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배 한국해양대교수
최홍배 한국해양대교수
2008년 12월 31일 다큐멘터리 영화, ‘미안하다 독도야(Sorry Dokdo)’가 전국 100여곳 상영관에서 동시에 개봉되었다.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독도를 주연으로 한 이 영화는 동 시대의 사회적 이슈를 주제로 다룬 미국 쌍둥이 빌딩의 테러 참사를 다룬‘화씨 9.11’을 연상하게 된다. 다큐 독도영화를 연출한 최현묵감독은 “일본의 군국주의를 비판하는 시각을 가급적 배제키로 하고, 독도주민과 풍광, 독도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 독도가 우리 땅임을 자연스레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왜 영화 제목은 ‘미안하다(I am sorry) 독도(Dokdo)’일까? 도대체 말도 알아듣지 못하는 화산암 독도에게 무엇이 미안하다는 말인가? 영화 제작에 적극적으로 참가하여 나레이션을 맡은 가수 김장훈의 입을 통해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라고 말하고 있다. 즉 “독도는‘다케시마’로 명명되어 전 세계에 알려지고 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 지도에서 사라지고 있어, 독도라는 이름을 지켜주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버린 이름이 바로 독도이다. 이를 지켜주지 못하여 미안하다”는 것이다.


7,000만 한민족이 정말로 독도라는 이름을 버린 것일까? 그렇지 않다. 그런데 왜 어느 누구도 버린 적이 없지만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동해 바다 작은 섬의 이름을 버릴 경우 어떤 결과가 초래될 것인가? 누가 이러한 안타까운 소식에 울분을 느껴야 하고, 누가 그 물음에 대답을 해야 하는가?


독도 영화의 포스트는 일본의 독도 침탈 야욕을 더욱 자극적으로 표현하고 있어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일본 국화인 사쿠라(벚꽃)와 와라바시(젓가락)가 놓여 있는 쟁반 위에 일본의 대표적 음식인 우동 그릇이 있다. 그 안에 일장기가 꽂혀있는 독도가 들어가 있고, 이 독도 우동 한 그릇을 “날로 드시겠어요?”라고 표현하고 있다.

 

 

일본이 왜 독도에 욕심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일부 학자들은‘독도의 지정학적, 해양자원학적, 군사학적 및 정치학적 등의 여러 요인”에서 찾고 있고, 독도 전문가들의 특강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이다. 필자는 독도강연을 다니면서 흔히 말하기를 “일본은 독도를 대나무 하나 자라지 않는‘다케시마’(竹島)라고 부른다.‘다케시마’를 뒤에서 발음하면‘마시케다(맛있겠다)’가 된다. 따라서 이 영화 포스트에서 우동 그릇에 담겨 있는 독도가 맛이 있어 일본이 먹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필자의 논조가 정말로 터무니없고 어처구니 없는 표현이지만 일부 청중들의 눈과 입에 약간의 웃음이 살짝 지나가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독도는 한민족의 보물섬이다. 왜냐하면 독도는 대한민국 독립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7,000만 한민족은 독도를 가슴으로 대하고 사랑하고 있다. 일본인을 비롯한 외국인들의 일반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또 다른 정신적 내면세계가 승화되어 있는 곳이 독도이다. 2009년 독도가 평범한 한민족의 삶에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켜 주는 이슈가 될 수 없을까? 이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뜨거운 우동 그릇에 빠져 있는 독도와 같이 그 열기가 달구어져 있을 때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가 그 국물이 식어 버리면 금방 식어버리는 의식으로서는 일본의 치밀한 독도전략에 맞설 수 없다. 이 영화는 ‘독도를 지키는 데 있어 우리의 무관심이 가장 큰 적’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이 영화를 보면서 2009년 한해동안 소중한 것을 어떻게 사랑하고 지킬 것인가를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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