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SCO 자회사 3개사, Hapag-Lloyd, PSA, Hutchison Port 등 주주 참여

글로벌 해운산업계가 디지털로 전환되며 데이터 공유와 함께 데이터 보안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그중 추적과 보안성에 강점이 있는 블록체인기술이 화물 추적과 원활한 물류데이터 공유, 데이터 암호화와 불변성에 활용되며 해운사, 물류사, 화주, 세관, 금융기관 등 글로벌 공급망 참여자들을 한데 모으는 해운·물류플랫폼에 유용한 도구로 떠올랐다. 
 

 
 

대표적인 블록체인 기반의 해운물류 플랫폼으로 머스크와 IBM이 합작해 추진한 트레이드렌즈(Tradelens)가 있었지만, 동 사업은 글로벌 관계기업들의 참여와 협력을 이끌어내지 못해 2023년 1분기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로써 COSCO와 Cargosmart가 합작해 구축한 GSBN(Global Shipping Business Network)이 유일무이한 블록체인 기반의 해운물류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GSBN은 블록체인 기반의 통합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홍콩의 독립적인 비영리 기술컨소시엄이다. GSBN에는 COSCO Shipping의 자회사 COSCO port, OOCL, SIPG 3곳을 포함해 중국 국유기업 5곳과 독일의 Hapag-Lloyd, 싱가포르의 PSA, 홍콩의 Hutchison Port 등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으며, 최근 CULines이 GSBN의 컨소시엄 멤버로 가입했다.

기존 해운·물류플랫폼 내의 참여자들은 데이터 보안과 신뢰도 문제로 해운데이터의 수집 및 공유를 차단해 플랫폼 서비스의 제공범위가 확대되기 어려웠다. 이에 GSBN은 보안과 추적성이 높은 블록체인기술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을 구축해 승인된 당사자에게만 운송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고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일단 GSBN 블록체인 플랫폼에 정보가 게시되면 데이터 제공자의 승인 없이는 설정을 변경할 수 없으며 모든 작업이 기록돼 사용이 제한되고 모니터링된다. 동 플랫폼을 통해 GSBN은 선사가 민감한 세부 정보를 두려움 없이 안전하고 쉽게 공유하여 해운사, 터미널, 화주, 트럭운전사, 세관 및 금융기관 등 글로벌 공급망 내 참여자들이 업계 전반의 end-to-end 솔루션을 공동으로 설계하고 활성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이에 Hapag-Lloyd의 IT 고위관계자는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이 공급망 업계에서 항상 큰 과제였다”며 “이번 플랫폼 개발로 많은 기업에 중요한 영향이 미칠 것이며 업계 전반에 걸쳐 디지털 전환의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올해 3월 9일 GSBN과 COSCO, OOCL, SICIT(상하이화학산업시험연구소)는 업계 최초로 블록체인기술을 활용해 특수화물의 해상운송안전성을 높이는 개념증명(proof-of-concept. PoC)에 성공했다. 화학물질, 리튬배터리 등과 같은 특수화물은 해운·물류업체에 인도되기 전 안전운송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전통적으로 화주는 인증기관에서 인증서를 발급받고 문서를 인쇄, 스캔하여 운송업체에 전달해왔다. 공급망 내 운송업체들은 동 양식으로 공유된 인증서가 사기와 같은 위험을 수반한다는 점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GSBN의 CEO는 “이번에 증명된 개념에 블록체인 인프라를 사용한다면 체계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검증이 가능해지며, 이는 향후 IoT 장치의 데이터에 적용돼 전반적인 위험 감소 및 효율성 향상에 상당한 차이를 만들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또한 SICIT의 정보기술부 국장은 “간소화된 디지털 프로세스는 전반적인 효율성을 높이고, 수동 데이터 입력 중에 발생하는 인적오류를 최소화하며, 공급망 전체의 모든 당사자에게 투명성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SICIT는 중국에서 안전한 운송무역을 테스트하고 인증서를 발급하는 주요 기관 중 하나다.

Cargo Release, 화물출고시간 2일에서 4시간으로 단축
COSCO Shipping Specialized Carriers, 벌크화물 eBL 최초 발행

GSBN은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회원사들에게 △Cargo Release △Trade Finance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GSBN의 Cargo Release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글로벌 항만과의 운송 네트워크 연결을 가속화하여 화물 출고시간을 약 2일에서 4시간 이내로 대폭 단축할 수 있다. 현재 동 서비스는 중국, 동남아시아, 유럽, 라틴 아메리카 전역으로 확대되었으며, COSCO SHIPPING Lines, OOCL, SIPG, Hapag-Lloyd 등 약 1만명 이상의 회원사가 이용하고 있다. 또한 동 서비스에는 중국의 8개 주요 해운항만그룹인 광저우항, 푸젠성항만그룹, 저장성항만투자운용그룹, 장쑤항, 안후이성항만그룹, 산동항, 톈진항, 하이난항, 하이난항해운홀딩스가 협력하고 있으며, 지난해 3월 GSBN은 Cargo Release 서비스를 로테르담항에서 시범 운영했다. GSBN의 CEO는 “초기 클라우드 기술과 마찬가지로 해운산업은 상당한 가치가 창출되는 흥미로운 혁명의 정점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Hapag-Lloyd(China) 중화권 임원은 “GSBN과 Cargo Release 출시는 해운업계가 글로벌 무역의 새로운 시대에 디지털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의 창을 반영한다”고 전망했다. 
 

 
 

또한 GSBN은 경쟁적인 시장참가자 간의 협업을 촉진하고 효율성과 복원력을 향상시키고자 은행, 핀테크기업 등 새로운 시장참가자들도 참여시켜 글로벌 무역생태계를 확대하고자 한다. 아울러 글로벌 공급망과 금융기관 간의 간격을 좁히는데 필요한 기술, 법률 및 규제 프레임워크를 탐구하기 위해 ‘무역금융자문그룹’을 설립했으며, 전자선하증권(eBL) 및 공급망 데이터와 같은 디지털 솔루션을 매개로 은행의 자금조달프로세스 개선에 협력하고 있다. 동 그룹은 중국은행(Bank of China(HongKong). BOC(HK), DBS은행, 홍콩상하이은행유한공사(HSBC)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무역금융의 디지털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무역금융자문그룹은 GSBN을 통해 해운업계로부터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받아 활용하는 무역금융상품 ‘Open Account’과 ‘신용장(LC)’의 PoC를 진행한 바 있다. 이를 통해 고객이 GSBN의 블록체인플랫폼을 통해 은행에 직접 선하증권데이터를 조회하여 선적 증명을 요청할 수 있으며, GSBN 플랫폼에 구축된 전자선하증권(eBL)을 사용하여 eBL 정보를 획득하고 소유권을 이전할 수 있도록 은행에 권한을 부여할 수 있다. 한편, GSBN가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사용해 구축한 eBL 애플리케이션은 국제 P&I클럽(International Group of P&I Clubs)의 승인을 받았다. 이에 DBS은행의 상품관리 고위관계자는 “운송 및 물류업체를 디지털 생태계로 가져오면 공급망의 여러 참여자 간 중요한 정보와 문서를 원활하게 공유, 처리 및 거래할 수 있다”라며 “무역금융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마찰을 제거하는 것은 전 세계 기업의 새로운 가치와 성장을 여는데 필수”라고 강조했다. HSBC 아시아 태평양 지역 고위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해 무역을 디지털화할 필요성이 분명해졌다”며 “디지털화를 통해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마찰을 제거함으로써 거래량과 속도를 높이고, 현금화 시간을 단축하며, 전반적인 고객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1월 코스코의 계열사 COSCO Shipping Specialized Carriers는 GSBN을 통해 벌크화물에 대한 최초의 전자선하증권(eBL)을 발행했다. COSCO Shipping Specialized Carriers는 지난해 GSBN의 블록체인 인프라에 구축된 IQAX의 eBL 애플리케이션과 디지털 플랫폼 통합을 완료한 후 발행, 유통, 수정, 교체 등이 가능한 eBL 서비스를 공개했다. 종이 펄프에 대한 해상운송계약(COA) 전문 고객인 엘도라도(ELDORADO)에 첫 eBL을 발행했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고객을 대상으로 eBL 서비스를 지속해서 전개할 예정이다. COSCO Shipping Specialized Carriers의 디지털화부문 관계자는 “이번 블록체인 기반 eBL 거래는 당사 비즈니스의 돌파구이며, 우리의 디지털 전환 여정에서 인상적인 진전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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