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주선박의 계약이행 위해 ‘금융지원’ 확대

 

中 정부 <선박공업조정 및 진흥계획> 마련…6개 항목 골자
기 발주 선박관련 금융지원, 선주사와 조선사에 절대적 손길

 

‘힘 있는’ 정부를 등에 업은 중국 조선산업과 관련 산업사슬이, 이번 위기가 끝난 이후 세계조선과 해운산업의 판도를 뒤엎는 것은 아닐까?


중국정부가 자국의 조선업 육성을 위한 지원정책을 내놓았다. 2월 11일 원자바오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선박공업조정 및 진흥계획>을 통과시킨 것. 동 정책에는 그동안 국가주도의 중점산업으로서 전략적으로 육성해온 조선산업을 하루아침에 무너지도록 그냥 두지는 않겠다는 중국정부의 강한 의지가 여실히 드러나 있다.

 

이는 조선업을 장비제조업에서 분리시켜 조선산업만을 위한 지원정책을 마련한 것과, 그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와중에도 관련 금융자금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내용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중 자국 조선소에 발주된 선박의 차질없는 계약이행을 위한 적극적인 금융정책은 중국언론들이 나서서 다른 어떤 조치보다 바람직한 방향임을 평가하고 있다. 또한 이번 계획을 실질적인 중기 기획조정이라고 보고, 주문량의 80% 이상이 외국선주로부터 발생하는 것으로서 중국내부만을 다잡는 것으로 모든 조선기업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겠지만 지금의 상황에서는 조정과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시사하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선박공업조정 및 진흥계획>의 주요 골자와 그 실효성에 대해 중국내 언론들이 내놓은 평가들을 모아 정리했다.

 

<선박공업조정 및 진흥계획> 개요와 관련 대책


① 조선사의 생산을 안정시킨다.-2012년까지 선박금융 연장
금융대출을 확대해 대형조선기업과 해운기업간의 신조계약을 차질없이 이행하도록 지원한다. 현행 선박금융 지원정책을 2012년까지 연장하고, 선박 구매자들에게 금융권의 대출확대를 통한 투자를 독려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조선소가 합리적으로 생산계획을 안배해 생산의 연속성을 유지하도록 지도한다. 

 

② 선박시장의 수요를 확대한다.
향후 3년간 조선사의 도크와 선대설비 증축 프로젝트를 중단시키고 노후선 대체와 단일선체 유조선의 강제퇴출을 위한 정책을 수립한다.

 

③ 해양산업설비를 발전시킨다.
새롭게 투입되는 자금은 첨단기술 신형선박과 해양산업설비, 핵심 기자재설비에 대한 연구개발에 투입한다.

④ 선박수리업을 적극적으로 발전시킨다.
현존 조선설비를 이용해 수리업무를 전개한다.

 

⑤ 업체간 합병과 구조조정을 지원한다.
중소기업이 그 대상으로 주요 기업이 합병과 구조조정을 실시하도록 지원한다. 

⑥ 기술혁신을 강화하고, 자체설계 기술을 제고한다.
벌커와 탱커, 컨테이너선 등 3대 주력선형에 대한 기술력을 향상시키고, 고부가가치 선박에 대한 설계능력을 제고한다. 시추선과 대형 LNG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의 기술개발을 지원한다.

 

금융대출 확대 조치, 원활한 산업사슬 흐름 위한 ‘핵심’
금융위기 하의 조선사에게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선박건조 계약건을 어떻게 완성해서 성공적으로 인도하느냐이고, 선주는 선박건조에 필요한 금융자금 루트를 유지하느냐이다. 즉, 금융은 조선사와 선주사 모두에게 꼭 필요한 지원 사항이다. <선박공업조정 및 진흥계획>에서는 주요 조선소와 해운기업들 사이에 이미 체결된 선박건조 계약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각 은행들에게 자금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전체 산업사슬의 정상적 운행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이다. 은행대출이 엄격해지는 것이 원인이 되어 조선소 혹은 선주사의 유동성 부족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취지이다. 이에 국가의 산업정책의 인도하에 산업사슬인 조선업과 해운업에 대한 은행권의 지원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출자금을 확대함으로써 선주사들의 금융문제를 해결하고, 조선업의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이 같은 조치로 조선사는 인도지연과 신조계약 포기에 따른 리스크 확률을 다소 축소할 수 있게 됐다. 

 

단일선체 유조선 조기퇴출 중심 선박 수요 확대책 ‘미흡’

11년 후 50% 잉여생산 분으로 전락, 이미 건조능력 ‘과다’
단일선체 유조선과 화학탱커 그리고 노후선박 퇴출과 관련, 새로운 정책이 제정될 예정이다. 단일선체 유조선에 대한 중국수역 진입 금지 정책을 앞당겨 신규발주를 유도한다는 것. 중국 조선업의 주력선종이 화물선으로 이의 점유율이 약 70%에 해당되므로, 이 부문을 더욱 염두에 둔 조치이다. 하지만 이에 따른 실효성은 미미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이미  2010년 발효되는 단일선체 유조선 퇴출과 관련 많은 선주들이 개조를 완료했기 때문에 뚜렷한 효과를 가져오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조선설비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것만으로 수급균형 문제가 해결되기는 힘들다. 선박의 신규수요를 확대시키는 정책효과에는 한계가 있는 반면, 국내 조선생산능력은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 사이에 2배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선박공업에서 이미 제조되었거나 제조 중인 5만t이상의 도크가 모두 완료되면 6,600만DTW에 달하고 총 도크 수는 91채, 선대는 95채에 달한다. 그 중 지방기업에서 각각 58채와 73채, 3,370만DTW에 달하는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신규 선박주문이 전무한 현 상태가 유지된다면 2011년 후 2년동안은 이의 50%가 잉여생산분으로 전락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번 계획을 통해 생산설비 확대를 국가가 나서 통제하고 있지만 시장상황을 보면, 그렇지 않아도 기업자체의 유동성 문제로 더 이상 설비부문에 자금을 투입할 수 없는 실정이다.

 

신조발주량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보다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실제로 2008년 9월부터 12월까지 국내수주량은 319만DTW에 불과하다. 이는 65%나 하락된 것이며 이중 10월 한달 수주량은 60만DTW도 채우지 못한 94% 하락,11월에는 30만DTW로 하락되었다. 전세계 선박주문시장은 올해를 기점으로 2011년까지 저조기로 들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여기에서 중국도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다.

 

고부가가치 선 연구개발 적극 장려  
현재 중국내  주요조선사의 선박 건조주기는 이미 선진 조선국가 수준에 달하였다. Shanghai Waigaoqiao Shipbuilding Co., Ltd(SWSC)를 예를 들면, 17.7만톤급 화물선박 건조에 소요되는 도크기한은 40-45일 정도로 한국과 일본의 조선소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액화석유가스(LNG)와 대형 컨테이너 등 첨단기술과 고부가치선박에 대한 설계는 여전히 해외의존도가 높다. 더구나 해양설비설계와 제조능력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때문에 관련 기술수준을 향상시키는 것과 첨단기술을 요하는 제품의 기술개발을 통해 새로운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현존 설비 이용 수리업 전환, ‘일거양득’ 기대
환란 속 中 정부 산업보호·육성 위한 ‘우산’ 자처
수리조선소를 장려하는 정책은 중소조선소와 주요 조선소의 협력업체를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다. 시장수요를 근거로 서둘러 선박제조와 수리를 결합시키거나 혹은 수리전문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그동안 조선업의 호황으로 많은 수리조선소들이 신조선 사업으로 전환하였기 때문에 선박수리업 시장이 축소되었다. 향후 몇 년 동안도 현존 조선기업들은 보유중인 수주잔량에 대한 생산압력이 예상되므로 지금의 침체기 속에도 일정한 일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정책은 남아도는 조선생산 규모를 감소하고 비합리적인 가격경쟁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신조와 선박수리의 산업구조의 형평을 회복하는데 유리하다.

2006년 처음으로 국가 5개년 발전계획 속에 조선산업 육성을 포함시킨 이래 중요한 국가육성산업으로 지금까지 대대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중국. 정부의 힘으로 중국 조선산업은 순식간에 세계 조선의 3대국으로 뛰어 올랐고 2008년부터는 수주량, 건조량, 수주잔량 3대 지표 모두에서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국으로 성장했다.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시작된 이 위기는 전세계, 전산업을 뒤덮고 있다는 것이 대표적 특징. 조선강국인 우리나라 역시 이번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에서 이 같이 실질적인 방안으로 산업보호와 육성을 위한 ‘우산’을 자처하고 나선 중국정부의 힘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그 어느때보다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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