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차 유엔환경총회서 플라스틱 오염 대응 국제협약 마련 등 논의

2월 28일부터 3월 2일까지 3일간 진행된 제5차 유엔(UN) 환경총회 2부 회의에서 국제사회가 해양환경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플라스틱 오염에 관한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합의는 그동안 해양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유엔환경총회의 결의안들과는 다르게 그 범주를 ‘해양’에 국한하지 않고, 발생부터 수거, 재활용까지 플라스틱 쓰레기의 전주기적(full lifecycle) 관리를 핵심으로 하는 구속력 있는 협약을 제정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동 결의안은 정부 간 협상위원회를 구성해 협약을 구체화하고 2024년까지 협약안을 마련하겠다는 세부 실행방안을 담고 있다.


2018년 제3차 유엔환경총회, 지난해 9월 ‘해양폐기물 및 플라스틱 오염에 관한 장관급 협의회’ 등 그동안 국제사회에서는 해양플라스틱 저감을 위한 협약 체결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었다. 이러한 동향에 발맞춰 우리 정부는 지난해 12월, 범부처 해양폐기물 관리위원회에서 협약 제정 필요성에 동의하는 우리나라 입장을 정리하고, 페루·르완다에서 제출한 플라스틱 오염 협약 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하기도 하였다.
유엔환경총회 결의에 따라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구속력 있는 협약이 제정되는 것은 물론이고, 플라스틱의 생산·유통, 소비, 처리, 재활용 등 전주기 관리를 위한 국제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정부는 해양플라스틱 저감 종합대책(’19), 제1차 해양폐기물 및 해양오염퇴적물 관리 기본계획(’21) 등 2050년까지 해양플라스틱 쓰레기 제로화 실현을 목표로 수립한 국가 종합대책을 바탕으로, 해양폐기물 저감 정책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플라스틱 국제협약 제정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또한 해양수산부는 범부처 해양폐기물 관리위원회를 통해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국내 대책과 협력방안을 발굴하고, 정부 간 위원회 구성과 구체적 협약 내용에 대응할 계획이다.


한편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제5차 유엔환경총회(Resumed fifth session of the United Nations Envi
ronment Assembly, UNEA-5.2)가 3월 2일 오후 6시경(케냐 현지시각 기준, 한국시각 3월 2일 자정)에 폐막했다. 유엔환경총회는 유엔회원국 전체가 참가하여 유엔환경계획(UNEP)의 사업계획뿐만 아니라 주요 환경 현안을 논의하는 최고위급 환경 회의로, 제5차 총회는 코로나로 인해 1·2부로 나뉘어 개최됐다.
지난해에 이어 ‘자연을 위한 행동 강화를 통한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Strengthening Actions for Nature to Achieve the SDGs)’을 주제로 개최된 이번 총회에는 163개 회원국의 정부대표단과 국제기구, 이해관계자 등 2,000여명이 대면 및 비대면(온라인)으로 참여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정애 환경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외교부, 환경부, 해수부로 구성된 정부대표단이 비대면으로 참여했으며, 우리나라의 탄소중립, 순환경제, 미세먼지 저감 노력을 소개했다. 특히 국제 현안으로 부상한 플라스틱 오염에 대응하는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 합의 도출에 적극적으로 기여했다.
이번 총회는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다루기 위한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 마련을 공식적으로 논의한 첫 국제회의로, 회원국들은 결의안을 통해 ‘정부 간 협상위원회’를 구성하여 플라스틱 오염 방지를 위한 국제협약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동 결의안의 명칭은 ‘플라스틱 오염을 끝내기 위한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End plastic pollution: Towards an international legally binding instrument)’으로 명명됐다.


이외에도 자연기반해법, 화학물질 및 폐기물 관리 등 주요 환경 의제를 다루는 14개의 결의안과 의장국(노르웨이) 주도로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손실, 환경오염에 대응하기 위한 다자협력 강화의 의지를 담은 장관선언문이 채택됐다. 우리 정부는 플라스틱 오염 대응을 위한 한국의 정책적 노력을 소개하고, 유엔 차원의 전지구적 환경논의에 기여했다.
이번 총회의 우리 측 수석대표인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국가발언 및 각료급 리더십대화를 통해 플라스틱 오염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야심찬 행동과 연대를 촉구함과 동시에, 플라스틱 오염 국제협약 마련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이번 총회에 참여한 각국 대표와 국제기구, 이해관계자들은 플라스틱 오염대응 국제협약의 적용범위, 주요요소, 향후절차 등에 있어 첨예한 입장 대립에도 불구하고 마침내 결의안에 합의했다는 점에서 이번 총회가 전지구적 플라스틱 문제 대응의 전환점이 되었다는 데 공감했다. 회원국들이 2024년 성안 완료를 목표로 연내 정부 간 협상위원회를 구성하여 협상을 개시하기로 한 만큼, 국제사회에서 플라스틱 국제협약의 주요 내용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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