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서울국제해사조선 컨퍼런스

 

11월 4일 신라호텔, 품질조선 통한 해사안전과 환경보호 논의
“해운의 친환경성 홍보, 기술진전 따른 선원의 업무가중 살펴야”

 

 

‘품질 조선을 통한 해사안전과 환경보호’를 주제로 한 제 1회 ‘서울국제해사조선 컨퍼런스(SIMS)’가 150여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11월 4일 서울의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렸다. 한국선급(KR)이 주최한 동 컨퍼런스에는 선주와 조선, 선급, 보험 등 전세계 해사산업계 리더들이 참여해 최근 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와 그 영향을 논하며 향후 발전방향에 대한 토론이 있었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Peter Swift 국제탱커선주협회(Intertanko)전무를 비롯해 Roger Holt 국제건화물선주협회(Intercargo) 고문,  Commander Peter Hinchliffe 국제선주협회(ICS) 이사, Simon Stonehouse 해상보험업자국제연합(IUMI) 이사, Roberto Cazzulo 이태리선급(RINA) 부이사, Cliff Proctor 국제정유사포럼(OCIMF) 기술고문, 권오윤 한국조선공업협회 부장, Michael Grey 로이드리스트 편집국장, 임진수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기획조정실장 등 9명의 세계적인 연사들이 해사안전과 환경보호와 관련한 주제를 발표했다.


아침부터 하루종일 진행된 컨퍼런스의 참석자들은 오후 늦게까지 자리를 비우지 않고 발표자들의 강연에 집중하는 열의를 보였다. 이는 뜨거운 활황을 누리던 조선과 해운업계가 전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인해 급속한 냉각기를 맞은 상황에서, 국제 컨퍼런스를 통해 지금의 위기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극복해 보려는 모습으로 보였다.   


발표된 주제는 <탱커 해운의 이슈와 도전> <탱커의 스탠다드 발전> <조선의 품질:새로운 도전은△> <한국조선산업의 혁명: 기술개발과 혁신> <벌크선의 하역 스피드> <품질에 기여하는 해상보험업의 역할과 보험이 현 해운상황에서 직면한 주요이슈> <해운산업과 혁신> <ICS, IMO와 규제> <한국 해운산업과 조선산업의 관계> 등. 이날 피터 스위프트 Intertanko 전무는 세계 해운조선업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우수한 인력의 유인정책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IMO를 중심으로 신조선 기술을 홍보하는 등 해운산업에 대한 인지도 제고 캠페인을 벌일 계획임을 밝혔다.

 

컨퍼런스의 주최측인 한국선급의 오공균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선급은 선주와 조선사 간의 공정한 중간자로서 안전도 높은 고품질의 선박을 건조하기 위해 상호 이해를 조율하고 소통케 하는 중요한 채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선급의 역할을 설명하고 “선박을 만드는 것은 선주와 조선소이지만 선급이라는 매개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해사안전과 환경보호’라는 인류를 위한 큰 목적은 결코 쉽게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오 회장은 또한 “국제 해사계에는 다양하고 많은 문제와 이해관계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세계의 의견과 시각이 균형있게 논의되고 반영되어야 한다”면서 “세계 제 1의 조선국인 한국에서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한 것은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아시아지역의 목소리를 드높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오 회장은 “발표자의 면면이 국내에서 접할 수 없는 최상의 정보와 새로운 발상의 토대를 제공해 줄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자유로운 의견과 대화가 넘쳐나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이 행사를 통해 선박제조의 중요한 3요소인 선주, 조선소, 선급이 만나는 커뮤니케이션의 장을 제공함으로써 효율적인 채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회장은 “지금의 위기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방안과 위기극복의 신선한 역발상이 많이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말로 환영사를 마쳤다.


이진방 한국선주협회 회장은 축사를 통해 “포럼에서 작금의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묘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해운과 조선산업이 처한 역경의 극복에는 무엇보다도 연관산업간에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조연설자로 나선 국토해양부의 이재균 차관은 현재의 경제위기로 전세계 해운·조선업에 영향이 크지만 함께 지혜를 모아 난관을 극복할 것을 주문하면서 해사안전 확보를 위한 정부의 책임과 노력에 대해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했다.

 

INTERTANKO 피터 스위프트 사무총장
유가·석유수요 2010년 안정될 것, 이중선체 탱커비율 85%. 우수인력 강조

IMO차원의 해운산업 인지도 제고 캠페인 계획

피터 스위프트 사무총장
피터 스위프트 사무총장
이날 주요 관심사는 화물 운임료 폭락에 따른 업계의 영향이었다. 이에 대해 국제독립유조선 선주협회의 (INTERTANKO) 피터 스위프트 전무(사무총장)는 “유가와 석유 수요는 2010년경 안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선박 재활용이 재개되면서 탱커 선대 성장곡선은 둔화될 것이다. 긴축된 경제 상황이 노후선 활용을 증대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위프트 총장은 유가의 하락은 다행스러운 뉴스이며, 후판가와 폐선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중고선박이 현금흐름에 유용하기 때문에 선주들이 폐선을 꺼릴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아 주목받았다.


스위프트 전무는 “환경변화에 따른 탱커선의 이중선체화 요구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이중선체 구조의 탱커가 85%에 이르렀으며 앞으로 90%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스위프트은 원유 오염율이 낮아질 전망이라면서 이는 국제사회가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열심히 움직였고 투명성이 제고되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신조선박의 사고가 오래된 선박의 사고보다 더 많다고 밝히고, 그러나 신조선박 사고의 심각성은 낮은 수준이지만 인터탱코는 이러한 사고에 대해 우려하며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위프트 총장은 ▲국제적인 규제와 이에 대한 전세계적 표방이 필요하고 ▲환경친화적 아젠다를 추구해야 하며 ▲우수한 인적자원을 확보하고 교육을 통해 기술향상을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인적자원에 대해 강조했다. “우수한 인력을 해운업계에 유인하기 위해서는 해운산업의 인지도를 제고해야 한다. 이를 위해 IMO를 중심으로 전세계에 신조선기술을 홍보하고 해운산업에 대한 인지도를 높여 우수한 인력을 유인할 수 있는 정책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위프트 총장이 말한 인력문제의 중심에는 선원이 있다. 이와관련 IMO가 선원의 처우문제에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태리선급(RINA) 로베르토 카줄로 해운부 부이사
“불황에 강화되는 규제, 그 속에 기회 있다”

로베르토 카줄로 해운부 부이사
로베르토 카줄로 해운부 부이사

로베르토 카줄로 (RINA 해운부) 부이사는 선박 건조의 품질에 대한 내용을 발표했다. 그는 한국조선의 고품질을 강조하면서, 품질은 변화하는 시장상황에 영향을 받는데, 호황기 시장이 항상 품질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 불황이 품질에는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하고 한국의 조선은 이러한 시황을 잘 활용할만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자가규제를 통한 품질 조선을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면 또다른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불황시에는 엄격한 통제가 이루어질 수 있으며, 이는 신조와 설계 부문에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카줄로 이사 역시 인적자원과 관련한 전문성 교육에 대해 언급했다. 시장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전문가 훈련교육이 필요하다는 것. 이렇게 강화되는 규제속에 기회가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조선공업협회 권오윤 부장
한국조선의 현안, 후판가 상승과 숙련인력의 부족

권요윤 부장
권요윤 부장
한편 한국조선공업협회의 권오윤 부장은 한국조선업계가 직면한 현안을 후판가 상승과 숙련인력의 부족으로 꼽았다. 2002년 이후 강판 가격이 255% 상승했고 현재 국내에 11만 9,000명 이상의 숙련공이 활동하고 있으며 매년 수요는 증가하는 상황으로 많은 조선소가 하청업체를 이용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권 부장은 2010년까지 연간 3,000명의 인력부족이 예상되며, 이에대해 조선사들은 은퇴연령을 높이고 외국인 훈련을 위한 트레이닝센터를 운영하며 대처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 부장은 한국조선이 세계조선업계를 주도하는 가운데 어려운 상황을 맞았지만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당면한 환경과 안전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해 최상의 고품질을 이루어내면서 전선종의 선박에 대한 고객의 요구에 부응한 건조를 실현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건화물선주협회(Intercargo) Roger Holt 고문
Intercargo의 Roger Holt 고문은 건화물선주협회가 추진 중인 워크 프로그램(Work Program)을 소개하고, 이 프로그램의 일환인 하역율을 설명하면서 벌크선박의 하역속도 최적화를 언급했다. 그는 벌크 터미널의 병목을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하역속도의 최적화가 필요하다면서, 브라질과 오스트레일리아의 터미널을 사례로 들어 벌크선박의 하역율을 설명했다.


해상보험업자국제연합 (IUMI) Simon Stonehouse 이사
보험배상의 80%가 人災 원인, 과도한 운항
유지보수 미준수도 문제 “악운에도 기회는 있다.

선박사고에 관한 주제에서 해상보험업자 해상보험업자국제연합(IUMI) 사이몬 스톤하우스 이사의 보험 배상 원인 중 80%가 인재 (人災)라는 주장에 대해  스위프트 사무총장은 탱커 분야에는 충돌, 전복 및 타 인재(人災)사고가 감소되고 있는 추세이며 중요한 것은 승선원의 근무 환경 개선의 시급성이라는 상충된 의견을 개진했다.


스톤하우스 이사는 선박의 과도한 운항으로 유지 보수 일정을 준수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로 선박내 기관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수리 및 드라이 도크 시설 부족 또한 그 원인의 하나라고 언급했다. 다른 이유로는 최근 운임료의 폭락으로 선주들이 유지 및 운항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보험배상을 신청하는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소 또한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데 운임 및 선박 가치의 폭락으로 조선소의 유동자산이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나 현재 늘어나는 규제 환경에서 고품질 선박 건조는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스톤하우스 이사는 작금의 해운시황과 관련, 컨테이너부문의 불확실성이 점차 커지고 있으며, 세계의 항만에서 선박의 중단(계선)사태가 잇달고 있다면서 “신뢰가 없으면 선박도 시설도 없다”는 말로 지금의 어려움을 알렸다. 현재 선주들은 금융압박에 당면해있으며, “선박은 가치대비 신용이 80%에서 40%로 하락한 상태”라고 언급했다. 특히 유동성의 문제가 있는 기업에 대해 은행이 대출을 꺼리고 있기 때문에 신조활동이 급격하게 냉각하고 발주된 선박의 계약도 취소사례가 이어지고 있고 무역의 둔화로 환급보증도 미흡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에 대해 스톤하우스 이사 역시 “악운에도 기회는 있다”는 말로 시황관련 발언을 마무리했다.


또한 스톤하우스 이사는 ‘해운산업이 우수인력(선원) 유치에 매력적인 산업인가?’라는 의문을 던지며 선원의 문제를 제기했다. 선대를 유지하는데 선원의 유지는 필수인데, 선원의 고용과 품질유지가 어려운 상황임을 재삼 인식시켰다. 그는 최근 아덴항 입항선박에는 선원들이 탑승을 거부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지만, 선원의 무장은 좋은 대처방법이 아니라고 말했다. 해적에 대한 대응에 있어서는 EU나 IACS의 권고안을 따르는 것이 좋고, 사설보안업체를 고용하기 보다 선주가 다른 항로를 선택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개진했다.


아울러 그는 선박가치의 유지에는 금융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현재 하락하고 있는 선박가치의 기준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을 던졌다.
 
Michael Grey 로이드리스트 편집국장
해운산업 혁신적 사고로 발전, 보험 금융 인력문제도 혁신사고 필요.

선박기술의 발전에 선원의 업무가중과 반사회성에도 신경써야

마이클 그레이 편집국장
마이클 그레이 편집국장
그레이 로이드리스트 편집국장은 언론인이지만 선원생활과 기술고문을 역임한 해운조선업계의 업저버로서 이번 컨퍼런스의 연사로 참여했다. 그레이 국장은 “한국조선은 세계 해사업계의 기적”이라는 표현으로 한국조선에 대해 찬사의 말로 발표를 시작했다.

 

그는 한국이 처음으로 선박을 건조했던 사실을 회상하며 한국조선에 대한 평가와 기대를 말했다. 영국의 선주가 신흥조선국이던 한국에 3척의 선박을 발주해 만들어진 배를 인도받고 어찌나 기뻐하던지 당시 기자였던 그레이 편집국장이 그 이유를 물었다. 이에 영국선주는 “내가 원하는 그대로 배를 만들어 주었고, 게다가 2척의 가격으로 3척을 만들어 주었으니 어찌 기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고 그레이국장은 전했다. 근대 조선국의 종주국인 영국이 인정한 한국조선에 대한 그의 평가가 주목할만하다.


이어서 그레이국장은 일반적으로 해운을 보수적이라고 말하지만 50년간 본인의 경험상 “해운은 그 어느 산업보다도 혁신적인 산업”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해운산업은 끊임없이 혁신을 받아들임으로써 지속적인 발전가능성을 이어왔다고 평가했다. 나무로 배를 만들다가 철로 선박을 만든다는 발상은 쉽게 수용할 수 있는 일이 아닌 혁신이었으며, 이후 터빈의 등장과 디젤엔진 등 새로운 기술과 혁신을 수용하는 창의적인 사고를 지닌 인물이 해운산업계에 많았다고 회고했다.

 

해운업계에서는 프로펠러의 효율성 등 불가능해보이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이 실현되면서 해운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해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혁신에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향후 지속적인 혁신을 위해 조선공학자와 엔지니어들은 새로운 지침에 따라 기술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레이국장은 해운이 어느 운송수단보다도 환경친화적임을 세계에 홍보할 필요성을 역설하고, 연료에도 혁신의 기회가 많다고 가이드했다. 그는 지구의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문제는 사회적인 명분으로서 에너지 부문의 혁신을 앞당기는 동인(動因)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근에는 합성섬유로 선박을 만든다는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고 샌드위치 플레이트기술에 대한 상용화도 추진되고 있다.

 

그는 앞으로 더많은 혁신이 고무화되어야 하며, 여기에 혁신의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즉 연구의 목표와 사회적인 명분이 연계되는 이상적인 사고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레이국장은 일례로 ‘냉동선(reefer)’을 개발하는 두뇌력(Brain Power)을 모은 ‘덴마크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했다. 이 프로젝트는 제도적으로 작은 운영팀을 만드는 독특한 접근방식을 통해 3척의 냉동선을 건조한 바 있다.


한편 그는 보험과 금융, 인적관리 분야에서도 혁신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선주들이 혁신적인 기술을 환호하지만 이로 인해 승선선원의 수가 줄어듬으로써 선원들의 일은 오히려 늘어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술의 개발로 인원 대비 생산성은 증대했지만 승선인력의 반사회적인 모습들이 드러나는 경향이 있고, 이는 해운산업의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산학연이 공동으로 개인(선원)의 역할을 최적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레이 국장은 “해운계는 결코 보수적이지 않다. 혁신적인 사고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 앞으로도 번창할 수 있다” 며 금융위기가 끝나는 시점에서 해운의 발전에 대한 희망을 담은 코멘트로 발표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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