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살찌우는 항만 비만정책 논란

인천신항 투자비회수 하역요금·물량이 관건
경인항 인천·김포터미널 맞춤형 임대정책 눈길

인천신항 조감도
인천신항 조감도

올 상반기 항만물류업계 최대 이슈로 부각된 인천신항 컨테이너부두와 경인항 인천·김포터미널이 운영사 선정에 나섰다. 경인항 개발로 규모가 축소 조정될 것이란 당초의 우려를 불식시키기라도 하듯 인천신항 운영사 선정공고가 2월 12일 발표됐다. 결국 인천신항은 A터미널과 B터미널에 대한통운과 선광컨소시엄이 각각 선정됐고, 경인항 인천·김포터미널은 4월 1일 운영사 선정공고에 이어 5월 10일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2008년 이후 컨테이너 물동량 감소와 함께 컨테이너부두의 과잉 개발 논란이 지속되고 있어 관련업계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항만공사는 지난 2월 12일 인천신항 A터미널(부두길이 800m, 면적 48만㎡)과 B터미널(부두길이 800m, 48만㎡)의 운영사 선정 공고를 발표하고, 당초 발표일정 보다 하루 앞당겨 4월 15일 A터미널 대한통운, B터미널 선광컨소시엄(선광, 영진공사, STX팬오션)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날 발표에서 인천항만공사는 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 확보를 위해 인천지역 전문가를 배제시킨 채 타 지역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단을 구성하여 심도있는 평가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특히 2개 회사가 격돌을 펼친 A터미널에는 대한통운이 차이나쉽핑과 컨소시엄구성을 실패하며, (주)한진과 KCTC, 한진해운 컨소시엄이 우세할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물동량 창출능력에서 우세한 점수를 받은 대한통운이 최종 선정되며 한진컨소시엄이 공정성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다.


한진 관계자는 “1974년부터 인천항에서 하역업을 시작하여 하역부문에서 공인된 능력을 인정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당하게 후순위로 밀리게 됐다”며 “화물창출능력도 제시된 물량 48만teu 보다 12만teu가 많은 60만teu 처리목표를 제시했고, 임대료도 90억원 이상을 제시했으며, 항만하역사인 KCTC와 글로벌 선사인 한진해운이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월등히 가산점이 많을 것으로 판단되나, 이에 위배되는 결과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천항만공사에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일부언론에서 제기하고 있는 관련회사의 공증부분은 의무사항이 아닌 우대사항이기 때문에 평가에서 논란의 여지가 전혀 없으며, 오히려 글로벌 선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가점 5점을 더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정부와 공공기관에서 추진한 입찰에서 평가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힌 사례가 없기 때문에 또다시 답변 없는 외침으로만 남을 것으로 우려된다.


한진컨소시엄이 이의를 제기하고 나서는 것은 인천신항 컨테이너부두를 확보하여 수도권 지역 거점을 마련하려는 목표에 대한 아쉬움도 있지만, 그동안 수천만원~수억원에 가까운 비용을 들여 준비해왔던 노력들이 한꺼번에 물거품 되며 입찰준비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인천신항 컨테이너부두의 하부는 인천항만공사가 맡고 상부시설과 장비투입은 운영사에서 맡게 된다. 특히 상부시설의 경우 운영사가 설계할 수 없기 때문에 건설사에 의뢰하게 되는데 이러한 비용이 수천만원에 이르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할 경우 사전조사비용과 자료비용을 포함하여 억대에 달하는 비용을 고스란히 운영사부담으로 떠안아야만 한다.


본지 3월호 민자부두 기획기사에서 취재한 바와 같이 건설사는 부두운영사 선정 입찰에서 낙찰을 받지 못할 경우 수천만원에 달하는 설계비용을 다음에 낙찰받는 부두의 설계비용으로 상계처리 하지만, 운영사는 고스란히 비용으로 처리해야만 하는 폐단이 있어왔다.
대한통운도 인천신항 A터미널의 운영사로 선정됐지만 물동량과 하역요율을 인상하지 않고서는 투자비를 회수하기 힘들기 때문에 단독운영사로선 이만저만한 고민이 아니다. 하부공사의 투자비회수기간이 50년으로 되어 있고, 상부공사와 장비부분에 약 2,000억원에 가까운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다시 말해 임대료 93억원과 2,000억원에 대한 원가+이자비용을 매년 지불해 나가야만 한다. 선석당 60만teu로 총 120만teu를 처리할 경우 약 15~17년까지 투자비를 회수한다는 목표이나 컨테이너물동량과 하역요율이 얼마만큼 따라주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통운 이상길 이사는 “이번 입찰에서 운영사를 배려하여 5% 상한선이 제시된 것만 해도 상당히 의미 있는 것이었다”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자동화된 터미널운영과 함께 선사서비스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경인항 운영사 ‘컨’선사 유치해야
2012년 한강(김포)과 서해바다를 연결하는 경인아라뱃길(주운수로 18km)이 활짝 열린다. 한국수자원공사는 4월 7일 과천 수도권사업본부에서 ‘경인항 1단계 컨부두 운영사 선정’ 설명회를 개최하고, 인천터미널(컨 2선석)과 김포터미널(컨 1선석)에 대한 사업자 선정 내용을 발표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대한통운과 한진해운, 동부익스프레스, 영진공사, 우련통운 등 관계자 약 20여명이 참석했다.

경인항 인천터미널과 김포터미널 조감도
경인항 인천터미널과 김포터미널 조감도

본지 2월호에서 자세하게 소개한 것처럼 경인항은 주운수로 18km(폭 300m, 수심 -8m)로 인천터미널과 김포터미널을 개발한다. 인천터미널에는 다목적부두 5선석과 여객선부두 2선석 그리고 이번에 입찰하는 컨테이너부두 2선석이 운영되고, 김포터미널은 다목적부두 3선석과 여객선부두 3선석, 그리고 컨테이너부두 1선석이 운영될 예정이다.


지난해 무역항으로 지정된 경인항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 동안 고정임대료(인천 30억 9,000만원, 김포 7억 3,900만원)를 부여하고, 정상영업기간인 2017~2041년까지 실적임대료를 부여한다. 평가항목에는 화물처리실적 30점, 선사지분출자비율 20점, 부두운영경험 10점, 참여단위수 10점, 기준임대료 제시액 15점, 실적임대료 제시액 5점, 그리고 다른 터미널 입찰과 달리 녹색물류·부두운영계획이 추가되어 육송에서 해송으로 전환계획을 평가하는데 10점을 부여한다.


특히 운영사로 선정될 경우 김포터미널은 개항과 동시에 R/S선박을 확보하여 투입(의무조건)해야 하며, 인천터미널은 자율적으로 컨테이너선박이나 R/S선박을 투입해야 한다. 한편, 수자원공사에서는 인천터미널에 C/C 2기와 김포터미널에 C/C 2기를 설치하여 임대할 계획으로 임대료는 부두임대료에 포함되어 있다.


설명회에 참가한 한 관계자는 “김포터미널의 경우 R/S선박을 확보하여 투입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인천터미널의 경우 바다와 인접해 있어 관심이 있다”며 “그러나 수심이 얕고 대형선박의 접안이 힘들어 화물창출면에서 다소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이고, 또 초기에 예상했던 컨테이너터미널 배후부지를 함께 임대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수자원공사는 설명회 이후 운영사 유치를 위해 관련업체에 대한 맞춤형 임대마케팅을 펼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피력했으며, 수도권 물류체계를 개선해 나가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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