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만 100년 역사상 최초로 기록된 부산·울산항 예선파업이 1월 14일, 161일 만에 완전 종결됐다.
울산항 예선노조는 지난 1월 14일 오전부터 실시한 노조원 찬반투표에서 총 조합원의 압도적 다수찬성으로 민주노총을 탈퇴하고 기본 노사협약서 정식체결과 선박안전점검 등을 거쳐 1월 25일부터 업무에 복귀했다. 이날 투표에서는 민주노총 탈퇴와 연합노조결성 안에 대해 98명중에 91명이 투표하여 87명이 찬성(95.6%)했으며, 잠정 기본협약서안도 98명중에 81명이 투표하여 75명(92.6%)이 찬성했다.


지난해 6월 이후 부산항·울산항·마산항 예선근로자들은 민주노총 전국운수산업노조 전국항만예선지부 지회를 차례로 결성하고, 같은 해 8월 7일부터 부산항과 울산항 예선노조가 동시파업에 돌입했다.
이후 2009년 11월 17일 부산항 예선노조가 해체되고 업무에 복귀한데 이어 울산항 예선노조도 2010년 1월 14일 노조원 찬반투표를 거쳐 민주노총을 탈퇴하고 업무에 복귀하게 됐다.


국토해양부는 노조가 늦게나마 업무복귀를 결정한 것은 다른 항만의 예선선박 18척을 긴

급 투입하는 등 신속히 비상항만운영대책을 마련하고 시행하여 울산항 총 29척의 예선 중에 26척이 파업에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파업개시 때부터 파업으로 인한 항만운영 중단 등의 영향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정부가 ‘노사자율로 문제해결, 불법행위시 엄단’이라는 법과 원칙을 일관되게 견지한 점 등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국토해양부는 1월 8일 관련유공자를 치하해야 한다는 판단으로 타 항만에서 지원나간 예선선박 선장과 해양환경관리공단, 해양경찰청, 지방해양항만청, PA 관계자 등 유공자 19명에 대한 국토해양부장관 표창을 수여했다.
이 자리에서 최장현 차관은 “예선노조원들이 항만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일부 이익을 위해 상상하기 어려운 상황을 벌였다”며 “궂은 날씨에도 항만마비 사태를 막기 위해 관련 업체와 지방청, 해경, 공사, 환경공단이 적극 나서며 극한상황에 이르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또 최 차관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항만파업이 일어나지 않도록 항구적 대책을 마련하고, 항만종사자의 복지에 관심을 갖겠다”며 “앞으로 어떠한 경우에도 항만이 멈추는 사태가 발생해서는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이번 파업이 비록 장기화되었지만,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을 담보로 한 파업은 어떠한 경우라도 성공할 수 없다는 교훈을 남겼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수출입 교두보인 항만에서의 물류위기는 국가경제 차원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항만물류 위기대비 대책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노사 기본협약서 최종 조인
울산항 예인선 노사는 1월 19일 기본협약서에 최종 서명했다. 노사는 이날 한국예선업협동조합 울산지부 사무실에서 조인식을 갖고, 지난 14일 △민노총 탈퇴로 노조전임자 인정 △노조사무실 설치 △성과금 250만원 지급 △노조 파업시 울산항 이미지 제고를 위해 예선 60%를 가동하는 ‘총파업 보장제도’ 도입을 합의했다.
또한 양측에서 앞으로 2010년 임금과 단체협상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기로 함에 따라 선진종합과 조광선박, 해강선박 등 예인선 3사에서는 회사 설립이후 처음으로 노조와 임단협을 체결할 예정이다.

 

정책적 대비가 항만마비 막아
이번 파업사태는 처음부터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었다. 지난해 6월에 노조를 설립할 때만 해도 노조는 전임자 인정과 사무실 마련 등 기본사항만 사측에 요구했다. 그러나 민주노총이 직간접적으로 개입하며 사태가 커지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사업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직력이 약한 전국 6대 항만을 조직해 나가고 있는 민노총이 이번에는 예선파업에 개입했다”며 “지난 2007년에도 광양항에서 파업을 이끌며 항만노조 조직을 강화한 결과, 부두가 폐쇄되어 결국 반납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8월 울산항에서는 예인선 업체 4개사 138명 중에 3개사 118명, 그리고 부산항에서 7개사 172명 중에 6개사 67명이 운항을 전면 중단하며 기습파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국토해양부와 지방해양항만청이 전국항만의 여유예선을 총동원해 항만을 조기 정상화하며 항만마비 사태는 하루를 넘기지도 못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 11월 부산항 예선 노조가 파업을 전격 철회하고 울산 조합원 21명도 노조를 탈퇴하게 됐다. 울산항 예선노조도 지난해 12월 30일 민노총 탈퇴를 위한 찬반투표를 실시한 바 있으나 한 차례 부결됐으며, 1월 14일 찬반투표 결과 민노총 탈퇴를 결정하고 업무에 복귀하게 됐다. 이번 161일간의 파업으로 예선업체

들은 약 13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으며, 조합원들도 파업기간동안 생활고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해양부는 이번 파업을 마치며 타 항만에서 지원 나갔던 예선선박들이 1월 25일 모두 복귀하는데 따른 모든 비용을 지원했다.

 

■161일간 부산·울산항 예선파업 일지
‘09.06.08 : 부산항 예선노조지회 결성
‘09.06.28 : 울산항 예선노조지회 결성
‘09.07.17 : 부산·울산항 예선노조,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 신청
‘09.07.28 : 부산·울산항 예선노조원, 파업 찬반투표 결과 조합원 94% 찬성
‘09.08.06 : 부산지노위 최종 조정회의 결과, “조정중지” 결정
‘09.08.07 : 울산항(4社 138명 중 3社 118명), 부산항(7社 172명 중 6社 67명) 파업 돌입
‘09.11.11 : 부산항 예선노조, 파업철회 및 업무복귀
‘09.12.30 : 울산항 예선노조, 민노총 탈퇴 찬반투표 결과, 부결
‘10.01.14 : 울산항 예선노조 찬반투표 결과 민노총 탈퇴, 업무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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