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영업이익 두 자리 수 증가 ‘선방했다’

올 초부터 국내 조선업체들의 조선과 비조선부문 수주가 늘어나며 지난해와 달리 상반기

에는 부끄럽지 않은 성적표를 내놓았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STX 등 조선 빅4는 상반기 영업이익이 두 자리 수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매출과 반기이익은 전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영업이익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익이 크게 개선되지 못한 것은 최근 대형 조선업체들이 저가 선박수주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상담만 있었고 수주실적이 없어 나빠졌던 상황과 달리 손실만 없다면 원가 이상으로만 계약하겠다는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특히 해양플랜트 위주의 고부가가치 선박중심에서 저부가가치 선박으로 이동하며 수주잔고를 보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예년과 달리 조선업체들은 기업공시 발표 외에 상반기 실적 관련 자료를 배포하지 않고 있으며, 상반기 선박 수주량과 함께 하반기 실적 기대치만 발표하고 있어 조선업계의 어려움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다만, STX는 올해부터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하여 STX유럽, STX대련 등 해외법인과 함께 결산을 하기 때문에 8월 말에나 상반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조선부문 수주가 크게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의 2분기 매출은 5조 3,352억원, 영업이익 7,707억원, 분기순이익 9,105억원을 달성했다. 2분기 이익규모는 사상 최대였던 1분기 영업이익 8,809억원, 순이익 9,262억원 보다 각각 12.5%, 1.7% 감소한 수치이나 역대 두 번째 규모로 알려졌다.


이는 2009년 2분기 영업이익 5,347억원, 순이익 3,930억원 보다 각각 44.1%, 131.7% 증가한 것으로 전년도 대비 이익규모는 뚜렷하게 개선됐다. 영업이익은 조선과 플랜트 부분의 수익성 감소로 전분기 대비 감소했으나 높은 선가의 선박매출이 반영되고, 건설경기 회복에 따른 건설장비의 중국지역 매출 증가로 전년 동기대비 큰 폭으로 개선됐다. 또 순이익은 영업이익 감소에 따라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지분법손익과 외환·외화환산 손익이 개선되며 전년 동기대비 대폭 증가했다.


올 상반기 FPSO, LPG 운반선, 초대형 유조선, 벌크선, 자동차 운반선 등을 수주한 현대중공업은 조선부문 25억 달러(44척), 해양 플랜트 부문 45억 달러(4건) 등 총 70억 달러를 수주해 연간목표액인 120억 달러의 58%를 달성했다. 이처럼 실적이 상당 폭 개선된 것은 고가의 선박 매출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1.7% 감소한 10조 6,416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64% 증가한 1조 6,567억원, 반기이익은 106%나 증가한 1조 8,367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우조선해양은 매출과 반기이익이 두 자리 수 감소세를 나타낸 반면, 영업이익은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조선해양은 올 상반기 벌크선과 해양플랜트 등에 대한 건조계약을 잇달아 성사시키며 전년 동기대비 10배 증가한 30억달러(24척)를 수주했다. 7월 들어서는 초대형 원유운반선 4척(4억 4,000만 달러)과 8,400teu급 컨테이너선 10척(10억 달러)을 잇따라 수주하며, 올해 목표치인 100억 달러를 돌파하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대우조선해양의 2분기 매출은 1분기 대비 4.7% 증가한 2조 8,355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도 18.9% 증가한 1,955억원, 당기순이익 31.2% 증가한 1,413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 매출은 5조 5,42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0.2%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3,598억원으로 10.5% 증가했다. 그러나 당기순이익은 외화환산손실과 지분법손실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대비 17.9% 감소한 2,489억원으로 기록됐다.

 

삼성중공업은 이미 상반기에 50억 달러를 수주하며 LNG선, LNG-FPSO, 유조선 등 조선부문 28억 달러, 해양부문 12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연간 목표 80억 달러의 63%를 달성했다. 특히 최근에 수주한 선박들의 선가가 올해 초 대비 10% 증가하며 작년에 비해 7배 이상 늘어난 실적을 발표했다. 7월 들어서는 대만의 에버그린으로부터 8,000teu급 컨테이너선 10척을 수주하고, 동남아지역 선사로부터 유조선 9척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의 올 상반기 매출은 5.9% 증가한 6조 3,652억원이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23.7% 증가한 4,755억원, 반기순이익은 68.9%나 증가한 4,305억원을 달성했다. 이처럼 삼성중공업의 상반기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은 드릴십과 해양에너지 시추설비 건조 등 고부가가치 선박의 비중이 크게 늘어난데 기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8월 현재 수주잔량이 845만 5,000CGT(196척)으로 대우조선해양(790만 2,000CGT, 176척)과 현대중공업(773만 6,000CGT, 205척)을 제치고 세계 1위를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미포조선은 비조선부문의 사업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조선부문에서만 놀라운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15.1% 감소한 1조 7,249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65%나 증가한 2,908억원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이익도 33.6%나 증가한 2,716억원을 달성했다. 현대미포조선은 주력 선종인 PC선(product tanker)의 건조량 비중이 2분기에 크게 높아지며 생산성이 극대화됐으며, 건조량도 1분기 이후 견고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한진중공업은 올 상반기 매출액이 26.5% 감소한 1조 3,295억원을 달성했으며, 영업이익도 52.3% 감소한 1,599억원, 당기순이익 78.3% 감소한 316억원을 기록했다. 한진중공업은 부산 영도조선의 수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다만, 수빅조선소의 수주량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저작권자 © 해양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