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조선 원가경쟁력 확보했으나 성과는 ‘미미’

엔진·블록 생산 주력, 신조 중소형 선박건조 박차

 

STX 다롄조선해양생산기지
STX 다롄조선해양생산기지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로 진출한 국내 조선업체들이 기본 인프라는 확보했으나 선박건조성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먼저 해외에 진출한 대우조선해양의 망갈리아조선소는 지속적인 적자행진으로 자금난이 지속되고 있으며, 베트남 국영조선소와 합작하여 설립한 비나신 조선도 최근에 비나신그룹이 디폴트를 선언하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신조선사업을 시작한 한진중공업의 수빅조선소와 STX의 다롄조선은 수주가뭄 속에 엔진과 블록제작, 중소형선박 건조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주변여건이 뒤따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조선업체 중에 가장 먼저 해외에 진출한 대우조선해양의 망갈리아 조선소는 1997년 1월 루마니아정부와 함께 합작형태로 설립되어 91만 5,000㎡의 야드에 21만CGT의 생산능력을 갖추었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도크는 모두 육상도크로 길이 302m, 폭 48m, 높이 9m 2개와 길이 360m, 폭 60m, 높이 13m 1개가 있다.


대우망갈리아조선소(DMHI)에서는 주로 4,000~8,000teu급 컨테이너선과 Panamax급 원유운반선(약 8만dwt), Capesize급 벌크선(18만dwt), Suezmax급 원유운반선(약 16만dwt) 등을 생산할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산동유한공사
대우조선해양산동유한공사

루마니아 동남쪽 흑해 연안에 위치한 망갈리아 조선소는 2004년 반짝 흑자를 기록한 이후 4년 연속 적자 행진을 지속하였으며, 2008년에는 후판공급 차질과 수주가뭄으로 2,0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하며 자본잠식까지 내몰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작업에서 항상 걸림돌이 되어왔던 망갈리아조선은 대우조선에서 유동성과 자본확충을 위한 추가 자금지원에 나서면서 회생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망갈리아조선은 지난해 캄사르막스급 벌크선 4척, 총 1억 4,000만불을 수주하여 현재까지 12척, 8억 8,000만불의 수주잔량을 보유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망갈리아조선에서 중형 컨테이너선 양산에 전문화된 설비와 인력을 보유하고 있어 지속적인 혁신과 원가절감 활동으로 생산성 확보와 영업이익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005년 연간 35만톤의 블록생산이 가능한 산동유한공사를 중국 연태에 설립한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두 번째 해외법인인 산동유한공사(DSSC)는 독자적인 영업망을 구축하고 적극적인 수주활동에 나서는 등 글로벌화에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DSSC는 지난해 25만톤의 블록을 생산했으며, 국내 중량물운송선사인 메가라인의 반잠수식 중량물운반선 ‘메가 패션호’도 성공적으로 건조하여 인도한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DSSC가 저렴한 인건비 등으로 본사 대비 원가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며, 타국에 비해 짧은 운송거리로 본사와 협업구축이 용이하다”며 “원가경쟁력과 현지화를 통해 독자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비전을 수립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STX다롄 설립 2년만에 수주잔량 74척 38억불 규모
STX다롄생산기지는 지난 2007년 3월 착공식을 가진 뒤 1년 만인 2008년 4월 선박블록 생산을 위한 강재절단을 시작으로 본격 가동됐다. 2009년 11월에는 중국 다롄시와 푸순시에 각각 STX다롄엔진과 STX중공무순이 엔진공장을 완공하여 엔진부품에 대한 소재-가공-조립에 이르는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수행 가능하게 됐다. STX다롄생산기지는 벌크선과 석유제품운반선, PCTC선 등 중소형선박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2011년 1월 현재 수주잔량 74척, 38억불을 기록하고 있다.

 


STX다롄생산기지는 지난해 상선과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총 20척을 선주사에 인도한 바 있으며, 올해부터 연간 30척 이상을 건조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주조, 단조 등 기초 소재 가공에서 엔진조립, 블록제작까지 선박건조를 위한 모든 부분을 수행하는 일관 생산체제의 장점을 십분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STX는 “한국업체 최초로 중국 현지에 대규모 선박생산기지를 마련함으로써 한국 조선업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인건비와 부지활용성, 생산효율성 등 중국 현지생산으로 얻을 수 있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건조량 증가 등 규모의 경제에 입각한 원가경쟁력 확보에 주력하여 조선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어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STX 다롄생산기지 벌크선 진수
STX 다롄생산기지 벌크선 진수

수빅조선 3년만에 초대형선 건조능력 갖춰
한진중공업의 수빅조선소는 2008년 필리핀 수빅만 80만평 부지에 완공된 조선소이다. 길이 370m의 5도크와 길이 550m, 폭 135m에 달하는 세계 최대형 6도크, 4km에 이르는 안벽시설, 4기의 골리앗크레인과 자동화기기를 갖춘 총 길이 1,000m가 넘는 조립공장 등의 설비를 갖추었으며, 현재 3년치 일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내 부산항에 위치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는 지난 2년 동안 단 한건의 수주도 올리지 못하여 수개월 내에 수주잔량이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09년 132만 4,000CGT의 수주잔량을 보유하며 전 세계 조선소 순위에서 23위를 기록했던 영도조선소는 1년이 지난 지난해 수주잔량이 58만 2,000CGT로 줄어들며 세계 65위로 추락했다. 반면 수빅조선소는 같은 기간 149만 1,000CGT에서 156만 6,000CGT로 수주잔량이 증가하며 15위를 기록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말 선박수주가 없다며 생산직 1/3 규모인 400명의 구조조정 방침을 밝히고 올해 1월 290명에 대한 정리해고를 통보한 바 있다. 한진중공업은 “특정선박의 경우 조선 호황때 1척당 1억 달러 수준이었으나 불황인 요즘에는 5,500만~6,000만달러 수준”이라며 “영도조선소는 7,000만 달러 이하로 건조가 어려워 다른 조선사보다 최소한 10~15% 이상의 높은 원가구조를 갖고 있어 400명의 인력을 구조조정하는 슬림화를 이뤄야 한다”고 밝혔다.

현대 비나신조선
현대 비나신조선


현대미포조선이 1999년 4월 베트남 국영 조선공사와 합작하여 설립된 현대비나신조선은 30만평의 부지위에 총연장 1,350m의 안벽과 40만톤급 1기, 8만톤급 1기 등 2기의 드라이도크를 갖추고 있다. 현대-비나신조선소는 2008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신조선 건조에 착수하여 2011년 1월 현재까지 11척의 선박을 건조했다.


최근에는 베트남 비나신그룹이 디폴트를 선언하며 불길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됐으나 직접적인 영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나신그룹은 현대-비나신조선에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다.

저작권자 © 해양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