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말까지 고통의 시기, 장기적 대응방안 마련해야”

6월 19일 분당의 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에서 열렸던 한국선주협회 사장단 연찬회중 이진방 회장이 막간을 이용해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 회장은 최근 벌크시황의 급등세와 관련, “중국 철광석 수입급증과 연관된 케이프사이즈 선박 위주의 시황이기에 전해운업계가 체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일시적’ 현상이라고 진단하고, 내년말까지는 고통스러운 시기가 지속될 것이다. 그러나 최악의 시기는 지난 것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좀더 장기적으로 어려움을 예상하고 이에 대비하는 위기대응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날 이진방 회장은 한전과 포스코의 해운업 진출에 대해서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해운법에도 규제되어 있는 대량화주의 해운업 진입은 안될 일이라고 단호한 어조로 말하고 세계 최고의 해운국인 이웃 일본의 사례를 보고 배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진방 회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캠코의 선박매입 프로그램에 대해

72척이 신청해 62척의 선박이 매입을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기대보다는 괜찮은 것으로 본다. 그리고 이번이 1차이고 결과를 보아 2차 매입도 있을 것으로 안다. 이 어려운 상황에 그 정도의 도움도 다행스러운 일이다. 달러 베이스의 자금지원은 특히 더 그렇다.

 

◈조선업계와의 협력 상황에 대해

조선산업계에서 국내선사들의 건조 비율이 적다. 최근 신조가 급증했다고 해도 10%정도의 포션을 차지한다. 그래서인지 조선업계는 한국 해운산업계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

 

◈시황 전망에 대해

BDI가 4000P까지 올라있는 있는데, 이 수준은 웬만한 선사에게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의 시황급등이 케이프사이즈 위주이고, 파나막스와 수프라막스까지는 그 정도까지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업계가 체감하는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본다. 이번 불황이 금융에서 비롯된 위기여서 전세계 전산업이 어려움에 처해 있기 때문에 앞으로 2년은 어려움이 지속될 것같다. 내년말까지 고통스런 시기를 보낼 것으로 예상한다. 단 최악의 시기는 지난 것 같다. 벌크시황이 경기의 선행지수인 만큼 타 산업보다는 벌크운임지수가 먼저 회복될 것으로 보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본격적인 회복은 더딜 것으로 예상한다. 해운기업들이 어려움이 좀더 오래 걸릴 것으로 보고 그에 맞추어 대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최근 한전과 포스코의 해운업 진출 시도에 대해

엄연히 해운법에 대량화주의 해운업 진입이 제한되어 있는데, 말이 안되는 일이다. 특히 한전과 포스코는 국민기업인데, 국민기업이 해운업에 진출해 가뜩이나 어려움 해운산업을 더욱 어렵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웃 일본은 세계 최강의 해운국이지만 외국선사에 대량화물 운송권을 넘겨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국의 적극 자국의 선사를 지원하고 있다. 보고 배워야 한다.

 

국내 대량화주들이 일본선사에 장기운송권을 건네주며 국적선사의 경쟁력을 운운하는데, 세계 1위와 6위의 해운력만 보아도 우리가 규모의 경제에서 일본선사들의 경쟁력을 따라갈 수 없다는 사실은 알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대량화주의 이해가 필요하다. 국내 대량화주가 한국선사를 키워주면 안되는지 묻고 싶다.

 

중국의 경우도 중국조선소에서 취소된 선박을 중국선사에서 매입하도록 해 선대를 확장해서 운영할 수 있도록 정부가 중국해운업과 조선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중국은 자국의 화물은 자국선이 운송하겠다는 정책을 확정하고 점차 그 점유율을 늘려나가고 있다. 하물며 우리같이 작은 규모의 물량을 놓고도 외국선사에 운송권을 주거나 대량화주가 자체적으로 운송을 하겠다고 하니 답답할 따름이다.

 

◈선화주협의회가 있는데도 실제로는 선화주협력이 효과를 보지 못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나

대량화주들이 단기적인 이익에 급급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내 산업의 발전과 경제 차원에서 접근하면 선화주 협력이 효과를 볼 수 있을텐데 안타깝다.

 

◈해운기금의 조성을 잠정 중단키로 했는데, 기금의 용도변경 계획은

현재 기금은 190억원이 조성되어 있다. 오늘 임시총회에서 시황이 회복되는 시점까지 잠정적으로 기금조성을 연기하기로 했다. 기금의 원래 목적(해운빌딩의 확보)은 바뀌지 않는다. 일각에서 선박펀드로의 투자를 물어오는데 선박펀드가 공동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선박별로 건건히 출시되기 때문에 힘들다.

 

◈정부가 시황예측 기능을 강화을 요구했는데, 이에대한 대응방안

선협이 시황예측을 못해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오늘 임시총회의 사무국 보고에서도 보듯이 협회가 하는 일이 참 많다. 시황전망을 전문적으로 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국내에는 KMI가 있고 세계적으로도 클락슨과 같은 유수한 연구기관들이 시황을 전망하고 있다. 협회는 우선 외부의 유수한 전망자료만이라도 제대로 정리해보려한다.

 

이에따라 협회의 조직개편을 통해 기획조사팀에서 인력을 충원해 조사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지금 해운전망에 필요한 자료를 모으고 있다. 조만간 정리된 자료가 나온다. 정부의 지적대로 시황전망 기능이 미약한 것은 사실이다. 이에 인원을 보강하고 KMI를 십분활용해 통계라고 제대로 잡아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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