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컨’선 발주는 줄지만, LNG선, 탱커선 호황” 전망

카타르 LNG선 발주와 친환경 선박의 세계수요로 성장세 증가
LNG·LPG운반선 발주로 생산 42.4%, 내수 35.4% 증가

 

경제 혹한기에도 불구하고 올해 국내 조선업계가 카타르 LNG선 발주와 친환경 선박의 세계수요 증가에 힘입어 수출, 내수, 생산, 수입 전반에 걸쳐 밝을 것으로 예측되면서 수출·생산 성장률이 42.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2023년 세계경제 성장률 둔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박, 통화 긴축 기조 등 대내외 여건 불확실성이 확대하면서 국내 주력산업 전반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 조선업계의 올해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지난해 HD현대,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조선 빅3사의 연간 수주액은 438억 7,700만달러로, 목표 달성률 124%를 초과했다. 조선업 특성상 수주 물량이 2년 뒤부터 실적에 반영되는 만큼 올해부터 매출이 본격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산업연구원(KITA)의 ‘2023년 13대 주력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기조가 강화되면서 카타르 LNG선 발주와 친환경 선박의 세계수요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카타르 LNG선 발주가 올해도 지속되면서 LNG운반선 시장은 상대적으로 양호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의 에너지 수송 루트의 변화, 유류와 가스 수요변동 등으로 LNG 관련 선박 시장과 탱커 부문에서 호황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 인해 국적 선사의 카타르 LNG 수송 계약도 확대될 수 있고 우량 선사는 선제적으로 환경규제에 대응하면서 친환경 선박으로의 전환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20년 이후 대량의 선박 수주물량이 올해 본격적으로 인도되면서 국내 조선산업의 성장세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은창 KITA 산업연구원은 “글로벌 경제의 약세와 항만의 체선 완화에 따라 컨테이너 시황 하락과 대규모의 수주잔량에 대한 부담으로 컨테이너선 발주는 크게 감소할 것”이라며 “벌크선은 세계 경제 및 중국의 저성장으로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신규 선박의 유입이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건조 물량 확대를 위해 중국 블록공장 생산량을 증가시킬 계획이다. 또한 현대중공업이 가동을 중단했던 군산조선소를 재가동하여 블록을 생산하고 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에 매각되면서 설비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조선사가 2020년 4분기 이후 대량으로 수주받은 컨테이너선, LNG운반선, LPG운반선의 수출이 대폭 증가하면서 올해에는 42.4% 증가한 257억달러 규모로 전망됐다. 지난해 국내 조선산업의 수출 증감률은 –21.6%를 기록했지만, 올해 친환경 선박의 발주량이 늘어나면서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국내 조선사들은 2022년 대비 탱커의 수출이 감소하더라도 고가의 LNG운반선 18척, LPG운반선 30척, 컨테이너선 74척을 더 수출할 것으로 이 연구원은 내다봤다. 생산량도 42.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올해 약 1,125만CGT의 선박이 생산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국내 해운사가 발주한 대량의 LNG·LPG운반선이 인도되면서 내수에서 35.4%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수입 기자재 탑재 비중이 높은 LNG운반선과 LPG운반선의 건조량이 2023년에 크게 늘어 선박 기자재 수입량도 13.9%의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390억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해운 시황 악화, 환경 규제 불확실성 등이
선박 발주 감소로 이이져” “생산인력 부족 등
공급능력 위축될 수도” “EEXI·CII 시행으로
국내 선사 친환경선 투자 관망세”
“철강재 가격하락으로 선가 하락으로 이어져”

다만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 금융 불안, 주요국 긴축재정, 소비심리 위축 등 부정적 요인이 산재하면서 조선산업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이 연구원은 “해운 시황 악화 및 환경규제에 대한 불확실성, 높은 금리 및 금융 불안으로 인한 선박금융 조달의 어려움 등으로 상대적으로 영세한 우리나라 해운사와 선박 발주에 부정적인 영향도 예상된다”며 “특히 러시아 제재로 인한 선박 인도 연기 및 계약 취소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또한 올해는 선박 발주 감소로 조선사 간 수주 경쟁이 심화돼, 선가 하락 및 생산인력 부족으로 공급능력의 한계가 발생하는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이 연구원은 조선소 인력 부족에 대해 “2024년까지 국내 조선사가 인도해야 하는 물량은 약 1,192만CGT로 올해보다 더 증가할 것이다. LNG운반선의 건조도 올해 41척에서 2024년 67척으로 2025년에는 71척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어 생산량 증가를 위해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생산인력 부족과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로 공급능력이 위축될 수 있는 위험도 상존한다. 내국인 인력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외국인 근로자 도입도 더디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이 연구원은 “전라남도 서남권 등 외국인 근로자 비중이 높고 고숙련 불법체류자가 많은 지역에서는 불법체류자의 일시적 합법화 조치와 지역의 차별화된 정책이 필요하다”며 조선소 인력확충을 강조하고 “국내 조선업계는 조선소의 안전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스마트야드 기술개발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여러 차례 탈락했다. 경쟁국 대비 늦은 디지털 전환 기술에 대한 개발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올해 조선업계 큰 이슈로는 국제해사기구의 현존선에너지효율지수(EEXI)와 탄소집약도지수(CII)의 시행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해운사들은 선박 투자에 대해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EEXI와 CII로 인해 노후 선박의 저속운항이 본격화되거나 퇴출이 증가하면서 해운 시황이 개선되거나 친환경 선박의 선호가 증가하는 시점에서 본격적인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이 연구원은 예측했다. 이 연구원은 “EEXI·CII가 시행되면 2020년 기준으로 국적선의 CII D, E등급이 34.2%로 건화물선의 44%, 차량운반선의 89%가 친환경 전환이 필요한 시기이다”며 “다만 중소 선형의 경우 LNG 연료를 사용하기에 원가 상승, 전문 선원 인력 부족 등으로 관망세가 더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제언했다.


또한 세계 경제성장 둔화로 인해 중국과 일본에서 낮은 가격으로 철강재가 국내에 유입되면서 후판, 주요 조선기자재 가격과 선가가 하락할 것으로 이 연구원은 전망하면서 “올해 선박 발주 감소로 조선사 간 수주 경쟁이 심화되면서 선가가 하락할 수 있다”며 “다만 다수의 우량 조선사는 충분한 수주잔량을 확보하여 급락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이 연구원은 올해 경기 불황에 대비해 국내 조선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조선 인력 육성과 건전한 원하청·노사 관계 구축 위한 상생협의체 운영·활용 △안정적 공급 위한 철강·조선산업 상생협력 강화 △금융기관 올해 회복기 수주 기반한 선수금환급보증 및 환헤지 등 금융지원 △EEXI·CII 규제 대응 친환경 전환 전략 모색 △친환경·스마트 전환 프로젝트 추진 등을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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