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전단계 관장 가능한 최적의 IT시스템 필수

싱가폴 Accord사 사장 “국내 물류기업 상생 위한 동반전략 필요” 조언


국제물류지원단과 해양수산부(이하 해양부) 동북아물류기획단이 공동주최한 ‘제3자물류 성장전략 세미나’가 2월 20일 해양수산부 대회의실에서 있었다. 이번 세미나는 도시바, 필립스, 시몬스, 레고, 3M World Wide 등을 주요 거래선으로 두고 있는 싱가포르의 민간 3PL 업체 중 가장 큰 규모의 Accord사(이하 어코드사) 대표이사를 초청해 성장 전략을 듣는 자리였다.


이날 세미나의 주제발표는 <싱가포르 어코드사의 3PL 전략 - 임오규 대표이사>, <KT로지스의 3PL전략 - 김태준 대표이사>, <고부가가치 물류허브를 위한 정책 - 어재혁 팀장> 등으로 진행됐으며 이중 첫 번째 주제에 대한 내용을 집중 조명했다.

 

“해외진출시 고정자산 투자가 걸림돌 될 수 있다”
어코드사 경영을 맡고 있는 임오규 대표이사는 한국인으로서 작년 330만 달러의 수익을 창출시킨 장본인이다. 임 대표이사는 물류산업은 IT산업이라고 역설하며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몇 가지 물류 최적화 시스템은 모두 특정부분에 국한된 것으로 물류 흐름 전체를 관장하는 시스템은 없어 어코드사의 경영을 맡은 후 처음으로 한 일이 자체 SCM 시스템을 코디해 구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84년 포워더 업체로 설립된 어코드사가 현재 14개 국가에 42개 사무소를 운영하는 싱가포르 최대의 민간 3PL업체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최적의 IT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이라는 것. 또 “대형 업체일수록 체계화된 시스템이 아니면 점점 더 거래하기 힘들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임 대표이사는 또, 현재 싱가포르에도 DHL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진입해 있지만 그들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오직 최적의 IT시스템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3PL업체 경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가 있는데 그 첫 번째가 IT기술, 두 번째 좋은 IT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프로세스 기술, 세 번째 그 기술을 구축하고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또 해외로의 진출 시 대상국에 고정자산을 가지면 여러 가지 상황에 민첩하게 대처하기 힘들기 때문에 오히려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하며 어코드사의 경우 현재 많은 해외 지사를 가지고 있지만 자체시스템과 지사 관리를 위한 관리인만을 파견했을 뿐, 창고와 운송수단 등 그 어떤 고정자산에 직접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계부터 관리까지 최적의 자체 IT시스템
임 대표이사의 설명에 따르면 어코드사의 솔루션 시스템 AILIS-Xe은 Supply Chain 전 과정에서의 물류 고부가가치 및 토탈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Planning ▲Execution ▲Monitoring ▲Control 등 총 4개의 구조로 구성돼 있으며 프로세스(Process), 시스템(System) 및 하부조직(Infrastructure)으로 짜여진 각 솔루션의 역할은 다음과 같다.


▲Process Solution : 산업별 맞춤형 특화 서비스 Solution, 물류거점의 재설계를 통한 최적화 방안 제공 ▲System Solution :  실제 경험을 기반으로 검증된 Solution, 물류 흐름을 일관되게 통제하는 시스템 ▲Infrastructure Solution: 전 세계 물류 네트워크를 통한 일관된 물류 서비스 제공 


이 시스템의 특징은 고객사에게 각각의 ID를 제공해 고객사의 물류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했고, 보안유지를 위해 직급별로 그 권한을 차등해 부여하고 있다. 한번 입력한 사항은 전 세계 어떤 지사에서든 공유돼 반복 작업이 필요 없으며, billing 시스템을 통해서는 물류전반을 처리하는데 있어서 단계별로 해당 요금이 처리돼 고객사와의 인터넷뱅킹 자동연계를 통해 정산될 수 있도록 구축돼 있다. 또 어코드사는 PSA의 시스템과의 연계를 통해 자사 화물에 대한 정보를 선사보다도 빠르고 정확하게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시스템에 대해 임 대표이사는 “사실 고객사와의 심각한 문제는 물건이 늦게 도착하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사건이 일어났을 경우 얼마만큼 빨리 처리해 주느냐가 관건이다.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미리 알리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그러기 위해서 어코드사는 전 세계의 시스템을 ‘글로벌 컨트롤 센터’에서 모두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조기업 동반진출로 발전한 쉥커가 좋은 모델”


임 대표이사는 한국의 물류시장 현황에 대해 “오늘날 세계 물류시장은 업체간 M&A를 통해 톱 5위의 점유율이 54%에 육박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며 “한국이 국가물류허브를 지향하려면 한국계 큰 물류기업의 탄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 대표이사는 또, “최근 합병을 통해 세계 순위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쉥커가 제조기업인 BMW와 세계시장에 동반 진출했던 것을 계기로 크게 성장한 것으로 비추어 보면, 제조업이 그 어느 나라 못지않게 발전해 있는 한국에 세계적 물류기업이 지금껏 없다는 것은 아니러니”라며 “이는 결국 국내 기업간 경쟁이 심화돼 있기 때문으로 이제는 기업들이 상생을 위해서라도 힘을 합쳐야 하고 제조기업과의 동반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세계 물류기업 톱10으로 진입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지역 막론하고 국내항만 입출입 관장하는 시스템 구축”
국내에서 3PL 업계가 발전하기 위해서 항만과 국가차원에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이겠냐는 플로어의 질의에 임 대표이사는 “현재 어코드사가 PSA와 연계 구동하고 있는 시스템은 PSA 자체적으로 부두게이트 안에서의 입·출입을 관장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국내 항만에서도 항만에 들어오는 선박에 대한 모든 사항을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는 항만 오퍼레이터가 나뉘어져 있든, 지역이 나뉘어져 있든지에 상관없이 모두 공유할 수 있어야만 최적화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 이 정보를 3PL 업체에 제공해 준다면 세계적 기업을 유치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시스템을 통해 ‘대한민국 부두에 들어오면 모든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라는 개념이 선사들 사이에 인식시킨다면 항만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획기적 방안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정책도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싱가포르가 물류선진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지리적으로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도 주효했지만 싱가포르에서 물류기업을 경영하는 데에 있어서 그 누구에게도 제약조건이 없이 능력만 있으면 뭐든 할 수 있게 한 정부의 역할이 컸다”고 강조하며 “싱가포르는 지금도 세계적 물류국가로 꼽히고 있지만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향후 10년 물류 IT시스템 구축을 위한 국가차원의 대대적인 프로젝트를 비밀리에 준비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싱가포르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한국은 사회적 이해관계가 너무 복잡하게 나뉘어져 있고 바로 그것이 물류산업을 발전시키는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임 대표는 충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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