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운영사, 선석별 임대정책으로 규모의 경제 이루지 못해, 선석통합 시급
건설사와 항만운영사간 이해관계 상충 조정할 중재기관 필요하다

 

 

미국발 세계경기 침체가 국내 항만운영업체의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사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해양부와 항만물류협회는 국내 항만물류기업이 ‘허치슨 포트 홀딩스(HPH)’와 ‘싱가폴 항만공사(PSA)’, ‘두바이 포트 월드(DPW)’와 같은 ‘다국적 터미널 운영사(Global Terminal Operator : GTO)’로 성장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자 ‘우리나라 항만운영업체의 대형화·글로벌화 전략 세미나’를 12월 2일 코엑스에서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김형태 KMI 해양물류연구부장의 ‘우리나라 항만운영업체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방안’ △백종실 평택대학 교수의 ‘항만운영사업을 둘러싼 국내외 한경 변화와 대응방안’ △김세종 대한통운 상무의 ‘우리나라 항만운영업체 해외진출 방안 및 Case Study’ 등의 주제발표에 이어 김영무 선주협회 전무, 조진행 한라대 교수, 김길섭 무역협회 국제물류지원단 국장의 지명토론이 있었다.

 

2007년 초순, 정부는 국내 항만물류업체를 지원하여 GTO로 만들겠다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사업’을 시작한 바 있다. 하지만 사업시작 후 2년여가 흐른 시점에 개최된 이번 세미나에서는 ‘왜 아직도 우리 항만물류업계는 저 앞에 달려가고 있는 GTO들의 뒷모습만 바라보고 있어야 하는가?’라는 나직한 탄식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국토해양부의 신평식 물류항만실장은 인사말을 통해 “글로벌 금융시장 불황에 따른 경기침체로 인한 수출입 둔화는 국내 항만의 물동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금융위기 이전 세계의 GTO들은 각국 주요항만에 진출하여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장 점유율을 확대시킨 바 있으며, 우리 주변국들도 GTO 육성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한 뒤 “우리나라 하역업은 성장세는 빠르지만 사업이 아직도 국내시장에만 머물고 있으며, 규모도 영세하다. 글로벌 항만 네트워크 구축에는 정부의 제도·재정 지원도 필요하지만, 항만물류기업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며 항만물류업의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민간 기업의 노력을 당부했다.

 

김형태 연구위원 우리나라 항만운영업체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

김형태 KMI 연구위원은 국내항만물류업체가 성공적으로 해외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세계의 주요선사 혹은 GTO와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 연구위원은 주제발표에서 국내 항만운영업체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Global Supply Chain의 Main Player화 △M&A·자본제휴전략 실시 △대형선사와의 제휴 전략 확대 △해외거점 확보 △경쟁력 높은 항만 확보 △터미널 생산성 제고 △항만의 보안강화 △항만환경 개선 노력 △GTO와의 파트너십 △정부의 정책지원 등 10가지를 제시했다.


김 연구위원이 밝힌 GTO와 우리 항만운영사의 규모 비교에 따르면 2007년 HPH의 취급물량은 6,630만TEU, PSA는 5,890만TEU, DPW는 4,330만TEU였던 것에 반하여 국내 업체는 한진해운 660만TEU, 대한통운 240만TEU, 동부익스프레스는 150만TEU로 큰 차이를 보였다.

 

김 연구위원은 “현재 GTO와 국내 항만운영사는 비교를 할 수 없는 규모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세계시장에서 국내업체들은 중소기업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며 “GTO들이 각각 자국항만에서 최고 100%에 이르는 물량처리 비중과 약80% 이상의 시설보유율을 보이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10%수준의 물량처리 비중과, 시설보유율을 갖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항만하역업체 육성정책 ‘갈팡질팡’
그는 또 국내 항만운영업체가 GTO와의 경쟁력에서 열위에 있는 원인으로 △선진국 대비 20여년 늦은 임대정책 △규모의 경제 실현을 저해한 부두단위 임대 △기업의 영세성 △글로벌 인재부족 등을 꼽았다. 이에대해 김 연구위원은 “임대정책의 후발성으로 인해 운영 노하우를 축적할 기간이 부족했으며, 주요 선진국이 터미널이나 항만단위 임대를 하여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반면 우리는 선석단위로 임대하여 효율성이 크게 떨어졌다.

 

또 국내업체는 오너에 의한 독자경영체제 고착 등으로 M&A와 자본제휴 등 대형화 전략이 미비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통계청의 ‘업종별 1인당 평균연봉’ 자료를 통해 항만하역업이 광업보다도 낮은 임금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하역업이 제조업이나 해운업보다 낮은 사회적 지위를 가지고 있으며, 급여수준도 상대적으로 낮아 인재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김 연구위원은 “정부의 동북아 물류 중심정책은 선사와 같은 물량창출기업을 우대했으며, 민자사업 유치정책에서는 건설회사를 우대하는 등 정책이 분산됐다”며 항만하역업체 육성정책의 일관성 미약을 꼬집었다. 

 

선사·GTO와 제휴로 ‘물량확보’, ‘노하우 획득’
김 연구위원은 GTO의 경쟁력 강화 사례를 설명한 뒤, 국내 항만물류기업의 경쟁력 강화방안 가운데 대형선사와의 제휴, GTO와의 파트너십, M&A, 자본 제휴전략 등 규모의 경제를 추구할 수 있는 방안을 특히 강조했다.

 

그는 “항만운영사도 종합물류기업이 되기 위해 포워딩, 운송, 보관 등 화주와 선사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수직적 통합과 함께 M&A와 자본제휴를 통한 고객과 시장지배력 확대를 도모하여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한다. 또한 대형선사와의 제휴를 확대하여 물량확보 리스크를 회피하고 선사가 직접 항만네트워크 산업에 진출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언급한 뒤 지분공유와 주식보유를 적당히 허용하는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지금 시장이 대부분 GTO에게 잠식당한 상황에서 2군에라도 포함되려면 남아시아, 동유럽, 아프리카 등 신흥지역을 목표로 삼아야 하며, GTO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공동 해외거점 확보와 운영기법, 국제금융 등의 노하우도 전수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정책지원에 대해서 김 연구위원은 “항만운영업체의 대형화를 위해 대형운영사에게 임대부두 규모의 대형화와 장기임대 등 우대 정책을 해야 하며, 인센티브 제공과 해외거점개발을 위한 자금지원 등이 활발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백종실 교수 항만운영사업을 둘러싼 국내외 환경변화와 대응방안

백종실 교수는 미국발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해운항만환경 변화를 설명하고, 원활한 항만운영을 위해서는 항만물류기업의 대형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장 시급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백 교수는 금융위기 이후 다양한 원인들로 인해 해운수요가 감소하고 있으며 이와 동반한 물량감소가 항만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백 교수가 분석한 해운항만 운영환경 변화 추세에 따르면 대내적으로는 △컨테이너 항만개발 가속화 △국내 항만간, 부두간 경쟁 심화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세 둔화 △환적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세 정체/감소 △항만물류클러스터 부족 △금융위기 여파로 해운항만업체 어려움 등의 변화가 있었으며, 대외적으로는 △북중국 항만개발의 가속화와 직기항 증가 △선박대형화와 선박과잉 우려 △일본, 중국 항만의 통합운영 확대 △글로벌 항만운영업체 영향력 확대 △외국 항만과의 치열한 경쟁 △항만과 배후단지의 글로벌 SCM거점화 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백 교수는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뿐만 아니라 리스크를 항시 관리할 수 있는 전략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는 모니터링과 탐지 체계를 확립하고 계량지표 개발과 리스크 종합상황표 개발, 조기경보체계 구축 등 ‘시나리오 경영 체제’로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항만의 개발과 운영에는 고객, 주주, 항만, 지역사회 등의 4대 가치 향상을 위해 서비스와 생산성 향상, 고객가치, 경제기여도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항만시설 확충보다는 선석통합 정책이 시급
항만시설 과잉문제에 대해 백 교수는 “현재 국내외적으로 항만의 공급과잉이 우려되는 상황이므로 트리거 룰(Trigger Rule)에 따라 항만을 개발해야 하며, 시설확충보다는 서비스와 생산성 향상을 중심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말한 뒤 “우리나라 항만은 생산성 확대를 위해 시설투자보다 선석통합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

 

부두운영과 영업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여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과거 TOC제를 통해 운영시 화학적 통합을 목표로 했으나 물리적 통합수준에 머문 사례를 고려하여 확실한 선석통합운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실효성 있는 선석통합 정책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백 교수는 이 밖에도 항만의 향후 정책방향으로 △항만운영자의 종합물류서비스 제공자 역할 수행 △GTO처럼 대형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사업다각화 추진 △전략수립과 성과 측정을 통한 지속적인 개선 노력 △친환경 항만 Sustainability 확보노력 △RFID 등 첨단물류기술을 활용한 U항만물류시스템 구축 등을 수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항만운영사들은 기업제휴나 M&A 등을 통해 종합적인 물류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GTO와 같이 우리 항만물류업계도 대형화를 통해 매출액과 이윤율을 높일 수 있도록 지속적인 혁신노력과 GTO 전략의 벤치마킹이 있어야 한다. 전략 수립 후에는 성과측정과 성과지표 설정으로 직원들의 전문화, 시설과 장비의 업그레이드, 비용절감 등 서비스 개선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 제언했다.

 

김세종 상무 우리나라 항만운영업체 해외진출 방안 및 Case Study

김세종 상무는 그간 국내 항만물류업계가 수행한 해외 항만개발 경과를 중심으로 발표하면서 국내항만물류업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GTO의 국내시장 잠식과 허브화를 저해하는 지방 항만개발 등의 문제에 대해 재고해봐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김 상무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1990년대 이후 선박의 급격한 대형화가 진행되어 현재 5,000TEU급 이상 대형선의 선복량이 전체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1만TEU급 초대형 컨선이 120척, 1만2,000TEU급 75척이 건조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이에 대해 “운송수단의 대형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가 추구되고 있다. 이는 항만산업 역시 이러한 초대형선이 기항할 수 있는 대형항만을 중심으로 갈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지방항만의 난개발과 GTO의 국내시장 잠식 ‘심각’
김 상무는 이어서 국내외 해운항만환경 변화에 대해 설명하면서 국내환경 변화로 △항만물동량 증가세 둔화 △Out Port 개발 활성화 △GTO 진출로 국내항만운영업체 위축 △항만 기능의 다양화 및 운영제도의 변화 등을 꼽은 뒤 “현재 지방자치단체의 민자유치사업 등으로 아웃포트의 개발이 활성화되고 있는데, 이는 물량분산으로 허브포트 개발을 저해할 수 있다.

 

이러한 공급과다로 인한 하역요금의 하락과 단순 프라이스 헌팅 마켓으로의 전락은 업계의 채산성을 엄청나게 떨어뜨리고 있다. 이는 민자유치사업의 부작용이고, 아웃포트 개발의 난립으로 인한 악영향”이라 말했다. 또 그는 GTO의 국내시장 점유 상황에 대해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를 겪고 나서 GTO에 대한 국내시장 개방을 너무 쉽게 해버렸다.

 

세계적으로도 이렇게 100% 개방한 사례가 없다. 이로인해 부산항 40%, 광양 30%, 인천 20% 수준으로 GTO가 진출해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우리 항만들을 동북아 허브로 만들기 위해 부산항과 광양항의 배후단지 임대료를 파격적으로 저렴하게 제공하여, 임대료 수익보다 물량창출에 더 중점을 둔 것에 대해서는 높은 평가를 했다. 한편 해외항만 환경은 △선박의 대형화로 인한 허브포트 위주의 기항 △M&A 등을 통한 항만개발업체의 대형화 △항만운영체제의 네트워크화 등의 변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악화로 루마니아·멕시코 항만 개발 추진 중단
이어서 김 상무는 베트남 붕타오항과 루마니아 콘스탄자항 등 해외항만 개발사업의 개요와 진행경과를 소개했다. 그는 특히 우리나라가 최초로 진행하고 있는 해외 항만개발사업인 베트남 붕타오항의 경우, 동반 진출한 컨소시엄의 내부 갈등으로 건설사 외의 타기업들은 사업을 포기한 상황이라며 “실제 건설사의 이익을 높이려면 사업비가 상승하는데, 이 경우 운영사의 원가가 증가하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상충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앞으로는 운영사를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건설은 국제입찰을 하여 원가를 절감토록 해야한다는 교훈을 남겼다”고 말했다. 김 상무에 따르면 해외항만개발을 위한 컨소시엄을 만들어도 건설사는 많은 이익을 남기려 하고, 선사는 직접 운영에 참여하려 하는 등 운영사, 건설사, 선사 간의 의견조율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저개발국가에서는 항만과 더불어 철도와 도로 등 기본 인프라를 구축하는 대형사업들이 발생하고 있어, 사업에 참여할 경우 건설수요와 항만운영수요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으나, 이 분야에서는 일본이 강세를 띠고 있는 상황이다. 김 상무는 “일본은 공적개발원조(ODA)로 저개발국에게 엄청난 차관을 주면서 자국업체들을 개발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입하는 등 압도적인 경험과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도 베트남 ‘락 후엔(Lach Huyen)’항 개발에 이러한 형태로 참여하고 있으나 경기침체와 금융위기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또 김 상무는 자원개발과 병행한 관련 인프라 건설의 예로 최근 시행하고 있는 ‘마다가스카르 Plantaition과 배후 항만 개발 사업’을 언급하면서 “이 사업은 마다가스카르에 130만 헥타르의 농지를 임차하여 식량개발과 수출을 위한 항만 건설, 니켈·철광산 개발과 자원 수송을 위한 항만 건설 등을 통해 항만운영사는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하고, 국가의 원활한 자원수급을 돕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긍정적인 개발 형태”라고 평가했다.

 

국내 항만물류기업, GTO에 역차별 당하고 있다
김 상무는 현재 국내항만물류업계의 해외항만 개발에 대해 “항만사업은 스스로 수요를 창출할 수 없기 때문에 대형 다국적 선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현실적으로 전략적 제휴도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세계 각국의 주요항만은 모두 GTO가 선점하고 있기 때문에 후발주자인 우리는 틈새시장인 비주류항만을 중심으로 진출할 수밖에 없다. 이로인해 GTO보다 낮은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국내업체가 국내에서 성장하여 해외로 나아갈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데, 국내에서조차 GTO가 더 활개를 치고 있다. 최근 인천의 송도신항 조기활성화를 위해 GTO에게 운영을 맡겨야 한다는 보고서도 나왔는데, 이러한 국내업체의 역차별에 분노를 느낄 따름”이라며 “해외항만 개발 사업은 금융이 핵심이다. 장기 초저리의 금융지원을 통해 사업을 지원해야 하며, 국내에서는 국내항만운영업체 우대정책과 항만물류기업의 종합물류기반 마련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지정토론
이날 지정토론은 패널들의 토론에 이어 국토해양부 박경철 항만제도협력과장의 정부정책 설명과 질의응답으로 진행됐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플로어로부터 ‘글로벌물류사업단의 축소와 이에 따른 정책방향’과 ‘북한과 근거리에 있는 인천항을 GTO가 운영할 경우의 안보문제’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이에대해 박경철 과장은 “글로벌 물류사업단의 조직이 축소됐다고 하지만, KMI에 국제물류투자분석센터를 개설하여 이원화되어 있던 사업발굴업무를 KMI로 일원화한 것”이라 설명했으며, 김형태 본부장은 “DPW가 안보 문제로 미국진출에 실패한 바 있으나, 이후 GTO들이 각종 보안관련 인증획득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므로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역업이 프라이스 헌팅 산업이란 인식 버려야”
김영무 전무 항만하역업이나 해운업을 프라이스 헌팅(Price Hunting) 산업으로 보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 항만하역이나 해운은 자체적으로 물량을 창출할 수 없는 파생수요 업종이므로 낮은 등급의 산업이라는 대접을 받고 있다. 특히 하역업은 더 지위가 낮아 무역>해운업>하역업의 등급이 형성되어 있다. 이에따라 타산업의 비용절감을 위해 엄청난 가격인하의 압박을 받고 있는데, 하역업이 독립된 성장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인식전환과 배려가 필요하다.


PSA나 DPW 등의 GTO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빠르게 성장하여 오히려 무역과 해운을 압도하는 입장이 됐다. GTO는 주로 선진국이 아닌 홍콩, 싱가포르, 두바이 등 제조업도 없는 작은 나라에서 발생했다. 이는 하역업을 고부가가치 창출 산업으로 인식하고 국가산업으로 선정하여 정부에서 과감한 지원을 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이를 벤치마킹해야한다.


제조업은 낮은 생산비용을 쫓아 산업이 이동하지만 서비스산업은 이동하지 않는다. 아직도 전 세계의 돈은 뉴욕의 금융가를 거치고 있으며, 보험은 영국을 통하고 있다. 해운과 항만하역도 마찬가지다. 정부의 인식전환을 통한 과감한 투자가 있어야 할 것이다.

 

“국내시장에서 GTO제압해야 해외서도 성공한다”
조진행 교수 국내 항만물류기업의 해외진출이 성공하려면 ‘초 저리 장기융자 자금’의 확보와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이 선행되어야 한다. 


세계화에 따라 모든 산업분야에서 ‘BEST 5’만이 살아남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주요 GTO의 수익률은 엄청난 수준으로 GTO 육성은 반드시 필요하다. 해외항만개발을 위해서는 상당한 자본이 필요하지만, 세계경제가 2년 이상의 침체기를 맞을 전망인 가운데 초저리 장기융자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큰 난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해외항만 개발에 착수해도 빠른 추진을 기대하기에는 애매한 시점이라 생각된다. 경제 패러다임의 전면적 변화가 논의되는 상황에서의 추진 방안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또 국내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이마트가 국내에서 월마트를 제압하고 중국시장 진출을 시작한 것처럼 국내항만에서 GTO를 압도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줘야 할 것이다.  


GTO들이 강성해진 것은 배후지를 등에 업고 있었기 때문이다. 싱가폴은 동남아시아를, 홍콩은 중국을 등에 업고 성장한 뒤 풍부한 자본으로 해외투자를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국내 항만간의 경쟁보다는 물반 컨테이너반이라는 환황해권을 배후지로 삼고 GTO로 진출하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본다.

 

“글로벌 물류펀드 운용할 투자관리 기관 있어야”
김길섭 국장
글로벌 물류펀드로 조성된 1조 4,000억원의 자금을 효과적으로 운용할 투자관리기관과 해외항만개발사업 진출시 컨소시엄의 이해관계를 조율해줄 중립기관이 필요하다. 무역에는 수출보험공사가 있는데, 물류에는 이러한 기관이 없다. 국내 물류기업이 글로벌화하고 대형화하려면 해외투자를 해야 하는데, 펀드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기관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해외항만개발시 항만운영사와 건설회사, 하주, 선사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진출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컨소시엄 내 기업들의 이해대립이 첨예하므로 이를 조율해줄 수 있는 중립기관이 있어야 할 것이다.


글로벌 물류기업 육성을 위해 항만공사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고 본다. PSA가 민영화 이후 GTO로 거듭났는데, 이러한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BPA 등의 국내 항만공사가 PSA와 같은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에 대한 고려도 있어야 할 것이다.


예전에는 ‘동북아 물류 허브’이야기가 많이 나왔으나, 이제는 정부에서도 이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제조업은 저렴한 비용을 따라 이동할 수밖에 없으므로 물류산업과 같은 서비스 산업을 국가의 성장동력으로 만들어야만 하는 상황에서 허브화를 위한 노력은 지속되어야 한다.

 

그런데 물류 허브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우리는 지금 분산화로 흐르고 있다. 최근 지자체들이 항만개발에 앞장서면서 많은 항만들이 개발되고 포트세일즈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 문제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할 것이다. 또 국제물류에 대한 조사 등을 시행해도 하역업체들은 거의 참여하지 않는 실정으로, 국제무대 진출 노력이 소홀했다고 볼 수 있다. 항만하역사들은 글로벌 물류사업 마인드를 가질 필요가 있다.

 

“M&A와 같은 기업들의 대형화 노력 필요”
박경철 과장
그동안의 우리 항만물류 정책은 경쟁항만에 비해 컨부두나 배후단지 등 항만 인프라 건설과 같은 양적성장에만 치우쳐있었다고 본다. 결과적으로 항만의 양적 성장은 이뤘지만, 항만물류기업이 어떤 이득을 얻었는지에 대해서는 반성할 측면이 있다. 또 우리 업체들이 나눠먹기식으로 하역업을 영위하고 있는 상황에서 GTO를 배출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도 들었다.


앞으로의 물류정책은 기업의 육성에 포커스를 맞출 예정이다. 지금과 같이 영세한 상태로는 글로벌화의 추진은 힘들다. M&A 등 대형화를 위한 기업들의 적극적인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도 지원을 지속하겠지만, 기업들의 발전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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