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물류업계 아우르는 단일창구 필요성 강조
물류협, 국제물류협, 3PL협 공히 반대 입장
“협회 중점사업이 일개 분과 사업(안)으로 격하되는 꼴”

 

 

 

6개의 물류관련 협회를 한 데 모으는 움직임이 추진되고 있다. 사업별로 조밀하게 나뉘어져 있는 각 협회를 한 데 모아 국내 물류산업 전체를 아우르는 구심점으로 세운다는 것이 이번 움직임의 취지이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통폐합 대상 협회는 국토해양부 물류정책과 산하의 한국국제물류협회와 한국물류협회, 물류창고업협회, 3자물류협회, 전국화물터미널협회, 물류관리사협회 등 6곳. 이들 협회를 한 데 모아 제3의 협회를 출범시키고 현존 각 협회의 업무는 새롭게 출범하는 협회에 분과위 형태로 두어 산업별 특성에 맞는 사업을 지금과 같이 영위해 나간다는 것이 큰 골격이다.

 

 

대부분 협회 “방향은 맞지만 현 상태론 안 돼”
2월 중 정기총회까지 각 회원사 찬반의견 수렴
현재까지(1월 28일) 드러난 새 협회의 조직은 ‘한국로지스틱스협회(가칭)’라는 명칭아래 ▲대외협력사업부 ▲회원서비스사업부 ▲물류혁신사업부 ▲인재개발사업부 등의 4개 사무국에 △3PL △물류시설 및 운영 △국제물류 △화물터미널 △물류관리사 등의 분과위원회로 구성된다. 이와는 별도로 택배분과와 운송분과, 녹색물류분과, 화주분과, 종물업인증분과도 생긴다. 


물류관련 협회가 산재해 있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는 공공연히 지적돼 오던 사항이다. 때문에 이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업계는 물론 협회 관계자들도 어느정도 수긍하는 기색이다. 해당 협회 한 관계자는 “협회 수가 너무 많다보니 물류업계 전체를 대변하는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그리고 하고 있는 협회가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번 기회에 이런 논의를 통해서 권위와 역량을 두루 갖춘 명실공히 물류산업의 중지를 모을 수 있는 협회가 만들어지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다”라고 소견을 밝혔다.
하지만 현재 협회 통폐합에 관한 추진경과는 화두만 던져진 형국이다. 이 사항을 두고 이사회를 거친 절반의 협회들이 반대론을 제기하고 나서 더 이상의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총론은 동의하지만 각론에서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중론.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나선 3PL협회 측은 “협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국내외 사업들의 영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현재 본 협회는 일본 3PL협회와의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국내 주요 항만에의 한일 합작투자 유치, 한중일 3PL 공동협약 등 굵직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현 체제가 한동안은 지속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된 제반여건을 마련하는데 있어서 일개 분과로서는 국내외 협상력이 떨어지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라고 역설했다.


이밖에도 물류협회는 유구성과 그간 국내물류산업 발전의 기여도에 대한 확실한 명분이 주어지지 않은 채 대등한 관계에서의 통합은 할 수 없다는 뜻을, 국제물류협회는 여느 협회와는 다른 업계의 특수성이 분명하다는 이유를 들어 통합에 합류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실질적으로 가장 많은 회원사(개인)를 가지고 있는 3개 협회에서 공히 일차적으로 반대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일단 모든 해당 협회는 본 사안이 ‘협회 해산’에 해당하는 중대한 일인 만큼, 2월로 예정된 정기총회일 전에 팩스나 이메일 등을 통해 각 회원사들의 찬반의견을 파악하고, 정기총회를 통해 그 입장을 명확히 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현존 협회 구조조정에 강한 의지
국제물류지원단 업무에도 파장 있을 듯
이렇게 해당협회가 제각각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 통폐합 움직임은 자칫 수포로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를 전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것이 국토해양부라는 점에서 협회들은 반대 의견 속에서도 결코 간과할 수만은 없는 복잡한 심경에 놓여 있다.
국토해양부가 산하 협회 통폐합의 필요성을 체감한 것은 지난해 있었던 화물연대 총파업 사태에서 비롯된다. 국토해양부는 당시 물류업계가 놓여있는 진위를 파악하고 이를 대변하면서도 서로의 입장을 조율할 수 있는 창구가 절실히 필요했다. 하지만 물류업계를 들여다보니, 물류업계를 한데 모으는 구심이 될 만한 협회가 없었던 것.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인 국토부는 물류업계를 아우를 수 있는 단일창구에 대한 필요성을 공공연히 제기해 왔다.


이번 작업에 실질적인 힘을 불어 넣고 있는 국토부는 해당 협회가 모두 통합에 결의하지 않을지라도 일단 통합에 합의한 협회만을 통합하는 안과 아예 새로운 협회로 출범해 이합집산으로 회원사를 모집해 역량 있는 협회로 육성하는 등의 안까지도 마련해 두며, 현존 협회의 구조조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이번 협회통합 이후 관련단체의 구조조정 대상에는 해당 협회만 국한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제3자물류지원센터 설치·운영, 종합물류업인증관련 기업간 제휴 알선센터 등의 현 국제물류지원단의 업무는 국토부가 추가로 일임한 중요업무로서 물류업계 내 이를 관장할 만한 역량있는 단체가 없었던 것이 무역협회내 국제물류지원단을 지정할 수밖에 없었던 속내였다. 때문에 국제물류지원단 내부에서도 물류관련 업체 통폐합을 예의주시하며, 국제물류지원단의 현 체제를 변화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물류관련 협회 통폐합 논의는 많은 이들이 그 타당성에 공감하고 있는 사안이지만 각 해당협회의 이해(利害)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어떤 파장과 결론을 가져올 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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