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장 윤희성
한국수출입은행장 윤희성

수은 가족 여러분,

2023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해 복 많이 받으시고, 가정에 행복과 즐거움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올해는 계묘(癸卯)년, 검은 토끼의 해입니다. 검은색은 인간의 지혜를, 토끼는 민첩함과 풍요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올 한해 우리 수은이 나아갈 길에도 지혜와 풍요가 가득하길 소망해 봅니다.

지난해 유례없는 복합위기로 힘든 시기를 겪었지만, 임직원 모두가 헌신해주신 덕분에 여러 가지 값진 성과를 창출할 수 있었습니다.

우선, 여신지원 목표 대비 11%를 초과한 76.6조원의 자금을 공급하여, 수출확대를 통해 경제활력 제고에 기여하였습니다. 중소기업의 역대 최대 수출달성을 견인한 공로로 대통령 기관 표창을 받았고, 1999년 첫 해외 PF를 취급한지 23년만에 100번째 PF 지원이라는 뜻깊은 이정표도 남겼습니다.

신속하고 과감한 금융지원을 통해 두산중공업의 구조조정을 조기 종결하였고,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도 마무리 단계에 있는 등 구조조정기업의 경영정상화를 적극 지원하였습니다.

동시에 3,000억원 대의 당기순이익 시현이 예상되고 부실여신 비율도 1% 초반대를 유지하는 등 적극적인 정책금융 공급과 리스크 관리의 균형을 맞추었습니다.

지난 여름에는 싱가포르 현지법인을 새롭게 개소하여, 우리 기업의 해외수주와 투자개발을 밀착 지원하는 기반을 마련하였습니다.

대외경제협력기금(EDCF)도 2년 연속 3조원 이상의 차관 승인을 통해 신공항, 종합병원 등 대규모 인프라 지원을 확대하였고, 지원사업에 대한 기후위험 관리를 실시하고, 다양한 재원을 복합적으로 구성하여 지원하는 등 규모와 내실 모두 훌륭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처럼 35년간 국제개발협력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해 11월 수은이 대통령 표창을 받는 등 그간의 노력과 성과를 인정받는 뜻깊은 한해였습니다.

이 모든 것은 각자의 자리에서 업무에 전념해 준 임직원 여러분 모두의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수은 가족 여러분,

주요국 통화 긴축과 지정학적 긴장의 장기화 등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큽니다. 강대국 간 대립 심화로 블록경제와 자국 보호주의 등 재세계화(Reglobalization)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영리한 토끼는 세 개의 굴을 준비한다”는 ‘교토삼굴(狡兔三窟)’의 의미처럼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변화되는 상황에 빠르게 적응하여, 우리 경제가 처한 위기를 재도약의 기회로 삼아야겠습니다.

이를 위해 올해 수은이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당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수출증대를 주도하여 경제 재도약에 앞장섭시다.

정부는 올해 핵심 경제정책 방향을 “수출강화”에 두고 국가적 역량을 결집할 계획입니다. 수은은 대외정책금융을 전담하는 기관으로서 획기적인 수출증대를 주도하고 수출 5대 강국 도약에 앞장서야 하겠습니다.

우선 상반기 중 금융지원 목표의 60% 이상을 공급하여, 위기극복과 경제 재도약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첨단전략산업 지원프로그램’을 신설하고, 혁신산업 분야에 총 16조원을 지원하여 혁신산업의 글로벌 리더십 확보에 힘쓰겠습니다.

또한 국가대항전 성격인 원전과 안보협력을 위한 방산이 제2의 전략수주산업이 될 수 있도록 주요 발주처와 선제적 금융협력을 확대하겠습니다. 원자재난, 금리·환율 급등으로 큰 어려움에 처해 있는 중소중견기업에 총 31조원을 지원하여 고용유지와 경영애로 해소에 힘쓰겠습니다.

필수 원자재 수입을 위해 긴급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고 특별 금리우대로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을 경감해주는 한편, 지방은행 지점망을 활용하여 수출입금융을 지원하는 해외온렌딩을 확대하여 지역 소재 기업의 정책금융 접근성과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안정적인 외화자금 확보에 주력해야 합니다. 글로벌 유동성 축소 상황에서 적극적인 IR을 통해 대규모 달러화 채권 발행 뿐만 아니라 非달러화 채권발행 확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Bank Loan, 채무보증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하여 안정적인 재원조달에 만전을 기해주시기 바랍니다.

둘째, 경제안보 강화를 위해 공급망 안정화에 집중합시다.

기술 및 자원의 블록화, 자국 우선주의 심화, 환경규제 강화로 공급망 불안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차전지 핵심광물 등 수입 의존도가 높은 주요 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전방위적 금융지원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핵심산업 및 취약분야 대한 ‘글로벌 공급망 대응 프로그램’을 확대·개편하겠습니다.

해외자원개발, 장기구매계약, 국내 도입기반 구축 등 자원도입 全 단계 금융지원을 통해 조달처 다변화와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하겠습니다. 또한 소·부·장 지원대상을 확대하고 국내 해운사에 대한 선대 확보를 지원하여 소부장 자립과 원활한 수출입 물류를 뒷받침하겠습니다.

정부의 ‘공급망안정화기금’을 활용하여, 공급망 불안을 해소하고, 수출 반등의 기회로 삼기 위한 준비도 철저히 해야겠습니다.

셋째,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공고히 합시다.

기후변화 대응, 글로벌 에너지 위기 등으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 EU의 탄소국경 조정제도(CBAM)와 같은 新무역장벽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결국, 준비된 자에게만 기회가 주어질 것입니다. 수은은 친환경․탄소중립 경제를 대비하기 위해 ESG부문에 총 15조원을 공급할 방침입니다. 수소시장 선점을 위해 사업단계(생산→저장/운송→활용) 전반에 걸친 맞춤형 지원을 통해 수소경제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는 한편, 국제감축사업 수행을 통해 우리기업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정부의 탄소중립목표 달성에도 기여하겠습니다.

EDCF는 그린·디지털·보건분야 등을 중심으로 개도국의 기후위기 대응을 지원하고, 개도국 경제발전과 우리기업 해외진출이라는 동반성장을 도모하겠습니다. 또한 남북협력기금은 남북관계 정상화에 대비하여 단계별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등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 구현을 위한 정부 정책을 충실히 뒷받침해야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더욱 신뢰받는 수은이 됩시다.

수은의 존립기반은 고객입니다.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성과 업무역량을 더욱 강화해야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7월 말 취임시 여러분께 말씀드렸던 것처럼 금융전문가인 여러분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더욱 인정받고 능력을 발휘하여 수은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우선 인사제도 개편 요구에 부응하여 노사 공동으로 인사제도 개선 TF를 운영하겠습니다. 성과와 역량 중심의 인사제도 구축으로 혁신적 인재 양성을 도모하고, 불필요한 일에 시간을 소비하지 않는 유연하고 건강한 근무환경 조성에도 힘쓰겠습니다.

필요한 핵심업무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하고 현재 진행 중인 디지털화를 고도화하여 효율적인 조직운영을 뒷받침하겠습니다. 올해는 디지털 전환의 핵심인 데이터센터를 착공합니다. 그간 착실히 추진해 온 디지털 전환 노력이 안착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다양성을 요구하는 글로벌 흐름에 발맞춰 여성 인력을 적극적으로 배치함으로써 조직의 인적역량 활용을 극대화하겠습니다.

또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모범적인 공공기관이 될 수 있도록 사회적 책임 이행, 투명한 윤리경영 실천과 함께 내부통제를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수은 가족 여러분,

작년 말 직원들과 경영진이 모여 현안에 대해 진솔하게 소통하는 귀중한 자리가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자연스러운’ 소통의 접점을 늘리면서 여러분의 생각을 직접 듣고 실천하겠습니다.

직원 여러분도 수은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확고한 주인의식을 가지고 동참해 주시길 바랍니다.

윈스턴 처칠 前 영국 총리는 “좋은 위기를 낭비하지 말라.(Never let a good crisis go to waste)” 라고 한 바 있습니다.

올해 역시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지만, 이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수은과 직원 모두가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올 한 해 수은 가족 모두가 합심하고 지혜를 모아 함께 나아갑시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해양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