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파스 회원 이윤재 전 흥아해운 회장이 숙환으로 3월 10일 별세하셨다. 불편한 몸에도 콤파스 모임에 꾸준히 나오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흥아해운에 사원으로 입사하여 50년간 재직하셨으며, 해운업이 어려울 때 흥아해운뿐만 아니라 선주협회 회장을 맡아 성실하게 일하신 분이다.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3월 콤파스의 강사는 한국해기사협회 이권희 회장이고, 발표주제는 ‘한국 해기사의 수급 현황과 육성 전략’이었다. 그동안 해운정책은 금융정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해운재건에 금융의 중요성이 강조됐는데, 최근에는 선원 특히 해기사의 수급이 한국해운의 장기발전에 관건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에 콤파스 주제를 무엇으로 할까 고심하다가 현안인 선원문제로 정하고, 그동안 해기사 수급과 육성을 고민하며 이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고 검토하던 이권희 회장에게 발표를 부탁했다. 현장의 소리를 담은 자료이기에 진지하고 설득력이 있었다. 우리나라 해기사의 수급 현황과 육성 전략을 발표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하여 소개한다.

 

해기사 수급시장 상황
세계 해기사의 수급시장 상황은 미스매칭(mismatching) 즉, 공급부족이다. BIMCO/ICS 2020 자료에 의하면, 2021년 현재 2만 5,240명이 부족하고, 2026년까지 2만 6,000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관리자급, 탱커와 대형 컨테이너선, LNG선 등의 해기사가 부족하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실습하지 못한 해기실습생(cadet)이 급증하여 부족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드류리 예측에 의하면, 2022년 국제상선 6만 2,480척에 3만 5,020명의 해기사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급해기사가 상급해기사보다 부족하고 항해사가 기관사보다 부족한 실정이다. 2027년에는 국제상선이 6만 6,400척으로 늘어나 수요증가가 6만 1,432명에 달해 차질이 더욱 커질 것이다. 이렇듯 해기사 부족현상은 세계적 현상이다. 국내상황을 살펴보면, 외국인 해기사 개방 후의 내·외국인 국제항해 상선해기사는 연평균 1.67% 증가하였다. 세부내역을 보면, 외항해기사가 +1.2%, 해외취업해기사 –4.0%, 외국인 해기사 +14.85%였다. 연도별 취업승선 해기사의 변화 추이도 2021년에 국적선 외항해기사 6,898명, 해외취업 상선해기사 1,792명 총 8,690명에 달했으나 최근 8,200명까지 떨어져 1985년 1만 6,000명에 비해 절반으로 감소했다. 직급별 수급 불균형도 심화하여 해기사의 직급별 구조가 역삼각형으로 바뀌는 해기단절이 진행 중이다. 초급해기사 양성은 교육훈련 기간이 15~17년이 걸려 양성에 어려움이 있다. 3항기사보다 2항기사, 2항기사보다 1항기사, 1항기사보다 선기장이 더 많은 형태를 보이고 있다. 해상직급은 상급과 하급이 1대1 구조이므로 상급이 많고 하위급이 적은 현상은 더욱 우려된다. 해기단절을 겪은 일본을 닮아가고 있다. 육상에서 활동하는 해기사 현황을 보면 영국은 해상해사, 육상해사, 해상운송, 재무경영, 조선수리에 종사하는 인원 이외의 기타 분야가 16.5%에 불과하나 한국은 해사분야 이외인 기타가 49.1%에 달해 경력단절이 심각하다. 육상활동 해기사 9,710명을 조사해 보았더니, 해양경찰 30%, 해운회사 23%, 해양수산부 9%, 해양관련업체 9%, 교육기관 5%, 선급 5%, 직업군인 5%, 유관단체 4%, 도선사 3%, 조선소 3%, 해사기관 1%, 검수검정 1%, 화주 1%, 금융기관 1% 순이었다. 육상활동 해기사는 현재 8,700명 정도 남았다.

 

국적별 임금 현황
국적별 임금 현황을 보면, 컨테이너선은 선기장의 유급휴가비를 포함한 월평균 임금은 폴란드 1만 1,950달러, 루마니아 1만 450달러, 중국 1만 350달러, 인도 1만 950달러, 필리핀 9,950달러, 한국 대형선사 1만 719달러, 한국 전체선사 8,340달러이고, 2항기사는 폴란드 5,700달러, 루마니아 5,100달러, 중국 5,500달러, 인도 5,000달러, 필리핀 4,500달러, 한국 대형선사 5,451달러, 한국 전체선사 4,571달러다. LNG선은 선기장이 폴란드 2만 2,000달러, 루마니아 2만 1,450달러, 인도 1만 9,400달러, 필리핀 1만 6,000달러, 한국 대형선사 1만 2,660달러, 한국 전체선사 1만 1,796달러이고, 2항기사는 폴란드 8,300달러, 루마니아 7,600달러, 인도 8,000달러, 필리핀 5,900달러, 한국 대형선사 6,649달러, 한국 전체선사 5,936달러다. 특히, LNG는 다른 스펙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휴가제도도 우리나라는 6개월 승선, 2개월 휴가이지만 외국은 3개월 승선, 3개월 휴가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3항기사가 부족하여 3항기사의 급여는 각국이 별로 차이가 없으나 선기장의 경우는 두드러진다.

 

해기사의 수요 품질 경향
해기사들의 해기 역량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즉 가격 대비 품질이 우월해야 한다. 스마트 선박이 등장함으로써 선박의 대형화와 자동화가 이루어지고 선원비의 비중은 축소되는 반면, e-Nav, 시스템 도입과 대체 연료선 등장, 국제규제 심화로 안전, 품질, 효율이라는 측면에서 해기역량이 더욱 중요시된다.

 

우리나라 해기사의 수급전략과 수요공급 예측
한국인 상급 해기사가 자체 양성돼야 해기전승이 이루어진다. 세계적인 해기사 부족현상에 의해 국적간 상급 해기사의 임금격차가 줄어들고, 저임금 외국인 상급 해기사를 구하기 어려우며, 해외취업 한국 해기사의 국내 유입 자원도 고갈되고, 육상근무 해기사의 상급해기사 해상직 전환 자원도 고갈되고 있다. 이렇듯 한국인 상급해기사 부족현상이 심화하여 자체육성 필요성이 강조된다. 
2032년의 우리나라 해기사의 수요공급을 예측하면, 현재 상황을 유지할 때 직급별 수급 차질이 빚어질 것이다. 정년 65세 2년 촉탁 근무, 5년 평균 이직률을 적용할 때 선장 800척, 기관장 643척에만 공급이 가능해진다. 외항상선 전체 해기사 수요가 1,541척 기준으로 1만 4,728명이나 공급은 6,128명으로 공급부족이 8,600명에 달한다. 직급별 수요와 공급은 선장이 1,950명에 1,040명, 기관장 1,916명에 836명, 1항사 1,911명에 652명, 1기사 1,885명에 464명, 2항사 1,872명에 919명, 2기사 1,781명에 762명, 3항사 1,819명에 761명, 3기사 1,591명에 694명으로 심각한 공급부족이 발생한다. 해기전승 노력이 반영된다면 1, 2항기사의 이직률이 30%, 기타 직급이 10% 저감할 수 있겠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연간 1, 2항사 10명, 1, 2기사 30명이 추가로 공급돼야 한다. 그러면 선장 1,038척, 기관장 869척 공급이 가능해진다. 우리나라 해기사 수요공급을 예측해볼 때 지금은 골든타임의 절반을 지나가고 있다. 만일 여기서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허송세월하면 임계치를 벗어나 회복 불능의 단계로 전락할 것이므로 위기의식과 경각심을 가지고 대처해야 한다.

 

한국 해기사 육성방향
한국해운이 발전하고 해기전승이 이루어지려면, 해기사 육성방향으로 상급해기사 육성과 수급안정방안이 시행돼야 한다. 현재의 문제점은 초급해기사의 이직 증가와 상급해기사의 고령화다. 이러한 해기사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첫째 사회적으로 해기직의 매력화 특히, 상급해기사의 매력화로 장기승선을 유도하여 상급해기사의 수급을 안정시켜야 한다. 노사 측면에서도 외국 해기사의 고용범위를 재협의하고 한국인 해기사의 고용구조를 개선하여 해기사 수급을 안정시켜야 한다. 둘째 육·해상직 해기사의 수급 및 운용이 필요하다. 해상근무 해기사가 더욱 부족한 까닭은 육·해상 경력의 경로가 원활하지 않아 생태계가 단절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육·해상직 연계를 위한 수급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즉, 초급해기사의 상급승진 기회가 확대되고 육상으로의 전직을 위한 전문 교육과정을 제공하여 육·해상 해기인력을 종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육상해기인력을 지속적으로 공급하여 우리나라 해사산업의 지속적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셋째 차세대 선박에 부응하는 해기사 육성이 필요하다.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VLOC, LNG 벙커선 등 거대선 출현으로 전문 상급해기사가 부족하므로 기존 해기사의 능력향상으로 차세대 해기인력 육성이 필요하다. 또한, 육·해상 자동화선을 관리하려면 육·해상 관리인력이 부족하므로 스마트쉽 인력확보 같은 차세대 해기인력이 절실하다. ITF가 제시한 용역결과에 의하면, 스마트쉽이 등장하더라도 해기수요는 줄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스마트쉽을 다룰 인력 양성을 전자공부와 해기공부를 한 사람 중 누가 더 효율적인가는 검토해봐야 한다고 발표했다. 비용증가와 환경보호라는 차원의 옵션도 생긴다. 넷째 사회적 지원시스템의 구축과 강화가 요청된다. 우선 국가지원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으로 선원인력복지공단을 설립하고, 장기승선 선원에겐 근로소득세 비과세를 확대하고, 내국인 고용우선 원칙과 고용조정관리 시스템을 확립하여 운영해야 한다. 그리고 국가와 민간 공동지원 차원에서 승선근무예비역제도를 유지하고, 해기전승기금을 조성하며, 국적에 따른 합리적 차별처우를 허용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미래해기인력육성협의회 활성화다. 대정부 정책제언 등 다양한 해기전승을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육·해상 해기인력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것이다.

 

추진전략과 추진과제
결론적으로 인구감소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우리나라는 이제 선원공급국이 아니라 선원수요국이다. 육·해상 해기사 수급의 안정화로 해사산업의 지속적 유지 발전을 목표로 상급해기사의 육성강화, 이직률 감소, 지원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외항상선 해기사를 10년간 연평균 7,500명 이상을 유지하고, 국가 양성 해양계 해기사 취업률 100%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 첫째 상급해기사 육성강화를 위한 전략과제는 관리급 해기사 매력화, 해기사 수급균형 회복, 육·해상 경력 경로 구축 및 전문가 육성이다. 세부 추진과제는 앞에서 언급한, 상급해기사 매력도 향상을 위한 임금체계로 개편하고, 상급 선박직원 육성 및 역량을 강화하며, 1급 해기사 면허 조기 취득 및 해기면허체제 개편, 상급해기사 승선경력자 우대, 선박기술명장제도 도입이다. 그리고 해기사 수급균형 회복을 위해 해기사의 직급별 불균형을 개선하고, 특수선 해기사의 수급 불균형도 해소한다. 육·해상 경력 경로 구축 및 전문가 육성을 위해 해기사의 육·해상 경력 경로 구축과 직업진로를 상담 및 해기직 지망생 지원제도운영과 육·해상 전문인력의 직업능력을 개발 운영한다. 둘째 이직률 감소를 위한 과제는 근무환경 개선, 선내문화와 인권개선 및 홍보강화다. 세부 추진과제는 선원의 유급휴가 개선을 위한 승선기간 단축, 선원의 승선기간 대비 휴가기간 확대, 인터넷 접속 및 연결성 강화, 해양비대면 의료관리 서비스 확산으로 근무환경을 개선한다. 또한 선내문화 인권개선을 위해 선내 안전 보건 및 사고예방체계를 강화한다. 마지막으로 홍보강화 차원에서 해기직 중요성 홍보전략 수립 및 중요성과 인식개선, 선원의 날을 국가공식 기념일로 지정하여 민관노사의 공동행사를 하고 해기사 명예를 드높이기 위해 마도로스 기념관 건립과 해기사 명예의 전당을 운영한다. 지원시스템 구축을 위한 전략과제는 국가지원, 국가와 민간공동 지원, 미래해기인력육성협의회의 운영 활성화다. 세부 추진과제는 선원인력복지공단을 설립하고, 장기승선 선원 근로소득 비과세 확대, 내국인 고용 우선원칙과 고용조정관리 시스템 확립 및 운영이다. 아울러 승선근무예비역제도를 유지하고, 해기전승기금을 조성하며, 국적에 따른 합리적 차별 처우 허용제도 도입, 대정부 정책제언과 해기전승 활동 전개와 육·해상 해기인력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과 운영이다.

 

2050년 세계의 미래 시나리오
세계의 패권은 어떻게 될까? 변화를 주도하는 힘은 과연 어디서 오는가. 인구, 자원, 환경, 무역, 금융, 기술, 정부, 거버넌스의 미래는 또 어떻게 될 것인가? “앞으로 30년, 모든 국가가 서로 부딪힌다!” 확률 높은 예측과 명징한 분석으로 30년 후의 세계를 예시한 ‘2050 패권의 미래(World in 2050)’는 유럽 최고의 경제전문가이자 언론인인 해미시 맥레이가 쓴 책이다. 세계가 처한 정치, 경제, 국제관계, 환경 등 다양한 이슈를 다뤘다. 맨체스터 과학기술대학 교수, 왕립경제학회 회원, 사회과학아카데미 선임연구원인 그는 글로벌 트렌드에 관한 체계적인 분석과 거시적이고 통찰력 있는 저널리즘을 인정받아 데이비드 와트상과 영국 언론인상을 수상했다. 
2050년 미래 전망은 확실성과 불확실성의 적절한 조화가 중요하다. 증거가 축적되면 그에 따라 기대치를 변경해야 한다. 여러 사람의 다양한 생각을 퍼즐 속의 그림처럼 맞추는 것이 지식의 틀이다. 퍼즐이 제자리를 찾아가듯 우리가 예측한 대로 여러 가지 사건들이 실제로 눈 앞에 펼쳐질 때 미래에 대한 설계가 빛을 발하게 된다. 중요한 목표는 수많은 논평의 부정적인 편향을 극복하고 긍정적인 방안을 찾아가는 일이다. 편향을 극복하고 다양한 생각을 조율하여 세계의 미래를 둘러싼 10가지의 부정적 시나리오와 긍정적인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과연 2050년 패권의 미래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부정적인 10가지 시나리오
우선 10가지 부정적인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첫째 2050년이 되면 미국이 정치적 안정과 글로벌 리더십을 잃을지 모른다. 지금은 미국이 세계 1위의 경제대국이지만, 조만간 중국에 이어 2위로 밀려날 것이다.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집권하면서 더욱 본격화했다. 더는 미국이 세계 최고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미국이 국내외 여건에 의해 세계의 주도권을 잃고 자신감을 잃어버리면 세계는 훨씬 더 위험해질 것이다. 둘째 중국, 인도, 미국의 관계가 악화하여 신냉전의 서막이 열릴 것이다.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경제대국이 될 무렵이면 두 나라 간의 긴장감은 고조될 수밖에 없으며,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고 인도와의 무력충돌까지 벌어진다면 미국이 이들 싸움에 개입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셋째 러시아가 무모한 무력행사를 할 수 있고, 새로운 철의 장막이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우크라이나 침공이 대표적 사례다. 세계에서 가장 큰 땅을 차지하고 있는 러시아의 리더십은 예측할 수 없거니와 다른 국가들이 대처하기 쉬운 상대도 아니다. 물론 러시아 침공에 대해 서방세계가 똘똘 뭉쳐 강력히 대응하고 있고, 우크라이나 국민도 합심하여 맞서고 있지만 제한된 전쟁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다만, 러시아의 현 정권이 영원하지는 않을 것이며, 언젠가는 국제사회가 용인하는 행동으로 정상적인 규칙에 따라 통치되는 국가의 모습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한다. 만일 핵보유국 러시아의 국내외 상황이 어려워져 혼란에 빠지면 세계가 공포에 떠는 것은 당연하며 상상만 해도 무서운 일이다. 넷째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은 가난을 대물림할 우려가 있다. 인류의 미래와 도덕성 회복을 위해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아프리카는 내전과 인구증가, 환경파괴로 인해 피해가 지금처럼 지속될 수 있다. 그러나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들이 거버넌스를 개선하고 갈등과 분열을 조심스럽게 대처하면 국민의 복지가 성공적으로 향상될 것이다. 국제사회는 아프리카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결국 자국의 이익도 도모될 것이다. 아프리카 대륙이 휘청거리면 결국 인류 전체에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다섯째 종교적 갈등이 폭발할 수 있다. 물론 기독교, 이슬람교, 힌두교의 공존 가능성도 있다. 세계 3대 종교인 기독교인 25억명, 이슬람교인 18억명, 힌두교인 11억명이 매우 껄끄러운 사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인도와 파키스탄, 사하라 사막 이남처럼 영향력이 강한 종교가 서로 부딪히는 지역 특히, 국경에서는 종교적 갈등이 상존한다. 특히 유럽에 유입된 이민자들이 늘어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으며, 이스라엘 주변과 주변국의 관계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갈등으로 손꼽힌다. 종교적 갈등의 어두운 그림자가 넓게 드리워져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줄 것이다. 각각 신념이 다르더라도 서로 존중하고 공동의 이익을 위해 노력한다면, 서로의 편협한 태도가 달라지고 누그러져 공존할 가능성도 크다. 

여섯째 환경파괴와 기후변화가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치달을 것이다. 이는 기술의 한계와 인류의 자만심 결과다. 무엇보다 기술이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기후변화 여파로 지구의 일부 지역이 인간이 살기 어려운 곳으로 전락하여 수억 명의 사람이 살던 땅을 떠나 다른 곳에서 삶의 터전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번 세기 후반에 가면 이런 사태가 현실로 나타날지도 모른다. 또한 우리가 미처 생각하거나 대처하지 못한 거대한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다. 상상을 초월하는 어떤 일에 놀라거나 충격을 받지 않을 만큼 지구에 대해 안다고 가정하는 것은 오만한 짓이다. 일곱째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의 여파가 길어지고, 각국 정부와 보건당국의 대처가 한계에 닿을 것이다.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세계 경제의 취약점이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드러났고, 인류가 직면한 의료 문제도 경종을 울렸다. 이 전염병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질병이었다. 세상 사람들은 대유행에 대처하는 정부의 능력에 한계가 있는 것을 보고 정부에 대한 신뢰가 매우 약해졌다. 특히 중국 당국에 대한 의혹과 의구심이 커졌다. 여러 나라가 서로 도움을 주고 부정적 요소를 잘 처리할 것이라는 생각이 완전히 빗나가 국제사회의 협력을 방해하는 다양한 문제들이 불거졌다. 기존 항생제의 효과가 떨어지고 새로운 항생제 개발이 지연되는 것도 심각한 문제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다만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개발과 관련하여 각국이 비교적 발 빠르게 대처하고 보급함으로써 후세 사람들은 국제사회의 협조라는 측면에서 21세기 초반부가 황금기였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여덟째 중동지역의 분위기가 분열과 갈등의 지속으로 매우 불안정해질 수 있다. 중동은 앞으로도 화약고로 남을 것이다. 최근 역사는 핵 문제가 없었음에도 고통의 연속이었다. 아랍의 봄으로 알려진 사건은 2010년 시작되어 비극의 갈등을 촉발했고, 2020년대 이후에도 분열과 갈등은 계속될 것이다. 더욱이 적절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젊은 세대가 분노와 우울감에 휩싸이면 중동지역은 결코 안정될 수 없다. 아홉째 정보혁신이 오히려 인류에게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지 모른다. 편향된 정보에 묻힌 사실과 상식의 회복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정보의 바다는 소셜 미디어가 등장한 이후 사람들이 읽고 보는 자료에 대한 신뢰성을 크게 훼손시켰다. 사람들은 자기 생각과 비슷한 내용만 선별적으로 취하고 그런 뉴스에만 눈길을 주기 때문에 자기주장이 더욱 강해졌다.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자기주장을 지지하는 증거를 찾기에 능숙하므로 자기 생각과 상반되는 증거를 쉽게 무시하는 경향 즉, 확증편향이 생긴다. 놀랍게도 기술발전이 이러한 확증편향을 더욱 심화시킨다. 정보가 많아질수록 잘못된 정보도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열째 거버넌스와 경제체제에 대한 불신으로 민주주의가 위협을 받을 것이다. 오염된 거짓 정보와 확증편향으로 향후 30년간 민주주의의 모든 원칙이 훼손될지 모른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했다. “참과 거짓을 구별할 능력이 없으면 사상의 시장이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없으며, 그렇게 되면 민주주의도 무용지물이 된다” 유권자들이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들은 정치인의 말이라면 무조건 의심부터 한다. 정치인에 대한 신뢰감 상실도 있거니와 민주주의 국가들이 제공하는 거버넌스의 질적 수준과 서구의 시장경제 시스템에 대한 믿음이 크게 사라졌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10가지 시나리오
첫째 중산층이 주류를 이루는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 집단중심 사고의 고령화 사회가 형성된다. 2050년이 되면 세계 인구의 3분의 2는 중산층이 되어 부유한 삶을 누릴 것이다. 인류 역사상 초유의 일이다. 인류 대다수가 적절한 의료 서비스와 교육을 누릴 수 있고 여행을 즐길 수 있으며 좋은 음식을 먹고 합리적인 취업 기회를 누리는 것도 전례 없는 일이다. 통신기술의 놀라운 발전 덕분에 유례없이 확대된 중산층은 이전 세대가 전혀 누리지 못한 기회를 얻게 된다. 누구나 쉽게 세계적 규모의 방대한 지식에 접근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세상은 좀 더 권위적인 사회로 변화할 것이다. 개인의 정체성과 권리보다는 집단의 정체성과 권리가 더 중시될 것이다. 새로운 중산층 세계를 정의할 수 있는 요소는 고령화다. 노인 인구가 가진 부가 늘어나면 세상은 더욱 평화로워질까? 이는 인류의 미래에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세계 중산층은 공격적 민주주의와 종교적 불관용을 억제할 수 있어야 하고, 상호경쟁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도해야 한다. 지금까지 중산층이 주도한 시기는 한 번도 없었다. 따라서 중산층 지배는 지금과 같은 인류 발전의 경제적 원동력이었던 산업혁명만큼이나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둘째 미국이 안정감과 자신감을 되찾을 것이다. 젊은 인구증가, 유능한 인재유입, 국내 문제의 해결에 대한 희망이 엿보일 것이다. 향후 30년간 미국은 상대적인 성공 가도를 달릴 가능성이 있다. 2040년대로 이어지는 과정은 인종문제, 불평등 같은 사회 불균형, 노동인구의 노화와 비용상승 등 순탄하지 않겠지만, 국내의 긴장이 고조돼도 미국의 자신감에는 어떠한 타격도 주지 못할 것이다. 2020년대 초반에 비하면 세계의 존경을 한몸에 받으며 국내 상황도 더 안정된 상태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셋째 영어권 국가가 떠오르고, 상호 이익에 기반한 비영구적 비공식 연맹이 등장할 것이다. 영어권 국가의 특징은 세계 공식 및 비공식적인 조직의 일원으로 여겨지며, 향후 30년간 이 조직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다. 영어권 국가가 인구나 경제 규모의 측면에서 비중과 중요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영어를 모국어나 제2언어로 사용하는 많은 사람은 그들이 공통 유산을 물려받았다고 생각할 정도다. 영어권 국가들은 따로 있을 때보다 하나로 뭉칠 때 더 중요한 존재가 되고, 미래 국제사회에서도 핵심적인 존재가 될 것이다. 넷째 세계 최대 경제대국 중국이 협조적으로 돌아설 것이다. 정치체제의 변화와 대외협력에 대한 기대도 커질 것이다. 향후 세계는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는 중국에 어떤 일이 벌어지느냐에 달려 있다. 2030년대에 중국은 상당히 큰 변화를 겪을 것이다. 공격적인 성장을 지양하고 노년에 접어든 시민들에게 더욱 편안하고 안정된 삶을 제공하는데 주력할 것이다. 중국이 세계 최대 경제대국으로 다른 나라의 인정을 받으면 지금과 달리 뒤로 물러나 덜 위협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다. 그러면 세계를 장악하려는 중국의 야심도 가라앉아 21세기 후반부는 중국을 대하기가 한결 쉬워질 것이다. 다섯째 유럽연합이 중심부와 중심부로 갈라져 회원국 간의 이해관계로 유로화의 위기가 올 것이다. 앞으로 유럽연합은 살아남겠지만, 유럽 국가들에 통합을 강요하던 자세를 버리고 보다 느슨한 조직으로 변모할 것이다. 유로화도 독일을 중심으로 운영되며 적용범위가 지금보다 훨씬 줄어들 것으로 예측한다. 경제력이 약한 회원국이 유로화를 오래 유지할수록 경제가 더 휘청거려 결국 유럽연합은 둘로 나뉠 수밖에 없다. 내부 코어에 비해 외부 링은 상대적으로 가치가 떨어질 것이다. 특히 통화위기가 발생하여 유럽연합의 모든 기반을 흔들어놓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위기가 닥치면 유럽연합은 기존과 달리 느슨한 형태로의 전환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유럽연합은 회원국을 대폭 줄이고 로마조약 설립 회원국과 같은 몇몇 국가에 집중할지 모른다. 유럽은 예전보다 훨씬 커진 국제사회에서 한쪽 귀퉁이를 차지하는 안락한 지역으로 변모할 것이다. 

여섯째 인도와 인도아대륙의 무게감이 커질 것이다. 경제협력체를 중심으로 정치적 긴장감 해소도 기대된다.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이자 경제규모로도 세계 3위를 차지할 것이다. 이러한 성장에는 필연적으로 큰 권한이 따라오기 마련이며, 인도가 이 권한을 잘 활용해야 한다. 미래를 주도하는 인도의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다만, 인도에는 교육제도, 환경문제,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와의 공존, 중국과의 갈등 같은 엄청난 장애물이 도사리고 있다. 일곱째 세계에서 아프리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젊은 노동력과 기업가정신이 살아 숨쉬는 지역이다. 2050년에도 아프리카는 지금처럼 복잡하고 무질서해도 젊은 인구가 가진 에너지를 잘 활용하여 좋은 결과를 도출할 것으로 보인다. 여덟째 세계화의 방향과 차원이 달라질 것이다. 상품경제에서 아이디어와 서비스 경제로 전환할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2차 세계대전 말부터 이어진 세계화가 정체됐다. 앞으로의 세계화는 상품이나 사람이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자금이나 노하우가 국경 간을 이동하는 형태로 지속할 것이다. 아홉째 기술발달이 인류를 구원할 것이다. 통신혁명과 의료기술 발전이 실례다. 2050년이면 사람들이 화성을 마음대로 오갈 수 있겠지만, 대다수 사람의 생활엔 별 영향이 없을지도 모른다. 기술이 실질적인 글로벌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이 크게 바뀔 것이다. 열째, 인류와 지구가 더욱 조화로운 관계를 누릴 것이다. 기후변화와 환경문제를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는 숙제는 남는다. 가치 변화와 기술발전에 힘입어 인류가 지구에 남기는 발자국을 한결 가볍게 만들 수 있을 것이며,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

 

2050년 세계패권, 어떻게 달라질까?
미국과 중국이라는 양대 경제대국은 앞으로도 치열한 경쟁을 이어갈 것이다. 인도가 세계 경제 3위로 도약하면서 이들의 갈등은 더욱 심화할 것이다. 중동지역을 비롯한 다른 곳에서도 크고 작은 갈등이 계속되고, 러시아와 주변국의 관계는 호전되지 않으며, 러시아는 유럽연합을 불안정하게 만들려고 노력할 것이다. 아프리카는 내부갈등을 제대로 통제해야만 앞으로 크게 발전할 수 있다. 다만 이 가운데 한 가지 문제가 도화선이 되어 세계대전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신흥경제국이 조만간 국제사회의 영향력을 상당 부분 차지하며, 선진국도 이러한 변화를 수용할 것이다. 기술경쟁은 계속될 것이다.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버금가는 이론이 등장할지 모르고 항생제나 원자폭탄이 가져온 변화에 버금가는 신기술이 등장할 수도 있다. 최근 30년간 아이폰과 소셜 미디어가 우리 생활을 크게 변화시킨 것처럼 향후 30년 이내에 우리의 일상생활을 완전히 바꿔놓을 정도로 기술이 발전할 것이다. 2050년에도 사람들은 지금과 같은 집에서 생활하고 지금과 같은 음식을 먹고 비슷한 옷을 입으며, 조금 나아진 기술을 사용하여 여행을 즐길 것이다. 세계적으로 생활수준이 향상되어 대다수가 현재 중산층 수준의 삶을 누릴 것이다. 다만, 지역간, 세대간, 연령별 부의 격차와 소득 불균형은 해결해야 할 문제다. 부를 축적하려면 시간이 걸리므로 젊은이들이 교육 및 유산의 정도에 따라 시작부터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진정으로 모두가 번영하려면 부가 널리 확산하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 지금부터 30년은 매우 중요한 시기다. 앞에서 언급한 오바마의 말처럼 “지금이야말로 세상 살아가기 가장 좋은 시기며, 인류에게 특별한 시기다” 21세기 후반부에는 세계 인구가 감소추세로 돌아설 것이다. 인류의 자아상은 물론이고 사람과 지구의 관계도 지금과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사람이 바라는 것, 원하는 것, 두려워하는 것, 사람들이 가진 본질적인 약점 등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최대한 잘 관리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우리의 임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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