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로 해상물동량·선박공급 감소 촉발... 해운시장 하락 압력 우려”

인도, 해상물동량·선원공급·선박해체 등 해운산업에서 높은 비중 차지

 

 
 

KOBC가 ‘인디아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해운시장 영향’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각국의 경기 회복 본격화, 글로벌 유동성 과잉 등 요인들이 크게 작용하고 있어 인도 경제와 산업활동 침체는 아직 해운시장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라고 분석하며 “코로나 재확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해상물동량 감소 및 선박공급 감소 둔화를 촉발하여 해운시장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세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진행되며 확산세가 통제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인도에서 기존 변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강한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델타 플러스’가 보고됐다. 변이 바이러스의 걷잡을 수 없는 확산세가 나타나자 전 세계 각국은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의 자국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인도 기항 선박·선원들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해양진흥공사(KOBC)의 ‘인디아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해운시장 영향 분석’ 보고서는 “해상물동량, 선원 공급, 선박 해체 등 해운 산업의 다양한 분야에서 인도는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라며 “코로나19의 폭발적인 재확산으로 인도의 경제·산업활동 장애가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해운 시장에도 예기치 못한 부작용 발생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인도발 ‘델타 플러스’ 바이러스에 대해 전문가들은 각 주에서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코로나19 감염 검사와 백신 접종수를 늘려야 하지만 백신 재고량이 충분치 않아 접종 속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를 우려하고 있다. 인도는 세계 최대의 백신 생산국이지만 현재(6월 23일) 성인의 5.5%인 9억 5,000만명만이 코로나19 백신을 최소 1회 맞았다. 현재 속도라면 수도 뉴델리에서 모든 성인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치기까지 1년이 더 걸린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노동인구 증가,근무포기로 전 분야 노동력 공급 부족
인도 5월 휘발유·경유, 수요·가동율·발전량 전월비 하락

동 보고서는 “인도의 전국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노동력 부족 문제가 우선으로 야기됐다”고 밝혔다. 현재 인도 중앙정부 차원의 전국적 락다운이 시행되지는 않으나 각 주 정부들이 개별 상황에 따라 봉쇄 및 이동 통제를 실시하고 있다. 인구 밀집도가 높은 대도시들의 락다운으로 수입이 끊긴 노동자들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사례가 증가하였고, 이는 전반적인 제조업 가동률 저하를 야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에 감염된 노동 인구 증가와 감염을 우려한 근무포기가 속출하며 제조업 원료 조달 및 생산, 수송, 물류, 판매 등 서플라이 체인 전 분야에 걸친 노동력 공급 부족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서는 파악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산업 활동의 침체는 원자재 수요 감소로 이어져 인도 향 해상 물동량 부진으로 이어진다고 우려했다. 인도 국영 정유사들의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재확산 초기인 4월 상반기 인도 휘발유와 경유의 수요는 전월 동기 대비 각각 3%, 5%씩 감소하였다. 인도 최대 정유사인 IOC(Indian Oil)의 정유 설비 가동률은 4월 95% 수준을 유지했으나, 5월에 들어 85-88% 수준으로 하락하였다. 또한 HPCL(Hindustan Petroleum)은 인도의 올해 5월 연료 수요가 4월 대비 5% 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보고서는 “원유 수입량 감소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한 “인도의 4월 하반기 발전량도 상반기 대비 2.9% 감소하였으며, 전력 수요 및 발전량의 감소는 발전 원료인 석탄의 수입량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라고 예측하며 “선박위치정보(AIS) 데이터 확인 결과, 호주·인도네시아·남아공에서 인도로 향하는 석탄선적 선박은 4월 초 87척에서 5월 14일 기준 60척까지 감소하였다. 인도 전역이 봉쇄되었던 2020년 3-5월에도 석탄선적 선박의 이동이 크게 감소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재확산 시기에도 같은 패턴의 반복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비사카파트남·강가바람·카라이칼항 불가항력 선포, 주요 항만작업 지연돼
인도·파키스탄·방글라데시 해체운영 중단...선박 공급량 둔화 요인으로 작용

코로나19 확산 및 주 단위의 봉쇄 실시에 따라 5월 13일 기준 비사카파트남(Visakhapatnam)항, 안드라프라데시 강가바람(Gangavaram)항, 카라이칼(Karaikal)항이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포하였으며, 이외에도 첸나이(Chennai), 칸들라(Kandla) 등 주요 항만들의 작업이 상당수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보고서에서는 불가항력 선포에도 불구하고 동 항만들의 작업은 부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나, 병목현상으로 인한 수출입 물류의 차질과 불가항력의 적정성에 대한 분쟁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불가항력(Force Majeure)’은 지진, 해일, 가뭄이나 홍수, 전쟁 등 피할 수 없는 재난으로 인해 계약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의무의 불이행에 따른 책임을 면하게 해주는 조항이다.


또한 인도는 2020년 한 해 동안 해체한 선박이 총 184척(578만dwt)로 척수 기준 1위, dwt기준 2위를 기록하며 파키스탄, 방글라데시와 함께 세계 최대의 선박 해체국가이다. 인도의 서안 알랑(Alang) 지역을 중심으로 한 선박 해체야드는 사실상 운영이 중단된 것으로 파악된다. 선박 해체 작업에는 용접·절단 등에 사용되는 산소의 공급이 필수적인데, 인도 정부는 현재 동원 가능한 산소를 의료용으로 최우선 공급하고 있다. 파키스탄 또한 산소 공급 부족으로 5월 8일부터 16일까지 해체 야드의 운영을 중단했으며, 방글라데시는 5월 16일까지 전국에 걸친 락다운을 실시했다.


이에 동 보고서는 “전 세계 선박 해체량의 70%를 담당하는 상기 3국의 선박 해체 차질은 전 세계 선박 공급량 감소를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세계 각국의 경기 회복 본격화, 글로벌 유동성 과잉 등 시장을 지지하는 요인들이 크게 작용하고 있어 인도 경제 및 산업활동 침체는 아직 해운시장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라며 “이후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해상물동량 감소 및 선박공급 감소 둔화를 촉발하여 해운시장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 전망했다.

 

인도, 글로벌 선원공급 약 13.5% 담당...사관급 선원 다수 공급
전 세계 항만, 인도 국적선원·기항선박에 선원교대 제재

BIMCO와 국제해운회의소(ICS)가 2016년에 공동으로 발행한 ‘Seafarers Manpower Report’에 따르면, 인도는 정부의 선원 육성 정책에 따라 전 세계 선원 공급의 약 13.5%를 담당하고 있으며, 항해사 등 사관급 선원을 다수 공급 중이다. 코로나19로 전 세계에서 인도 국적 선원들의 이동을 제한하고 인도발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는 등 제재에 나서고 있어 인도 국적 선원들의 교대 문제가 증가될 것이라 보고서는 지적했다. 또한 선원 국적에 상관없이 인도를 기항한 선박에 승선 중인 선원 전체에 대한 제재가 시행되고 있어 선주들은 적기에 선원 교대를 실시하기 위해 자사 선박의 인도 기항 스케줄을 조정해야 한다. 이에 동 보고서는 “인도 기항 가능 선박의 공급을 감소시켜 인도 관련 화물의 운임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는 동시에 선원 교대 비용 또한 증가시킬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인도 정부의 적극적인 방역 의지와 신속한 백신 보급이 결국 사태 안정의 핵심이다. 해운을 비롯한 경제적 측면에 대한 영향도 이에 맞춰 정상화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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