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타장치의 비정상적인 작동에 따른 좌초

우리나라 연안해역 해저지형
우리나라 연안해역 해저지형

이 좌초사건은 자동조타장치 팔로우 업 계통의 일부 부품이 노후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비상상황에서 도선사 및 선장이 적절하게 조선하지 못하여 발생하였다고 판시한 사례다.

<사고 내용>
○사고일시 : 2017년 12월 20일 17시 06분경
○사고장소 : 군산항 명암등표로부터 진방위 175도 방향, 0.4마일 해상
○피해 사항 : 사고 선박의 구상선수부 외판 4개소 약 8~22㎝ 균열 및 파공으로 선수 선박평형수탱크에 해수 유입, 군산항 북방파제 구조물 케이슨 2개 및 테트라포드 다수 파손

 

○사고 선박의 조타장치의 구성 및 작동방식
사고 선박의 조타장치는 조타실에 설치된 자동조타장치[Auto Pilot System, 타(舵, Rudder) 원격제어장치]와 타기실에 설치된 타 유압구동장치[Steering Gear Control System, 유압펌프 및 타 작동기(Rudder Actuator) 등]로 구성되어 있다.
자동조타장치는 독립된 2개의 제어계통(시스템1 및 시스템2)으로 구성되어 있어 사용 중인 1개의 시스템에 이상이 발생하면 즉시 다른 시스템으로 전환하여 사용할 수가 있다.
각 시스템의 조작 방식은 ①조타실의 타각 명령 전기신호가 러더 서보 앰플리파이어(Rudder Servo Amplifier)를 거쳐 유압구동장치에 전달되고, 타의 회전 각도가 시스템에 피드백(Feed Back)되면서 타각이 자동적으로 명령된 타각에 맞추어 지는 추종방식(Follow up steering)과 ②선교의 타각 명령 전기신호가 러더 서보 앰플리파이어를 거치지 않고 직접 유압구동장치에 전달되어 타가 움직이게 되는 비추종방식(NFU, Non-follow up steering)이 있다.


추종방식의 조작법에는 시스템에 타각을 지시하는 신호가 입력되는 방법에 따라 자동(AU
TO), 수동(Hand) 및 원격(RC, Remote Control)의 3가지 모드(Mode)가 있다. ①자동모드는 설정된 특정한 침로를 유지하기 위해 시스템이 자동으로 타각 명령 신호를 발생하여 타가 추종하는 방식이고, ②수동모드는 타 조종자가 타륜(Steering wheel)을 돌려 발생시키는 타각 신호를 타가 추종하는 방식이며, ③원격모드는 자동조타장치와 연결된 외부 항해기기의 타각 명령 신호를 받아 타가 추종하는 방식이다.


비추종방식에 의한 조작법은 조종자가 비추종방식 레버(NFU Lever)를 좌측 또는 우측으로 움직인 상태를 유지하는 시간 동안 타가 회전을 하고 레버를 놓으면 타의 회전이 정지되는 방식이다. 이 선박의 자동조타장치는 유압구동장치로부터 전원을 공급받는데 반해 비추종방식 조작법은 타각 지시 전기신호가 유압구동장치에 직접 전달되므로 자동조타장치에 고장이 발생하더라도 유압구동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면 타를 조종할 수 있다.
이 자동조타장치는 전원 상실 또는 러더 서보 앰플리파이어가 내보낸 타각 지시 값과 실제 타각이 불일치하는 경우에는 가시가청 경보가 작동하나, 러더 서보 앰플리파이어가 스스로의 판단으로 조타륜이 지시한 타각 값과 다른 신호를 타기 쪽으로 내보내는 경우에는 조타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인식이 되어 경보가 작동하지 않는다. 이 선박의 자동조타장치 사용자 매뉴얼에 따르면 사용 중 자동조타장치에 이상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자동모드 → 수동모드 → 시스템 전환 → 비추종방식 → 타기실에서 비상조타 순으로 비상대응을 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조타장치 점검ㆍ정비의 기준 및 정비 상황
사고 선박의 자동조타장치는 사용자 매뉴얼에 명시된 주기별 점검사항들을 계획정비제도에 반영하여 1년 주기의 점검ㆍ정비는 외부 전문수리기사가 시행하고, 6개월, 1주일 및 1일 주기의 점검은 선원이 시행하도록 되어 있었다. 이 사고 발생 전 2017. 6. 21. 외부 전문 수리기사가 이 자동조타장치의 1년 주기의 점검·정비를 시행하였고, 6개월 주기의 점검은 2017. 8. 2., 1주 주기의 점검은 2017. 12. 16., 1일 주기의 점검은 2017. 12. 20. 선원이 시행하였다.
이 조타장치의 유압구동장치 또한 사용자 매뉴얼에 명시된 주기별 점검사항들을 계획정비제도에 반영하여 5년과 2.5년 주기의 점검ㆍ정비는 외부 전문수리기사가 시행하고, 1월과 1주일 주기의 점검은 선원이 시행하도록 되어 있었고, 이 사고 발생 전 2016. 2. 29. 외부 전문수리기사가 2.5년 주기의 점검ㆍ정비를 시행하였으며, 1월 주기의 점검은 2017. 11. 28., 1주일 주기의 점검은 2017. 12. 15. 선원이 시행하였다.

 

○조타장치 수리 상황
사고 선박은 2017. 12. 20. 군산항에서 조타장치가 고장 난 이후 평택항에서 목포항으로 항해 도중과 울산항에서 파나마를 향해 항해하던 도중에도 계속하여 조타장치에 유사한 고장이 발생하였다. 이에 따라 아래 [표]와 같이 군산항, 울산항, 파나마, 푸에르토 리코 및 2018. 2. 6. 미국에서 지속적으로 수리를 진행하였으며, 미국에서 수리한 이후 2018. 8. 6. 중국 칭다오에서 자동조타장치 전체를 교체할 때까지는 조타장치에 고장이 발생하지 않았고, 칭다오에서 자동조타장치를 교체한 이후부터도 조타장치의 고장 없이 정상적인 운항을 하였다.


○군산항 항로 현황
군산항의 입·출항 항로는 남측에 위치한 군산항 부두와 북측에 위치한 북측 도류제 사이에 동서 방향으로 놓여 있으며, 항로 폭은 4부두 부근에서 약 480미터, 명암등표 부근에서는 약 900미터이다. 항로 서측에 위치한 항로의 출입구에는 길이 약 3,000미터인 북방파제와 길이 약 850미터인 남방파제가 설치되어 있고, 북측 도류제 끝단에 위치한 명암등표에서 북방파제까지의 거리는 약 1,000미터이다. 명암등표로부터 진방위 262도 방향, 약 680미터 거리에 저수심 암초가 있으며 암초 위에 명암 서방 고립장애표지(이하 “고립장애물”이라 한다)가 설치되어 있다. 
이 항로에서의 항행최고속력은 군산항9호 등부표와 군산항13호 등부표 사이에서 10.0노트로 제한되어 있으나, 군산항9호 등부표로터 항로 출입구까지는 제한이 없다. 

 

○선박의 운항 및 사고 상황
사고 선박의 3등 항해사(이하 “3항사”라 한다)는 2017. 12. 20. 16:00경 출항을 위해 안전관리매뉴얼의 출항 전 체크리스트에 따라 주기관 준비 및 선교 기기 점검을 하였고, 점검 시 텔리그래프(Telegraph) 로그(Log) 시간, 비상전원 공급상태 등 일부 사항은 누락하였으나 점검 결과 조타장치는 정상적으로 작동하였다. 주도선사는 같은 날 16:12경 보조도선사와 함께 군산항 제4부두에 접안되어 있던 이 선박의 출항 도선을 위해 이 선박에 승선하였다.


선장은 주도선사에게 도선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 및 설명하였고, 주도선사는 선장에게 도선계획을 제공하고 설명을 하였으나, 출항 중 선박의 속력에 관하여는 의견을 교환하지 않았다. 이 선박은 같은 날 16:36경 자동차 4,037대를 선적하고 도선사 2명과 선장을 포함한 선원 25명이 승선한 상태로 군산항 제4부두를 출항하여 평택ㆍ당진항을 향해 항해를 하였다. 이때 선교에는 도선사 2명, 선장, 3항사 및 당직 조타수가 근무하고 있었으며, 군산항 출항 당시 이 선박의 선수흘수는 7.8미터, 선미흘수는 9.4미터였다.
선장은 같은 날 16:54경 이 선박이 군산항 방파제를 벗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선수·선미 출항부서배치를 해제하였고, 선수 횡추진기(Bow Thruster) 사용을 종료하였으며, 비상투묘 준비는 하지 않은 상태로 침로 273도, 속력 6.9노트로 항해하였다. 이 선박의 2등 항해사(이하 “2항사”라 한다)는 같은 날 16:59경 선미 출항부서배치를 해제한 다음 선교에 올라와 3항사와 당직교대를 하였다. 3항사는 2항사와 당직교대를 한 후 선교에서 항해일지를 정리하였다.


이 선박은 침로 270도, 속력 12.7노트로 군산항 항로를 따라 수동모드로 조타하며 항해하던 중 2017. 12. 20. 17:06:17경 군산항 명암등표로부터 진방위 175도 방향, 0.4마일 거리인 북위 35도 58분 55초·동경 126도 31분 20초 해상에서 조타장치의 이상을 알려주는 가시가청 경고신호가 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수가 갑자기 오른쪽으로 선회하기 시작하였다.
2항사는 같은 날 17:06:40경 필리핀인 당직 조타수로부터 “No Steering(조타 불능)” 보고를 받고 즉시 타각지시기를 확인한 결과 타가 우현으로 전타된 상태였으며, 이때 타륜을 조작하여도 타가 움직이지 않는 것을 인지하고 도선사 및 선장에게 조타장치에 고장이 발생한 사실을 보고하였으며, 자동조타장치의 시스템을 당시 사용하고 있던 1번 시스템에서 2번 시스템으로 변경한 후 타륜을 조작해 보았으나 여전히 타가 움직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항사는 비추종방식으로의 전환을 시도하지는 않았다.
주도선사는 조타장치 고장 보고를 받은 직후인 같은 날 17:06:51경 좌현전타를 지시하였고, 17:07:05경 주기관 전속후진을 지시하였으며, 이어 17:07:25경 선수에 비상투묘 인원을 배치할 것을 선장에게 요청하였고, 선장은 17:07:30경 기관실에 전화를 하여 “기관실, 타기실 체크해 봐”라고 하였으나 비상조타할 것을 지시하지는 않았다.


주도선사의 전속후진 명령을 받은 2항사는 주기관 원격 작동장치(Engine Telegraph)의 작동 레버(Lever)를 한 번에 전속후진으로 조작하면 주기관에 무리가 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여 반속전진(Half Ahead) → 정지(Stop) → 극미속후진(Dead Slow Astern) → 미속후진(Slow Astern) → 반속후진(Half Astern) → 전속후진(Full Astern)의 순서로 조작을 하였으며, 이렇게 조작하느라 도선사가 전속후진을 지시한 때로부터 주기관 원격 작동장치의 레버를 전속후진 위치에 갖다 놓는데까지 약 50초가 소요되었다.
한편, 선장의 전화를 받은 이 선박의 기관장은 1등 기관사를 타기실에 보내 타기 작동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였으며, 1등 기관사로부터 “이상 없다”는 보고를 받고 다른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 이 선박의 선수가 우측으로 선회를 하고 있던 중, 같은 날 17:07:45경 2항사는 타각지시기를 보고 조타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인지하였고, 조타장치 정상 작동 사실을 주도선사에게 보고하였다. 이때 조타장치는 수리를 하지 않은 상태였고, 이 선박의 선수방위는 318도에 선속은 10.0노트였으며, 고립장애물까지의 방위 및 거리는 327도 및 0.25마일이었다.


주도선사는 조타장치가 정상 작동 된다는 보고는 받았으나 정상 작동에 대한 확신은 없는 상태에서 같은 날 17:07:46경 좌현전타를 지시하였다가(이때 보조도선사는 좌현전타를 하면 안 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음), 17:07:56경 다시 타 중앙 및 전속후진을 지시하였고, 17:08:15경 군산항해상교통관제센터(이하 “군산항관제센터”라 함)에서 이 선박을 호출하자 “타가 듣지 않아서 그러니 참고하라”는 답을 하였다.
이후 같은 날 17:08:35경 주도선사는 군산항관제센터로부터 “전방 장애물(고립장애물)로 접근하고 있으니 주의하라”는 권고를 받고 “알고 있다. 타가 안 돼서 그렇다”는 취지의 답을 하였으나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 그로부터 약 50초 후인 같은 날 17:09:24경 주도선사는 이 선박의 좌현 쪽 약 0.04마일 거리에 있는 고립장애물과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 킥(Kick)현상을 활용하려는 의도로 전속전진 및 좌현전타를 지시하였다. 이때 이 선박은 약 8노트의 속력으로 전진하고 있었으나 주기관은 이미 후진방향으로 회전을 시작한 상태였다.


같은 날 17:09:55경 군산항관제센터로부터 “속력을 줄이고 긴급투묘 하라”는 권고가 있었으나, 주도선사는 17:10:23경 “타 중앙(Midship)”을 지시하였다가 17:10:28경 다시 우현전타를 지시하였고, 17:10:37경에 전속후진을 지시하였다. 이때 이 선박의 침로는 약 351도에 속력은 약 7.7노트였고, 북방파제까지의 최단거리는 0.22마일에 북방파제 북측 끝단까지의 거리는 약 4.0마일이었으며, 주기관 추진기의 분당회전수는 약 60으로 전진추력(전진방향 회전)이 발생되는 상태였다.
같은 날 17:10:55경 주도선사와 선장은 선수 닻 비상투묘 준비를 지시하였고, 주도선사는 17:11:19경 다시 좌현전타를 지시하였으며, 이때까지도 전속후진이 되지 않자 같은 날 17:11:22경 주기관 작동 방식을 조타실 제어에서 기관실 제어로 변경하였으나 즉각 전속후진이 되지는 않았다.


같은 날 17:11:29경 주도선사는 다시 전속후진을 지시하였고, 선장은 기관실에 후진을 요청하였으나, 기관실에서는 오히려 후진 속력을 감소하는 쪽으로 주기관 원격 작동 장치를 조작하였다. 같은 날 17:11:40경 주도선사와 선장은 선수 닻 비상투묘를 지시하였으나, 17:12:57경 이 선박은 구상선수부가 북방파제와 접촉하면서 좌초되었다. 좌초 시 이 선박의 침로는 약 346도에 속력은 1.3노트였다.
이 선박은 북방파제에 좌초한 이후 같은 날 18:42:00경 예선의 도움을 받아 이초하였으며, 같은 날 19:36:00경 군산항 제7부두에 접안하였다. 이 선박이 부두에 접안한 후 선주는 자동조타장치, 유압구동장치 및 전기 수리업체 등을 수배하여 조타장치 고장 발생의 원인을 파악하도록 하였으나, 점검 결과 조타장치가 모두 정상 작동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다만, 조타장치 고장 발생 시 가시가청 경고신호가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하여, 타의 회전 각도를 자동조타시스템에 피드백해 주는 기능을 하며 고장이 발생해도 가시가청 경고신호가 표시되지 않을 수 있는 리피트 백 유니트(Repeat Back Unit)의 팔로우업 리니어 싱크로 모터(Follow-up Linear Synchro Motor)와 버퍼 앰플리파이어(Buffer Amplifier) 및 자동조타장치의 러더 서보 앰플리파이어를 새것으로 교환하였다.


그러나 조타장치를 점검 및 수리한 후 군산항에서 평택항에 입항하였다가 다시 평택항을 출항하여 자동조타장치의 1번 시스템을 수동모드로 조타하면서 목포항으로 항해하던 중 조타장치가 좌현전타 후 중앙으로 작동이 되지 않는 현상이 일시적으로 발생하였다. 이에 따라 2017. 12. 30. 이 선박이 울산항에 입항하였을 때 자동조타장치 전문 수리기사가 이 선박에 승선하여 자동조타장치를 점검하였으나 이때에도 자동조타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어서 조타장치 작동 오류의 원인을 찾지 못하였고, 1번 시스템의 리피트 백 유니트와 관련된 릴레이(Relay) 5개 및 시스템전환스위치(System Selector Switch)를 새것으로 교환하였다.
이 선박이 울산항을 출항하여 파나마를 향해 항해하던 도중 2018. 1. 10.과 1. 11.에 공해상에서 갑자기 좌현전타되는 작동 오류가 또다시 발생함에 따라 이 선박이 파나마, 푸에르토 리코 및 미국 입항 시에 작동 오류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부품들을 위 [표]와 같이 교체하였고, 이때부터는 조타장치에 작동 오류가 발생되지 않았다. 이후 2018. 7. 30. 중국 칭다오에서 입거 수리 중 이 선박의 자동조타장치 전체를 교체하였다.
사고당시 기상 및 해상 상태는 맑은 날씨에 북동풍이 초속 6~8미터로 불고, 파고는 약 0.5미터, 시정은 5~6마일이었다. 조석은 고조시각이 16:35(조고: 6.46미터), 저조시각이 23:11(조고: 1.21미터)이었고, 사고당시인 17:06경 관측된 조고는 6.49미터였다. 

 

<원인의 고찰>
○조타장치 고장의 원인

사고 선박이 군산항 부두를 이안한 후 자동조타장치를 수동모드로 조타하면서 항로를 따라 항해하던 중 기기의 이상을 알려주는 가시가청 경고신호가 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타가 우현전타 된 상태로 고정되는 작동 오류가 발생하였고, 시스템을 1번에서 2번으로 변경하였을 때에도 작동 오류는 지속되었다. 그러나 우현전타 된 때부터 약 1분 28초 후 조타장치를 수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조타장치가 저절로 정상적으로 작동되었다.
사고 발생 이후 자동조타장치, 유압구동장치 및 전기 등 관련 전문수리기사가 이 선박에 승선하여 점검을 하였을 때에도 조타장치가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었으므로 작동 오류 발생의 원인을 찾지 못하였다. 다만, 수리기사는 조타장치 사용 중 가시가청 경고신호가 없는 상태에서 타가 전타된 상태로 고정되는 작동 오류가 발생한 것은 타기실에 있는 리피트 백 유니트(Repeat Back Unit)의 일부 부품[팔로우업 리니어 싱크로 모터(Follow up Linear Synchro Motor), 버퍼 앰플리파이어(Buffer Amplifier), 릴레이(Re
lay) 및 전환스위치(Select Switch)]이 비정상 작동한 것으로 추정하였고, 이 선박 자동조타장치의 제조사인 도키멕(Tokimec, 현 Tokyo Keiki)에서는 자동조타장치 내에 있는 러더 서보 앰플리파이어가 비정상 작동한 것으로 추정하였다. 이에 따라 조타장치의 작동 오류를 발생시킨 원인으로 추정되는 일부 부품들을 앞의 [표]와 같이 교체하였다.


그러나 이 선박은 평택항을 출항하여 목포항으로 항해할 때와 이후 울산항을 출항하여 파나마를 향해 항해하는 도중에도 조타장치에 군산항에서와 유사한 작동 오류가 지속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위 [표]와 같이 계속해서 수리를 진행하였으며, 결국 2018. 2. 6. 미국 발티모어에서 일부 부품을 추가로 교체하고 나서부터는 더 이상의 작동 오류가 발생되지 않았다. 따라서 미국 발티모어에서 교체한 부품들의 오작동이 조타장치의 작동 오류를 일으킨 주된 원인으로 보여진다. 다만, 그전에 교체한 부품들이 정상이었는지는 알 수 없으며, 발티모어에서 교체한 부품들과 함께 오작동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또한 이 선박에 조타장치를 설치한 이후 이 사고 발생 시까지 이 부품들을 교체한 적이 없다는 점과, 조타장치에 대한 점검 및 정비를 선원과 외부 전문수리기사가 계획정비제도 시행매뉴얼에 정한 기준에 따라 정상적으로 정비를 하였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부품들의 오작동은 부품 자체의 노후화에 따른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조타장치의 고장은 이 조타장치 중 팔로우 업 계통의 일부 부품들(군산항부터 발티모어까지 교체한 부품들의 전부 또는 이들 중 일부 부품)이 노후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작동하여 발생된 것이다.

 

○좌초사고 발생의 원인
1) 조타장치 고장 시 비상대응 미숙

선박이 항내나 좁은수로 등을 항해하는 중에 조타장치에 고장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짧은 시간 안에 좌초나 충돌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선장을 포함한 항해사는 자선에 설치된 조타장치의 운용·정비 및 고장 발생 시의 비상대응절차에 정통하고 숙달되어 있어야 한다.
사고 선박의 자동조타장치 사용자매뉴얼에 따르면 수동모드로 사용 중에 이상이 발생하면 수동모드 → 시스템 변경 → 비추종방식 → 타기실에서의 비상조타 순으로 비상대응을 할 것을 명시하고 있으며, 이 선박의 안전관리매뉴얼에도 동일하게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선장과 당직 항해사인 2항사는 수동모드로 조타하며 항로를 따라 항해하던 중 조타장치에 이상이 발생하였을 때 시스템을 변경하여 조타장치의 정상작동 여부를 확인한 후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곧바로 비추종방식으로 변경하여 정상작동 여부를 확인하였어야 하며, 비추종방식으로도 조타장치가 작동하지 않으면 선내 비상경보를 울리고 타기실에 인원을 배치하여 비상조타를 하는 등의 비상대응을 함으로써 선박의 조타장치 기능을 신속하게 확보하여 2차 사고를 방지하였어야 한다.


군산항에서 조타장치 고장이 발생한 이후 목포항에 입항할 때와 파나마를 향해 항해하던 중에도 조타장치에 유사한 고장이 발생하였으나 비추종방식으로 전환하여 정상적인 조타를 한 사실을 고려할 때, 이 사고 발생 당시에도 비추종방식으로 전환을 했더라면 조타장치를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었을 가능성은 높다.
그러나 선장과 2항사는 조타장치에 이상이 발생하여 시스템 변경을 하였으나 정상작동이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비추종방식으로 변경하거나 비상조타를 지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이 선박은 조타장치가 정상 작동된 것으로 확인될 때까지 약 1분 동안 조타장치가 정상 작동되지 않는 상태로 항해를 하였고, 이후에도 주도선사가 조타장치의 정상 작동 여부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는 상태에서 도선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조타장치의 오작동이 인지된 후 약 1분만에 다시 정상 작동이 되었고, 비상대응절차에 따라 시스템을 변경하였다가 다시 비추종방식으로 변경하는데 일정한 시간이 소요되며, 특히 비상조타를 하는 데에는 비상조타 지시를 받은 때로부터 약 1분 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사실, 당시 지속적으로 전속후진을 지시하고 있었고, 그에 따라 중도에 추진기가 역회전을 하기도 하여 타효가 정상적으로 발생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점 및 주도선사가 비록 조타장치 정상 작동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고 할지라도, 될 수도 있다는 생각하에 자신이 의도하는 대로 계속해서 변침지시를 하였으므로 비추종방식으로 정상 조타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조타장치 고장에 대한 비상대응을 미숙하게 하여 조타기능을 신속하게 회복하지 못한 것 자체가 이 선박이 좌초된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 긴급후진(Crash Astern) 미실시
조타장치의 고장은 선박의 조종성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서 다른 선박과의 충돌 또는 시설물과의 접촉 등 2차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매우 중대한 사안이다. 따라서 조타장치가 고장 난 경우에는 선박을 즉시 정지하여 고장을 수리한 다음 운항을 재개하거나, 자체 수리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안전한 장소에 정박 또는 접안하여 수리를 한 다음 운항을 함으로써 2차 사고를 방지하여야 한다. 그러나 주기관 원격 작동 장치의 조작을 담당한 2항사는 주도선사가 기관 전속후진을 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긴급후진을 실시하여 신속히 선속을 감소시키지 않고, 약 50초 동안 주기관 원격 작동 장치를 반속전진-정지-극미속후진-미속후진-반속후진-전속후진의 순으로 순차적 조작을 함으로써 선속의 감소 효과를 현저히 더디게 나타나게 하였다.
긴급후진은 선박이 전속전진 상태에서 긴급한 상황에 처하였을 때 주기관 원격 작동 장치를 한 번에 즉시 전속후진으로 조작함으로써 선체를 급속히 정선시키는 조선법이다. 따라서 주도선사가 전속후진을 명하였을 때 2항사가 긴급후진을 실시하였다면 주기관 작동을 순차적으로 하였을 때보다 선박 제동에 필요한 거리와 시간이 급속히 단축되어 이 선박이 좌초에 이르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선주가 제출한 이 선박의 시운전 결과 자료가 불명확하여 긴급후진을 사용한 경우 얼마의 시간 및 거리 안에서 선박이 정지가 되는 지에 대해 분명하게 알 수가 없으므로 당시 긴급후진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좌초에 이르지 않을 거리에서 이 선박이 정지 되었을지 여부를 명확하게 밝힐 수는 없다.

 

- 비상투묘의 지체
가항수역이 제한되고, 통항량이 많으며, 저수심이 산재한 항내에서 항행할 때에는 선박의 주기관 및 발전기의 고장, 조타장치의 고장 등 예기치 못한 비상상황에 대비하여 비상투묘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여야 하고, 비상투묘를 결정할 때에는 수심, 선박의 속력, 선박의 무게, 해저의 상황, 저질의 상태 및 비상투묘를 하지 않았을 때의 피해정도를 고려하여야 하며, 양현의 닻을 동시에 투묘하여야 한다.
선장은 이 선박이 부두를 이안한 직후에 선수·선미 출항부서배치를 해제하였고, 비상투묘 준비를 하지 않은 채 항로를 따라 항해하던 중 조타장치가 비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비상상황이 발생하였다. 사고 당일 17:09:55경에는 군산항관제센터에서 “속력을 줄이고 긴급투묘 하라”고 권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선장은 투묘를 지시하지 않은 채 항해를 계속하다가 뒤늦게(17:10:55경) 투묘 준비를 지시하였고, 좌초 직전(17:11:40경)에서야 투묘를 지시하였다.


선장 피 러셀(Captain P. Russell)의 이론에 따르면, 항해 중 비상투묘가 가능한 한계속력은 재화중량톤(Dead Weight Tonnage) 3만톤 이하인 선박의 경우 약 8노트이다.1)
이 선박의 사고 당시 재화중량톤은 16,871톤이므로 비상투묘가 가능한 한계속력은 약 8노트이다. 따라서, 조타장치에 고장이 발생했을 때 미리 선수에 비상투묘 준비를 지시하였다가 선속이 약 8노트가 되는 17:08:40경에는 비상투묘를 지시하였어야 했다. 이 선박의 조타장치 고장 사실 인지시부터 좌초 직전까지 약 6분만에 약 8노트가 감속되었다는 점과, 17:08:40경 이 선박의 위치에서 사고 위치까지의 거리가 약 0.5마일이라는 점 및 이 시점에는 이 선박이 전진타력이 없어지고 후진추력이 형성된 상태였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시점(17:08:40경)에서 비상투묘를 하였다면 투묘의 효과가 후진추력과 함께 작용하여 이 선박의 전진 속력을 급격히 감소시킬 수 있었을 것이고, 따라서 방파제 좌초를 피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며, 좌초를 피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그 피해를 현저히 감소시킬 수는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투묘의 효과는 수심, 조류, 선박의 속력, 해저면의 상태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이 선박의 경우 비상투묘를 하였을 때 정지되는 거리 또는 시간이 명확하지 않아 비상투묘 자체의 효과만으로 이 선박의 좌초를 방지할 수 있었을지 여부를 명확하게 밝힐 수는 없다.
   


- 비상상황에서 부적절한 도선
도선사는 가항수역이 제한되고, 통행량이 많으며, 저수심이 산재한 항내에서 선박을 도선할 때에는 주기관이나 발전기의 고장, 조타장치 고장 등 예기치 못한 비상 상황에 대비하여야 하며, 항내의 항만시설, 항로 및 항로주변 수역의 사정에 대하여 정통하여야 한다.
이 선박은 군산항 항로를 따라 항해하던 중 사고 당일 17:06:17경 조타장치의 일시적 오류로 인해 선수가 갑자기 오른쪽으로 선회하는 상황이 발생되었다. 17:06:40경 조타장치 고장 사실을 보고받은 주도선사는 좌현전타 및 전속후진을 지시하였고, 약 1분후인 17:07:45경 조타장치 정상 작동 보고를 받고는 좌현전타를 지시하였다가 다시 타중앙 및 전속후진을 지시하였다.  17:08:35경 주도선사는 군산항관제센터로부터 전방 장애물(고립장애물)로 접근하고 있으니 주의하라는 권고를 받았으나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는 않은 채 계속해서 항해를 하다가, 17:09:24경에서야 고립장애물과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 전속전진 및 좌현전타를 지시하였다.
고립장애물을 지나고 약 1분 후인 17:10:23경 주도선사는 타중앙을 지시하였다가 다시 우현전타 및 전속후진을 지시하였고, 17:10:55경 비상투묘 준비를 지시하였다가 좌초 약 1분전인 17:11:40경 선수 닻 비상투묘를 지시하였다. 방파제 접촉 직전인 17:11:19경에는 또 다시 좌현전타를 지시하였고, 17:11:29경 다시 전속후진을 지시하였으나, 17:12:57경 이 선박은 좌초되었다.


이와 같이 주도선사는 조타장치 고장 보고를 받은 후 이 선박이 좌초될 때까지 좌초 약 2분 30초전에 우현전타를 지시한 것을 제외하고는 지속적으로 좌현전타를 지시하였다.  타가 정상적으로 작동한 직후인 17:07:50경에는 이미 이 선박이 군산항 항로의 북측 경계선을 벗어나고 있는 시점이어서 좌현 변침이 된다고 하더라도 항로 복귀가 쉽지 않고 오히려 북방파제와의 거리는 더욱 더 가까워지게 됨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좌현전타를 지시한 것은 결국 이 선박의 우선회력을 감소시킴으로써 이 선박이 고립장애물 쪽에 가깝게 지나가게 하였고, 북방파제까지의 거리를 더 짧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한 주도선사는 군산항관제센터로부터 고립장애물로 접근하고 있으니 주의하라는 권고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약 50초 동안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항해를 계속함에 따라 고립장애물과의 접촉 우려를 더욱 증가시켰다.


고립장애물을 지날 무렵에는 이 선박에 후진추력이 발생한 상태였기 때문에 곧바로 전진추력이 발생되기도 힘든 상태로서 타효가 발생되기가 어려워 즉시 킥 현상이 일어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도선사는 킥 현상을 발생시킬 목적으로 불필요하게 좌현전타와 함께 전속전진을 지시함에 따라 당시 후진추력이 발생되어 있던 이 선박의 후진추력을 감소시키고 오히려 전진추력을 발생시킴으로써 이 선박이 정지되는데 걸리는 거리와 시간을 현저히 증가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따라서 조타장치 고장으로 인해 선박이 우선회를 할 초기에는 좌현전타를 지시하였더라도, 이 선박이 항로를 벗어날 무렵부터는 우현 변침을 지시하거나 선박 자체의 우선회 상태를 그대로 지속하여 고립장애물로부터 좀 더 떨어져서 북방파제 북단의 북쪽 수역으로 진입하였더라면 고립장애물을 피하기 위해 전속전진과 좌현전타를 지시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고, 따라서 이 선박의 정지 거리와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북쪽 수역으로 진입함으로써 북방파제에 좌초되는 것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2)


물론, 당시 북쪽수역의 일부에는 어망이 설치되어 있는 곳이 있어 선박이 어망과 접촉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으나, 어망 접촉 및 손상이 필연적이었다고 단언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설사 어망 손상이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피해는 선박 및 방파제의 파손보다는 경미하였을 것이다. 더욱이 북방파제 북쪽 수역은 어망 설치가 금지된 수역으로서 어망 설치 자체가 불법이며, 특히 겨울철에는 대부분이 어망 설치를 표시하는 부이만 설치하고 어망은 설치하지 않는다는 사실 등을 고려하면 설사 어망과 접촉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피해는 방파제 좌초에 비해 현저하게 적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조타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한 직후부터 우선회 상태를 계속 유지하였다가 고립장애물과 명암등표 사이 수역을 안전하게 통과한 다음 북방파제 북쪽수역으로 진입을 하였다면 이 선박은 북방파제에 좌초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주도선사는 조타장치에 갑자기 작동 오류가 발생하자 당황한 나머지 선박 및 주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아니하여 방파제 북쪽수역으로 조선할 생각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고립장애물 인근에서 전속전진 및 좌현전타를 지시하고 방파제 좌초 직전에 또 다시 좌현전타를 지시하는 등 부적절한 지시를 함으로써 선속을 더욱 증가시키고 방파제와의 거리를 짧아지게 하는 등 방파제 접촉을 피할 수 있는 여건을 더욱 악화시켰고, 주도선사의 이러한 행위는 이 선박이 방파제에 좌초되는 원인이 되었다.

 

- 주기관의 정상 작동 여부 등
이 선박의 ‘주기관 작동 기록(Engine Telegraph Log)’에 따르면, 이 선박의 조타장치에 작동 오류가 발생하였을 당시 이 선박은 ①반속전진(약 12.7노트) 상태로 항해 중이었다. 주도선사가 조타장치 고장 사실을 알고 전속후진을 지시한 이후 이 선박 주기관의 분당회전수는 감소를 계속하였고, 고립장애물을 피하기 위해 전속전진을 지시할 당시에는 역회전을 시작하여 17:09:53경에는 추진기 분당회전수가 –50으로 ②후진방향으로 회전을 하는 상태였다.


전속전진 지시로 인해 이후 다시 분당회전수가 ③전진방향으로 증가를 하였으나, 17:10:37경 다시 전속후진이 지시됨에 따라 56까지 증가되었던 추진기 분당회전수는 다시 감소를 하다가 17:11:22경에는 다시 –11로 ④후진방향으로 회전하였다. 이는 주기관 원격 작동 장치의 순차적 조작으로 인해 이 선박의 전진 및 후진추력이 더디게 형성되기는 하였으나, 사고 당시 이 선박의 주기관은 정상적으로 전진과 후진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주기관 제어 상태를 “기관실 제어”로 변경한 이후 전속후진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기관실에서 주기관의 후진 속력을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주기관 원격 작동 장치”를 사용(전속후진 → 극미속후진 → 정지)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이때는 이미 좌초에 임박한 시점으로서 주기관을 정상적으로 후진하였다고 하더라도 좌초를 피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으므로, 기관실에서 후진 속력을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주기관 제어를 한 행위 자체가 이 선박의 좌초에 영향을 주었다고 하기는 어렵다.

 

<시사점>
○항해사는 조타장치의 작동방식과 고장시 비상대응절차에 숙달되어야 한다.

이 선박 조타장치의 고장은 이 조타장치 중 팔로우 업 계통의 일부 부품들이 노후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작동하여 발생된 것이라고 밝혀졌는데, 조타장치를 설치한 이후 이 사고 발생 시까지 이 부품들을 교체한 적이 없다는 점과, 조타장치에 대한 점검 및 정비를 계획정비제도 시행매뉴얼에 정한 기준에 따라 정상적으로 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부품들의 오작동은 정비 불량보다는 부품 자체의 노후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러한 형태의 고장은 평상시의 정비·점검만으로 방지하기 힘들고, 고장 시 즉시 그 원인을 알아내기도 쉽지 않으며, 어느 순간에 갑자기 발생할 수가 있으므로, ①선장을 포함한 항해사는 자동조타장치의 비추종방식 조타를 평소에 익혀둘 필요가 있고, ②조타장치에 고장이 발생하는 경우 곧바로 좌초나 충돌사고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자선에 설치된 조타장치의 운용과 정비에 관하여 정통하여야 하며, 조타장치고장시의 비상대응절차에 숙달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①선장은 현장감 있는 비상조타 교육·훈련을 주기적으로 시행하여야 하고, ②회사의 안전관리책임자는 선원이 조타장치고장 비상대응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를 적절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

 

○도선사는 항로 및 항로 주변 수역 사정에 정통해야 한다.
  WWW발생하자 주도선사가 당황한 나머지 선박 및 주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여 방파제 북쪽 수역으로 조선할 생각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고립장애물 인근에서 전속전진 및 좌현전타를 지시하고 방파제 좌초 직전에 또다시 좌현전타를 지시하는 등 부적절한 지시를 함으로써 선속을 더욱 증가시키고 방파제와의 거리를 짧아지게 하는 등 방파제 접촉을 피할 수 있는 여건을 더욱 악화시킨 것이 원인이 된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도선사는 선박의 주기관·발전기 고장, 조타장치 고장 등 예기치 못한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당시 사정에 맞는 적절한 조선을 할 수 있도록 항로에 관한 사정뿐만 아니라 항로 주변 수역 사정 등에 대하여 정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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