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신조선에만 치중…수리·개조 조선시장도 경쟁력 강화해야”

 12월 3일 창원컨벤션센터 국내 수리조선산업 정보교류의 장으로 열려
“2023까지 선박 수리시장 3.5% 성장 IMO의 환경규제 적용 방향에 영향받아”

 

 
 

IMO의 환경규제와 스크러버, LNG 재액화설비 등 친환경 장비 및 연료에 대한 선주들의 요구의 따라 선박수리개조시장이 활성화되면서 “한국도 신조선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중대형수리조선소를 만들어 선박수리개조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친환경 선박수리개조 컨퍼런스’에 참여한 연사들이 입을 모아 강조했다.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KOMEA)이 12월 3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친환경 선박수리개조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친환경 선박수리개조 컨퍼런스’는 KOMEA와 경상남도, 경남테크노파크가 국내 수리조선산업 정보 교류를 위한 목적으로 ‘국제 LNG컨퍼런스’와 동시에 개최했다.


이번 컨퍼런스에선 KT MAIRINE의 박옥렬 대표가 ‘한국선박수리산업이 나아갈 길’에 대한 고찰 의견을 밝혔다. 아울러 광문오션케어의 이광문 부장이 ‘우리나라의 중소 수리조선소의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또한 한국의 수리조선산업의 재기를 위해 해외시장 정보에 대해 벤치마킹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김용덕 KOMEA 싱가폴 지사장이 아시아 수리조선 강국인 싱가폴의 수리조선산업에 대해 정보를 공유했으며, 강남영 KOMEA 러시아지사장은 국내 선박수리개조산업의 주요 고객으로 꼽히는 러시아 시장 잠재력에 대해 초점을 맞춰 발표했다.


특히 이번 컨퍼런스에는 주한 엘살바도르 하이메 로빼스 대사 등 귀빈이 참석했다. 엘살바도르는 국가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자국에 신규 선박수리조선소를 건립할 계획으로 한국 선박수리산업 기술력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KOMEA는 엘살바도르 관계자들의 참석으로 우리나라 수리조선 기업들이 엘살바도르의 프로젝트 참여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이번 콘퍼런스는 경남도가 추진하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친환경선박 수리개조플랫폼구축사업’의 일부분으로서, 본 사업은 3만톤급 이상의 중대형 선박의 수리 공정의 친환경화 및 친환경선박개조 지원을 위한 플랫폼 구축 및 기업지원 사업이다.
김성준 KOMEA 글로벌지원센터 센터장은 “국제해사기구의 환경 규제와 이어지는 여러 친환경 정책은 선박수리개조산업의 부흥을 예고하는 것”이라며 “LNG추진선 및 연료전지추진선박 등의 최신기술 개발과 더불어 기존 선박의 친환경화도 같이 진행하며 성장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강남영 “러시아 LNG신조 강세, 수리조선분야 미약…
           조선 건조공법 현대화 작업 협업”

KOMEA가 러시아 정부의 LNG 관련 프로젝트를 정책으로 내놓으면서 향후 우리나라 기자재업체가 러시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강남영 KOMEA 러시아 지사장은 러시아 조선 시장 동향과 LNG 관련 지원 계획을 밝혔다. 클락슨에 따르면, 러시아 선박 시장은 2020년도 전체의 수주 물량은 세계 3위 기록했으며, 러시아 조선시장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올해 극동 동방경제포럼에서는 러시아 조선통합공사의 알렉세이라 하마노프 사장은 한국과의 선박 공동 설계·건조과 인력 교육 훈련 등에 협력을 강조했다. 또한 러시아의 천연가스매장량은 세계 1위, 생산량은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강 지사장은 “러시아 정부는 2035년에 야말 LNG 프로젝트(Yamal), 아틱 LNG2 프로젝트(Arctic)를 통해 1억 4,000만톤까지 급격히 늘릴 계획이다”며 “LNG를 대체 연료로 사용하는 것, LNG추진 선단 구성, LNG 인프라 구축 등 기반 조성 산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LNG 프로젝트들을 통해 플로팅 파워 스테이션, 패신져 베슬(Passenger vessel), 벙커링 베슬(Bunkering vessel)을 LNG기반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러시아에 대형선주회사 중 하나인 소프콘플로우드(Sovcomflot)는 더이상 고가 장비인 스크러버를 사용하지 않고 LNG선박에 대한 운영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운항 중인 LNG선박은 6척, 건조 중인 선박은 5척, 계약이 체결된 선박은 10척 이상으로 집계됐다. 노바텍에서는 야말 프로젝트를 통해 15척이 운행되고 있으며 아틱 프로젝트로 17척이 건조될 예정이다. 가스트롬(GAZPROM)은 LNG벙커링선을 건조하고 있으며, 러시아 최대 조선소인 즈베즈다(SSK ZVEZDA)는 2059년까지 LNG 캐리어 15척, 아프라막스 12척 MR탱커 3척을 건조할 계획이다.


KOMEA는 상트페테르부르크와 2020년에 블라디보스톡에 지사를 운영하여 LNG선박을 중심으로 해운산업단지, 조선소에 기자재를 공급 및 연구를 진행 중이다. 강 지사장은 “우리 조선기자재업체가 러시아 시장에 경쟁력 있는 진출을 위해 주요 기자재에 대한 현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러시아 LNG바지선에도 가스연료공급시스템(FGSS)을 비롯한 LNG 관련 시스템을 공급할 계획이다. 플로팅 LNG 파워플랜트, LNG캐리어 등에 한국 기자재 업체가 진출할 수 있도록 러시아 조선통합공사(USC), 조선소 설계회사 등과 협업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는 LNG관련 신조선박을 건조하면서 선박수리부분는 미약하다. 최근 벙커링선, LNG추진선으로 리트로핏을 원하는 선사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강 지사장은 강조하면서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사를 중심으로 LNG추진선, LNG벙커링선 등 LNG 관련 영업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현재는 LNG선박의 설계, 시스템 통합, A/S 등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며 “특히 러시아 정부가 LNG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북극해를 운항하는 선박은 친환경 선박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정책과 관련해서 정부유관기관과 협업을 진행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조선 건조공법에 대해서 강 지사장은 “낙후되어 있다” “현대화된 공법이 필요하다”고 평가하고 “블록 공법 등 조선 건조공법 현대화 작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기술 파트너로 지원할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


 김용덕 “싱가포르 인건비 경쟁력으로 LNG 등
            특수선 개조 맡아, 한국도 수리조선 강화해야”

김용덕 KOMEA 싱가포르 지사장은 싱가포르가 수리조선시장에서 저렴한 인건비를 내세워 우위를 점하면서 한국의 조선기술력으로 수리·개조조선 시장에도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지사장은 싱가포르 조선소와 한국 조선소의 경쟁 상황에 대해 설명하면서 “한국에서 유찰되는 대부분의 해양 공사는 싱가포르 조선소에서도 입찰 참여를 하고 있고 싱가포르 조선소가 한국보다 10~15% 정도 낮은 입찰금액을 제시하고 있다”며 “입찰 금액의 낮은 원인은 기자재나 원부자재 비용은 전체적으로 큰 차이는 없지만, 인건비측면에서 한국보다 상당한 우위에 있다”고 분석했다. 동남아시아는 인건비가 저렴하여 한국 인건비 산정 기준보다 경쟁력이 있다. 해양 공사들 대부분이 싱가포르 조선소와 계약을 하게 되면서 우리나라와 경쟁관계가 형성됐다고 김 지사장은 강조했다.


김 지사장은 싱가포르가 선박 수리개조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면서 위치와 인건비측면에서 싱가포르의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 항만청의 선박 입출입에 대한 항만 운영 통계 자료에 따르면, 말라카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이 대부분 싱가포르에 기항하여 수리 및 선박 서비스를 받는다. 위치상 병목 끝에 위치해있고 동남아시아 저임금 노동자를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돼있다. 싱가포르 투아스지역에는 대규모 조선 단지에 통합 클러스터를 개발하고 있고 아시아에서 가장 큰 대형터미널을 건설 중이다. 김 지사장은 “싱가포르의 선박 개조작업은 수리 작업 공정보다 기간이 길어 조선소에서는 보다 나은 기술로 빨리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개조 시장은 벌크선, 드라이카고 등은 이미 중국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서 개조를 하고 있고 LNG선을 부유식 저장·재기화설비(FSRU)로, 탱커 개조 등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특수선 개조는 싱가포르에 맡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장은 전반적인 수리조선 시장의 축소와 위축된 한국의 수리조선에 대한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한국의 경우 2000년대에 들어서 국내 조선소들은 조선 기술력과 도크 능력이 향상되어 선박수리보다 신조선 건조로 영업방향을 바꾸면서 인건비와 지리적 위치의 우위를 선점하고 있는 싱가포르에 수리선박 물량이 몰리게 됐다. 다만 싱가포르의 수리 조선시장도 축소하고 있다. 싱가포르 항만청에 따르면, 2021년 10월 기준으로 전년도 대비 항만에 입항한 선박은 약 5.5%가 감소했다. 선박 입항이 감소하면서 선박 수리도 2018년 2,784척, 2019년도 2,652척으로 4.7% 감소했다. 김 지사장은 싱가포르의 수리 조선 시장의 축소 원인에 대해 “매년 5% 이상 선박수리 시장이 감소했다. 이는 기술을 요구하는 대형 선박과 일반 벌크선으로 이분화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기존 수리선을 중심으로 하던 영업 방식, 생산 방식이 신조선으로 넘어간 것”이라며 “결국 LNG선, 탱커선이 신조선으로 바뀌는 추세로 신조선 시장과 수리조선 시장은 유기적인 관계이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장은 IMO 규제, 선주의 선택 등 수리조선시장의 불확실성을 전망했다. 마켓 리서치의 2020~23년의 선박 수리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3.5%의 성장이 있을 것이다. 다만 IMO의 환경규제 적용 방향에 따라 수리조선 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다. 선박에 스크러버 설치, 평형수 처리시스템(BWTS)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며 LNG선으로 개조 등으로 수리조선 시장은 50~60억으로 증가할 것이다. 또한 선주는 신조선과 선박수리 중 비용효과적으로 선택할 수 있어 불확실성이 가중될 전망이다.
김 지사장은 “한국은 대형 선박을 수리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되어 있지 않다. 또한 한국보다 싱가포르가 저렴한 인건비와 조선소마다 BWTS, 스크러버를 개발하고 있어 불확실성에 대한 경쟁력이 있다”며 “한국도 신조선 시장만큼 수리·개조 조선시장에도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옥열 “선박 이전기간, 도크수리기간 고려
           중국 수리 가격경쟁력 없어,
           한국 중대형수리조선소 만들어야”

박옥열 케이티마린 대표이사는 국내조선 시장이 신조선에만 치중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중대형 수리조선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대표이사는 “급속한 선박 대형화에도 불구하고 국내 대형조선소는 신조사업에만 집중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대형선박을 수리할 드라이 도크를 갖춘 대형수리소선소는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 대형 수리조선소는 약 224개로 아시아 지역에 114개, 유럽 47개, 미주 21개를 보유하고 있어 아시아 지역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 중 중국이 122개, 일본이 19개의 수리조선소를 보유하고 있다. 박 대표이사는 “중국 조선소는 2015년 기준으로 약 50%의 신조시장, 수리조선은 3% 정도에서 2018년에는 신조선 비중을 65%로 대폭 늘렸으며, 수리조선도 4.2%로 2배 늘어났다”며 “일본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인건비 등의 요인으로 선박 수리에서 경쟁력을 상실했으나, 세계 2위의 해운강국으로 조선수리능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본조선 공업협회(SAI)에 따르면, 50만DWT급 선박까지 수리가 가능하며, 외국선박 비율이 1990년 24%에서 현재는 7%로 줄어들면서 자국 선박 위주의 수리조선 시장이 형성됐다.


이와 관련 박 대표이사는 국내 중대형 조선소 확보가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부산수리조선㈜이 2020년 8~9월 간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국적선사와 선박관리회사의 보유 및 관리 선박 중 944척이 해외 수리조선소를 이용하고 있으며, 수리금액은 연간 약 3,178억원에 달하고 중국조선소까지 437억원의 이동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적선사와 선박관리회사는 LNG·LPG선 46%, PCTC 100%, 컨테이너선 80%를 중국 수리조선소에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박 대표이사는 “우리나라는 고부가가치 선박의 건조와 기자재 및 부품 산업에서 독보적이지만 국적선사들의 61.4%는 중국 수리조선소를 선호하고 있다”며 인력유출에 대해서도 “국외에 이전해서 수리할 경우 기술력뿐만 아니라 인력까지 빠져나간다. 특히 한국을 포함한 싱가포르, 인도 엔지니어들이 싱가포르 수리조선소에서 LNG선 개조부문에서 일하기를 선호하고 있다. 또한 한국 엔지니어가 수리하면 자연스럽게 외국 엔지니어들이 기술을 받아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한국 인력이 줄어드는 결과를 낳아 수리조선시장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술과 인력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국내 중대형 조선소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국내에 수리조선소가 확보될 경우 국적선사의 90%가 한국 수리조선소에 맡길 것이며, 한국보다 중국의 수리비용이 15~18% 저렴해도 중국에 선박을 이전하는 시간과 도크수리기간을 고려했을 때 가격면에서 경쟁력이 없다고 김 대표이사는 강조하면서 “한국 엔지니어의 우수한 수리조선기술력을 바탕으로 부산, 여수, 울산항의 유리한 입지 조건을 활용하여 중대형수리조선소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해수부가 국내입항 선박 자료를 바탕으로 부산지역에 중대형수리조선소를 이용할 가능성이 있는 잠재적 수리시장 규모를 파악한 결과, 부산항에 입항하는 GT 3만톤이상 선박은 1,935척으로 조사됐으며, 전국적으로는 5,325척으로 시장 확장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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