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다소 호전, 조선 난항 여전

경영개선, 시황호전, 선박펀드, 물량회복, 계선감소, 운임회복, 중량물 블루오션, 크루즈선 취항, 각종 수주소식 등 지난 해와 달리 희망적인 뉴스들이 많아졌다. 해운업계는 유럽의 재정위기 여파와 환율전쟁, 여전히 낮은 자산가치 등 악재요인이 도처에 잠재해 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사뭇 나아졌다. 이에반해 조선업계는 사업다각화를 이룬 대형업체를 제외하면 어려움이 큰 한해여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업체들이 더 나왔다. 항만업계는 전년에 비해 물동량이 증가해 활력을 되찾았지만 시설과잉 상황으로 인해 터미널 운영사들의 살림은 별반 나아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해운항만조선물류 전산업계에 걸쳐 부각된 이슈는 ‘녹색’이었다. 녹색은 이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내용을 담아 전산업계의 성장방향을 틀어놓고 있다. 본지는 올해도 해운항만조선물류 분야의 주요뉴스(7대)를 선정했다.

 

<해운분야> ▲현대그룹과 현대건설 인수전 ▲컨수급난과 컨신조및 리스가 고공행진  ▲위기에서 탄생한 ‘뉴커머’의 등장과 시황  ▲해외 크루즈선 한국에 줄대다 ▲선박금융의 새싹이 돋다 ▲중량물 운송 블루오션 부각 ▲녹색해운과 선박운항 환경변화 

 

<조선분야> ▲조선산업 회복세에도 세계 2위로 하락 ▲ 중소 조선사 법정관리 신청은 더 늘어 ▲녹색선박 국제규정 강화 ▲조선업계 플랜트·풍력·태양광 사업 다각화  ▲스마트선박, 해운·조선 패러다임의 변화 ▲조선기자재 해외시장 본격 공략   ▲해양레저활동, 해양문화 저변 확대

 

<항만분야> ▲위기의 부산항 ‘컨’부두의 ‘춘추전국시대’   ▲전국항만 ‘민자부두’ 잠재된 시한폭탄 ▲부산·인천 재개발 사업 여전히 ‘답보’ ▲전국 15개 무역항 지자체 위임 ▲경인항 운영사 선정 완료, 내년 11월 개항 예정 ▲부산 감만·광양항 1-1단계 빅딜   ▲부산신항 18선석 개장, 매년 2배 이상 성장 ▲제3차 항만 기본계획 수립

 

<물류분야> ▲E-세금계산서 케이엘넷 ‘로지스빌’ 10만명 돌파 ▲AEO 인증, 연말까지 100여개사로 확대 ▲전환교통 시범사업 보조금 확대 시급 ▲천안함 사태 이후, 대북위탁업체 피해 ‘눈덩이’ ▲한중 트럭페리 트레일러 무정차 운송 ▲5개년 새 국가물류기본틀-저탄소 녹색성장 ▲컨공단 ‘케이엘넷’ 지분매각 계속 유찰 

 

 

현대그룹과 현대건설 인수전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이 벌인 ‘현대건설 인수전’은 올해 내내 재계의 시선을 이끈 핫이슈였다. 결국 11월 16일 현대건설 채권단이 5조 5,000억원의 인수금을 써낸 현대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함으로써 이 건은 마무리되었다. 자산규모나 자금확보 측면에서 역부족으로 보였던 이번 인수전 과정에서 고위권 의중설, 경영권 후계설, 정치 외압설, 현씨일가 불가설 등 갖가지 소문이 난무했다. 그러나 현대그룹은 상대보다 4,000억원의 인수가를 더 써내 불리했던 비가격 요인의 여지까지 완전히 따돌려버렸다.


현대상선과 현대로지엠이 속해 있는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전은 해운물류업계에도 초미의 관심사였다. 이번 인수전을 위해 현대그룹은 하루 1조 이상의 자금을 확보하는 한편, 고 정주영회장의 유지를 들어 그룹의 정통성과 명분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여론몰이와 자금확보에 주력해왔다. 이에 비해 조용히 준비해온 현대차그룹의 자신감 넘치는 동태는 현대그룹의 행보를 더욱 애절하고 힘겹게 보이게 한 측면도 있었다.


현대그룹은 올초부터 주거래은행과 채권단으로부터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 압력을 받아왔으나 굴하지 않고 법적대응으로 맞서며 우호세력을 규합하고 자금을 확보하며 인수전에 전력투구해왔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지 하루만인 16일 결과가 발표되기까지 현대그룹의 승산을 점치는 것은 사실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현정은 회장은 ‘승부사’라는 별명을 굳히며  배수진전략을 성공시켜 ‘반전을 보여준 경기’와 같은 인상을 주었다. 현대차그룹의 패배에 대해서는 인수가격의 판단 미스와 홍보전략의 미흡 등 ‘안일한 인수전 대응’의 결과라는 분석이 중론이다.


그러나 현대건설 인수 소식에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 등 현대그룹주는 일제히 급락세로 돌아섰고,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 동양종금증권 주가도 동반하락했다. 인수전에 투입되는 막대한 자금확보가 향후 그룹의 재무부담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는 시장의 반응이었다. 무리한 인수전의 후유증을 걱정하는 시장에 현대그룹이 어떻게 대응해나갈지가 관심사다.  

 

컨테이너수급난과 컨신조및 리스가 고공행진
사상초유의 해운불황으로 급감했던 해상물동량이 올해 회복되고 선사들의 자구책으로 진행중인 감속운항으로 계선되었던 배들이 운항을 재개하면서 시황은 호전되었지만 대신 화물을 담을 수 있는 컨테이너용기의 부족현상이 발생했다. 금융위기 여파로 세계적 교역의 경색국면에서 중국의 공장들이 문을 닫고 컨테이너생산을 중단했었기에 컨부족난은 쉬 해소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일부 글로벌 선사는 컨테이너를 매각하는 일도 있었다.


이같은 상황이 해운기업에는 악재로 작용하지만 컨테이너 임대업계에서는 30년만에 호황을 맞았다고 할만큼 호시절을 구가하고 있다. 컨 임대료는 지난해 0.65달러선에서 올해들어 1.2달러선까지 올라 있으며, 임대율은 98%이상 풀가동 상태이다. 컨임대사들은 너도나도 신조 등 컨테이너의 확보에 나서고 있고, 컨테이너 확보에 사모펀드가 조성되는 사례까지 생겨났다. 그러나 중단되었던 중국의 생산공장 가동율이 아직까지는 낮아 컨테이너 신조가격이 올초 20’ 1,900달러선이더니 계속 상승해 9월에 2,800달러까지 오르는 등 1-9월까지 연평균 가격이 2,450달러를 기록했다. 이렇게 높은 컨테이너 신조가는 해운기업들이 부족한 컨장비를 확보하기 위해 신조발주하는데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컨테이너 부족난의 요인은 수요증가도 있지만, 무엇보다 선사들이 경비절감과 계선선박의 해소, CO2 배출감축이라는 목적아래 취해진 감속운항의 여파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감속운항에 따라 동일항로에 투입되는 선박의 수가 증가하게 되고 이는 컨테이너의 가용수요를 증대시켰다는 분석이다. 감속운항이 해운기업들에게 선복과 운임의 관리에 효과적인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위기에서 탄생한 ‘뉴커머’의 등장과 시황
더블딥의 우려와 환율전쟁 등 변수가 될 환경이 여전한 가운데에서도 전반적으로 2009년보다는 개선된 분위기였다. 부정기선부문은 선종별로 시황의 등락이 차이를 보인 가운데 전년에 비해 나쁘지 않은 상황으로 해운기업들의 경영환경이 2009년보다는 나은 상황을 이어갔다. 특히 지난해 물동량의 급감에 따른 계선과 저운임 등으로 혹독한 시련기를 보낸 정기선분야는 올해들어 물동량의 증가와 운임회복에 힘입어 양호한 운항이익을 실현했다. 올해들어 세계 20대 컨테이너선사들은 상반기 총 3조 8,000억달러의 운항이익을 실현했는데, 이는 2009년 동년에 이들선사가 6조 9,000억달러의 운항손실을 보았던 때와 비교하면 확실한 개선상황임을 알 수 있다.

 

20대 선사는 전세계 컨선복의 67%를 차지하는 만큼 이들의 경영환경은 세계적인 추세로 보아도 무방할 것으로 진단되는 가운데, 정기선 해운계의 침체가 끝났다는 전망도 새어 나왔다. 그러나 크고 작은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컨테이너선사들이 올해에도 존재하고 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STX팬오션은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전년도의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고 잇달아 발표했지만, 계절적 비수기로 인해 정기선과 부정기선 분야 모두 상반기보다는 시황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벌크운임 시황도 연초보다 많이 떨어져 있다. 불황의 터널을 지나는 동안 해운업계에는 새 주자들이 등장했고, 중국선사 Hainan Pos와 Grand China Shipping는 세계 50대 선사의 반열에 진입해 주목받고 있다.

 

특히 하이난은 설립 20개월여만에 16척의 선박으로 선대를 구성하고 중국과 동남아지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북미항로 서비스도 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20여년만에 국내 첫 신규 컨테이너선사로 탄생한 양해해운도 동남아서비스를 중심으로 서비스하는 선대 규모에서 세계 100대선사의 순위에 들었다. 주로 아시아권에서 등장한 ‘뉴커머’들이 시장에서 뿌리를 내리고 지속적으로 성장발전해나갈지 해운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해외 크루즈선 한국에 줄대다
올해들어 해외 유수의 크루즈선사들이 부산항을 비롯한 인천항과 제주항 기항이 부쩍 늘었다. 중국과 일본, 한국의 크루즈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크루즈선사들이 한중일, 또는 동북아 크루즈 상품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크루즈 기항지인 부산항에는 미국선사인 로얄캐리비언과 이탈리아선사인 코스타크루즈가 각각 올해 4월과 7월 부산항 국제 크루즈터미널을 정기기항지로 삼아 한중일 연계 크루즈관광 서비스를 개설했다. 그밖에도 MOL과 Japan Cruise Line, NYK Cruise, Princess Cruises, Azamara Cruises, Clipper Cruise, Oceania Cruises, Holland America Line, Silversea Cruises, Seabourn Cruises, Hapag-Lloyd Cruise등이 국내항을 기항하고 있다.


올해 부산항을 들른 국제 크루즈선박의 기항회수는 2009년 34회에서 81회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상반기에만도 44회의 기항이 실현되었다. 인천도 연간 14-15회의 크루즈 기항이 실현되고 있다. 제주항 역시 국제 크루즈선박이 자주 찾는 기항지이다. 제주항은 특히 중국인 크루즈승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최근 크루즈선박의 제주항 기항이 점증하는 추세이다. 이처럼 제주도에 대한 외국인들의 선호도가 높아지자 일본과 제주, 중국을 잇는 크루즈서비스가 다양하게 모색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그러나 국제 크루즈선박의 기항이 해당지역의 경제효과를 가져다주지 못하고 있고 외국인 관광객에게 매력적인 기항지가 되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 관련업계의 노력이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특히 돈 많은 중국 관광객을 유치해 쇼핑과 게임 등 관광상품을 기획한다면 동북아시아 크루즈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크다. 한편 국내 크루즈선관광 수요도 점차 늘고 있다. 올봄 취항한 로얄캐리비언은 상반기까지 2,800명의 한국인 승객을 태웠고, 여름 휴가 성수기에는 코스타 크루즈가 서비스에 합세해 비슷한 수준의 승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예년에 비해 크루즈관광 수요가 크게 증대됐다.

 

선박금융의 새싹이 돋다
올들어 시황은 호전되고 선가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자 아시아지역 금융권에서 자산기반이 아닌 공동렌딩을 통해 선박금융이 꿈틀거렸다. 꽁꽁 얼어붙었던 선박금융 시장에 해동의 기미가 보인 것. 우리나라에서는 금융위기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선사들을 중심으로 리파이낸싱과 채권발행, 대체자본의 해운업 진입 등 선박금융 경향을 보였다. 특히 솔로몬저축은행과 부산상호저축은행이 대체자본으로 등장해 대규모 선박투자에 나서면서 선박의 소유와 운항이 분리되는 시대가 개막되었다. 선박금융의 ‘새싹’을 틔운 대체자본의 등장은 부동산업의 침체로 투자금이 선박으로 시선을 돌리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그밖에 정부의 구제금융 성격을 띤 캠코 선박펀드는 올해도 계속 출시되었고, 상반기에는 실적형 사모선박펀드가 출시되었고, 하반기 들어서는 금융위기 이후 첫 공모선박펀드가 나와 선박금융 환경이 작년보다는 한결 유연해진 것을 보인다. 11월부터는 무역보험공사에서 수출보증기금을 통해 선박확보를 지원하는 제도가 생겨났다.


아시아권에서는 30여 은행에서 수출지원금융, 리파이낸싱, 채권발행, 대안투자 형식으로 자국 또는 역내 선사들에게 선박금융을 지원했다. 중국을 비롯해 인도, 대만,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일본의 은행들이 이에 관여했다. 특히 중국은행들은 위기이후 선박금융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움직였다. 중국조선산업의 육성을 위해 자국선의 자국조선 발주와 중국조선소에 신조발주한 해외선사에게도 일부 선박금융의 문이 열렸다.

 

우리나라의 STX팬오션이 중국선박금융의 수혜를 받은 대표적 사례이다. 금융권의 선박 직접 소유 경향은 중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중국의 일부은행은 사내에 선박임대부서를 신설하고 실제 소유선박의 용선계약을 체결한 사례까지 나왔다. 과거 정통 선박금융 은행들은 아직도 경색된 모습이나 위기를 통해 해운시황의 싸이클을 확인한 일부 금융권에서는 오히려 선박금융조직을 확대하고 사업강화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선박금융계에 온기가 퍼져가면서 평판이 좋은 해운기업들은 저선가 기조의 올해 적극적인 선박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호황기 투자에 소극적이던 기업들은 저가의 선박확보에 과감성을 보였다. 특히 국적선사들중 근해선사들은 그간 비축해놓은 여력을 올해 선박확보에 쏟아붓는 양상이다.

 

중량물 운송 블루오션 부각
과거 포워딩에서 프로젝트화물 정도로 취급하던 중량물운송이 최근 국내 해운기업과 항만하역사들이 중량물운반선을 직접 도입해 운영함으로써 중량물운송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고부가가치사업인 이 시장은 유럽선사들의 전유물로 여겨져왔을만큼 노하우와 경험이 기반이 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려운 분야이다. 


현대상선과 해외선사의 국내 대리점에서 취급해온 중량물운송이 블루오션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배경은 항만하역사들이 자항선이라는 이름으로 중량물을 운송하며 큰 수익을 올린데 기인했다. 하역사들이 바지선으로 운반해오던 중량물의 운송이 중량물의 대형화로 큰 선박을 요구하면서 동력을 갖춘 중량물운송선박 개념으로 동방이 도입한 이래  대한통운과 KCTC,(주)한진 등 항만하역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항선은 현재 10여척에 이른다. 지난해부터 자항선 발주 붐을 일으키며 해운계의 블루오션으로 부각된 중량물운송시장은 일시에 너무 많은 신규주자들이 등장하면서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 올해들어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사 중에는 현대상선이 리크머스의 배를 빌려서 중량물운송을 해왔고, 최근 STX팬오션이 반잠수식 자항선을 보유하고 중국발 중량물을 운송하며 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팬오션은 중량물운반시장을 신성장동력사업으로 선정하고 장차 10여척의 중량물 운송선대를 구축한다는 목표아래 사업확대에 매진하고 있다.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의 건설붐을 타고 앞으로 프로젝트 중량물 운송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 예상돼 이 시장은 블루오션의 지위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많은 해운기업들이 미래사업으로 도전할 것이 예상되며, 경쟁 속에서 노하우와 경험이 축적되고 시장이 자리를 잡아갈 것으로 본다.

 

녹색해운과 선박운항 환경변화
멀게만 느껴졌던 녹색해운과 녹색선박은 해운업의 현실로 성큼 다가와 있다. 해운불황과 물동량 감소로 지난해 컨테이너선들이 줄줄이 계선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선사들은 계선을 해소하고 비용을 절감하며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도 적극 참여한다는 명분아래 선박의 감속운항(Slow Steaming)에 박차를 가했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있다. 이에따라 앞으로 장거리항로에서 감속운항은 해운계에 부는 녹색바람의 일환으로 지속될 것이 예상된다. 일본 해운업계는 이미 호황기던 2007년부터 에코세일링(eco-sailing)을 내걸며 에코쉽을 지향해왔고, 불황은 전세계 글로벌선사들을 에코세일링에 가담하게 만들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온실가스 감축 뿐만 아니라 유류오염방지 등 친환경 녹색해운을 위한 일련의 행보를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선박의 건조, 관리, 해체과정상 유해물질의 안전관리가 국제규범이 제정되고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다. 탱커의 이중선체화 역시 녹색해운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내년부터 우리나라항만에 단일선체 구조의 탱커가 입항할 수 없다. 유류오염사고 예방차원에서 추진된 탱커의 이중선체 강제화조치는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는 환경오염을 줄이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으로, 녹색해운이라는 명칭이 부각되기도 전에 실행에 들어간 국제적 노력의 산물이다.


발라스트수와 선저도료, 조명, 물류기기까지 친환경적인 접근이 시도되며 녹색바람을 타고 있다. 방오도료를 금지한 국제협약이 발효된지 벌써 2년여가 되었고, 도료사들은 연료절감형 도료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선박청정수관리협약에 따라 일명 발라스트수의 처리장치의 탑재가 의무화된다. 2004년에 제정된 동협약도 조만간 발효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조선 부문에서는 아예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무공해 선박의 개발이 한창이다. 자동차전용선의 경우 상단을 태양광 패널로 만들어 에너지를 활용하는 시험선이 나오고 풍력발전기를 장착한 선박등 유류연료를 보조에너지 정도로 전락시킬 차세대 친환경 선박의 시대를 열기 위한 해운기업과 조선사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국제선박은 이렇듯 IMO가 제정한 각종 규제와 각국의 규정들에 부합해야만 세계의 바다를 항해할 수 있을 날이 멀지 않다. 일련의 국제적 규제들이 모두 선박에 귀결되는데도 국내에서는 이를 종합적으로 접근하지 못해 세계적인 녹색해운 추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전문가의 말이 귀에 들어오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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