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글로벌 고객과 거래에 거래조건으로 작용”

ESG 실행 늦은 기업은 글로벌 밸류체인 리스크 요인으로 평가  

 

 
 

ESG이행이 전 산업계 기업경영의 핵심방향으로 자리를 잡아가면서 기업들은 그 규모와 무관하게 지속가능한 미래를 담보하기 위해 ESG경영을 실현해야만 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대기업들은 이미 전문 ESG이행 평가기관으로부터 이행평가를 받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며 발전시켜나가고 있지만 중소규모의 기업들은 ESG경영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향조차 설정하지 못한 곳도 많다.
이와관련 ESG 전문서비스에 대한 수요에 전략수립과 목표설정, 실행 및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등에 대해 자문하는 등 ESG서비스 전체 영역에 대한 종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PWC의 윤영창 전무(공인회계사)를 인터뷰(서면)했다.

 

“글로벌 기업들 공급망의 지속가능성 평가 위해 기업의 ESG 대응수준 직접 평가하거나 독립적
제3자의 ESG 평가결과 요구”

 

◆ESG 이행이 기업과 기관 등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담보할 주요 경영방침으로 부각돼있습니다. 최근의 Trend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기업성장 관리의 핵심지표로 매출, 영업이익 등 재무지표에 추가하여 요즘은 ESG로 대표되는 환경과 사회적 평가가 강조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미래 지속성장의 리스크로 기후위기, 자원순환, 생물다양성 보호, 공급망 관리, 사업장안전 등 환경·사회 항목이 비중있게 선정되면서, ESG로 표현되는 환경 및 사회 영역이 기업경영의 직접적 관리 대상 영역으로 포함되었습니다.
ESG를 이미 실천해오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 입장에서 보면, ESG 실행이 늦은 기업이나 지역에 대해서는 글로벌 Value-chain의 리스크 요인으로 평가됩니다. 따라서 ESG 적용에 적극적인 유럽 및 미국 지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규제와 구체적인 사업 요구사항을 통해 ESG 적용 속도가 늦은 지역과 기업을 대상으로 ESG 적용 반경을 빠르게 넓혀가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하여 아마존, 이케아 등은 무탄소선박 화주 이시셔티브(coZEV)에 가입하고 2040년까지 무탄소연료를 사용하는 선사만 이용하기로 하였습니다. 또한 글로벌 기업들은 공급망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한 목적으로 우리 기업들에게 ESG 대응수준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를 수행하고 있고, 독립적인 제3자의 ESG 평가결과를 요구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ESG가 글로벌 고객과의 거래에 있어 일종의 거래조건으로 작용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ESG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사업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국내기업 해외평가기관의 평가에서 불리한 분야는 지배구조(G)”

 

◆기업이나 기관들이 ESG이행을 대외에 증명해 보여주기 위한 평가가 중요할텐데요. 공인된 국내외 ESG 평가기관의 현황은 어떠한지요?
“먼저 상장사의 경우에는 다양한 평가기관으로부터 ESG 평가를 받게 됩니다. 국내외에는 ESG 관련하여 다양한 평가기관이 존재하는데, 크게 구분하자면 ESG에 대한 종합평가기관과 특정영역에 특화한 평가기관으로 구분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ESG 종합평가기관으로는 국제적으로 평가를 수행하는 MSCI, DJSI, Moody’s, Sustanalytics 등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으며, 국내 평가기관으로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서스틴베스트를 들 수 있습니다. 특화된 평가기관으로는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한 CDP, 인권 및 지속가능한 공급망 평가에 특화되어 있는 EcoVadis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들 평가기관들은 각자의 평가모델을 적용하다 보니, 동일한 기업에 대해서 평가결과가 상이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글로벌 고객사가 주로 활용하고 있는 해외 평가기관으로부터 낮은 등급으로 평가받는 경우가 다수 발견되고 있으며, 해외 평가기관 중에서 MSCI 평가를 기준으로 국내기업이 불리하게 평가받는 대표적인 요소는 지배구조 분야입니다. ESG 경영이 본격적으로 실행되는 올해부터는 지배구조 분야에 있어서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리고 ESG 관련한 대외적인 공시를 준비하는데 있어서 투자자 관점의 공시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SASB와 기후변화 대응체계에 대한 공시기준인 TCFD에 대한 대응도 미리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IFRS가 국제적으로 ESG 관련 표준화된 공시기준을 제정하기로 하면서 ‘21년 11월에 출범한 ISSB(International Sustainability Standards Board)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KR의 해사산업 대상 ESG 평가체제 고도화, 중소기업에 의미있는 노력”

 

◆비상장사나 중소형 기업의 경우에는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까요?
“ESG 평가결과는 외부적인 시각에서 취약한 부분을 파악하는데 좋은 수단이 됩니다. 다만, 국내외 평가기관 중에서 비상장사나 중소형 기업에 맞춰진 평가기관이 많지 않고, 별도 신청에 따라 EcoVadis와 같은 일부 평가기관으로부터 평가를 받더라도 좋은 결과를 얻기가 쉽지 않은 것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중소형 기업의 경우, ESG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취약한 영역을 발견하여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실행하는데 많은 애로가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최근 한국선급의 주도하에 해사산업 대상의 ESG 평가체계를 고도화해가는 과정은 해사업계, 특히 ESG 평가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중소형 기업에게는 의미있는 노력으로 이해됩니다. 한국선급 주도하의 ESG 평가가 국내외 평가항목들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면서 동시에 한국 해사업계 고유의 사업 환경과 특성을 반영하여 활용되면 해사업계에 속한 각 기업들의 취약한 분야를 신속하게 판별해내면서 업계의 노력을 통해 지속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관점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니레버, P&G를 중심으로 한 소비재기업들은 팜유 생산에 따른 무분별한 산림벌채와 오랑우탄의 생태환경 훼손, 생산인력의 노동탄압 등을 방지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팜 오일(RSPO, Roundtable for Sustainable Palm Oil)’이라는 친환경 인증체계를 업계 주도로 도입하여 지속가능수준을 높였던 바 있습니다. 한국선급의 해사업계 ESG 평가도 이러한 업계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활용되기를 기대합니다”

 

“해운, 저탄소·친환경 선박 전환, 항만운영 재생에너지 전환 무탄소연료 인프라 정비”
“해사업종 특성상 ESG 실행수준 글로벌 눈높이 기준으로 선정하는 것이 타당”

 

◆ 해운, 항만, 물류 조선 등 해사업계의 ESG이행에는 분야별 고른 준비가 필요하겠지만, 시의적으로 특히 더 중요하게 역점을 두어야 할 분야가 있을까요?
“해사업계 내에서도 사업적 특성에 따라 중요영역이 다르게 구성되겠으나, 해양환경 규제 및 주요 기업들의 대응동향에 따른 업계 트렌드를 고려한 주요 영역은 다음 정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우선 환경부문에서는 기후변화 대응 및 황산화물 배출규제 대응입니다. 국가 탄소중립 목표와 더불어 IMO는 국제해운 온실가스 총배출량을 ‘50년까지 50%를 감축(2008년 대비)하고, 탄소집약도를 ‘30년 40%, ‘50년 70% 감축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황산화물 배출을 기존 3.5%에서 0.5%로 대폭 축소하는 규제 적용을 포함하여, 다양한 친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해운사들은 탄소중립의 핵심사항인 저탄소·친환경 선박 전환에 따른 중장기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해양 생태 건강성 확보를 위한 평형수 정화, 유해물질 감소 등과 같은 친환경 활동을 전개해야 합니다. 항만운영에서는 항만 운영의 재생에너지 전환과 무탄소 연료 인프라 정비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조선기업들은 무탄소 및 저탄소 선박 기술을 기반으로 한 사업 경쟁력 제고를 추진합니다.

 

“ESG 실행과정에 환경·안전·인사·법무·홍보 등 부서참여 필요하나 실행부서의 ESG 이해와
추진열의 부족, 이사회·경영진의 역할 포함한 거버넌스체계 수립과 조직 내 Control Tower
기능할 전담팀 구성 필요”

 

사회부문에서는 사업장의 안전과 건강, 인권경영에 기반한 협력사 관리의 고도화가 추진됩니다. 글로벌 사업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해사업종의 특성상, ESG의 실행 수준은 글로벌 눈높이를 기준으로 설정하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사업장의 안전과 건강은 사업운영의 가장 기본이 되는 사항이므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과 더불어 대부분 업종에서 중요영역으로 평가됩니다. 최근 글로벌 규제로 눈여겨볼 사항은 유럽 중심의 공급망 실사법 제정과 실행에 대한 움직임입니다. 공급망 실사법은 UN GP 및 OECD Guideline에서 요구하는 인권경영의 실행에 기초를 두고, 노동·인권·환경 분야에 대한 협력사 리스크관리 책임을 원청사에 부담토록 하는 것입니다. 이에 글로벌 고객들은 해사업에 속한 각 기업들을 대상으로 공급망의 지속가능성 평가와 실사 요구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해사업계의 공급망 관리 역시 확대·실행되어야 하는 부분과도 연결되는 주제입니다”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지속가능한 운영체계의 수립과 인식제고 및 소통이 중요합니다. ‘21년이 ESG 경영을 선언하고 전략과 로드맵을 수립하는 한 해였다면, ‘22년부터는 실질적 실행과 운영이 나타나는 시기로 보여집니다. ESG 경영의 실행과정에서 환경·안전·인사·법무·홍보 등 다양한 부서의 참여가 필요하지만, 아쉽게도 이들 실행부서들의 ESG 이해와 추진의 열의는 아직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ESG 전략과제가 제대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이사회·경영진의 역할을 포함한 거버넌스 체계 수립과 조직 내 Control Tower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전담팀(또는 전담인원)의 구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겠으며, ESG 경영의 핵심과제를 중심으로 목표 대비 실행 경과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이해관계자에게 투명하고 일관성있게 소통해가는 노력도 중요한 요소로 보입니다.”

 

“ESG 적용속도 빠른 유럽의 동종 업종 사례 파악, 국내외 주요고객동향 예의주시 필요”

 

◆해외 리딩 해사기업의 ESG이행 우수사례를 소개해 주시고, 우리 해사기업의 벤치마킹 사례는 어떤 것일지요?
“ESG 적용에 있어 아직 성숙도가 낮은 우리 기업들 입장에서는 선진기업 대상 벤치마킹은 업계 트렌드와 적용방향을 빠르고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수단입니다. ESG 벤치마킹 대상으로는 ESG 적용속도가 빠른 유럽의 동종 업종은 반드시 파악해야 하는 사항으로 보이며, 국내 및 해외의 주요 고객동향도 예의주시하여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탄소중립과 감축을 위한 구체적 목표 설정과 LCA 평가를 적용하고 있는 사례를 보겠습니다. 앞으로 30년 동안 탄소중립은 ESG의 주요 의제가 될 것입니다. 해운업의 대표기업인 Maersk는 선박과 터미널을 포함한 Supply-chain 전체를 대상으로 탄소중립 목표를 10년 단축시켜 2040년으로 선언하였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전기 및 수소 트럭 확대, 터미널에서 녹색연료와 재생에너지 전환 등 광범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Maersk는 탄소중립의 핵심수단인 선박연료에 대한 평가를 수행하면서, 연료의 생산-유통-연소의 전체과정에 대해 LCA(Life-cycle Assessment) 접근방법을 적용하였습니다. LCA 접근방법은 연료에 대한 평가 외에도, 선박의 건조-유지보수-재활용의 전체과정에 대해 생물다양성, 자원순환, 유해물질 등 다양한 환경적 요인을 고려한 LCA 평가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ESG 거버넌스 체계 및 전담팀 구성 측면의 사례로, 현대중공업 그룹은 ‘21년 이사회 산하에 ESG 위원회를 신설하고, 각 계열사의 CSO를 선임하여 ESG 전략팀 및 전담조직을 신설하였습니다. 해사업계의 각 사별로 ESG 전략과 조직운영 방향은 다르겠으나, 현대중공업 그룹이 추진했던 거버넌스 체계는 좋은 벤치마킹 사례가 될 것입니다”

 

◆ 끝으로 PwC의 ESG Platform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국내 해사기업의 ESG이행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습니까?
”PwC는 지난 10년 이상의 기간 동안 지속가능경영본부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해왔습니다. 최근 ESG 전문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전략수립, 목표설정과 실행,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자문에 걸쳐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어서, PwC는 ESG서비스 전체 영역에 대한 깊이 있는 종합 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다양한 사업팀이 참여하는 ESG Platform을 구성하여 대응하고 있습니다. 또한 ESG를 선도하고 있는 유럽 국가를 포함하여 PwC Global Network의 분야별 전문인력과의 협업을 통해 고객사 니즈(Needs)에 적합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세부업종으로 구성된 해사업계에 대해 최근 해운사, 조선사 고객을 대상으로 ESG 자문경험을 갖고 있으며, 해사업계의 깊이 있는 이해를 기반으로 ESG 전략 수립과 실행에 많은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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