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적의 물류시스템 3자물류로는 불가능하다”

효율화제고방안? 풀컨테이너 활용율 높여라
세지지원? 3자물류 전환 재고요건 안된다
동반진출? 현지 사정에 밝은 현지물류사가 도움

 

물류산업에 대한 인식이 날로 제고되고 있다. 이제는 국가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선정된 서비스산업의 한 축으로서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에 국토해양부를 중심으로 물류산업 경쟁력 제고방안이 모색되는 등 발전방안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 중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것이 3자물류시장의 확대이다.

 

국내 자가물류나 2자물류분을 3자물류시장으로 끌어들여 물류산업을 고도화시켜야 한다는 것이 이의 핵심. 이를 위해 실질적 유인책으로 세제지원 등이 활용되고 있지만 기대만큼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시대가 바뀌어서 물류산업이 하나의 중요 산업군으로 인식됐다고는 하지만 제조기업의 파생산업으로서 화주를 움직이고 그들의 니즈를 총족시키는 것이 물류사들의 숙명이어서 화주사의 생각과 그들의 동향에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다. ‘물류’에 대한 화주들의 생각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이야말로 화주를 움직이기 위한 첫 걸음이며 물류사들의 중요한 방향키 역할을 할 것이라 믿는다. 이에 ‘시리즈기획’으로 국내 주요 화주사들을 직접 찾아가 보기로 했다.<편집자주>

 

한국타이어 임윤식 마케팅본부 수출물류팀장
한국타이어 임윤식 마케팅본부 수출물류팀장

저렴한 노동력과 부대비용을 이유로 국내 많은 제조사들이 해외행을 선택한 것이 현실이지만 아직까지도 한국에 기반을 둔 제조사들도 상당수 있다. 특히 전세계 시장을 무대로 한국의 국가브랜드를 대변해 주는 대형사들이 여전히 한국공장의 가동을 멈추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그중 하나가 타이어공장이 아닌가 한다. 국내 타이어 업계는 갖은 외풍에도 불구하고 국내 타이어시장의 점유율을 꿋꿋하게 그리고 당당하게 지켜나가고 있으며 해외시장에서도 그 품질을 인정받아 세계시장 점유율도 지속적으로 높여나가고 있다.


이의 중심에 세계 시장점유율 7위를 자랑하는 글로벌 기업이자 국내 1위의 타이어메이커 ‘한국타이어’가 있다. 한국타이어는 2008년 타이어 부문 글로벌 매출 4조 765억원과 영업이익 1,142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대비 약 26%가 증가한 수치.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한국타이어의 물류시스템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한국타어이의 생산기지는 한국내 대전과 금산공장과 중국내 강소와 가흥공장, 그리고 헝가리 공장까지 총 5개가 가동 중이다. 한국타이어의 한해 타이어 생산규모(2008년 기준)는 7,800만개 수준. 이중 한국공장 생산분은 약 55%에 상당하는 4,330만개 가량이며 그 나머지를 중국공장(2,945만개)과 헝가리공장(525만개)에서 생산하고 있다. 한국공장 생산품 중 수출물량만 연간 약 3만6,000FEU 수준. 한국타이어는 이의 물류를 자가물류와 아웃소싱을 혼재해 활용하고 있었다.


좀 더 자세한 한국타이어의 물류체계를 듣기 위해 임윤식 수출물류팀장을 서울 역삼동에 소재한 사무실에서 만났다. 임 팀장은 자사의 물류체계 소개와 함께 평소에 생각해 왔던 물류효율화 방안 등을 솔직하게 답변해 주었다.    

 

■ 귀사의 물류시스템에 대해
“한국타이어 본사의 물류조직은 쉽게, 내수물류팀과 물류운영팀이 국내물류를, 수출물류팀이 해외수출물류를 담당하고 있다. 각 팀별 역할은 물류운영팀이 대전과 금산지역에 있는 생산공장과 부산지역 창고의 원활한 운영을 담당하고 내수물류팀은 전국망으로 분포되어 있는 13개 물류센터의 관리와 고객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수출물류팀은 국내생산 완성제품 중 수출물량을 컨테이너 작업을 거쳐 선적에 관련한 업무전체를 맡는다.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물류흐름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대전과 금산소재의 공장에서 출하된 제품은 내수용과 수출용으로 나눠 내수용은 각 물류센터로, 수출용은 컨테이너 작업을 거쳐 항만을 통해 세계 각지로 운송된다. 물류관련 본사 업무 전반을 120여명의 자사직원들이 맡고 있고 물류센터에서의 활동으로 보관과 포장, 하역 등은 500여명의 도급인력이, 운송부문은 아웃소싱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 한국타이어는 세계 타이어 시장 점유율도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해외 공장현황과 해외의 물류시스템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 
“헝가리 공장과 중국내 2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헝가리 공장은 2007년 본격 가동되기 시작해 대부분 구주지역을 전략적으로 커버하고 있다. 중국지역 진출은 이미 2007년 10년째를 맞이했고 그간 제품생산에서부터 유통 및 마케팅까지 전 물류부문을 커버하며 중국내 타이어 시장점유율 1위로까지 성장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이렇게 3개의 해외공장과 국내 2개 공장의 생산품은 특정지역을 막론하고 전세계에 수출되고 있으며 한국내 물류창고 14개를 비롯해 중국 8개, 북미 6개, 구주 6개, 아태 5개 등 전세계에 걸쳐 확보한 총 34개의 창고를 통해 전세계 고객사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국내를 제외한 세계 각지의 창고와 운송사는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주로 3PL로 운영되고 있다.”

 

■ 국내물류흐름 중 운송부문에 대한 아웃소싱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업체 선정시 중점 고려사항은?
“계약은 1년 단위의 갱신형태로 진행하고 있다. 운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적기납기 아니겠는가. 이것이 운송사에게 바라는 가장 중요하면서도 기본적인 요구사항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이를 지켜줄 수 있는 기업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이 화주사에게는 중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 아웃소싱 활용부문 중 평소 생각해본 효율화 제고사항이 있나?
“복화 컨테이너 활용방안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다. 보편적으로 대전을 기점으로 대전이남지역에서 컨테이너가 필요할 때에는 부산에서, 이북지역은 의왕터미널에서 공급된다. 예를 들면 자사 대전공장에서 수출품 컨테이너 작업을 위해 컨테이너를 필요로 할 때 부산항에서부터 공(空)컨테이너가 올라와 풀컨테이너로 부산항까지 내려간다. 이 때 공컨테이너로 올라오는 부산~대전간 인근에 하역할만 물건을 실어 풀컨테이너 상태로 올라올수 있는 체제가 도입됐으면 한다. 이는 컨테이너의 복화율을 높이는 것으로 적어도 현행 운송비의 약 20%이상의 절감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 시스템은 선사들이 컨테이너 관리가 잘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꺼리고 있는데, 이를 현실화시킬 만한 실질적인 방안들이 강구 된다면  효율화제고 효과는 상당할것 이다.”

 

■ 지금 국토부를 중심으로 물류산업 발전방안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물류시장을 키우기 위한 방안으로 자가물류를 3PL시장으로 유도하는 방안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데 물류부문 전체 아웃소싱에 대해서 고려해본 적은 있나?
“각 부문별 최적화방안에 대한 진단과 컨설팅은 수시로 하고 있지만, 회사차원에서 물류부문의 전체 아웃소싱을 고려해 본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체 아웃소싱을 통해 얻게 되는 편익에 대해서 간과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일반 물류사들이 자사의 물류, 즉 타이어 물류를 제대로 파악하고 최적화시켜 수행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또한 아웃소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기대효과 중 하나인 물류비 절감에 대한 부분도 장기적으로 꾀할 수 있을지를 단언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금 당장 얼마만큼을 줄일 수 있느냐도 중요하지만 그로인해 자사 물류기반을 와해하고 난 이후에 물류사들과의 협상력은 우리가 열위에 놓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러한 총체적인 부분들 때문에 물류부문 전체 아웃소싱을 고려해보지 않았고, 여기에는 세제지원 등 3자물류 유도를 위한 정부정책이 잇따라 시행되고 있지만 이것이 재고요건은 되지 않는다.”

 

■ 물류산업 성장을 위한 방안으로 중요하게 꼽히는 것 중 하나가 제조기업과의 동반진출이다. 해외 생산기지 진출을 계획할 때 국내 물류기업과의 동반진출을 고려해 본적은 있나?
“심도 있게 논의된 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해외진출시 국내 물류기업과의 동반진출보다는 그 나라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현지 물류기업을 활용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물류기업들이 화주사와의 동반진출이 가능하려면 현실적으로 현지사정을 꿰뚫는 경쟁력을 갖추고 난 후에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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