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목적의 최고급 ‘아파트형 크루즈선’시장 개척

 

삼성중공업이 거주목적의 최고급 '아파트형 크루즈선' 시장에 진출한다.

 

삼성중공업이 11월 30일 미국의 크루즈선사인 유토피아社가 실시한 11억불 규모 크루즈선(10만톤급)건조입찰에서 계약대상자로 단독 선정됐다. 이로써 삼성중공업은 유럽 조선업체들의 독무대이자 마지막 자존심이었던 크루즈선 시장을 한국업체 최초로 공략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삼성중공업이 건조하게 되는 크루즈선은 조선과 건축기술이 복합된 최고급 ‘아파트형 크루즈선’이라는 신개념 선박이다. 기존 크루즈선은 통상 10일 내외일정의 단기여행객을 대상으로 운항하는데, ‘아파트형 크루즈선’은 장기 휴양 목적의 해상별장으로서 개인에게 객실을 분양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는 일반관광객들이 아닌 소수의 부호들을 대상으로 하는 크루즈선으로 통상 월드컵, 올림픽, 칸영화제 등 세계적인 빅이벤트가 열리는 국가에 수개월씩 정박하며, 여유롭게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선박이다.

 

보통 크루즈선의 객실면적은 23㎡(7평) 규모이지만 최고급「아파트형 크루즈선」은 ▲호텔형 객실 204실 외에도 ▲최소 132㎡(40평)에서 최대 594㎡(180평)까지의 아파트 200실로 구성되며 ▲각 아파트마다 2~3개의 침실과 주방, 거실, 초고속인터넷, 바 등 육상의 호화주택과 똑같은 시설이 설치된다.

 

또한 동급의 크루즈선이 보통 3000여명의 승객을 탑승시키는데 비해 이번 크루즈선의 거주인력은 900명으로 한정함으로써, 보다 쾌적한 휴양이 가능하며, 고객들이 각자의 취향에 맞춰 객실 리모델링을 할 수도 있다.

 

한편 이번 프로젝트는 기본설계를 통한 세부사양 확정이후 ▲내년 상반기 중 본계약 체결 ▲'13년 선주사 인도 등의 절차로 진행된다고 삼성중공업은 덧붙였다.

 

삼성중공업은 한국 조선업계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크루즈선 시장에 진입하게 된 비결로 ▲13년간에 걸친 치밀한 준비와 ▲주상복합인 타워팰리스, 쉐르빌 및 최고급 타운하우스인 라폴리움 등을 통해 축적된 건축부문의 노하우가 시너지를 발휘한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즉 삼성중공업은 지난 '97년 업계최초로 여객선팀을 발족한 이후 ▲크루즈선 전단계인 대형 여객선 8척의 건조경험 축적 ▲전세계 운항 크루즈선의 소음, 진동, 인테리어, 구명 및 소화설비 배치 등 핵심기술 데이터베이스 구축 ▲독자적인 크루즈선 설계 및 운항제어 시스템 개발 등의 사전 준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지난 '05년 네덜란드에 인도한 대형 여객선이 그 해 세계 최우수 여객선으로 선정되기도 했고, 올 7월에는 가스 배출량을 90% 이상 감축한 친환경 여객선을 개발하는 등의 신뢰를 쌓은 결과, 이번에 크루즈선 시장을 열게 된 것이다.

 

한편 업계전문가들은 벌크선, 유조선 등 상선분야에서 중국의 추격이 가속화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크루즈선은 국내 조선업계가 반드시 개척해야 할 시장이며 '10년부터 년 약 13척(120억불)이상 발주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스웨덴에서 발행하는 여객선 전문지인 ShipPax Information에 따르면 ▲작년 전세계 크루즈선 승객은 2천만 명이고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매년 6%씩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중국, 인도 등지의 신흥부호 증가에 따라 향후에도 6.5% 이상씩 꾸준히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삼성중공업 김징완 부회장은 "한국조선업계가 진정한 세계 1위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크루즈선 시장진출이 필수적인 만큼 이번 아파트형 크루즈선을 세계가 놀랄 명품선박으로 건조해 한국 조선업계가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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