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해운사 ESG 지수, 글로벌 기준 평균 이하...S·G에도 주목해야

‘ESG 경영’, 기업 경쟁력 향상의 최우선 과제로 자리잡아

 

 
 

ESG경영은 모든 산업계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 되었다.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환경, 사회, 지배구조) 점수를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은 투자자와 고객들의 선택 순위에서 밀려나게 된다. 특히 기업의 규모가 커지면 사회에 미치는 영향 또한 커지게 되어 이해관계자들은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에 따라 ESG 등급은 기업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을 향상하는 최우선과제가 되었다.
ESG 점수를 높이기 위해 기업들은 우선 ‘E(환경)’에 초점을 맞춰 친환경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올해 1월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과 공정위의 해운업계 담합 과징금 부과 등으로 ‘S(사회)’와 ‘G(지배구조)’ 부문도 기업경영과 발전에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해운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 ESG 점수를 조사해본 결과, 전 세계 해운기업들에 비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지 않은 해운·물류사가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국내 해운기업들의 국내 ESG 점수는 높으나 해외 ESG 점수는 평균 또는 평균 이하의 점수를 기록하고 있었다.

 

ESG 경영, 국내 기업 아직 시작단계...사업체계·계획 구축 중
HMM, 국내 ESG A, 해외 ESG 평균...‘G’ 부문 특히 부족

국내 해운기업 중 HMM, KSS해운 등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며 ESG 경영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2021년 ESG 점수에 따르면, HMM은 종합 A등급으로 E(환경)에서 A, S(사회)에서 A+. G(지배구조)에서 A등급을 받았으며, 2020년과 2021년 연속 A등급을 획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KSS해운은 E에서 B+. S에서 A+, G에서 A등급을 받아 종합등급이 지난해 B+에서 올해 A등급으로 상승했다. 아울러 국내 ESG 평가·리서치 전문기관 서스틴베스트(SUSTINVEST)에 따르면, 2021년 하반기 HMM은 A등급, KSS해운은 AA등급을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팬오션의 KCGS ESG등급은 종합 B+등급으로 E에서 B+, S에서 D, G에서 A등급을 획득했으며, 지난해 E에서 B등급을 받았지만, 올해는 B+등급으로 상승했다. 한편, 팬오션은 S에서 D등급을 받은 이유로 “지난해 사망사고가 이번 ESG지수에 반영되었다”고 설명했다.
대한해운은 종합 B등급으로 E에서 D, S에서 B, G에서 B+를 받았으며, 지난해 환경(E)에서 C를 받은 것과 달리 D등급으로 하락했다. 이에 환경부문에서 등급이 낮게 나온 이유로 대한해운은 “KCGS 자체의 근거데이터에 따라 매겨져 구체적인 이유를 파악하기 어렵다”며 “현재 등급을 개선하기 위한 용역이 진행 중이며, 기존에 반영되지 못한 부분은 올해 반영하여 등급이 상향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흥아해운은 종합 D등급으로 E에서 D, S에서 C, G에서 D등급을 받아 지난해와 동일했다. 흥아해운은 “현재 ESG 대응을 심도있게 논의 중”이라며 “우선 KR(한국선급)의 ESG 관련 등급 요구사항에 부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현재 회사의 현황을 파악한 후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준비 중이며, 컨설턴트를 이용할 계획 또한 가지고 있다”라 밝혔다.


이와 반해 국내 해운기업들의 해외 ESG지수는 평균 이하인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모건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사가 발표하는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Index) ESG 지수에 따르면 HMM은 BB+등급을 받았으며, △기업 지배구조 △기업행동 △탄소배출에서 ‘ESG 지연’을, ‘건강 및 안전’은 ‘ESG 평균’, ‘독
성 배출 및 폐기물’에서 ‘ESG 리더’로 평가받았다. 특히 HMM은 2020년 1월 BBB등급을 받은 데서 한 단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HMM은 CDP 기후변화대응에서 B등급을 받았으며, EcoVadis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에서 Silver등급을 받았다. 아울러 S&P Global ESG Score에서 동사는 총 29점을 기록하며 ‘중간’등급을 얻었다. S&P Global에 따르면, 환경부문에서 산업계 평균은 28점인 반면에 HMM은 42점을, 사회부분에서 산업계 평균은 21점이지만 동사는 28점을 받으며 준수한 성과를 얻었지만, 지배구조·경제부문에서는 산업계 평균이 26점인데 반해 20점을 기록했다. HMM은 대부분의 해외 ESG 평가중 ‘G’ 부문에서 부족한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HMM은 “지난해 11년 만에 적자에서 벗어나며 올해는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게 되었다. 동사는 장기간 적자로 인해 배당정책이 운용되지 않았지만, 향후 배당정책이 개선될 것”라고 설명했으며 “동사의 주주 지배구조가 산업은행과 KOBC(해양진흥공사) 등 정부에 40%비율로 편중되어 있어 지배구조(G)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이 부분은 자체적으로 해결이 어렵다”고 밝혔다.


팬오션은 MSCI에서 B등급을 받았으며, 이는 해운업계 12개기업 중 뒤처져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MSCI는 팬오션이 △기업행동 △독성 배출 및 폐기물 △탄소배출 △건강 및 안전에서 ‘ESG 지연’되고 있고, ‘기업지배구조’에서 ‘ESG 평균’이라 평가했으며, ‘ESG 리더’에 해당되는 부분은 없다고 밝혔다. 또한 S&P Global ESG Score에서는 7점을 받아     ‘매우 낮음’등급을 기록했다. S&P Global에 따르면, 동사는 ‘환경부문’에서 19점, ‘사회부문’에서 1점, ‘지배구조·경제’부문에서 4점을 받았다. 이에 팬오션은 “동사의 대응인력이나 시스템이 해외 ESG 지수를 관리할 만큼 충분한 체계가 갖추어져 있지 않아 관리가 미흡한 상황”이라며 “국내 ESG 지수관리를 우선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동사의 ESG 시스템은 아직 시작단계로, 점차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해나갈 예정이며, 대응영역을 점차 넓혀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해외 ESG 지수가 부재한 KSS해운 관계자는 “작년에는 해외에 ESG 지수를 신청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내부적으로 해외 ESG 지수 신청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HMM·KSS해운·팬오션·대한해운, ESG전담조직 보유
팬오션·대한해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아직 발간 無

HMM은 ‘ESG 중심의 지속가능경영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가치를 창출하는 글로벌 해운 물류산업의 리더로 거듭나겠다’라는 비전하에 ESG 전담조직을 조직하고, 2025년까지 ESG 각 분야별 목표를 수립하였다. HMM은 E(환경)와 관련한 목표로는 △온실가스 배출량 2008년 대비 60% 감소 △전체 선박 중 80% 친환경선박으로 확보 △중대재해 사고건수 0건 △근로손실률(LTIF) 0.5를 수립했으며, S(사회) 목표로는 △공급망 ESG평가 커버리지(시행비율) 80% 이상 △Digitalized Document 95% 이상 △VOC 처리율 100% △인재개발 교육 투자비용 전년 대비 3% 향상 △사회공헌 집행예산 2020년 대비 200%를, G(지배구조) 목표로는 △이사회 평가 및 보수 체계 구축 △대상별 맞춤교육 프로그램 시행률 100%를 수립했다.


또한 ESG 전담조직을 마련한 KSS해운은 지속가능성보고서를 통해 E와 관련해 △신조대상선박 친환경 선박 비율 100% △2021년 인도선박 중 ESD(Energy Saving Device) 장착비율 100% △전 선대 EEOI 평균값 25.05 △매출액당 온실가스 배출량 1.70tCO2 등을 기록했으며, S와 관련해 △사고 LTIF 0.8 △질병 LTIF 0 △안전보건환경품질경영 시스템 적용받는 근로자 비율 100% △2020년 기준 동사의 임직원 만족도 91.07% △2021년 4월 기준 여성 직원 중 관리자 비중 25% 등을, G와 관련해 △배당성향 50.94% △사외이사 이사회 참석율 94% △우리사주조합 주식 비율 11.68% △연속배당 24년 등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팬오션은 ‘리스크 관리 위원회’와 ‘해사환경팀’을 조직하여 ESG이행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1년 기준 △17년 이후 온실가스 배출량 연평균 1.5% 감소 △OFF-SPEC 연료유 사용 ZERO △연료 절감형 도료 6척 적용 △선박 성능 연 2회 실시 △주요 규정 세미나, 동향 보고 3회 시행 △선박평형수처리장치(BWMS) 11척 설치 △21년 직원 대상 환경교육 4회 실시 △국내 정기 기항선박 2척에 육상전원공급설비(AMP) 설치 △케이프사이즈 이상 선박의 74%에 스크러버 설치 등을 달성하였다고 발표했다. 또한 동사는 IMO CII 규제 대응을 추가 반영한 시스템을 개발하여 ‘실시간 EEOI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며, △2024년까지 전 보유선박에 BWMS 확대 설치 △2030년까지 전국 13개 주요 항만의 248개 선석에 AMP 구축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대한해운의 ESG경영은 S·G에 집중된 모습을 보였다. 동사는 “안전을 위한 운항관리, 정비관리, 수검관리 등 내부관리체계를 구축하여 해양 무사고를 도모할 계획”이라며 “해상인재 개발 및 선원 안전의식 고취를 통하여 구성되어진 해상인력 인프라를 통해 안전운항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팬오션과 대한해운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발간되지 않고 있어 다른 해운사에 비해 ESG경영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편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자산 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는 2025년부터, 모든 코스피 상장사는 2030년부터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는 국내기업의 ESG 정보공개 의무화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해야 하는 의무를 지닌 상장사와 달리 고려해운, 폴라리스쉬핑 등은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발간하지 않고 있으며, ESG와 관련한 사업 또한 내부검토 중이라는 답변과 함께 부진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글로비스·삼성 SDS, 국내·해외 ESG 지수서 모두 긍정적 평가 받아
국내 물류기업인 현대글로비스, 삼성SDS, 한솔로지스틱스의 KCGS ESG 점수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종합 A등급으로 E에서 A, S에서 A+. G에서 A등급을 받았으며, 3년 연속 A등급을 달성했다. 또한 삼성SDS는 종합 A등급으로 E에서 A, S에서 A+, G에서 A등급을 획득했으며, 한솔로지스틱스는 종합 B+등급으로 E에서 B, S에서 B+, G에서 B+를 받았으며, 지난해 G에서 A등급을 받았지만, 올해는 한 단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솔로지스틱스는 “한솔그룹 전체적으로 ESG에 큰 관심이 있는 만큼 계열사마다 미진한 항목이 있다면 앞으로 지속해서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내 물류기업들은 서스틴베스트(SUSTINVEST)의 2021년 하반기 ESG 지수평가에서 현대글로비스와 삼성SDS를 A등급, 한솔로지스틱스는 BB등급을 획득했다.


해외 ESG 지수에서 현대글로비스는 MSCI BB+등급을 받았으며, 2020년 12월부터 같은 등급을 유지 중이다. 또한 동사는 ‘독성 배출 및 폐기물’에서는 ‘ESG 지연’이 평가됐지만, ‘기업지배구조’ ‘기업행동’ ‘탄소배출’ ‘건강 및 안전’에서 ‘ESG 평균’, ‘노동관리’에서 ‘ESG 리더’로 나타났다. 또한 동사는 CDP 기후변화대응에서 A등급을 받았으며, S&P Global ESG Score에서 75점을 기록해 업계에서 ‘매우 높음’등급을 얻었다. S&P Global에 따르면, 동사는 환경부문에서 산업계 평균은 28점인 반면에 90점을 얻어 업계 최고점수를 얻었고, 사회부분에서 72점, 지배구조·경제부문에서 67점으로 모두 업계평균보다 큰 폭으로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삼성SDS는 MSCI에서 A등급을 2020년 12월부터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SCI는 동사가 ‘기업 지배구조’ 부분에서 ESG가 지연되고 있지만 ‘기업행동’ ‘인적 자본 개발’ ‘개인정보 보호 및 데이터 보안’ ‘청정 기술의 기회’ ‘탄소배출’에서는 ‘ESG 평균’이라 평가했다. 또한 삼성SDS는 CDP 기후변화에서 B등급을 받았으며, S&P Global ESG Score에서 76점을 받아 ‘매우 높음’등급을 얻었다. S&P Global에 따르면, 동사는 ‘환경부문’에서 91점, ‘사회부문’에서 70점, ‘지배구조·경제’부문에서 74점을 받으며 모두 업계평균보다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ESG 지수 높은 기업의 투자수익률 수년째 최고치 경신
Ruffer 이사 “ESG,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과 투자가들 모두에 이익 창출”

ESG는 기업, 투자자, 고객 등 모두에게 중요한 화두가 되었다. Finantial Times에 따르면, ESG 지수가 높은 기업들에 대한 투자수익률은 수년째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관리되는 자금의 1/4 이상이 ESG 요소를 고려해 투자됐고 2020년 3월 글로벌 ESG 투자는 한 달 사이 68조가 유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The Times에 따르면, 아시아 국가들의 ESG 투자의 관심이 증가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1월에 온라인으로 개최된 ‘제15차 아시아금융포럼(Asian Financial Forum, AFF)’에서 국제연합(UN) 기후 및 금융 특사 Mark Carney는 기후변화로 야기된 위기를 완화하기 위한 지속발전가능한 금융체제를 구축하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그는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으로 원활하게 전환한다면 투자자에게도 ESG 시장 투자 결정에 대한 더 큰 확신을 심어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 세계 회계법인 중 하나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PwC)에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ESG시대에 기업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영역은 ‘그린 에너지(green energy)’로, 응답자 중 45%의 비중으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자산운용사 러퍼(Ruffer)인베스트먼트 책임투자 부문 이사는 “‘공해를 유발하는 기업에 투자하기 싫다’ 등의 요구를 제시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으며, ESG의 성과가 즉각적으로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과 투자가들 모두에게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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