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는 광장을 공원화하는 마무리공사가 한창이고,
세종문화회관 뒤편 적선정(積善亭) 주변엔 배롱나무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출퇴근하며 보던 정자라서 더욱 정겹고, 선비들이 좋아하던 꽃답게
향기가 은은하거니와 기품이 있어 참 좋습니다.
이 정자를 지날 때마다 ‘적선지가필유여경(積善之家必有餘慶)’이라는
뜻을 되새깁니다.
“선행(善行)을 쌓는 집안엔 반드시 복록(福祿)이 따를 것이다”
평생 이 말씀을 가슴에 담고,
말 한마디라도 친절히 하고 물 한 모금이라도 나누려고 애를 썼습니다.

 

요즘 장안엔 TV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장애인US골프대회 우승자 이승민 얘기가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며 화제(話題)입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음에도 천성대로 올곧게 살아가며,
뛰어난 직감력으로 사물을 바라보아 사건을 순리대로 해결하는 우영우 변호사.
선천적 자폐성 발달장애가 있는 이승민은 냄새 맡는 버릇이 있어 흙냄새를
맡다 보니 풀이 좋아졌고, 풀밭에서 놀다 보니 골프도 좋아 보여 골프를
시작하여, 올해 처음 생긴 장애인 골프대회에서 우승까지 하였습니다.
그는 경기 중에 내내 ‘할 수 있다’라는 말을 여섯 번씩 되뇌었고,
우승 후엔 “저를 어둠 속에서 밝은 세상으로 꺼내주신 부모님께 감사한다”며,
공을 부모님께 돌렸습니다.

 

‘역지사지(易地思之)’는 맹자(孟子)에 나오는 ‘역지즉개연(易地則皆然)’에서
비롯된 말로, “처지가 바뀌면 모두 그렇게 했을 것이다”라는 뜻입니다.
상대방의 처지에서 한 번 더 생각하여 배려하고, 서로 이해하여 힘을 북돋아,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 좋은 세상, 밝고 건강한 사회가 아닐까요?
최근에 지병과 생활고로 인해 삶을 포기하는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그들도 우리의 소중한 이웃이요 가족입니다.
약자와 소외된 계층의 사람들이 좌절하거나 삶을 포기하지 않고
우리와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힘써 도와주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적선정(積善亭)에서 역지사지(易地思之)를 생각해보았습니다.
무더운 날씨에 건강 유의하시고,
다시 기승을 부리는 코로나 감염병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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