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리점 난립상 정부의 사후관리 필요하다”

 

규제완화에 따른 업체의 난립과 선주의 직접투자가 확대되면서 약화된 국제해운대리점협회의 기능 활성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올초 취임한 박태원 한국국제해운대리점협회 회장이 협회 활성화를 역점사업의 선두에 놓고 적극 추진해나가고 있다.  


어느 산업이든 협의체를 구심점으로 업종과 관련업체의 권익을 도모하게 마련인데, 최근 국제해운대리점업계의 구심점인 협회의 활동은 극히 위축되고 위상도 떨어졌다. 국내 항만의 중요한 고객인 외국선사들의 업무를 대리하는 대리점업계를 대변하는 협회가 과거에 비해 해운관련산업계에서 소외되는 현상이 드러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의 설립이래 항만위원으로 위촉되었던 국제해운대리점협회 회장이 올해 그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 일례이다. 이에따라 박태원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협회의 위상강화를 위해 대외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내부적으로는 사무국 기능강화를 독려하고 있다.


이러한 협회의 자구노력 외에 동 협회의 활성에는 정부의 도움도 필요하다. 대개의 경우처럼 협회가 일부 정부의 업무를 위임받아 수행하거나 협회를 통해 업계를 관리하게 되면 자연스레 협회는 이를 활성동력으로 삼아 업계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대리점협회는 규제완화 이후 정부업무의 창구역할을 잃은데다가 해외선사의 현지법인화가 확대되면서 협회의 구실이 점차 약화되어 왔다. 이에 협회는 신임회장을 주축으로 협회의 기능강화를 최우선 사업으로 정하고 이를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협회가 제 기능을 하는데 앞장 세워져 있는 박태원 회장은 현 연합해운의 대표이사로서 오랜기간 해운대리점업계에 종사해온 인물이다. 연세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지인의 권유로 연합해운에 입사해 35년을 해운인으로 살아왔다. 70년대 중반 UASC의 대리점업무를 맡아 한국에서는 황무지였던 중동서비스를 개척해 발전시켜온 장본인이기도 하다. 처음 그가 UASC의 업무를 맡았을 당시 동 선사의 한국물량은 한달에 컨테이너 4개정도에 불과했지만, 지금 연합해운이 처리하는 UASC의 한국물량은 월간 5,000개 컨테이너 분량이다. 이는 과거 한국시장을 압도했던 일본지역의 물량을 상회한 처리실적이어서 UASC의 한국시장에서 박 회장은 살아있는 역사와도 같다. 그는 UASC와 30여년을 동거동락하며 대리점업무 뿐만 아니라 UASC의 한국조선소에의 신조발주건과 한국선사와의 전략적 제휴 등에서도 교량역할을 해왔다.


“소외된 서비스였던 UASC 업무를 담당하면서 무엇이든 화주의 입장에 맞추어 생활했다” 그의 말이다. 철저히 고객입장에서 일했던 그는 화주와 선주 모두의 신뢰를 얻어 중동서비스를 회사의 중심업무로 만들고 본인도 핵심인물이 되었다가 2004년 연합해운을 인수하기에 이르렀으며, 향후 선주의 꿈을 이루고 싶어한다.


박태원 회장이 한국의 중동서비스를 개척했던 의지와 역량을 십분 발휘해 위축된 국제해운대리점협회의 활동과 위상을 회복해낼 수 있을지 궁금해 7월 12일 그를 만나 협회의 활성화 방안과 시장질서 확립안, 그의 해운인 삶 등에 대해 들었다.

 

 

▲늦었지만 회장 취임을 축하드린다. 취임 후 추진하고 있는 역점사업과 현안에 대해
먼저  바쁘신 가운데 이런 기회를 마련해 주심에 감사드린다. 취임 5개월 정도의 시간이 지난 것 같다. 역점사업 이라기보다 비중을 많이 둔 부분은 무엇보다도 ‘협회의 기능 활성화를 위한 방안’에 중점을 두고 있다. 협회의 위상제고를 위하여 사무국 직원들의 회원사 방문을 독려하여 회원사의 애로사항을 청취토록 함은 물론, 국토해양부와 해양산업총연합회 등 해운·항만 관련단체의 행사에 협회 회장과 직원이 함께 참여하여 관심과 유대를 돈독히 하고 있다. 또한 협회사무국이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먼저, 회원사의 단합을 위해 2007년 2월 이후 발간하지 못했던 회원 수첩을 재정비하여 회원사 및 해운·항만 관련 단체에 배포하고, 매월 회원사의 동정 및 협회사무국 업무추진 상황을 정리하여 ‘해운대리점 소식’을 전 회원사에 송부하여 사무국과 회원사간에 연결고리를 마련하게 되었다.


그밖에 해운선진제도의 정착을 위한 관련법령의 개선과 업계의 실태파악을 통한 시장질서 확립, 합리적인 항만운용제도 개선 등을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해운위원회와 항만위원회 등 각분과위원회별 업무내용과 추진방향에 대해
협회 내 위원회는 4개로 운영위원회, 해운 1·2위원회, 항만위원회가 있다. 그 중 운영위원회는 협회 운영의 내실화로 회원사 업무 활동 지원을 위해  활동하고 있으며, 위원은 6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운영위에서는 업계실태 파악과 관리방안, 협회 회원사가입 유도, 홈페이지의 효율적인 운영과 홍보, 회원사 대상 해운실무교육, 친목행사 실시 등의 업무를 논의 하고 있다.


해운 1위원회는 정기선사 위원 17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해운관련법령 및 제도 개선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특히 동 위원회에서는 장기체화화물의 공매절차 등 애로사항의 해소와 EDI방식의 업무추진을 적극 논의하고 있다. 부정기선사 모임인 해운 2위원회는 수수료 덤핑방지및 시장질서 유지를 위해 활동하며 회원사와 선주간의 분쟁조정과 비회원사의 불공정거래 예방및 대책 등 회원사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으며, 포트 태리프의 정비작업도 추진할 방침이다.


항만위원회는 각종 합리적인 항만운영 제도개선과 적정한 각종 항만요율과 시설사용요율 조정을 위해 활동하고 있으며, 위원은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항만위원회에서는 회원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항만및 물류시설 견학을 실시하고 있다.

 

▲최근 선용금의 선장지급과 관련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아는데, 내용은
지난해 하반기 부산 소재 (주)코르웰의 해상운항경비(선용금) 선장지급금에 대한 외국환거래가 문제가 되었다. 외국선주의 해운대리점을 맡고 있는 대리점은 각국의 항만에 기항하는 선박의 선장이 선용품이나 선원의 급여 등 해상운항경비가 필요한 경우 해당국가의 대리점에서 지급하고 있다. 대리점에 따라서는 선주에게서 필요경비를 선수령해 지급하는 곳이 있고, 대리점이 선지급하고 선주에게 후수령하는 회사도 있다. 이번에 관세청의 요청으로 기획재정부가 유권해석을 내려 ‘외국환 제 3자 거래’로 규정한 것이 여기에 해당된다. “선박대리점이 국외 선주에게서 해상운항경비 등을 수령해 선장에게 직접 지급하고자 하는 경우 제 3자 지급에 해당한다”며 이 경우 한국은행에 서류를 갖추어 사전신고토록 조치한 것.


대리점이 선장에 지급하는 해상운항경비의 선수령에 대한 사전신고에 필요한 서류가 14가지이며 이의 준비 때문에 대리점의 업무가 혼란한 것은 물론 입항선박에 선용금을 제때 전달하지 못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어 대리점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최근 대리점업계의 가장 큰 현안이다. 이는 관행적으로 추진되어온 일일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유례가 없는 일이어서 국내항만에 기항하는 선박의 수출입 화물의 적기 수송에 차질을 야기하고 있다. 또한 정부가 전에 없던 선장 선용금 지급방법을 문제시 함으로서 외국선박의 출항지연이 발생하고 외국선박의 한국 입항 기피가 초래되어 국내 항만의 경쟁력 약화와 항만산업의 위축이 우려된다. 이에 협회는 기획재정부 외환제도과에 이러한 사정 밝히고 이의 개선을 건의해놓고 있다. 


<박태원 회장 약력>△1946년 경남 거제 출생 △65년 부산고 졸업 △연세대학 경영과 졸업 △75년 연합해운 입사 △92년 연합해운, 천우통운 이사 △99년 연합해운, 천우통운 대표이사 △2008년 연합항운 대표이사 △현재 연합해운 대표이사, 한국국제해운대리점협회 회장
<박태원 회장 약력>△1946년 경남 거제 출생 △65년 부산고 졸업 △연세대학 경영과 졸업 △75년 연합해운 입사 △92년 연합해운, 천우통운 이사 △99년 연합해운, 천우통운 대표이사 △2008년 연합항운 대표이사 △현재 연합해운 대표이사, 한국국제해운대리점협회 회장
▲협회 가입대리점업체보다 미가입사가 더 많은 실정인데, 실태파악과 관련
협회 회원사보다 미가입사가 훨씬 많은 것이 사실이다. 2010년 7월 현재 협회의 회원사는 184개사이며, 이중 정기선사가 약 60여개정도이고 나머지는 부정기선사이다.


참고로, 올해 1월 국해부의 용역으로 KMI가 실시한 ‘해운부대사업 발전과 서비스 제고방안 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99년도 해운부대사업 등록요건 완화 이후 해운대리점업체수는 98년도에 178개에서 2008년도말 1,100개로 10년 만에 6배 이상 급증했다. 이름만 내걸고 업무는 하지 않는 업체들도 많다. 정부의 규제완화가 해운관련업의 경쟁을 촉진하고 물동량 증가와 같은 해운업 수요증가에 일익을 담당한 점도 있지만, 규제완화 이후 업계실태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시장질서 확립과 업계 기초자료 확보를 위한 통계관리 등 사후관리가 절실히 필요한때라 생각된다.

 

▲협회를 활성화하려면 회원사들의 협회 일에 대한 관심을 이끌 사무국의 기능강화가 필요한 한편, 많은 대리점사가 협회에 가입해야 한다. 취임시 사무국의 기능강화와 협회 활성화를 언급했는데, 구체적인 추진방안과 협회의 위상제고 방안에 대해
협회가 활성화 되려면 무엇보다도 많은 선사가 회원으로 가입해야 하고 기존 회원사는 협회가입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 협회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결과 협회사무국 재정이 튼튼해져서 해운전문 인력도 충원되어 사무국 활동이 활발해야 위상도 제고 될 것으로 본다. 구체적인 추진방안에 대해서는 협회사무국이 회원사의 얼굴인 점을 감안하여 협회가 물심양면으로 어려움 없이 잘 돌아가도록 회장단과 사무국 임직원들과 함께 남은 임기동안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풀어야할 과제이기도 하다.


협회의 위상이 과거와 달리 너무 위축되어 있다는 점에 동감하는 바이다. 1990년도 이전만 해도 협회 사무국 임직원이 8-9명이 근무하다가 현재는 4명이 근무하고 있다. 업무도 운임신고, 항로별, 선사별 통계관리 등 정부업무를 대행하였으나 1999년 2월 정부가 규제완화 차원에서 ‘해운관련업의 등록 및 사후관리 요령’을 폐지함으로써 업무가 축소되고 인력도 대폭 줄게 되었다. 이렇듯 위축된 협회 위상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은 우선 협회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찾아서 일하며’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사무국의 근무여건도 개선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1,000개사가 넘는 대리점의 활동으로 빚어진 수수료의 덤핑현상과 이에 대한 협회의 방지책과 시장질서유지방안의 방향은
대리점업계 시장질서 확립에 대하여는 국토해양부 장관 간담회 자료 제출 등을 통하여 ‘해운대리점업 사후관리 강화’를 건의한 바 있다. 아직도 일부 부정기선사에서는 대리점 수수료를 덤핑하여 시장질서를 어지럽히고 있어 업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의 시장질서를 확립하고 해운부대업의 건전한 육성과 발전을 위하여 정부차원의 사후관리 강화가 절실한 때인 것 같다.


예컨데, 지난해 말 KMI에서 용역한 ‘해운부대업 발전과 서비스 제고방안에 관한 연구’와 연계하여 ‘등록갱신제도 도입’과 ‘협회 활성화를 위한 단순업무 위임·위탁 등’을 긍정적으로 정책에 도입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지방대리접협회와의 관계정립의 방향은
지방대리점협회와의 관계는 해운법 제33조(사업의 등록)의 규정에 따라 국제해운대리점과 지방해운대리점의 등록기준이 구분되어 있지 않아 법상으로는 구분되지 않는다. 그러나 업무영역이 서로 달라 현행대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해운대리점업이라는 큰 틀 안에서 업무 고유의 영역을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외국선사 현지법인들의 적극적인 협회 참여가 협회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대한 견해와 회원사 친목도모와 단합 유도 내용과 계획은
외국선사의 현지법인들이 협회활동에 적극 참여해야 협회가 활성화 될 것이라는 생각에 동감한다. 현재 대부분의 외국선사 현지법인들이 협회 회원사로 가입되어 활동 중이다.

그러나 외국선사 대표(주재원)들은 협회와 별도의 친목단체를 통해 활동하고 있어서 ‘한지붕 두가족’의 체제를 이루고 있는 것 같다. 주재원들도 협회내에 별도기구를 두어 서로 협조하면서 친목활동을 통하여 함께 활동하는것이 협회발전에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회원사의 단합과 친목도모를 위해서 매월 셋째 수요일 개최하는 ‘청록회’ 골프모임을 매월 넷째 수요일로 변경하여 ‘수요친목회’ (해운인 골프모임)와 함께 개최하고, 청록회 회장을 협회 회장이 겸임하는 운영체제로 개편하여 친목 활성화의 발판을 마련하였다.

 

▲연합해운에 입사한 이래 오랜기간 외길을 걸어왔는데, 해운인 인생을 회고하면
모든 분야가 다 발전되었지만, 해운산업은 1970년대 초창기에 비해 다른 어떤 산업보다 더 많은 진보와 발전이 이루어졌다. 그 발전에 조금이라도 일조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지인의 권유로 해운을 전혀 모른 채 연합해운에 입사해서  35년간 해운업계에 몸담아 왔다.


연합해운에 입사 1년 뒤에 한달에 1회 정도 국내에 입항하는 UASC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당시 비인기 항로 서비스업체인 UASC를 사회 초년생인 내가 맡아 지금까지 이끌어왔다. 당시 처리물량은 한달에 100여톤 컨테이너 4박스 정도였다. 그러나 공부하고 종합상사 등 여러 무역회사를 대상으로 고객중심의 영업을 펼친 결과, 황무지나 다름없던 쿠웨이트 서비스를 안정화시킬 수 있었다.


초창기에는 비인기 항로에 물량도 적어 진급도 상대적으로 늦었다. 그러나 중동붐이후 점차 주력항로였던 미주의 물량이 줄고 중동물량이 증가하기 시작해 UASC의 서비스에 중동이 중심이 되었다. 연합해운에서 UASC의 중동부문의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회사에서 핵심역할을 맡게 되고 1999년에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이후에는 창업주는 관계회사를 통해 완전히 분리되고 연합해운을 인수했다. 2004년의 일이다. 현재 연합은 주 1-2항차 서비스를 제공하는 UASC의 물량을 월간 5,000teu(연 6만teu)를 처리하고 있다. 최근 3년전부터는 일본지역의 물량을 앞질렀다.


처음 해운영업을 할 당시 화주 위주로 모든 생활을 했다. 해운을 전혀 모르고 시작했지만  해운 인생 35년이 전혀 후회가 없다. 재미있었다. 초창기에는 남이 기피한 업무를 맡아 진급이 늦었지만, 열심히 개척해 회사의 중심업무로 만들었고 최고경영자(CEO)에 올랐고, 결국 연합해운을 인수하기에 이르렀다.

 

▲글로벌 해외선사들이 대부분 현지화를 실현했다. UASC와 연합해운의 오늘과 미래는
모든 기업의 최종목표는 이익이다. UASC는 아직 현지화보다는 현 대리점 체제가 더 이익이 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더구나 무에서 여기까지 발전시킨 저 개인의 공로도 조금은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계속해서 현 체제가 유지될 것 같고 또한 본인은 UASC 최대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많은 지역의 대리점이 현지화되었지만 극동지역에서 한국과 일본만은 대리점체제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이인애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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