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갑선 포스텍부사장 ‘드라이벌크 시장의 미래?’ 콤파스클럽 조찬회 강연

 

 
 

1043P까지 곧두박질하던 벌크해운  시황이 2월 둘째주 들어 소폭의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어 해운업계가 오랜만에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시점에서 “향후 시황이 회복되더라도 선사들은 이를 해운시황의 호전으로 ‘착각’해서는 안되며, 시황상승 시기에 생존방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경고성 조언이 주목받고 있다.


2월 11일 콤파스클럽 조찬회에서 정갑선 포스텍(ForceTEC) 부사장은 ‘드라이벌크 시장의 미래?’란 주제의 강연를 통해, 앞으로 2013년까지는 해운의 ‘고위험(High Risk) 시기’이며 이 기간동안 시황이 예상보다 높게 반등하더라도 이를 해운시장에 잠재 위험이 해소된 안정된 시황으로 ‘착각하면 안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한 그는 2분기이후 시황개선 전망이 일반적이라며, 시황이 상승하게 된다면 이 시기에 내실강화와 인재양성, 생존모색을 통해 고위험 시기를 잘 넘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3년여간 벌크해운시황을 어둡게 보는 정갑선 부사장의 시황전망은 2003년부터 올해(2011년)초까지의 선종별 공급선복과 신조발주 선복량, 그리고 용선료의 추이를 통한 분석을 근거로 하고 있어 설득력이 있다.


해운 역사상 초호황기의 초입이던 2003년부터 올해까지 9년간의 철광석과 석탄을 수송하는 케이프사이즈 벌크선과 곡물과 연료탄을 수송하는 파나막스 벌크선의 시황 추이를 정갑선 부사장이 제시한 자료를 통해 살펴보면,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해운위기 국면에서도 관련 원자재의 물동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해운위기의 한복판에 있었던 2009년 중국의 철광석 수입량은 41%가 증가했고, 석탄수입은 무려 853%나 늘었다. 연료탄의 경우도 중국 수입물량이 2009년에 282% 증가했고 곡물류의 물동량도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관련 표에서 보듯, 세계적으로 벌크화물 물동량이 증가한데는 중국의 수입물량 증가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당시 철광석과 석탄의 가격이 다른 기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쌌기 때문에 중국이 대량으로 이들 원자재를 사들였던 효과를 본 것. 그러나 작년부터 철광석과 석탄가격이 공히 큰 폭으로 올랐고 이에따라 중국의 수입물량이 줄어면서 전반적으로 벌크시황이 하향세를 지속했다.


이 대목에서 정갑선 부사장은 “2009년 중국의 수입물량 증가에 따른 벌크선 수요의 증가가 현재 세계해운의 어려운 시기를 초래했다”면서 “금융위기 이후 1년도 안돼 시황이 회복되면서 해운업계는 수급의 구조적인 문제를 뒷전으로 하고 시황호전으로 착각했다”고 분석하고, 이러한 상황들이 BDI, BCI 1000P대를 맞게 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바닥 시황은 철광석이나 석탄 공급지의 자연재해 등 상황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이들 원자재 공급자들의 수출이 재개되면 시황이 호전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현재 선종별 시장에서 활동하는 선복과 올해부터 내후년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인 선박의 주문량을 감안할 때 공급과잉 상황은 더욱 심화되어 해운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2010년 12월 현재 선종별 기존선복은 케이프사이즈선박이 1158척, 파나막스선박 1,807척, 슈프라막스선박 2,163척, 핸디막스 선박 3,026척 등 총 8,154척이며, 올해 인도예정인 선복은 케이프사이즈 335척, 파나막스 415척, 슈프라막스 434척, 핸디막스 507척 등 1,691척, 이다. 2012년에 인도예정인 선복은 케이프사이즈 228척, 파나막스 391척, 슈프라막스 434척, 핸디막스 250척 등 총 1,144척이다. 2013년이후에도 케이프 100척, 파나막스 136척, 슈프라막스 122척, 핸디막스 65척 등 총 423척이 인도될 예정이다.


정갑선 부사장은 또한 드라이벌크시장의 주요이슈를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설명하며 시황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들을 지적했다. 수요측면에서는 △중국 경제성장 지속에 의한 철광석과 석탄수입 증가 가능성 △위안화 절상과 미네랄 가격의 하락조정 여부 △ 석탄 공급증가와 가격조정 여부 △ 중국을 대체할 신시장 가능성을 해운업계가 주목해야 할 이슈로 꼽았다. 아울러 공급 측면의 이슈로 △ 전세계 신조선 선복 △ 중국 조선업의 안정성장과 정착, 가격 경쟁력 △스크랩(폐선) 급격한 진행 △ 투기자본의 선박투자 지속여부 △ 계선(Lay-Out) 증가 등을 지적했다.

 

 
 

정 부사장은 중국을 대체할 신시장의 가능성과 관련, “인도는 급격하게 성장하는 시장은 아니다”라며 인도시장에서 중국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는 개인적인 견해를 덧붙였다.


그는 향후 3-4년간의 벌크시황의 고위험성에 대한 ‘경고’와 함께 ‘위안화 절상’과 ‘철광석 수출가격 인하’가 지속적으로 맞물린다면 시황의 보다 안정적인 호전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견해도 밝혔다.


정갑선 부사장은 STX팬오션에서 수십년간 드라이벌크 영업을 하며 쌓은 실물감각으로 해운시황을 진단하고 전망하는 해운전문가로서 평판이 높다. 현재 정갑선씨는 STX지주회사인 포스텍의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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