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5일 해사포럼 “중소형선사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더 많은 관심”

전 세계 산업계 전반에서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가 주요 경영화두로 부각돼있는 가운데 국내 해운업계에서는 대형해운사는 ESG경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내부조직의 정비와 ESG평가 등에 대비하고 있지만 중소형 해운사는 ESG경영보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월 25일 서울 명동의 로얄호텔에서 개최된 해사포럼 2월 조찬회에서 KDB 신산업금융실 장세호 실장이 ‘국내 해운사의 ESG금융동향’ 발제를 통해 대형 7개사와 소형 해운사(4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같은 국내 해운업계의 ESG동향을 밝혔다.

 

 
 

HMM, KSS해운, 팬오션 ESG전담조직 구축,평가등급 획득,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국내해운사 ESG금융, Green Bond 발행,Green Loan조달, K-ESG 기반 선박금융

장 실장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HMM, KSS해운, 팬오션 등 대형 상장 해운사가 ESG전담조직을 구축하고 ESG평가 등급을 획득하며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등 국내 해운업계의 ESG경영을 선도하고 있으며, 대한해운과 Han&Co가 대주주인 SK해운과 H-Line은 ESG경영의 초기단계에 있다. 대한해운은 올해 안에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며 SM상선 대표이사 직속으로 ESG팀을 신설해 대응하고 있다. SK해운과 H-Line는 HSEQ(보건, 안전, 환경, 품질) 관리시스템 구축과 ESG금융을 추진하고 있다. 비상장사인 장금상선 계열사는 ESG경영이 미흡한 상태이다. ESG관련 조직의 구축 등을 준비하고 있으나 최근 연근해 컨테이너선사의 운임공동행위 관련 공정위 이슈에 우선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국내 해운사의 ESG금융 동향은 그린본드(Green Bond) 발행과 그린론(Green Loan) 조달, 환경부의 K-ESG 가이드라인에 의한 무공해·친환경 선박 건조에 따른 선박금융 형태로 분류된다. 그린본드는 팬오션과 SK해운이 지난해(2021년) 6월과 10월에 500억원과 400억원 규모로 각각 발행됐다. 팬오션은 친환경 LNG급유선 건조 등에, SK해운은 스크러버와 BWTS 설치에 그린본드가 발행됐으며 두 해운사는 공히 한국기업평가(G1)에서 ESG인증 평가를 받았다. 그린론은 현대중공업이 친환경선박(LNG선) 건조에서 조달했으며 ESG인증기관은 Vigeo Eiris다. 친환경 선박금융의 성사를 위해 국내 해운사의 포세이돈 프린서플(Poseidon Principles)가입 경향도 증가하고 있다. H-Line의 LNG추진선의 건조에 신디케이티드론 조달이 성사됐다.

 

금융기관 ESG금융 준비, 산은 ‘ESG 뉴딜기획부’ 신설 ESG경영과 금융 총괄
ESG금융 신상품 KDB탄소 스프레드’ 출시, LNG추진선 도입 및 건조시 적용

금융기관의 ESG금융 제공을 위한 준비도 진행되고 있다. 이날 발표자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2021년 초 ‘ESG 뉴딜기획부’를 신설해 ESG경영과 ESG금융관련 총괄조직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면서 ESG 금융제공과 관련한 여신제도를 정비하는 한편 ESG 신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여신 승인시 심사요소에 ESG영향 평가를 반영하며, 신용평가시 ESG요소를 반영하고 환경부의 K-ESG 분류체계를 도입해 녹색금융 지원산업 분류 및 금융조건 세분화 등 여신제도의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제공하고 있는 ESG금융 신상품으로는 지난해 3월 도입된 ‘KDB탄소 스프레드’가 있다. 이 상품은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업종의 저탄소 전환과 신 유망 저탄소산업 육성 정책에 따라 출시된 것으로 5조원(탄소감축 2조원, 저탄소 생태계 3조원) 규모로 운영된다. 대상시설은 친환경 연료전환 시설 등이며 해운(조선)의 경우 LNG추진선 도입(또는 건조)의 경우 적용된다. 또 다른  ESG신상품으로는 ‘석탄발전사업 여신관리 가이드라인’제정에 기반한 석탄발전사업 연관 익스포저가 있다. 수송부문에서도 이 제도의 도입으로 H-Line이 남부발전 석탄운반 벌크선 2척을 신디케이티드론 조달로 확보했다.  

 

HMM의 ESG경영-평가대응 ‘에코바디스’에서 환경·사회적 성과 평가받아
보험산업도 기업의 ESG등급 및 Milestone 달성 따라 보험조건 차별화

해사포럼의 또 다른 발제자인 HMM 경영기획본부 백창우 본부장은 ‘HMM의 ESG경영-평가대응’ 발표를 통해 HMM의 ESG 경영도입 및 경영체계를 소개했다.
백 본부장의 발표내용에 따르면, HMM은 국제적인 환경규제를 충족하고 화주의 요구에 대응하는 수준에서 전담조직을 구성해 ESG 이행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관련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하는 경영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백 본부장은 ESG경영을 도입하게 된 배경에 대해 △환경, 사회, 지배구조 비재무적 성과에 대한 평가→평가등급 외부에 공개 △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대한 질의급증→향후 계획 조치와 유예기간 부여 △운임과 서비스를 포함한 입찰요건 추가→외부 3자기관이 평가한 결과 제출 요구 등 화주와의 거래요건에서 강력한 거래장벽이 등장한데 따른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같은 경영환경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파리에 소재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국제 조사기구인 ‘에코바디스(ecovadis)’를 통해 환경과 사회적 성과를 평가받고 있다고 밝혔다. 에코바디스는 2007년부터 공급망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환경 및 사회적 성과를 평가하고 있는데, 타 평가기관과는 다르게 ‘지속가능한 조달’ 부문을 따로 구성해 공급망의 지속 가능성을 중요한 평가지표로 고려하고 있으며 해운기업 중에는 CMA CGM, ONE, HMM이 참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에코바디스는 160여개국가의 200여개 산업의 7만 5,000여기업들을 대상으로 환경, 노동 및 인권, 윤리, 지속 가능성 조달 4가지 주요항목을 평가하고 있다. 에코바디스의 평가점수 척도는 부족-부분적-중간-우수-최우수 5단계로 나뉘며 절대평가로 진행된다. 평가절차는 등록-설문지 작성-전문가 평가-스코어 공유이며, 평가결과는 플래티넘(상위 1%), 골드(상위 5%), 실버(사위 25%), 브론즈(상위 50%)로 구분된다. 에코바디스는 2021년부터 한국어 설문지를 제공하고 있으며 한국어 증빙서류로 대응이 가능하다.


이날 해사포럼에서는 Marsh Chief Relationship Officer의 이석준 부사장도 ESG와 보험시장에 대해 발제했다. 이 부사장은 “보험시장도 기업들의 ESG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라며 “Marsh와 Lloyd’s 등 보험산업이 기업들의 ESG 등급 및 Milestone 달성에 따라 Capacity와 보험조건을 차별화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Build Back Better·Greener’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친환경 원자재 활용시 추가 비용에 대한 Coverage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포럼의 발표내용을 통해 국내 해운업계의 ESG 대응은 대형선사 위주로 이행되고 있고 중소형선사들은 중대재해처벌법과 공정위의 해운공동행위 제재건 등 눈앞의 현안에 매몰돼 대응이 미흡한 실정으로 드러났다. ESG경영은 대내외 전산업계에 요구되고 있는 중요한 경영이슈인 만큼 국내 해운업계 전반의 인식 확산과 적극적인 대응이 긴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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