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선사 서비스 잇달아 개설, 일부선사는 M&A 전략

아시아역내항로(Intra-Asia tradelanes)에 대한 성장전망이 선사들을 유혹하고 있다. 동항로의 기존 또는 신시장에 대한 긍적적인 성장예측은 정기선사들을 이 지역으로 끌어들이고 있으며 이로써 서비스의 다양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선사들은 아시아역내 지역에서의 서비스경쟁이 격화될 것을 내다보면서도 제각기 나름의 경쟁전략을 가지고 치열한 경쟁의 대열에 합류해 이 시장의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세계적 금융붕괴에서 비롯된 세계 경기침체와 그 여파로 해운업계도 갑작스런 불황기를 보내고 있는 지금, 아시아역내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서비스경쟁의 일면을 들여다 보았다.

 

좀더 많은 글로벌선사들이 아시아역내 시장에 참여해 지역선사들과 서비스를 겨루다보면, 그들간에 격렬한 경쟁은 피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은 항로는 물론 이 지역을 커버하는 선사들의 전략에도 적지않은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초대형선 등장에 5,000teu 컨선 아시아로 전배
최근 다국적 선사들의 서비스가 아시아역내 항로에 쇄도하는 이유는, 그들이 주요항로에 투입할 목적으로 8,500TEU급의 선박을 대거 발주한 결과, 주요항로에 투입되었던 상대적으로 작은 선박들을 타항로에 전배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항로가 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상당히 어려운 시장이라고 언급하면서 “지금 글로벌 선사들은 너무 많은 배를 가지고 있어 4-5,000TEU급 컨테이너선박을 배선할만한 마땅한 항로를 물색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선사들의 남아도는 선박들이 아시아역내 시장에 유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아시아역내 시장이 현재 안정적으로 여겨지고 있는데, 이것이 오히려 동항로의 안정성에 해(害)를 가해 종국에는 심각한 선복의 과잉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항로에서 선사와 고객 모두 장기적으로는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는 진단이 일반적이다. 글로벌선사들에 의해 제공되는 잇단 신 서비스 개설이 최근 수개월간 지속되었고 벌써 부분적으로는 과잉선복의 투입에 따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덴마크 선사인 머스크(Maersk)가 중국과 싱가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를 연계하는 IA-4서비스를 지난해(2008년) 7월 개설했고, 이 지역서비스 제공자는 모두 4개사가 되었다. 스위스 선사인 MSC 역시 이 시장에서의 피더서비스를 확장했다. 800teu급 선박 1척을 중국의 닝보와 한국, 일본 구간에 배선하고 있고, 지난해 11월부터 1,270teu급 선박 1척을 홍콩과 베트남, 중국 구간에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선사 시장진입 선복범람에 운임하락 야기
글로벌 선사에 의한 시장의 범람은 해상화물의 운임하락을 야기했다. 이 상황에서 원양선사들은 연료할증료(Fuel Adjustment Factor) 부과 싸움을 벌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역내항로에서의 FAF는 2007년에 40-50%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동 항로에서의 FAF 부과는 전통적으로 유럽항로와 북미항로의 그것보다는 낮은 편이어서 총화물운임(gross freight charges)이 상대적으로 낮다. 따라서 아시아역내항로의 운영선사들은 유가상승에 따라 증가한 운항비용 부담이 견디기가 힘든 상황이었다.


호치민과 다른 아시아항만들에서의 혼잡상황으로 인해 지연현상도 지속되고 있다. 지연상황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운항비용이 더욱 증대되는 악순환 속에서 선사들은 극도의 수익성 악화에 직면할 수 있다. 


이 지역 화물의 teu당 수익을 산출하면 2008/2009년에 -21%로 추정된다. 이는 2001/2002년의 -16%에 비해 5% 포인트가 더 낮아진 수준으로 아시아역내 서비스선사들의 수익성 악화 상황을 알려주는 지표가 된다.  이는 일반적인 상황이며 전혀 특별하지 않다고 업계 관계자가 전한다.


이러한 시장 여건은 선사들로 하여금 그들만의 전략을 채택하도록 만들고 있다. 원양선사들은 이 경쟁속에서 싸우는 유력한 방법으로 이 항로를 운영하는 회사들에 대한 인수합병(M&A)을 선택하고 있다. CMA CGM이 대만선사인 CNC(Cheng Lie Navigation)를 인수했고, NYK는 지역선사인 TSK Line를 인수한 경우가 그렇다. 이는 선사들이 고객서비스를 제고하면서 유용한 기회를 집중할 수 있도록 원양선사와 지역선사의 이점을 결합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선사들 M&A로 지역선사 흡수, 항로공략
CMA CGM는 M&A를 통해 CNC와 상호 보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아시아역내시장에서 CMA CGM는 직기항서비스를 하지 않고, 이 회사가 남동아시아 피더네트워크를 운용하는 곳으로부터 포트켈랑에 있는 허브 터미널에서 환적한다. 반면 CNC는 여러나라를 직기항하고 있고 앞으로도 컨테이너화물의 직기항서비스를 지속하면서 발전시켜 나갈 계획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CNC의 아시아지역 직기항서비스와 CMA를 통한 주요항로 연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효과적인 결합형태인 것이다. 고객들도 이러한 서비스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시아지역내에서의 광범위한 서비스 제공 뿐만 아니라 CMA CGM은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통해 최상의 혜택을 얻을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대형선박의 teu당 비용 효용성이 높은 대형 심해선박을 이용할 수 있으며, 직기항서비스와 연계서비스를 통해 운송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강점을 갖게 된 것이다. 이 상호 보완적인 전략은 글로벌선사인 CMA와 지역선사인 CNC의 서비스 결합형태로 계속 발전되어갈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CMA의 아시아지역내 항만개발 사업도 주목할만하다. 동사는 베트남 호치민의 부근에 위치한 카이멥(Cai Mep) 항만개발에 투자하고 있는데, 이 신항만은 오는 2012년 완공될 예정이다. 동사는 이를 계기로 장차 남동아시아에 제2의 허브를 꿈꾸는 또다른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동사는 허브의 확보를 통해, 자체적인 전용터미널 운영과 안정적인 정기서비스로 서비스 안정성과 신뢰를 확보함으로써 경쟁력을 배가해나간다는 전략을 더하고 있는 것이다.

 

CMA→CNC, NYK→TSK Lines 합병, 아시아 공략
NYK도 TSK Line를 인수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얻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NYK는 타 글로벌선사들과 전략적으로 제휴하고 있는 그랜드얼라이언스(Grand Alliance)체제를 통해 주요항로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이제 동사는  TSK Line의 아시아역내항로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항만 스페이스의 활용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현재 NYK와 TSK Line간에 이를 둘러싼 서비스 협력이 논의되고 있다. 주요항로 서비스의 높은 활용성에 건실한 TSK의 아시아지역내 네트워크를 결합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내용이다.


M&A를 통한 선사들의 통합은 단순히 회사의 조직내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까지 변화시킨다. Wan Hai 관계자는 “우리도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려고 애쓰고 있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길은 수익성이 없는 서비스들을 통합하는 한편, 선복을 감축하면서 도전과 경쟁에 직면한 서비스를 보다 견실하고 통합된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밖에는 없다.”라고 밝힌다. 완하이 라인은 지난해 6월부터 이를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실행해왔다. 이 전략의 사례가 2008년 9월부터 에버그린(Evergreen)과 함께하고 있는 공동운항 서비스인 ‘Super 6 서비스’ 재편작업이다. 일본과 남동아시아를 연계하는  이 서비스에 3척의 700teu급 선박을 배선하고 있다. 그밖에도 완하이 라인은 싱가폴과 말레이시아를 커버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동사는 일본과 대만, 싱가폴 등 원양선사들이 커버하는 지역의 일부 서비스 노선은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있게 밝힌다.
완하이 라인은 또한 극동-인도네시아 구간을 합리화했다. 최근 몇 년간 인도네시아시장이 약화되었기 때문이다. 2000년도와 비교해볼 때, 인도네시아시장은 지금 너무 조용한데, 정치상황과 환율의 불안정성에 기인하고 있다. 화주에게 돈을 받아내기가 힘든 상황이며, 향후에도 상황이 더욱 경직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동사는 2000년에 인도네시아에 3개 서비스를 운영했으나 지금은 1개 서비스로 줄였으며, Sea Consortium과 공동운항하는 서비스를 합하면 일주일에 1,300teu의 선복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이전의 주당 3,000teu에 비해 1/3로 줄어든 수준이다.


업계에 따르면, 남동아시아 인근과 북동아시아에서 인도네시아로 드나든 물동량은 57만 8,085TEU로 전년동기비 1.4%의 소폭 증가에 그쳤다.(표 참조) 이는 인근지역 베트남의 물동량이 33.8% 증가한데 비하면 성장률이 상당히 저조한 수준이다. 인도네시아는 2007년 3% 경제성장을 이루어낸데 비해 베트남은 8.5%의 경제성장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러한 경쟁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역내 항로에는 아직도 많은 기회가 있다. 극동-베트남항로와 북동아시아-태국 등의 구간이 번창일로에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일본발-대만행 구간도 마찬가지이다. 이 구간은 물동량이 2002년에 52만 6,773teu에서 2007년에는 44만 5,321teu로 15.5% 가량 줄어들었고, 대만발 일본행 구간의 화물은 2002년에 23만 515teu에서 2007년에는 20만 2,351teu로 12.2% 감소했다. 일본과 대만간 교역이 과거 수년동안 둔화되었다고 하더라도 선사들은 이 항로에서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수출입 물동량은 떨어졌지만, 상품의 가치는 아직까지도 각국에게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일본의 대외무역기관(Jetro)에 따르면, 이 구간 수출품의 가치는 미화 기준의 전체교역에서 6.28%나 점유하고 있다. 이는 아시아지역내 국가들 베트남(0.89%), 태국(3.06%), 필리핀(0.8%)과 비교할 때 상당히 높은 비중이다.

 

일본-대만항로 물량감소 불구 수익성항로로 간주
대만에 있는 글로벌 포워더의 한 관계자는 “일본은 대만에게 강력하고 매우 중요한 파트너이다. 일본은 아시아전역에 투자를 한 나라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이 항로는 아시아역내지역에서도 수익성 있는 항로로 간주되고 있다. 이와관련 양밍(Yang Ming) 측은 “일-대만간 항로는 물동량과 화물운임 면에서 모두 수익성이 높은 구간이다. 수년동안 일-대만간 시장은 상호교역량이 모두 붐잉상황을 이어왔다.”고 언급하고 있다. 순전히 아시아역내 항로에만 전념하는 TSK Lines이 특화한 시장중 하나가 바로 일본과 대만이다.


TSK Lines에게 일본시장은 틈새시장(niche market)이자 매우 보수적인 시장이다. 이 시장은 기업간의 관계를 구축하는데 시간이 꽤 걸리지만, 일단 신뢰를 얻어내면 그들은 강력하게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 TSK Lines은 일본-대만 구간에 5개의 서비스를 통해 월간 4,000-5,000teu의 선복량을 제공, 동항로 시장에서 30%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동사는 선복활용도가 성수기(peak season)에 90%에 이르며, 비수기(low season)에도 83%에 달해 비교적 연중 안정적인 물동량이 유지되어 왔다. 타 항로와 마찬가지로 이 구간도 공급과잉 현상과 함께 경쟁은 심한 편이다. 동서 양방향간의 불균형도 크다. 업계에 따르면 대만행 일본 물동량이 일본행 대만화물의 거의 2배에 달하는 44만 5,326TEU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항로의 좀더 성숙한 시장에서는 문전배달(door-to-door)과 같은 고부가가치서비스에 대한 기회가 존재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아시아역내에서 고객이 부가가치가 높은 특화된 전문 서비스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정보기술(IT) 부문이 일본과 대만 등의 선진개발국가의 시장을 이끌고 있다.


문전배달서비스는 복잡한 운영(operation)이지만 아시아역내 시장에서 고객들은 일관수송서비스(one-stop solutions)의 전문화된 서비스를 원하고 있다. 이러한 유형의 서비스는 좀더 개방적이고 최신 경향의 전자산업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전통적이며 기득권이 있는 일-대만간 항로와는 대조적으로, 새로운 시장인 중국-대만간 항로는 화주나 선사 모두에게 흥미로운 기회를 가져다줄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중국본토 정부와 대만정부는 원양선사가 지난해(2008년) 11월부터 대만 또는 중국 국적의 선박이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고 양국간 해협을 다이렉트로 횡단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역사적인 협정(landmark agreement)’을 체결했다.


대만해협을 건너는 직항로는 1949년이래 중단되었고, 이로인해 화물은 대만 섬의 해안을 경유하거나 중국본토의 일부 항만에서, 또는 홍콩과 일본 등의 제3국 항만을 통해 선적되어야만 했다.

 

중국-대만 직항로로 운항비 절감, 편리성 제고
업계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대만 시장은 2007년에 220만teu로 연간 7.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제약의 해제에 의해 가속화 경향을 띠고 있다. 선복의 활용도(소석률)는 최근 95%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대만간 직항로 개설의 이점은 편리성과 운항비용의 절감을 꼽을 수 있다. 제3국의 항만을 기항하지 않음으로써 비용절감은 물론 이용의 편의성이 개선된 것이다. 사실 홍콩이나 이시카지섬을 경유한 상해발 카오슝 구간의 화물은 평균 운항비용이 10-30%가량 증가하고 운송기간도 12시간에서 24시간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동항로의 경쟁은 이 구간에 서비스하는 중국의 소규모 선사들에 의해 주도되었다. 너무 많은 소형 중국선사들이 서비스하는 통에 경쟁이 심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들 중국선사들은 타 선사들보다 싼 비용에 좀더 많은 선복을 배선하고 있다.


제약이 해제된 지금 이러한 상황의 변화여부는 이 시장에서 어떠한 면허를 가지고 있는 지에 달려있다. 업계는 “이 시장이 완전 개방된다면, 선복량 전체를 통제하기 힘들어질 것이다. 시장은 치열한 경쟁상황으로 치달아 많은 선박들은 물론 항로의 붕괴가 쉽게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그러나 면허제를 통해 현재와 같은 시장여건이 유지될 수 있다면, 동 항로의 선사들은 수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은근히 항로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항로가 면허제를 유지한다면 적어도 선사들이 화물운임의 인상을 시도하거나 시행할 수 있다는 것. 중국-대만항로 역시 중국-일본항로와 마찬가지로 운임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시장의 개방은 두 항로간에 지금까지 보여온 불균형을 줄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업계에 의하면, 대만발 중국행 물동량은 2007년에 63만 5,230TEU였으며 이는 중국발 대만행 화물(36만5,991TEU) 물동량의 2배에 가깝다. 이는 중국이 대만산 물품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지금은 양국간의 제약이 해제되고, 대만도 중국항로에 대해 중국선사들이 대만에서 사무실을 개설하도록 허락하는 등 대중국 정책을 완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은 선사들로 하여금 나름의 전략을 채택하도록 만들고 있고, 앞으로의 상황은 더욱 도전적으로 변할 것이다. 그러나 이 시장은 아직까지 ‘잘나가는’ 항로이며 기회도 여전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단 선사와 화주 모두가 변화를 필요로 하고 있고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 개별기업의 전술개발의 필요성도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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