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관 KMI 본부장 “지금은 BDI 경기 ‘후행지수’ 기능, 중국정부 출구전략에 흔들릴 필요 없다. 더블딥이 오더라도 시장중단 상황까지는 없을 것”

 

“올해 해운시황이 한단계 레벨업된 상황에서 시작됐고 그 기조가 4월초까지 유지되고 있어 시황이 안정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향후 금융시스템의 붕괴와 같은 돌발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시황은 벌크와 유조선, 컨테이너선 등 전반적으로 2009년보다는 개선된 시황을 유지할 것이다.”

 

BDI와 WS 전년동기비 2배 상승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의 임종관 물류항만연구본부장이 4월 1일 ‘콤파스클럽’ 조찬모임에서 강연한 ‘해운시황 변동요인’ 내용의 일부이다. 임 본부장은 올해 1/4분기의 해운시황의 특징에 대해 “컨테이너선은 2009년 4분기 이후 HRCI가 반등세로 전환했고, 건화물선과 유조선 분야도 BDI와 WS가 전년동기에 비해 2배 수준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하고, 특히 컨테이너용선지수인 HRCI의 동향에 주목했다.

 

2008년 9월 금융위기이후 건화물선과 유조선은 상승과 하락을 꾸준히 거듭하며 지금(BDI 3,000대 WS 91대)에 이르렀다. 이에반해 컨테이너용선지수는 금융위기이후 1년 반 가량의 긴 기간 하락과 저점을 지속해오다가 작년 3분기이후 서서히 반등하기 시작해 3월말 현재 35-55%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임 본부장은 HRCI 지수는 4,300teu급 이하 컨선의 용선료를 반영한 지수이며, 부정기부문에 후행하는 특성으로 볼 때 현 시황을 진단하는 바로미터로서 주목할만하다고 강조했다.

 

컨용선지수(HRCI) 1년반만에 회복 주목

컨테이너부문은 원양과 근해항로 모두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그는 밝혔다. 국내외 자료를 분석한 KMI 데이터에 따르면, 원양항로(수출항로 중심)의 올 1분기 운임지표는 2009년 4분기대비 15-20% 상승했다. 원양항로의 운임은 2009년 3분기부터 서서히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시황의 악화가 가장 심했던 유럽항로가 지난해 2분기를 기점으로 바닥을 찍고 반등을 시도하면서 3분기이후 가파르게 상승해 2009년 4분기이후 20%이상의 운임회복을 실현하고 있다. 북미항로도 지난해 3분기에 저점을 찍고 상승하기 시작해 올들어 16-18% 이상의 운임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임 본부장은 원양항로의 운임회복은 수요의 증가와 더불어 선사들의 강도 높은 자구노력의 결과라고 밝히고, 올해 원양항로의 시황은 안정 상승세 유지로, 2011년은 보합세로 전망했다. 근해항로의 경우 2009년 2분기부터 완만한 상승기조를 유지하며 점진적으로 개선되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건화물, 유조선, 컨선 전반 회복 안정

그는 건화물선 부문은 올해 1분기 시황이 작년동기에 비해 한단계 업그레이드 경향을 이어가고 있어 올해 연평균 BDI지수는 3,000-3,200P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수십년간의 BDI 지수변동을 그래프로 도출해 2003년이전 장기적으로 안정균형을 이루었던 시황과 2003년이후 불규칙한 시황을 비교하며, 향후 시황전망에 ▶거시적 ‘장기균형’ 시황과 ▶또다른 ‘불균형’의 시황을 예상하는 두 가지 전망 시나리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해온 BDI의 추이와 해운산업계의 대응력으로 볼 때, 돌발적인 요인에 의해 세계경기의 ‘더블딥(W)'이 찾아오더라도 2008년말처럼 시장이 정지되는 상황은 없을 듯하다고 전망했다.

 

유조선 부문은 2009년 4분기이후 세계적으로 석유소비가 급증해 2010년 1월 WS가 급격히 상승했다가 다시 하락해 점진적인 상승국면을 맞고 있다. 이에따라 실물경기의 호전이 지속될 경우 올해 연평균 WS는 83수준을 예상했다.

 

“중국 GDP성장률 금융위기전 수준 회복”

임종관 본부장은 향후 시황을 예측할만한 관찰 포인트로 중국관련 지표들과 물동량 지표, 선박공급 지표를 제시했다. 그는 “중국의 GDP성장률은 금융위기 이전의 수준을 거의 회복했고, 중국은 이미 경기과열 관리를 시작한 상태”라고 진단하고 “중국정부가 출구전략을 진행하더라도 흔들릴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과거 호황기에 BDI가 실물경기의 선행지수였지만 지금은 ‘후행지수’ 기능을 하고 있다며, 실물경기의 회복세를 설명했다.

 

그는 특히 중국의 수출입물동량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올해 1,2월 수출입교역액이 호황기였던 2008년 동기의 수출입액을 추월했음을 그래프화해 보여주었다. 컨테이너물량의 경우도 2010년 1,2월 물동량은 2009년 동기대비 각각 22%와 30.7% 증가했는데, 이는 2008년 동기 수준을 초과한 것이어서 주목할만하다.

 

중국의 철광석 수입추이를 살펴보면, 2009년 1월 3,265만톤이던 수입량이 2010년 1월에는 4,662만톤으로 증가했고, 2009년 2월 4,674만톤이던 수입량이 올해 2월에 4,938만톤으로 늘어났다. 중국의 철광석 수입량은 2009년에 이미 금융위기 이전수준을 넘어선 수입량을 기록했었다.

 

원유에 있어서도 중국의 수입물량은 지난해에 비해 올해 수입량이 크게 늘었다. 이는 중국의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증가로 원유의 수입량이 확대되고 수입선이 다변화되면서 장거리 수송량이 증가해 톤마일효과가 발생했기 때문. 여기에 전략 비축유와 정유시설의 확대로 인해 중국의 원유 수입량이 크게 증가했다. 원유의 증가도 작년 하반기부터 꾸준히 증가추이를 보였다.

 

컨분야 과잉공급 상쇄할 수요증가여부 관심사

컨테이너물동량은 낙관적인 견해로 보면 올해 물동량이 2008년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나 그렇지 못하더라도 10년전인 2000년 물동량의 2배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 예상된다. 컨테이너분야에 있어서는 특히 물동량의 증가보다도 과잉공급의 해소여부가 관건이다. 공급과잉 부분을 상쇄할만큼 물량수요의 증가가 뒷받침될 것이냐가 관심사인 것.

 

이와관련 임종관 본부장은 이제까지 물량증가 속도와 공급과잉율을 감안하면 “3-4년이후 공급과잉분의 해소가 가능하며, 금융시스템의 붕괴와 같은 치명적인 변수가 작용하지 않는한 물량증가의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고 개인적인 견해를 밝혔다. 특히 그는 “과거 선진국형의 장기안정(낮은 지수유지)형 패러다임보다는 그보다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개도국형 패러다임으로 전환할 시기”라고 조언했다. 그는 개도국의 외국인투자추이(FDI)를 통해 개도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벌써 과열양상을 띠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는 과거 기업차원의 투자에서 최근 4-5년간 정부차원의 자원외교와 자원 민족주의의 상황으로 전환되면서 생겨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개도국들의 경제성장률을 감안하면 세계 해상물동량의 증가는 생각보다도 그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이다.

 

클락슨(Clarkson)도 2011년에는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의 물동량(북미*유럽)을 회복하거나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특히 벌크 물동량의 전망과 관련, 클락슨은 지난해부터 매월 전망치를 수정하며 상향조정하고 있는데, 이는 그만큼 예측하지 못한 수요의 증가가 드러나고 있음을 말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클락슨 자료에 의하면, 올해 1월 사상 최대량(612만톤)의 신조선이 인도되었으며, 선박의 해체량은 2009년에 급증해 1998년-2003년의 해체량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이중 지난해 컨테이너선의 해체량은 34만teu였다.

 

체선현상과 초대형선의 항만*육운 적체 변수

항만체선의 추이도 해운시황 예측에 중요한 잣대로 떠올랐다. 올해 3월평균 항만체선 척수는 전세계적으로 150척 정도. 올해 중국항만의 체선은 상당히 해소될 것으로 되고 있다. 그동안 중국 항만들의 추가 선석확보가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임 본부장은 “문제는 선적항의 항만적체가 심하다는 것”이라며 특히 1만teu급 컨테이너선박의 적체를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대형 컨선을 수용할만한 항만시설이 전세계적으로 어느 정도 갖추어져 있는냐가 문제인데, 특히 선적항과 양하항간의 균형이 이루어져 있지 않은 상태여서 초대형 컨선의 운항에 따른 의외의 변수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대형 컨선은 선박 입출항과 하역(장비), 트럭킹과 철도 등 내륙운송의 적체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밖에 임종관 본부장은 ▷초대형선박의 항만 또는 육상운송 적체 ▷지정학적 리스크 ▷지진이나 쓰나미 ▷기후변화-이상고온, 이상저온, 폭우, 폭설, 태풍, 해일 ▷인프라 재구축-미국 ▷인도, 브라질, 동남아, 아프리카, 남미 등 경제개발 가속화 ▷기후변화 관련 국제협약 ▷FTA 확산 등이 향후 해운시황에 의외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음을 상기시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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