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조선사 구조조정 1차 평가 결과

대한조선, 진세조선, 녹봉조선 3사, 워크아웃 개시
신생조선사 4곳 2차 평가 대상에 지목
금융당국 “퇴출 아닌 기업살리기 위한 작업”

 

최근의 경영위기를 직시하고 워크아웃 신청으로 가장 먼저 해결방안을 모색하고자 나섰던 C&중공업이 결국 퇴출기업으로 분류됐다.


구랍 주요은행과 외부전문가가 참여한 실무작업반 구성을 통해 조선업체에 대한 기업신용위험 상시평가에 착수한 금융당국이 1월 20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 평가에서 C&중공업이 유일하게 D등급(부실기업)을 받아 퇴출기업으로 분류된 가운데 대한조선과 진세조선, 녹봉조선 등 3개 사는 워크아웃 대상 기업으로 지목됐다. 이밖에도 금융당국은 중소 조선사 4곳에 대한 2차 평가를 지난해 재무제표가 발표되는 대로 착수하기로 했다. 이에따라 조선사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차 평가결과 퇴출 혹은 워크아웃 대상기업으로 평가된 조선사는 모두 조선설비 확장과 관련 필요자금을 원활히 공급하지 못하면서 이 같은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워크아웃 대상기업, 경영정상화 방안 마련
1차 결과를 발표한 금융당국은 C&중공업을 유일하게 최하 등급인 D등급으로, 대한조선과 진세조선, 녹봉조선 등 3개 사를 C등급으로 각각 분류했다. 이날 발표된 평가결과에 따라 워크아웃 대상 기업이 된 3개 조선사에 대해서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라 자구계획 수립과 동시에 채권금융기관에 의한 경영정상화 방안이 마련된다. 이에 이번 워크아웃 대상으로 분류된 대한조선과 진세조선, 녹봉조선의 해당채권단들은 속속 이사회를 소집해 워크아웃을 결정하고 개시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2월 금융위기로 촉발된 지금의 위기가 기업의 유동성 약화와 실물경제 침체로 연결되면서 부실 또는 그 징후가 있는 중소조선사의 구조조정을 조기에 착수함으로써 연쇄 도산의 우려를 신속히 제거할 목적으로 실무작업반을 운영해 신용위험 평가에 착수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채권은행간 공통의 평가기준을 마련하고 기업구조조정촉진법과 채권은행협약에 따라 상시적인 기업구조조정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 지침을 통해 주채권은행은 대상기업에 대한 신용위험평가를 실시해, 그 결과에 따라 신규자금 지원 또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 및 채권은행협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평가 대상기업은 주채권은행의 신용공여액이 50억원 이상인 조선사로서 RG 미발급률 증가, 손실급증 등으로 경영애로가 있는 기업으로서 당초 19개 중소 조선사가 포함됐다. 평가를 통한 기업의 위험도 정도는 ▲A등급(정상적으로 영업이 가능한 기업): 정상적으로 영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금융지원 ▲B등급(부실징후기업이 될 가능성이 있는 기업): 자구계획 등 경영개선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하고 신용공여심사 등에 반영 ▲C등급(부실징후기업에 해당되나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있는 기업) ▲D등급(부실징후기업에 해당되며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없는 기업): 기촉법 제7조 또는 채권은행협약 제12조의 규정에 따른 조치(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른 회생절차 진행 등)으로 분류하기로 했다.


기업신용위험 상시 평가 실무작업반은 1월 28일 중소조선사에 대한 평가가 1차 평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신생조선소 4곳을 평가대상기업으로 추가 지목하고, 이들 기업의 2008년도 재무제표가 발표되는 대로 평가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금융위원회는 “구조조정의 본래취지는 퇴출이 아닌 기업살리기에 있음을 명확히 인식해 주길 바란다”며 “지난 외환위기 때에도 경영위기에 처해 있던 일부 대형 건설사와 조선사가 채권단과 공동으로 추진한 기업개선작업을 통해 초우량회사로 거듭난 사례가 있음을 참고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C&중공업>
목포 소재의 C&중공업은 자사회생을 위한 채권단의 힘을 가장 먼저 요구했던 기업이다. 스스로 워크아웃을 신청하고 12월 3일 채권단의 승인을 받아 워크아웃 절차에 돌입한 것. C&중공업은 워크아웃을 신청하며 긴급운영자금 150억원, 시설자금 1,450억원, 그리고 이미 수주한 선박에 대한 선수금환급보증 8억7,500만 달러 어치 발급을 요청했다.
하지만 그동안 C&중공업은 워크아웃 절차의 첫 수순인 채권단 실사도 받아보지 못하고 금융감독원의 퇴출결정을 받았다. 실상 금융감독원이 내린 퇴출등급은 최근 상시적인 기업구조조정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만든 지침에 의한 등급에 불과할 뿐, 이로써 실질적인 퇴출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채권단의 결정이 중요한 것.
C&중공업의 여신규모는 5,503억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51%를 차지하고 있는 메리츠화재가 금융당국의 퇴출등급 결정 이후에도 C&중공업의 향방에 대해 많은 고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기사시점 1월 29일)

 

<대한조선>
대한조선은 2004년 8월 신조사업에 신규 진출한 기업이다. 신영조선공업주식회사를 인수하면서 조선사업의 기틀을 마련한 대한조선은 전라도 광주를 기반으로 아파트 건설사업을 활발히 진행해온 대주건설을 중심으로 성장한 대주그룹의 계열사이다. 대한조선의 첫발은 아주 순조로웠다. 사업 초기 케이프사이즈 규모의 벌크캐리어를 8척이나 무더기 수주한 것. 대한조선의 당초 목표는 2016년 매출 5조원 달성을 목표로 국내 3위 조선사로 도약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해남 조선소의 2도크 건설에 필요한 자금대출 등이 막혀 자금난을 겪어 왔다. 이에 대한조선은 전남개발공사에 시설 투자 공동분담안을 제출하는 등 자금난 해소에 집중해 왔으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이번에 부실징후기업으로 분류됐다.


대한조선은 지난해 6월 첫 수주한 8척의 선박 중 1호선을 성공적으로 인도한 후에 지금까지(1월 28일 현재) 4척의 선박을 인도했다. 특히 대한조선의 1호 선박인 ‘미스틱’호는 영국의 조선·해운전문지인 네이벌 아키텍트(Naval Architect)로부터 ‘2008 세계우수선박’에 선정됨으로써 신생조선소로서는 그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인증받는 계기가 되었다. 현재 수주잔량은 17~18만톤급 벌크선을 중심으로 39척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모그룹의 주력사업체였던 대주건설이 이번 조선업계 평가와 함께 실사한 건설업계 구조조정 평가에서 퇴출등급으로 결정돼 대주그룹 자체의 경영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진세조선>
진세조선은 올 한해를 여느 조선소보다 더욱 어렵게 시작하고 있다. 8명의 임직원을 한꺼번에 잃은 아픔을 채 거두기도 전에 워크아웃 대상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부산 영도구에 소재해 있는 진세조선은 대형 조선사에 데크하우스 등 블록을 납품해 오다  인근의 수리선박 조선소인 선진조선을 인수해 약 5,600평 규모의 야드를 조성하고 2007년 1월 신조선사업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13K 케미컬 탱커와 34K 벌크를 중심으로 총 65척을 수주했으며 이중 캐미컬 탱커 10척과 벌크 1척을 인도했다.

 

<녹봉조선>
거재 소재의 녹봉조선은 1997년 설립된 중견 중소형 조선소이다. 1만톤급의 중소형 선박생산 전문기업으로서 특히 오일과 케미컬 탱커선이 주력선종이다. 연매출 1,500억원을 달성하며 성장해온 녹봉조선은 선박 외에도 철구조물과 기타 관련장비도 제조하고 있다.
최근에 겪게 된 금융난은 최근 착수한 8만여㎡의 공유수면 매립을 통한 조선소 확장사업에 기인한다. 이의 사업비가 1,146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녹봉조선은 지난해 6척의 선박을 인도했으며 현재(1월 29일) 8,000~1만2,000톤급 케미컬 탱커선 26척을 수주해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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