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공급 조절이 관건” 이구동성

지난해 해운시황에 수요측면의 위험요소가 작용했다면 2010년은 공급측면의 위험요소가 시황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세계경기의 호전에 힘입어 해상물동량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선복의 공급과잉 상태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어렵다는 예측이다.

 

 해운전문가들은 선복공급에 조절기능을 할 신조선 인도지연 및 취소, 항만체선, 선박해체, 계선과 더불어 시황개선을 위한 선주들의 운항선박량 조절과 운임회복 등의 노력이 시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하고 이러한 시황변동 요인을 예의주시하며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례없는 대규모 손실을 입은 해운기업들이 열악한 시장환경에 적응하면서 지나친 경쟁을 자제하고 시황개선을 위해 펼치는 ‘생존형 자구노력’들이 선박공급의 조절에 어느정도로 작용할 지가 관심사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가 12월 7일 오후 2시 한국거래소에서 ‘2010 세계해운전망’ 국제포럼을 개최했다. 최장현 국토해양부 2차관을 비롯해 이진방 선주협회 회장, 이재균 해외건설협회 회장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세미나에서 장지에슈 상해 해사대학 교수와 요츠 마사토 NYK 조사그룹 부장, 김우호 KMI 해운시황분석센터장이 각각 <세계및 중국조선산업의 회고와 전망> <2010년 세계해운시황 변동요인과 전망> <2010년 부문별 세계해운시황전망>을 발표했고, 관련업계와 정부 관계자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세미나는 4시간여 장시간 지속되었지만 참가자들은 시종 자리를 지키며 진지하게 참여했다. 불황 속에서 최근 지속된 몇 달간의 시황 호전상황이 오히려 미래의 불확실성으로 비춰지면서 많은 이들이 전문가의 2010년 전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KMI 국제포럼은 한중일 해운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해운시장을 다양한 시각으로 진단하고 전망하는 자리였다. 이에따라 이날 발표된 자료와 예측견해들로 ‘2010년 해운시황 전망’을 갈음한다.


포럼에서 강종희 KMI 원장은 “다소 희망적인 전망을 가지고 이 자리가 마련됐다. 유럽과 미국이 좋아지고 중국의 철광석과 석탄 수입이 늘어나면서 벌크시황이 호전되었다. 유례없는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향후에도 호전이 기대된다”면서 “해운이 총체적인 불황은 지났지만 호황과 불황이 교체하는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임을 강조했다. 


축사에 나선 최장현 차관은 세계경기침체로 어려웠던 해운시황을 회고하고 한중일 3국의 해운전문가들이 한자리 모여 2010년의 해운을 전망하는 포럼을 축하했다. 최 차관은 머스크의 15억 4,000만불 APL 5억 3,000만불 등 글로벌 선사들의 대규모 손실을 언급하며 국내에서도 5대선사의 영업손실이 위기상황을 맞아 정부가 대처한 정책들을 소개하며 11월 보완정책을 통해 위기대처를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차관은 “불황의 끝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다행히 불황이 바닥을 쳤다고 보인다”면서 “긍정적시각이 일고 있지만 아직 본격회복을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세계경기의 도처에 깔려있는 불확실성에 대해 주목했다. 세계 선복의 11%에 달하는 컨선의 계선상황 등 객관적인 시장전망과 더불어 2010년 시장의 위험요소을 심층적으로 분석함으로써 2010년의 위험에 대처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불황의 장기화를 가정한 대처법과 선사의 대응방향, 상황타개 방책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져 업계 도움이 되는 국제세미나로 자리잡을 것을 주문했다. 최 차관은 KMI의 시황전망 국제포럼이 일회성에 그치지 말고 지속적으로 국제적 논의의 장으로 성장하라는 말로 축사를 마쳤다.


이진방 회장은 각국의 공조체제에 힘입어 경기가 회복되고 해운시황도 BDI 3-4,000P선에서 등락할 정도로 회복했으며, 정기선의 경우 미주와 구주항로의 운임회복이 시도되는 등 호전세를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회장은 극과 극을 오가는 사상 초유의 해운불황이 금융위기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금융의 도움없이는 회복이 어려운 점을 강조하며 여전히 어려운 금융문제를 지적했다. 또한 이 회장은 금융지원은 작금의 위기극복의 근원될 것임을 강조했다.

장지에슈 교수 “선박과잉이 해운시장의 최대 걸림돌” 
 제일 먼저 발표에 나선 장지에슈 상해해사대학 교수는 세계 및 중국조선시장을 회고하고 전망했다.(본지 조선전망에 정리) 그녀는 중국 조선산업의 발전상과 중국조선의 경쟁력과 취약점을 소개한 뒤, 중국 정부가 조선산업을 지원하는 정책의 내용을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중국정부는 선박기자재 부문의 발전을 촉진하고 해양엔지니어링 장비개발과 조선소의 지속적인 확충, 기술혁신의 강화를 통한 고부가가치선박의 건조 등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장지에슈 교수는 해운경기 불황으로 조선 수요가 급감함으로써 조선산업계의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음에 주목하면서 해운기업들의 자금난은 선박수출시장에 악영향을 미쳐 조선업체 또한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2010년 세계조선산업은 ‘조정기’를 맞을 것으로 예측하면서 “조선업계는 발주취소와 계약의 재협상이 더욱 증가할 것이고 누적 수주잔량으로 신규 수주잔량과 선박가의 회복폭은 제한적일 것이며, 건조능력의 과잉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선박의 해체량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조선업계 앞에 놓인 당면과제는 “지속적인 비용절감과 선박용 엔진의 에너지 효율성 개선, 선박프로펠러 기술의 고도화, 선박설계및 건조수준 제고, 건조원가 절감 등”이라고 발표했다.


해운시황 전망에 대해, 장지에슈 교수는 “선박과잉이 해운시장의 최대걸림돌”이라고 지적하고 “세계 해상물동량은 다소 증가할 것이지만 심각한 선박과잉 상황으로 인해 국제 해운시장의 회복에는 일정한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요츠 마사토 NYK 조사그룹 부장 “2010년 전망은 앞길이 불투명한 항해”
요츠 마사토 부장은 세계경제의 격변상황을 설명하면서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이후 전세계 전산업에 파급된 역자산효과가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자산가치의 하락이 금융과 경기에 악영향을 미쳤고 이는 자산가치의 하락으로 이어졌던 경험으로 볼 때, 당분간 ‘역자산 효과’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30년전의 탱커 수요침체의 경험을 예로 들어 현재의 시황을 바라봤다. 1980년 유조선 시장은 전선복의 16%가 계선될 정도로 심각했는데, 석탄과 액화가스 등 에너지 수송의 정책전환으로 새로운 시대에 맞는 선박들이 건조된 환경변화가 유조선의 수요를 줄어들게 했다. 요츠 마사토 부장은 세계해운 선복량과 신조선 준공량 싸이클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세계 1,2차대전과 석유파동, 금융위기로 이어진다. 지금은 또다른 전환기를 맞는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BDI를 움직이는 변동요인으로 ▶물동량의 급증과 감소 ▶케이프 스팟 성약의 급격한 증감 ▶FFA 성약의 급증 ▶신용불안과 신용회복 등을 들어 설명했다. 그는 “2010년 해운시황을 간단히 전망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이는 “선복수급이라는 펀더멘탈에 더한 변동요인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부연했다. 그는 “세계경제 성장과 경기 싸이클, 자금의 행방, 자가수송과 장기계약, COA계약, 스팟계약 비율, FFA의 paper거래, 용선체인, 기(氣),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국의 경제성장 방향, 원유가를 중심으로 한 상품시장의 방향, 운항효율과 항해속도, 체선, 하역, 발라스트, 지정학적 리스크-전쟁, 핵개발, 해적, 테러활동” 등 다양하고 복잡한 요인들이 해운시황에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2010년 전망은 앞길이 불투명한 항해”라고 표현했다.


김우호 KMI 해운시황센터장 “총론적 호황과 불황은 끝났으며 각론적인 시황이 전개”
김우호 센터장은 해운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인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선박공급이라는 답변이 76%였다면서 선박공급이 2010년 해운시황을 좌우할 요인임을 시사했다. 아울러 저운임과 저용선료가 지속될 경우 해운기업들의 미래를 묻는 설문에는 47%가 파산으로 답했고, 계선증가(34%)와 신조선 계약취소(31%)의 답변도 다수로 나타났다. 해운위기의 지속기간에 대해서는 절반(58%)이상이 향후 1-2년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음이 드러났다.


KMI가 시황패널을 통해 조사한 결과 2001년 해운시황은 2009년보다 개선될 것이라는 의견이 일반적이었다고 김우호 팀장은 밝혔다. 컨테이너부문은 북미항로와 유럽항로, 근해항로 공히 2009년보다 시장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벌크시황은 2009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나아질 것으로, 유조선 분야는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해운시황의 저점예상 시점에 대한 설문에서는 컨테이너선부문은 절반이상(59%)이 통과중이라고 답변했고 향후 1년이후로 예측한 답변도 26%나 됐다. 건화물선 부문은 앞으로 6-12개월이후 저점을 통과할 것이라는 의견이 44%로 가장 많았고 37%가 통과하는 중이라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조선 부문은 37%가 저점통과중으로 33%가 6-12개월로 답변했다. 이 설문조사 결과를 종합해 볼 때, 컨테이너부문과 유조선은 저점통과를 통해 개선될 것이라는 의견이 더 많은 반면 지난해 하반기 호전세를 보인 벌크선 부문은 오히려 저점통과에 6-12개월의 기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의견의 비중이 더 높게 드러났다. 이는 벌크선의 시황예측에 변동요인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급과잉 우려속의 엇갈린 전망
KMI는 이날 기타 연구기관과 기업들이 발표한 전망의 골자를 소개하며 객관적인 시황전망을 내놓기 위해 신중함을 보였다.


Howe Robinson은 “단기시황 변동성과 과잉공급으로 인해 2003년 수준의 운임”을, SSY는 “케이프선형 위주의 공급과잉 우려”와 “미래시황 부정적”이라는 전망을 내놓았고, Teekay Corporation은 “선박해체 가속화와 톤마일 증대효과”를 DVB는 “선박해체및 저장시설 수요 확대로 시황회복”, Braemar Shipping Service “공급과잉으로 2년간 운임약세”, Morgan Stanley "2009년 4분기 저점통과 2010년 안정화 2011년 긍정적 시황”으로 각각 전망하고 있다. 이를 종합분석하면 공급과잉의 우려속에 시황의 전망은 엇갈리는 양상이다. 이상의 전망에 참고해야 할 환경은 중국의 원자재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과 V자형의 세계경기 회복, 신조선의 인도지연및 발주 취소와 선박해체의 증가 등이 지적되었다.


2010년 해운시장에 영향을 미칠 주요인에 대한 설문에는 선박량의 공급(76%)이 지배적이었고 세계경제(42%)와 유동성 공급(31%)이 지적되었다. 만약 저운임과 저용선료가 지속될 경우 예상되는 결과는 파산(47%) 답변이 다수였으며 계선증가(34%)와 신조계약 취소(31%), 폐선(26) 순으로 답변했다. 해운위기의 지속시점에 대해서는 절반이상(58%)이 1-2년내로 대답했고 2-3년은 더 지속된다는 의견도 23%에 달했다. 반면 1년 이내 답변자는 15%에 불과했다. 해운시황이 점차 개선되더라도 해운의 위기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는 분석이다.


컨테이너부문 공급급증으로 수급지표 2011년 개선
국내외 전문가 조사로, KMI가 내놓은 세계 해운시황 전망에 의하면, 금융위기 이후 건화물선과 유조선의 시황지표는 조정을 반복하면서 점차 회복 추세를 시현하고 있다. 그러나 선박공급의 증가로 인해 해운시황의 전반적인 수급지표는 2011년 이후에나 개선될 전망이다.


컨테이너부문은 2010년 컨물동량이 3.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역내항로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세가 전망된다. 그러나 향후 시장상황에 신조선인도 지연과 실제 운항선박량, 감속운항, 항만시설 문제 등이 변동요인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계선량의 증가로 실제 운항선박량은 상당부분 감소될 것으로 보이며, 비운항 선주의 선박소유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대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이날 컨테이너부문의 전망내용에서 주목할 대목은 선사들의 ‘실제 운항선박량 조절전략’이 시황개선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발표내용이다. 용선선박의 반선이 지속되면 계선선박 가운데 비운항선주의 선박량이 증가하는데 이것이 시황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 2010년 컨테이너 운임회복 전망은 운항선주들의 지속적인 공급조절 노력을 필요로 한다. 세계경제 성장과 무역량의 회복기조 속에서 운임회복 추진과 함께 계선과 항만체선, 신조계약 취소및 지연 등의 공급부문 조절이 부족할 경우 시황회복은 장기화될 우려가 있다는 시각이다.


건화물선 시황은 2009년 월평균 BDI지수가 2001-2008년간의 장기 평균선 돌파를 시도중이며, 수급지표는 2012년이후에나 개선될 전망이 나왔다. 2010년 선박량은 5억 880만톤으로 전년대비 16.1% 증가하고 예년의 3배 수준인 7,660만톤의 신조선이 투입될 전망이다. 또한 2010년이후 발주잔량이 1억 8,870만톤에 달해, 발주잔량은 선박의 인도시기 조정이 공급압력 완화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것.


중국의 철광석 수입량 증가와 기타국가의 수요회복이 시황개선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중국외 국가들의 수입물동량 증가는 선적항의 체선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데, 항만체선은 오히려 운항선박의 수요를 늘리는 효과를 내게 된다. 따라서 2010년 항만체선의 강도와 지속기간이 공급부담의 완화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KMI는 2010년의 연평균 BDI 수준은 시황개선 요인들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경우 2,700-3,000P를 예상했다. 개선요인으로는 선사의 유동성부족과 파산 등의 요인으로 신조선 인도지연, 중국과 전통적 자원소비국의 수요회복및 증대, 중국의 양하항과 브라질, 호주의 선적항만 체선악화, 지속적인 선박해체가 해당된다.


유조선 시황은 금융위기 이후 2009년 11월까지 약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운임이 하락해 관련선사들은 적자운항을 지속하고 있다. 유조선 시장의 기초 수급여건은 2년 이후에 개선될 전망이 나왔다. 이는 세계 원유생산량의 점진적인 증가와 중국 원유 수입량의 증가가 톤마일 효과를 증대시키지만 신조선의 인도지연과 취소없이 대부분 예정대로 시장에 투입되면 2013년 VLCC는 180척 이상이 인도,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선주들의 심리적인 저항과 운항 선박량 조절노력으로 시장안정화와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다. 대형유조선의 저장시설 확대경향을 타고 VLCC 37척과 수에즈막스 17척, 석유제품선 95척 등이 원유와 석유제품저장 시설로 이용되고 있다. 또한 2009년 8척의 VLCC가 해체되었고 2010년에도 40척의 해체가 예상되는 등 노후선의 해체가 가속화하고 있다. 단일선체 유조선의 퇴출과 의도적인 계선, 전략적 공동운항, 신조선 인도지연 등의 시황개선을 위한 선주들의 노력이 확대된다면 시장의 안정화가 가능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진단도 내놓았다.


결론적으로 2010년 세계해운 시황은 ‘선박공급 조절이 관건’으로 전망된다. 이와관련 KMI 김우호 센터장은 “총론적 호황과 불황은 끝났으며 각론적인 시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표현하고 시황변동성에 대비할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발주선박의 녹색선박으로 전환도 제안했다.
선진국의 출구전략과 두바이 채무지불 유예 등 수요위기의 가능성에 유의해야 하고, 원자재의 가격변동과 항만체선, 지정학적 리스크(지역분쟁) 의 변동성에 대해 항시 유의하며 이를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발주 건조중 선박을 ‘녹색선박’으로 전환할 경우 기대되는 공급여건 개선과 조선부문의 발전기회 모색의 효과는 주목할만하다. 이는 정부의 녹색성장정책에 탄력을 가하고 해운업계에는 시황개선의 효과를 조선업계에는 녹색선박기술 주도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


이어서 진행된 종합토론은 정봉민 KMI 해양물류항만 연구단장이 좌장을 맡고 박경철 국토부 해운정책과장과 양홍근 한국선주협회 이사, 유병세 한국조선협회 상무, 손영호 한진해운 상무, 정갑선 STX팬오션 전무, 정연심 장금상선 상무 등이 패널로 참여했다. 토론 참여자들 개개의 의견도 시황을 진단하고 예측하는데 도움이 될 내용들이어서 전문가들의 의견과 함께 정리했다.

 

운임회복 노력 수급논리 아닌 생존문제
박경철 해운정책과장: 시장 참여자들의 사업계획 수립에 시황전망은 좋은 기회이며 정부도 정책 대응방안의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다. 수급측면에서의 위험요소와 정책의 대응수단을 말하려 한다. 2010년은 수요측면의  위험요소는 완화되는 가운데 공급측면 위험요인들이 부각되고 있다. 2010년은 공급의 완화요소들이 실제 성사되는지에 관심이 간다. 
양홍근 선주협회 이사: 최근 외신들이 향후 해운시황은 한국과 중국에 달려있다면서 한중의 조선실적과 중국의 원자재 수요에 주목하고 있다. 올 하반기 벌크시황이 호전된 요인은 중국 철광석 수입량이 1억 8,000만톤에 달했기 때문. 이는 신조발주 130여척 케이프 신조발주량에 맞먹는 것이어서 올해 신조발주량은 시장에서 소진되었다고 본다. 또한 시황에 미치는 영향 요인은 팩트가 70%정도 되고 나머지는 심리요인이 작용하는 것 같다. 해운시장에서 투자가 살아있어 선물의 장외 40% 정도가 거의 제도권으로 유입된 상황이다. 당분간 3-4000P BDI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컨테이너항로도 미주항로가 월평균 110-120만TEU였는데 올 2월 70만TEU까지 내려갔다가 최근 95%선까지 회복한 것으로 안다. 동남아항로는 여름철 블랙이븐 포인트을 기록할 정도로 회복된 바 있고, 근해의 여러선사들이 이익내는 상황이다. 시황예측에 팩트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적인 흐름도 중요하다.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경우 시황회복도 지속될 것으로 본다. 자금압박을 받던 선사들이 내년 상반기 흑자전환을 예상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트렌드를 읽고 있음이다. 시황전망에 심리적인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병세 조선협회 상무: 수치상 전망은 별의미가 없다. 해운은 그래도 희망이 보인다고 하는데 조선산업은 후행산업이기에 ‘빛이 보이지 않는다’. 일감지키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2010년에도 일감(수주잔략)지키기에 치중하면서 신기술 개발에 주력할 것같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녹색선박등)하는데 필요한 정부지원은 고맙다. 그러나 정부지원 정책으로 인해 겪은 뼈아픈 역사가 있다. 그래서 필요하지만 흔쾌히 수용하기가 힘들어 신중을 기하고 있다. 현재 조선 1위는 어려울때 치열한 경쟁을 통해 이루어낸 것이다. 위기에 사업다각화를 통해 기존의 경쟁력을 유지하려 한다.


손영호 한진해운 상무: 올해 원양 컨정기선은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최근 수년간 호황기 대량의 선박발주에 따른 신조선이 시장에 유입되는 반면 금융위기와 수요위축으로 물량이 감소하는 이중타를 입었다. 동서항로 (북미 구주, 대서양)는 약 20%의 물량이 감소했고 신조선 시장유입은 매년 12-13%로 예정돼 있다. 공급량이 다소 조정되었으나 여전히 수요공급 불균형은 심하다. 3분기까지 글로벌 기업들의 손실이 막대했다. 올해 200불이상의 손실이 예측된다는 보고서도 있다. 4분기에 다소 물량이 회복되면서 구주항로 운임수준이 반등해 2008년 동기 하락한 수준까지 도달했다. 다소 긍정적인 상황이다. 


2010년 시장예측은 긍정적이다. 중국 광주지역의 주문량이 10%대로 증가했다고 한다. 선복공급은 7-8%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서항로 물량은 3% 이상 증가가 예상되는데 부정적 요소도 존재한다. 이제 운임회복을 위한 노력은 수급의 논리가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되었다. 계선선박이 전세계 선대의 10-11%에 달하니 이들 선박의 계선을 풀기 위해 틈새시장의 운항에도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정갑선 팬오션 전무: 오늘 현재 시황은 긍정적 요인이 있다. 2010년은 BDI은 대략 3,000P선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시황전망에 고려해야할 요인에 중국 위안화의 절상과 죽어있는 유럽경제, 항만체선, 용선체인을 넣어야 한다. 위안화는 2009년과 마찬가지로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의 수입을 견인하는 효과를 가져오면서 해상물동량의 증가를 이끌 수 있다. 아시아경제는 살아있으나 유럽경제는 그렇지 않다. 이로인해 관련항로의 물동량 흐름이 경색되어 있다. 유럽경제가 회복되지 않으면 여전히 대서양항로의 선대흐름은 원활하지 않을 것이다. 항만의 체선현상은 2010년에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투자를 유인하는 용선체인이 2-3단계로 끝나며 정리되어 있다가 다시 시작되는 조짐이 일부 보인다. 용선체인은 마켓을 유인하는데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시황이 일반적으로 긍정적이지만 등락의 진폭이 많은 시장이 전개될 것으로 본다. 그러나 등락은 단기적으로 실현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긍정보다 부정론 시각을 가지고 시황을 엔조이하는 것이 좋겠다. 분명히 긍정적인 신호가 있지만 신중히 대처하는 것이 좋겠다.
정연심 장금상선 상무: 한중항로 서비스 선박은 풀컨선 66척, 카페리 15척 등 총 81척이다. 이중 33척이 한국적선박이고 나머지는 중국적선박이다. 올해 9월까지 중국행 수출물량은 1.6% 증가했지만 한국행 수입물량은 9월까지 31%까지 감소했다. 연말까지는 15-20% 감소율이 예측된다. 2분기부터 운임하락이 둔화되면서 점차 나아졌다. 공동운항 등 선복감축의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수입물량의 경우 최대 40%까지 급감하면서 제로운임의 충격이 발생한 바 있다. 이에 중국교통부가 6월 10일 운임공표제를 시행하며 운임신고 준수를 유도했다. 그럼에도 운임회복은 힘든 상황이지만 2009년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 한중간 선복증강이 없는 상황에서 선복 불균형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 수출물량에서 2-5% 추가증가가 기대된다. 수출이 지지선이다. 수입은 2008년 수준을 전망하고 있다. 선사들의 운항비 보전 노력이 지속되면서 2010년은 2008년 수준까지는 운임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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