체결될 예정인 한중일 FTA, 작년에 체결된 중국과 아세안국가들간의 FTA 등으로 아시아항로 물동량이 계속 증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와함께 머스크라인과 같은 선사들의 선대 대형화에 따른 아시아서비스 확대, 또 공격적인 영업을 벌이고 있는 대만선사와의 치열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한일항로는 07년말부터 시행한 선사간 협력체제가 비교적 성공적으로 정착이 되었습니다. 2010년도에도 한일항로는 글로벌 위기이전 수준으로 물량이 증가해 긍정적인 시황을 보였습니다. 2010년에 147만teu, 2009년에 122만teu를 운송해 20%이상 증가했고, 도쿄, 오사카등 일본의 주요항로는 비교적 안정적인 시장상황을 보였지만, 로컬항만에서는 선사간 화물집화 경쟁이 심화되면서 운임 면에서 좀더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3월 11일 일본의 대지진으로 인해 만약 피해가 확산되고  주요산업의 회복이 지연될 경우 서비스 축소와 기항지 조정이 불가피합니다. 일본의 동북부지역 항만인 센다이항과 오나하마항, 하치노항 등의 물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러나 세계 3위의 무역국인 일본의 저력으로 빠른 시일내 경제와 산업이 제자리를 찾고 재건사업이 활발해지고, 현재와 같은 한일선사간의 긴밀한 협력과 체계적인 대응이 공동으로 유지된다면 또다른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중항로는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45개 한중선사들의 치열한 경쟁으로 원가도 보전하지 못하는 수준의 해상운임이 지속되고 있죠. 한중 물동량은 2010년 246만teu로 전년대비 15% 증가했으나 워낙 선복이 과다하기 때문에 운임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선복감축 논의도 있었지만 실현이 안되고 있습니다. 선복과잉 뿐만 아니라 기기의 불균형, 항만폐쇄 등이 저운임과 더불어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더구나 올해부터 중국이 저성장 기조하에 8%미만의 경제성장율을 유지한다면 좀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업계에서 이러한 어려움을 인식하고 한중간에 KL-Net도입 등 여러제도가 구체화된다면 상황은 호전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남아항로 원양선복의 캐스케이딩 우려
시장에 맞는 경제선대·세밀한 영업전략 추진

동남아항로는 07년까지는 중국과 동남아 국가가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선대확충, 공동운항, 선복교환 등의 서비스확대에 따라 확장하기 좋은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08년 하반기부터 지속적인 운임하락, 물량집화 감소, 상대적인 잉여선복 증가가 시작되면서 09년도에도 영업상의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향후 원양선사들의 신조발주와 선대확충에 따른 자연스런 캐스케이딩으로 인해 아시아역내시장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걱정됩니다. 고유가와 관련, 동남아항로는 유가할증료를 현실화하기가 가장 어려운 시장입니다.

 

원양선사의 경우 감속운항을 통해, 한일, 한중항로는 BAF가 어느정도 반영되는데 비해 동남아항로는 유가할증료가 가장 늦게 가장 적게 반영되는 항로여서 고유가 영향이 클 것으로 우려됩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유가는 등락을 거듭할 수 있지만 동남아항로에 맞는 적합한 선대가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동남아시장에 적합한 선대가 경제적으로 구성되어 원가 경쟁력을 유지하고 각국가별로 세밀한 영업전략이 추진된다면 올해 단기간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국선사 들이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일 지진여파·유가압박에 근해·동남아 작년보다 어려워, 올 3월부터 소석율 상승 추세, 고유가가 관건
김태균 사장: 근해선사들의 현안문제와 관련 제가 보충하겠습니다. 아시아역내항로의 현안은 크게 두가지입니다. 아시아역내항로의 물동량 증가율이 원양의 그것을 앞선지 오래됐는데, 그 이유는 역시 중국입니다. 원양선사들도 피더서비스 하던 과거에 비해 지금은 모선을 배선하는 등 직접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진의 경우도 베트남의 붕타우에 터미널을 개장하는 등 원양선사들의 관심을 가지면서 경쟁이 극심해졌습니다. 박사장님 말씀처럼 대형선박의 캐스케이딩 문제가 큽니다. 이에반해 중국시장이 대단히 변동성이 큽니다. 아시아역내항로는 운임도 변동성이 큽니다. 고유가의 부담에 많은 기항지, 감속운항도 할 수 없기에 올해 아시아역내항로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에따라 각사 나름의 생존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설상가상으로 일본의 지진상황이 겹쳤습니다. 과거 고베 대지진을 겪었는데 고베와 도호쿠지방은 화물의 성격이 다릅니다. 고베는 한신지역의 컨화물이 주요 화물이어서 화물자체의 감소에 그쳤지만 이번 지진피해지역인 도호쿠지역은 부산에서 환적해 타국으로 운송되는 3국간 화물이 상당량 차지하고 있어요. 따라서 아시아역내항로도 다소 일본 지진피해 여파가 미칠 것으로 예측합니다. 2011년은 근해, 동남아항로는 전년보다는 어려워질 것으로 보입니다만, 희망적인 것은 3월부터 소석률이 올라가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고유가가 문제입니다. 유가할증료로 보전되는 유가는 40%에도 못미칩니다.

 

사회: 원양항로에서 2011년 시황이 작년보다는 못할 것으로 전망하셨는데, 근해와 아시아항로 역시 올해는 고유가와 원양선사들의 선박대형화에 따른 여파로 잉여선복이 증가, 쉽지 않은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이제 노재영 사장님께서 부정기 드라이벌크분야의 올해 업황을 말씀해주시겠습니다.

 

 
 

드라이벌크 물동량증가 6%, 공급증가 13.3% 예상
케이프19% 파나막스·슈프라막스11% 핸디2.5% 증가

노재영 사장: 정기선 분야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는 한마디로 부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기선분야는 터널의 끝에 와있지 않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에반해 벌크분야는 아직도 터널의 한중간에 있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정기선의 선복수급 균형에는 감속운항이 크게 기여했다고 봅니다. 감속운항은 유가는 물론 컨박스의 수요창출과 연관이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지금 또다시 컨박스가 다량으로 공급된다면 시장의 미래는 다시 어두워질 수도 있습니다. 컨박스가 정기선 해운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긴요하다고 생각되어 이 시기에 또 너도나도 컨박스에 투자하는 일을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부정기 시장은 현재 업황과 향후 전망으로 나누어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시황은 BDI가 2010년 평균 2,758이었는데, 현재는 약 1,500대에서 움직입니다. 이는 작년평균대비 46% 하락한 수준입니다. 그러나 각 선형별로 마켓상황의 차가 크기 때문에 BDI만 가지고 마켓을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케이프사이즈 경우 작년 평균이 3만 3,000불이었는데 올해 평균은 9,000불 수준입니다. 결국 케이프사이즈가 BDI 지수를 끌어내리는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이에반해 중소형 선형은 비교적 안정적인 시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형선의 어려움이 더 크고 소형선은 그런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수급을 살펴보면, 공급증가율의 갭 측면에서, 2010년에는 초과공급율이 5.5%였고 올해는 7.3%가 될 예정이어서 2%에 달하는 추가공급이 예상되기 때문에 올해 시장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올해 전반적인 해상물동량은 약 34억 9,000만톤으로 예상하는데 이는 2010년대비 6% 증가한 수준입니다. 선박공급 측면에서는 케이프사이즈는 19% 증가하고 파나막스는 11%, 슈프라막스 11%, 핸디막스 2.5% 증가되어 벌크 전체적으로 작년대비 공급증가율이 13.3%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수요공급에서 균형이 깨졌다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습니다.


벌크분야의 중요한 포커스는 중국시장의 올해 수입물량입니다. 벌크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케이프사이즈의 수송화물인 철광석을 중국이 전세계물량의 67%를 수입하고 있고, 석탄 18%, 대두 5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전세계 해상물동량의 메이저를 중국이 44%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트램퍼분야는 중국이 거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중국의 조강생산이 계속 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올해 전세계 조강량생산능력이 11억 9,500만톤인데 중국이 6억 7,300만톤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2월말 철광석 재고가 8,000만톤으로 알려져 있어요. 중국이 올해 수입량이 없는데도 재고량이 많은 이유는 국내생산 때문입니다. 중국내 철광석은 철분함유율이 35%로, 품질이 좋은 철광석의 65% 철분함유율에 비해 그 질이 떨어집니다. 그러나 국제 원자재가격이 강세를 시현하다보니 철광석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고가의 수입품보다는 질이 떨어지더라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 철광석을 이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중국이 자국내 철광석을 이용해 조강생산을 계속하고 있다는 말이죠.


향후 시장전망은 참고용입니다. 예측은 언제나 맞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시황전망의 부정적인 요인과 긍정적인 요인으로 나누어 말씀드리겠습니다. 부정적인 요인은 신조선의 증가와 중국의 성장둔화, 중동의 정정불안 사태입니다. 중동의 정정불안은 유럽의 금융을 불안하게 하고 이는 선물시장의 약세를 초래합니다. 투기자본이 약세를 띠면 현물시장이 약화됩니다. 여기에 체선감소도 공급원활화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반면 긍정적인 요인은 중국 위안화의 절상, 중국의 국제 철광석 해상운송량의 증가, 고유가, 곡물작황의 변수, 비경제선의 해체 가속화, 중국정책의 변화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특히 중국은 작년에 철광석을 6억 1,900만톤 수입했고  올해 6억 9,400만톤을 수입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약 8,000만톤이 증가한다는 것은 30만톤급 선박 1척이 연간(브라질 경우) 운송가능한 물량이 80톤인데, 이 경우 연간 100척의 선박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운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요인입니다. 고유가는 석탄의 수요를 증가시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곡물의 작황이 좋지 않은 상황이어서 수입국의 수입량이 계속 늘고 있죠. 비경제선의 해체는 해체되지 않고는 시장이 살 수가 없기 때문에 가속화될 것으로 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중국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중국의 정책여하에 따라 예측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도 흘러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정과 긍정의 요인들을 모두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고, 중국정책에 따라서는 생각보다 시황이 빨리 회복할 수도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 봅니다. 

 

기후변화로 수요변화 불규칙, 계절요인 부침.. 변동성커
시장에 드러나지 않는 中연안서비스 선복 주시할 필요

배선령 STX 팬오션 사장
배선령 STX 팬오션 사장
배선령 사장: 해운 시황 예측은 단순한 사칙 연산으로 계산되는 숫자가 아니기 때문에 대단히 어려운 작업입니다. 바로 한달 뒤 시황도 제대로 못 맞추는데 1년 이상 장기 시황을 전망한다는 것은 더더욱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나름대로의 의견은 있지만 틀릴 수 있다는 전제를 하고 싶습니다.


해운 시황은 여러 요인에 따라 결정되지만 아마도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세계 경제라고 생각합니다. 2010년 GDP가 중국이 5조 2300억 달러, 미국이 15조 달러 정도였는데 이들 시장이 2011년에 어떤 성장세를 유지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중국이 최대 관건입니다. 중국 정부의 제한적인 부양책과 함께 픽스(PIGS)라는 포르투갈,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 등 서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로 인해 거시경제 활력이 상실되고 있습니다. 또한 기후 변화에 따른 불규칙한 수요 변화 및 전통적인 seasonal factor의 부침이 자주 일어나고 있으며 그 변동성은 점점 높아져 해운 시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의 일본의 大지진이나 리비아 사태로 인한 유가급등들도 향후 시황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공급측면에서는 그 동안 우리가 주목하지 않았던 중국 연안운송 서비스가 있습니다. 중국 연안과 내륙수로에 투입되는 선박은 1만 톤짜리 선박에서부터 케이프사이즈까지 다양한데 이들 연안선들이 운송하는 물량이 작게는 5~6억톤, 많게는 10억톤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 세계 해상 벌크선 물동량이 약 32억 9500만 톤 정도인데 중국 연안운송물량이 10억 톤에 달한다는 것은 엄청난 것으로 이 물량들은 캐보타지이므로 데이터상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즉 중국 연안화물운송을 위해 조선소에서 건조하고 있는 선박들은 오더북에는 잡히지만 건조된 후에는 연안운송에 투입되므로 공급량에서 사라지게 됩니다.


해운 시황은 수요와 공급측면에서 이처럼 대단히 많은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말씀 드리기는 어렵지만 2010년말 시황 예측기관들은 2011년 벌크선 시황이 BDI 2400~2500선 정도로 2010년과 유사하거나 조금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외생 변수들에 의해 1,000선까지 하락한 뒤 1,500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올해는 연중 약세 기조 속에서 극심한 volatility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상황입니다.


수급상황을 보면 2010년 물동량이 32억 9,500만 톤이었는데 2011년에는 6% 증가한 34억 9,700만 톤 정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반면 공급량은 2010년 말 기준 5억 3,500만 톤에서 2011년에는 16.8% 증가한 6억 2,500만 톤 정도로 수요 증가분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2011년 선복증가도 2010년과 유사한데 파나막스의 오더북이 상당히 많습니다. 2011년 인도가 예정된 파나막스 신조선은 3,330만dwt 정도이며 이중 60%만 정상적으로 인도가 된다고 하더라도 2011년에 거의 2,000만dwt 가까이 늘어날 전망입니다. 케이프사이즈도 2010년과 유사한데 오더북상으로 2011년에 6,300만dwt 정도 인도될 예정이며 이중 60%가 인도된다고 보면 약 3800만dwt 정도가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전세계 벌크 물동량 32억 톤 중 10억 톤이 철광석이고, 이중 다시 6억 3,000만 톤 정도를 중국이 수입하고 있습니다. 2011년에 중국의 철광석 수입량이 7억 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철광석 가격 변동이 1년이 아니라 분기 단위로 바뀌고 있어 예상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끝으로 2011년 벌크선 시황을 정리해보면 전체적으로 약세가 예상되나 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국적선사들은 리스크 관리를 더욱 강화하고 내실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변동성을 최소화시켜 나가는 전략을 세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리스크는 어느 시대, 어느 곳, 누구에게도 있어왔고, 앞으로도 존재할 것입니다. 리스크는 관리대상 이지 회피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하게 도전하고 극복하여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이 한국 해운업 앞에 놓여진 중대한 과제라고 봅니다.

 

 
 

사회: 세계 해운시황의 호황을 야기했던 중국이 불황에도 시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말씀이었습니다. 현 시황은 물론 공급과잉 등 여러 가지 부정적인 요인들로 인해 벌크시황의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일반적이지만 여전히 세계 해운시황을 좌우하는 중국의 정책변화에 따라서는 상황이 호전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요인에 더욱 관심이 가네요. 다음은 김태균 사장님께서 탱커분야의 업황과 현안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극동 소형케미칼선 품귀현상, 원양 ‘터닝포인트’
2012년 퇴출선·신조인도선 균형점 이룰 전망

김태균 사장: 극동지역에서는 소형선이 품귀현상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인데, 문제는 탱커선을 건조하던 한국의 조선소들이 모두 폐업상태라는 것입니다. 국내에서는 소형 탱커의 건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일본의 조선소가 몇 개 유지하고 있는데 일본 역시 금융이 안되는 상황이어서 소형선은 올해도 강세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합니다. 단 대형화된 선박이 투입되는 영향으로 과잉이 우려되는 부정적인 요인도 있습니다. 소형선들이 중국내수에 치중하고 있는데 중국의 내수시장이 약화될 경우 극동지역으로 활동범위를 선회할 수 있는 변수도 있습니다. 제품생산 측면에서는 중국이 증설하고 있는 반면 일본은 경쟁력이 있는 품목만 증설하는 상황입니다. 지진의 여파는 석유화학 제품이 주로 도쿄와 가와사키에 위치해 있어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지만 어느정도의 피해도 예상됩니다.


원양지역은 2008년처럼 크게 하락할 신호는 없는 것같습니다. 대형선의 선복량 증대는 계속이어질 것으로 보고, 이란의 무역제재 조치가 언제까지 갈 것인지가 관건입니다. 중동 플랜트의 가동 현황을 주시하고 있고, 올해는 미미하나마 반등하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부정적인 요인은 중동에서 발생한 재스민 혁명과 리비아 사태, 유가급등로 인해 원유가격이 올라 석유화학제품가가 상승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이는 소비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그러나 신규선복의 유입이 현저히 줄어듬으로써 올해를 케미컬 탱커업계에 ‘터닝포인트’의 원년으로 기대해 봅니다. 희망적으로 보는 시각은 올해 하반기 늦어도 4분기에 시황이 호전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부분 2012년에는 수급조절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2013년에는 퇴출선과 신규인도선의 균형이 맞아떨어지는 시점으로 예상합니다.

 

사회: 탱커선 분야중 특수선에 속하는 케미칼탱커업계가 혹한기를 보내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소형선의 경우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고 대형선도 신규선의 인도율이 점차 줄어들어 올해 여러 변수들이 내재되어 있는 상태이지만 하반기부터는 시황이 반등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을 해주셨습니다. 업황점검은 이 정도로 마무리하고 다음으로 업계별 현안과 정부에 바라는 사항을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한진의 김영민 사장님께서 원양 정기선업계의 현안과 정부에 바라는 사항을 말씀해주시겠습니다.

기존 선박금융기관의 활성화 필요하다
정부·금융의 해운업 이해·인식 아직도 미흡

김영민 사장: 늘 얘기하던 사안이라 새로운 것은 없습니다. 현존하는 선박금융기관들이 해운업에 대해 이해를 높이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봅니다. 선주협회와 해운업체들이 신규 선박금융기관의 설립을 간절히 원하고 있는데, 그것도 좋지만 기존의 선박금융기관들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특히 법적인 규제가 있다면 조처해 활성화되었으면 합니다. 사실 해운업 스스로도 노력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한국해운이 세계 5-6위지만 정부나 금융에서 보는 시각은 뒤쳐져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의 노력이 부족한 면도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2-3년간 국회 차원에서는 개선이 있었지만 정부차원에서는 아직도 해운업에 대한 이해와 중요도 인식이 부족한 것같습니다.


일본과 중국은 해운산업에 대한 독특한 지원체계가 구축되어 있는데, 한국은 부족합니다. 국내 대형정기선업체는 대부분 KG펀드를 이용해 파이낸싱한 선박을 용선하고 있는데, 동펀드는 금융위기로 인해 사실상 붕괴된 상황입니다. 이는 일견 선박공급을 중지하는 순효과도 있지만, 선가가 낮은 이 시기를 타서 선복보유량을 증대한다는 차원에서는 좋지 않은 상황이죠. 이럴때 우리나라의 수출입은행이나 산업은행, 정책금융공사, 국민연금 등의 연기금 등이 선박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었으면 합니다.


아울러 해기사 공급의 원활화, 대량화물화주와의 선주화주 상생관계는 전 해운산업의 공통된 현안일 것입니다. 저는 특히 해운업계의 실력배양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해외 환경규제나 해적에 대해 보다 전문적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선박디자인도 지금까지와 같이 조선업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해운계가 리딩하는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분야에 관심도 부족하고 정보도 취약하다는 생각입니다. 단순한 선박원가 뿐만 아니라 연료 측면에서도 중요하기 때문에 신형선박의 개발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한진해운 입장에서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한국해운 전체가 선주협회를 중심으로 노력해야할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 네, 김사장님 말씀하신 내용은 대부문 공감하는 내용일 것입니다. 특히 마지막으로 언급하신 실력배양의 필요성에 대한 말씀이 주목됩니다. 세계 5위의 지배선대를 갖춘 한국해운도 이제는 국제사회의 규제와 미래상을 변화시키는 움직임을 면밀히 보고, 시의적절하게 대처해 미래 해운계의 주도적인 존재로 성장발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 참석하신 사장님들께서 먼저 인식하고 직원들에게 요구하시면 여러 가지 국제사회의 동향에 발맞추어 또는 선도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해양한국에서도 앞으로 선박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각종 환경규제의 내용과 선박기술의 변화, 녹색선박 기술 등 큰 틀에서 녹색해운으로 볼 수 있는 내용들을 취재와 전문가의 글, 일본의 사례 등을 통해 계속해서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제 박정석 사장님께 근해선사들의 현안과 정부에 바라는 사항을 들어보겠습니다.

 

일-대만 항로의 개방에 정부 적극성 보여야
부산신항에 근해선사용 피더부두 확보 시급

박정석 사장: 정부에 바라는 것은 세가지 정도가 있습니다. 첫째는 일본-대만 구간항로의 개방에 대해 우리정부가 보다더 적극적으로 노력해달라는 부탁입니다. 아시아역내항로에서 시장 주도적이고 공격적인 활동을 보이는 것이 대만선사들인데, 일-대만항로는 한국선사에게 폐쇄되어 있고 대만선사에게만 개방되어 있다는 상황은 동남아항로를 구성하고 운영하는 경쟁력 측면에서 큰 제약이 되고 있습니다. 대만선사들이 우리선사들의 일-대만항로 개방에 대해 암묵적으로 거세게 반대하고 있지만 동 항로의 개방은 아시아항로에서 한국선사들의 지위를 굳건히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두 번째는 부산신항만의 이전과 관련, 신항에 근해선사용 피더부두 확보가 조속한 시일내 실현되어야 합니다. 부산항이 2010년에 1,370만teu를 처리했는데, 이중 환적화물이 45%인 600만teu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일본의 50개이상 항만과 중국의 20여개 항만을 기항하는 한국 중견선사의 공헌이 크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와관련 주변국의 상황을 살펴보면, 최근 일본은 소위 전략항만 육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부산항을 경유해서 나가는 원거리화물을 일본의 주요항만으로 집중시키자는 정책입니다. 일본이 그와관련한 각종 인센티브를 강화한다면 부산항이 동북아 허브포트로 유지한 위상이 위험해질 우려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세계의 공장기능을 하는 중국의 항만과 일본 전략항만 정책에 대응해서 근해선사들에 대한 우대정책으로 피더부두가 시급히 확보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항과 북항을 오가게 되면 추가 물류비용와 관리비용이 들뿐만 아니라 녹색물류에도 문제가 있죠.  안된다면 2-3단계 부두 통일하에 일부부두를 활용해서라도 피더부두로 이용해야지, ‘수년 뒤에 활용할 것’라는 정책은 너무 늦습니다. 다 떠나고 난 다음에 다시 모집한다는 것은 엄청난 실책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김사장님 말씀처럼 한국 해기사의 자질과 능력이 우수합니다. 세계 금융계를 유대인이 잡고 있는 것은 유대인들이 주요 금융계의 주요간부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같이 해기분야에서는 우수한 해기인력이 많이 양성이 되어서 주요 해운산업의 세계적인 포스트가 된다면 우리해운이 세계해운산업을 주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승선생활에서 더 벗어나 장기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강구되는 것은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사회: 박 사장님께서 근해선사들의 현안에 대해 설명해주셨는데, 우수한 해기인력의 양성은 우리 해운업계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현안이자 과제인 것같습니다. 이제 노재영 사장님께서 드라이벌크 분야의 현안을 점검하고 정부에 바라는 바를 말씀해주시겠습니다.

 

비경제선 해체 가속화 필요, 선사간 협력관계 중요
정부와 화주, 해운산업에 대한 새로운 이해 필요

노재영 사장: 먼저 일본의 지진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짚어보겠습니다. 고베지진의 학습사례가 있습니다. 당시 발생한 현상을 분석해보면, 지진후 경제주체들이 불안해지면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고 엔화가 초강세로 갔었습니다. 그이후 수개월뒤에 안정되는 수순을 밟았는데, 지금 상황은 좀 다릅니다. 엔화강세가 초반부터 발생하고 이에 G7이 관여해 엔화의 초강세에 개입하고 있습니다. 고베지진 경험을 토대로 일본경제의 안정화 과정을 예측해 볼 수 있습니다. 


일본 대지진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제조업체의 가동중단 또는 차질로 단기적으로는 물동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본의 정유업체중 제대로 가동되는 곳이 5개사로 알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VLCC가 물량이 줄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석유제품선은 단기적인 호재가 될 것입니다. 드라이벌크에서는 선형별 차이가 있습니다만 대형선형은 물량이 줄 것같고, 고베지진 경험을 통해 보면 시멘트나 철강재 등 건축자재의 수송수요가 증가해 파나막스 등 중소형 선형에는 반사이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시장은 생각보다는 견조한 상황입니다.


이제 우리해운이 향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보겠습니다. 되풀이되지만 위기의 근본원인은 공급과잉입니다. 특히 한국은 호황기에 과도하게 선박을 발주함으로써 과잉경쟁이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근본원인을 놓고 볼때, 이제 우리가 해야할 일은 비경제선의 해체를 가속화시키는 것입니다. 제가 말하는 비경제선은 25년이상의 노후선을 말합니다. 이 정도 선령이면 감가상각을 통해 이익을 내야 하는데 업계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신규선사들이 20년이상의 노후선을 사들여 해운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우리 해운업계에 노후선이 많은 겁니다. 선박을 고가에 금융을 통해 확보했다면 현시황에서 수지가 힘들 것이고 그렇다고 매각할 수도 없으며 해체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는 선사만으로 해소할 수 없는 사안입니다. 정부와 금융권 모든 관계자들이 함께 협의해야만 해체가 가능합니다. 우리 배를 해체한다고 가정하면 당장 금융권이 대체담보를 요구할 것이고 대체담보가 없다면 해체는 불가한 것이죠. 업계는 나름대로 감속운항을 지속하며 여러 가지 난국 탈출법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선사간의 협력관계도 중요합니다. 부정기선에서 중동에 벌크 정기선형태로 서비스하는 업체가 6개사가 있어 선박은 30-40척이 운항되고 있습니다. 화물은 얼마 없는데 선박은 모두 시장에 참여하고 있어 소석율이 30-40% 정도로 낮습니다. 선복의 부분임대를 해서 선복조정을 하면 좋은데 그렇게 안되고 있습니다. 국내 선사들간의 협력관계를 구축해야만 현재의 위기에 탈출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해운업 전후방 효과 큰 산업 인식돼야”
금융인식 개선돼야 해운의 미래가 있다

정부와 대형화주가 선사에 대한 시각을 바꾸어주어야 합니다. 김영민사장께서 앞서 언급하셨듯이 해운산업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해운산업은 홀로산업이 아니라 전후방산업의 유관단체가 약 8,000여개가 있다고 합니다. 조선과 항만, 금융, 보험등 연관 업종이 많은데 정부를 비롯한 일반의 인식이 해운을 단일산업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해운에 대한 기본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같습니다. 또한 업계가 어렵다는 것은 원가가 높다는 의미입니다.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불황기에 선박을 확보해야 합니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죠. 원가경쟁력을 위해서는 지금 배를 사야하는데, 우리해운업계가 지금 투자할 수 있습니까? 운영자금도 어려운데 금융을 일으킬 방법이 없어요. 현실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선박을 매각하는 것인데, 그러다 보면 다시 호황이 올 것입니다. 호황기에 다시 투자를 하는데, 고원가를 들임으로서 경쟁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이같은 반싸이클은 위기를 자초하는 상황이죠.

 

선사들이 호황기에 투자하면 안되지만 그것이 선사 의지대로 되지 않는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최근 나온 선박투자시 의사결정에 관한 논문들을 보면 대개 반싸이클적 투자의 책임을 선사에게 돌리고 있습니다. 그리스인들은 의사결정 과정이 체계적이고 분석적인데, 한국인은 직관적이고 감성적이라고 지적합니다. 다 맞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불황기에 투자해야 되나 금융이 안되는 겁니다. 호황기에는 서로 돈을 쓰려고 하니 고원가에 투자하게 되는 것입니다. 선사의 의사결정이 굉장히 중요하지만, 우리나라의 금융환경이 바뀌지 않는 한 선박투자에 대한 반싸이클 고리는 끊지 못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간 이용해온 패스트 트랙 기한이 만료되는 시점인데, 선사들이 고정비용도 커버되지 않는 상황에서 금융비용을 부담할 여력이 없습니다. 금융의 해운업에 대한 시각이 개선돼야 한국해운의 미래가 있다고 봅니다.


정부주도하에 신생조선소의 수리·해체조선 활용돼야
대량화물 전용선계약은 선화주 상생 인식에서 비롯

공급을 줄일 수 있는 또다른 방법은 국내 신생조선소를 수리조선이나 해체조선으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우리경제의 발목을 잡을 요인인 신생조선소의 수리및 해체조선으로의 활용은 이들 조선소를 살리고 해운에도 좋은 유일한 방안입니다. 환경문제 등으로 수리조선과 해체조선으로의 전환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만 지금이 절묘한 찬스입니다. 해체시장에서 고철가격이 현재 톤당 500달러에 달합니다. 25년이상된 선박이 케이프사이즈는 7%, 파나막스 18%, 핸디막스 13%, 핸디사이즈 44%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노후선들을 빨리 해체시켜야 수급 균형이 맞는다는 것입니다. 정부 주도하에 신생조선소의 활용방안이 적극 강구돼야 합니다.   


우리의 경쟁력 제고방안을 보면, 대형화주와의 전용선 계약 비율을 확대해야 합니다. 과거 포스코의 경우 거의 모든 배가 국적선사와 전용선 계약 상태였습니다. 지금은 전용선이 아닌 시장에서 운용되는 배가 상당히 많습니다. 우리의 전용선 계약율은 43%인데 반해 일본은 70%에 달합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것은 국내 대형화주들이 과거 선사들의 기여도를 잊어버렸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70년대 포항제철과 한국전력의 전용선사업을 처음 시작했던 사람으로서 70년대말부터 80-90년대까지 한국의 선사가 이들 대형화주의 사업에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우리선사들이 많은 손실을 입었다는 것이 반증하는 것입니다. 2007년에도 장기계약으로 대형화주들은 엄청난 이익을 얻었는데도 마켓상황이 바뀌니까 해외선사들의 싼 배로 전용선 계약을 맺겠다는 것입니다. 일본화주들은 대부분 자국선주들의 선박을 이용합니다. 이것은 국민의식 이전에 생각자체가 선화주가 쌍방이 상호 윈윈한다는 인식이 되어 있는 것입니다. 우리 해운업계도 이같은 선화주 관계를 보강해야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조선소에서 기발주된 선박에 대해 현 난국에서 20%정도라도 delay payment 할 수 있는 등 선사와 조선소 간의 합의가 이루어져야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회: 노재영사장님께서 해운업에 필요한 많은 문제들을 짚고 방안도 함께 제시해주셨습니다. 그럼 김태균 사장님께서 탱커분야의 현안과 방안을 말씀해주시죠.

 

 
 

무엇보다 해운업 홍보가 절실하다
선박관리업 육성안 다양하게 강구돼야

김태균 사장: 무엇보다 해운업에 대한 홍보가 절실합니다. 민관 합동으로 해운산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금융위기시 해운계 대표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어느 지도지위에 있는 분이 질책을 했습니다. “왜 예측을 못했나, 왜 과욕을 부렸나, 왜 도덕성 없이 했나”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시 여러 가지 감회가 있었는데, 그것이 기억이 납니다.


정부에 건의하고 싶은 사항은 일-대만항로의 개방은 앞서 말씀하셔서 생략하고 일본항만의 사전협의제, 아직까지도 일본 터미널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규제가 있습니다. 이러한 규제가 개선되어야 하겠습니다. 또한 부산항에서의 신항과 북항의 양항체제가 당분간 지속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피더선사들에 대한 동시기항에 대한 인센티브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선박관리업의 활성화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국해운이 세계 5위 지위에 와있는데 선박관리는 그정도 수준에 와있느나, 그렇지 못합니다. 흥아해운은 2007년도에 선박관리회사를 설립해 현재 60여명이 40여척의 선박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싱가폴의 경우 타사의 선박을 관리하는 비율이 50% 정도로 알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타사 선박의 관리비율이 10%선에 머물고 있다고 합니다. 여러 가지 정책적인 육성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국해운 외형성장에 걸맞는 금융환경 조성돼야
선박금융 전문기관 설립 필요 업계의 간절한 바람

배선령 사장:
2010년 대한민국이 4,000만dwt에 달하는 선복량을 기록하면서 그리스, 일본, 독일, 중국에 이어 세계 5위 해운강국으로 등극했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이제 단순한 외형성장뿐만 아니라 여기에 걸맞은 금융환경을 만들어 질적 성장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해운위기를 겪으면서 해운업계 경영자(CEO)들은 모두 한국에도 선박금융 전문기관을 설립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선주협회가 부산시와 공동으로 선박금융 전문기관을 만드는 것은, 하나의 모델을 만든다는 데 의미가 있으며 여기에 STX그룹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통상 신규 선박 발주에 필요한 선박 금융을 해외에서 조달하는 경우가 많은데 현재 대형 선사들조차 해외 차입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선박 발주와 연관된 금융은 단기적 성격이 아니라 장기에 걸쳐 이루어지는 만큼 정부로부터 선박 건조에 필요한 금융 및 세제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조선업, 해운업 양측에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중국은 외환보유고를 동원해 외국선사가 중국 조선소에 선박을 발주하면 정부의 정책금융이 선가의 최대 80~90%까지 융자를 해주고 있습니다. 한국이 진정한 해운강국이 되고자 한다면 이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금융권에서 해운이나 조선을 보는 시각을 바꿔야 합니다.


국내 은행의 경우 업황이 상대적으로 좋을 경우에는 외국계 은행과 경쟁하며 공격적인 대출을 진행하다가도 업황이 나빠지면 추가적인 대출에 대해서 매우 보수적인 입장으로 바뀌게 될 뿐 아니라, 기존 대출금 마저 상환 압박을 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해운시장이 본디 부침이 심한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조금만 시황이 악화되면 금리를 올리고 신규 여신을 중단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데 이런 여건 하에서는 한국해운이 성장하고 발전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반면 선박금융을 전문적으로 하는 외국 금융기관 들은 시황에 상관없이 금융을 지원합니다. 이는 은행 자체의 Portfolio 및 수익성 관리를 가능하게 해주어 보다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 및 리스크 관리를 가능하게 해줍니다. 80년대와 90년대 외환위기 때를 회고해 보면 많은 선사들이 금융상의 어려움으로 선박을 매우 낮은 가격으로 팔아야만 했고, 경제가 개선된 이후 다시 비싼 가격으로 매입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고무적인 것은 최근 해운과 금융이 상생할 수 있는 정책적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선주협회 차원에서 선박금융전문은행을 만들겠다고 나서고 있고 최근 이진복 한나라당 의원을 비롯한 21명의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조세특례법 개정안은 선박금융 활성화를 위해 부산 문현금융단지에 본점을 둔 선박금융기관 또는 선박운용회사가 발행하는 주식에 투자할 때 투자금액의 일정률을 세액공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 동안 선박금융에 대한 세액공제의 필요성에 대해 꾸준히 제기되어 왔지만, 이렇다할 결과물을 내놓지 못한 채 시간을 끌어 온 것이 사실입니다.


모처럼 선박금융에 대한 이슈가 대두된 만큼 정부에서도 앞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주셔서 세계 5대 해운강국이라는 위상에 걸맞은 선박금융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인 정비와 지원책을 강구해주시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선박금융 전문은행이 국부유출을 방지해 줄 것으로 기대하며, 국내 시중은행들도 이에 동참하여 선박금융에 강한 유럽의 주요 은행들을 벤치마킹하여 보다 원활한 선박금융 시스템 마련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오는 2020년까지 보유 상선대를 1억dwt로 확대하고 해운수입 100조원이라는 ‘한국해운 비전 2020’을 달성해 세계 3위 해운강국으로 도약하기를 기원합니다.


사회: 이제 오늘 좌담회의 마지막 소주제인 각사의  미래를 기약할 수 있는 생존전략 내지는 각오를 들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김영민 사장님부터 박정석사장님, 노재영사장님, 김태균사장님 순으로 들어보겠습니다.


유가와 원가상승 요인 관리, 노선관리의 유연화
선복증감 따른 선대·재무관리와 신규투자 노력

김영민 사장: 주로 단기적인 전략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유가와 원가 상승의 요인을 관리하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고요, 특히 물류비용만 억제할 것이 아니라 영업측면에서 벙커 인상분을 계약에 반영하는 유가보전 노력을 태평양 노선 뿐만 아니라 유럽노선에서도 확대하려 합니다. 또한 정기선 업계에서는 어려운 사안인데, 노선(네트워크) 관리를 유연화하려 합니다. 한진해운은 2-3년전부터 남북항로를 많이 확대해 놓았고 선형변경이나 블랭크 보이지, 필요시 계선까지 포함해 네트워크 관리를 좀더 민활하고 탄력적으로 할 작정입니다. 그와 관련해 선사협의체에서도 방관자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개입해 우리의 의견을 반영하고 시장상황에 대한 정확한 파악을 통해 경영에 반영하도록 하려 합니다.


한편 우리회사는 그간 신조 또는 신조용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기 때문에 올해와 내년에 선복이 증대합니다. 늘어나는 선대관리와 그에 따른 재무적인 영향을 관리하는 것도 저희에게는 중요한 이슈입니다. 저희 회사는 2010년에 회복되었음에도 아직 은행약정 상태입니다. 재무건전화를 위해 더 노력할 것이고 금융기관에서도 전향적으로 보아주시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시황이지만 2013년과 2014년 이후를 위한 선복을 준비하면서 대체수요나 용선선의 반선후 발생할 수 있는 선복감소 요인에 신규투자를 계속해 나갈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견선사로서 최선다하는 경영문화 노력해
“연속승리에는 차원이 다른 경쟁과 실력 필요”

박정석 사장: 고려해운은 중견선사로서 지난 2007년에 4,000억에서 08-09년에 6,000억대, 2010년에 8,500억대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수익과 이익이 발생한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초 2,800teu급 신조선 2척을 발주했으며 옵션 2척이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직원들에게 중견선사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1억매출의 고지가 머지 않았다고 해서 어깨에 너무 힘들어가지 말고 항상 현시점에서 상하좌우를 돌아보며 열심히 일하자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편 대형선사를 지나치게 지향하지 말자고 말합니다. 미국의 사우스웨스트항공이 중견사로서 계속 성장발전하는 사례를 들어 그곳의 경영이념을 자주 거론합니다. 도쿠가와이애야스가 한 말중 “한번 승리를 위해서는 열심히하면 되지만, 연속승리를 위해서는 차원이 다른 경쟁과 실력이 있어야 한다”을 자주 인용합니다. 또한 손자병법에도 “똑같은 승리는 다시 오지 않는다”는 승전불복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중견선사로서 항상 깨어있고 열심히 하고 평범함을 인정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경영문화를 정착시키려 노력하겠습니다. 연초부터 상승하는 유가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이에 탄력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경영상태를 잘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과욕 버리고 선박 리스크 헤징에 주력
‘화주는 영원한 왕’마인드, 업계간 협력 강구

노재영 사장: 대형 벌크선 분야에서 부득불 불참하는 바람에 제가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 중요한 것은 과욕을 버리고 사업에서 위험을 어떻게 헷징할 수 있는가입니다. 전용선 계약등 여러 가지 대안이 있겠으나 기본적으로 원가가 낮아야 하겠고 선박에 대한 리스크헤징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저희도 몇 년전 부산에 선박관리회사를 설립했습니다만, 선박관리 문제가 중요 이슈입니다. 시장이 나쁠 때는 원가에서 고정비의 관리가 중요합니다. 특히 한국해기사 수급이 중소형선사에서는 원활치 않기 때문에 적정한 비용을 지불하고 우수한 선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전에 대형화주에 대한 요구사항도 말했지만 저희 스스로 대형화주에 대한 마인드를 ‘영원한 왕’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할 것같습니다. 직원들에게도 이야기 하고 있어요. 스스로 경쟁력 구축 노력을 기울이며 업계간 상호협력관계를 선주협회를 통해 강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해운업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철강, 조선에서 해운업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합니다. 해운이 중요한 연관산업으로 인식되었으면 합니다.


한국인 특유의 근면함과 순발력, 열정을 우리의 최강의 경쟁력이라 생각합니다. 외국인들이 우리를 시차극복이 가능한 유일한 민족이라고 말합니다. 해운업 특히 부정기선은 밤낮이 따로 없습니다. 우리의 강점을 살리고 해기인력의 재교육과 재투자를 통해 해운업의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위기이지만 역설적으로 우리민족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려봅니다.

 

기존시장과 시너지효과 높은 분야 우선 고려
미래위한 화두로 ‘컨버전스’ 제안-중요한 생존전략

배선령 사장: 우리의 신시장, 신사업 진출은 늘 그랬듯이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가 높은 분야를 우선 고려합니다. 연관성이 높아야 기존 계열사들과 협력해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본인은 STX팬오션의 미래를 위한 화두로 ‘컨버전스’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계속 기업으로 생존해 나가기 위해서는 기존 해운 영역에서의 잠재 역량을 극대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접 산업에까지 그 영역을 확장해나가 융합을 통한 차별화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이른바 ‘컨버전스 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조선, 무역과 같은 그룹이 보유한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물류사업 및 자원개발과 같은 연관 산업 진출, 해운 수요를 직접 창출하고자 합니다. 그리하여 올 한해는 곡물 엘리베이터, 탱커 터미널, 자원개발 등과 같은 인접 산업으로의 투자를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아직까지 해외 식량 확보와 관련한 한국 기업들의 수준은 아직 걸음마 단계입니다. 반면, 일본은 종합상사와 우리의 농협격인 전농을 주축으로 미국 등의 현지 곡물(사료)생산 농가에서 자국의 축산농가에 이르기까지 생산-수입-소비 시스템을 자체 구축하고 있습니다. 1960~1970년대 한국도 식량 안보에 주목했지만 워낙 진입 장벽이 높아 포기한 데 비해 일본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투자한, 일본은 곡물 트레이더로서도 막강한 파워를 행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농수산물 유통공사에서 ‘국가곡물 조달시스템’ 구축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삼성물산, CJ제일제당, STX, 한진이 참여하고 있습니다만, 향후 해외 식량자원을 확보하고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식량안보 차원에서 더욱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미 STX팬오션은 2009년 8월 미국의 곡물 번기(Bunge)社 및 일본 이토추(Itochu)社와 합작 하에 업계 최초로 설립한 곡물 터미널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미국 포틀랜드주 롱뷰에 위치하고 있으며, 총투자금액 2억 5,000만불 중 저희가 20%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 번기, 일본 이토추 상사와 합작해 연간 800만t가량의 곡물을 처리할 수 있는 저장 설비를 비롯해 육상 레일,부두 및 하역 설비 등도 갖출 예정입니다. 단순히 터미널 설립에 투자한 것뿐만 아니라 처리되는 물량의 운송을 담당함으로써 내부수요 창출의 의미도 지니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국가 식량안보에 기여할 뿐아니라 신성장 동력 확보라는 측면에서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STX그룹 차원에서도 중국에 조선소를 세운 것이나 초대형 유람선을 만들겠다고 나선 것은 어찌 보면 무모하게 보일 수 있지만 우리에게 새로운 역사를 쓰는 과정이었습니다. 지금도 아프리카, 중동, 남미, 중앙아시아 등지로 가보면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사업기회가 무수히 존재합니다. 최근에는 중동 및 러시아와 석유 메이저가 진출한 지역 등을 주목해서 보고 있으며, 아직 남이 발을 딛지 않은 미래 시장 개척에도 주력할 계획입니다.


현재 저희 회사의 매출은 주로 벌크선 부문에 많이 치중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향후에는 컨테이너선, 유조선,자동차운반선,항만물류 사업등 사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은 비벌크 부문을 지속적으로 확장하여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나갈 계획입니다.


수익성 위주 내실성장에 주력 방침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 벌크사업 준비

김태균 사장: 흥아해운은 올해 50주년입니다. 이에  지난달에 비전 2015을 선포했습니다. 외형성장보다는 내실을 기하자는 방침입니다. 지난 2007년부터 선대의 구조조정과 항로의 구조조정을 실행했습니다. 그래서 급격한 매출증대는 이루지 못했으나 수익부분에서는 개선을 이루었습니다. 컨선부문은 2010년초에 마무리했고, 탱커의 경우 계속되고 있습니다만  고사양 선박들로 교체하는 중입니다. 다양하고 적절한 선형을 갖추는 원년이 되는 해입니다.


앞으로 경영방침은 정기선분야가 수익성 위주로 선대를 확장하고 케미칼 분야는 선박관리업과 연관짓고 고사양으로 특화할 계획입니다. 사업 포트폴리오도 다각화할 방침입니다. 저희는 정기선과 케미칼선이 주력사업이고 드라이벌크선은 없습니다. 2007년경에 우리는 연구를 해보았지만 시작은 못했습니다. 소규모라도 벌크를 시작해보려고 하고, 현행 물류부분과 함께 사업포트폴리오를 수립해 대처해나갈 방침입니다.

 

사회: 2시간 반가량 패널 여러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오늘 최근 7년여간의 한국해운산업을 돌아보며 반성도 하고 아쉬웠던 점을 돌아보고 당면한 분야별 현안들과 그에 따른 업계의 대응과 정부의 지원, 그리고 개별선사들의 생존전략을 논의해보았습니다. 큰 성장을 이룬 뒤에 온 위기가 더욱 힘겨운 현실이지만 우리 국민 특유의 열정을 장점으로 승화시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말씀이 가슴에 남습니다. 시황도 어렵고 시황외적인 부정적인 요인들도 산재해 있지만 벌써 2차례의 극한 위기를 극복해온 한국해운산업계는 뜻한 바대로 성장전략이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시한번 바쁘신 가운데도 좌담회에 참석해주신 사장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저작권자 © 해양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