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구원, ‘중국 카보타지 해제와 안전운임제 시행에 따른 인천항 영향 연구’ 발표

인천항, 한·중 간의 해운규제 완화, 동북아 항로 재편으로 화물 유입 증가
부산항, 중국 카보타지 해제 따른 환적화물 370TEU까지 감소

 

△카보타지 및 안전운임제에 의한 영향
△카보타지 및 안전운임제에 의한 영향


중국의 카보타지 해제 영향으로 향후 한·중 간 해운규제 완화와 동북아 항로 재편으로 인천항의 항로 개설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한 화물 자동차 안전운임제로 부산항보다 인천항으로 화물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인천연구원 교통물류연구실 김운수 선임연구위원이 2020년 기초연구과제로 수행한 ‘중국 카보타지 해제와 안전운임제 시행에 따른 인천항 영향 연구’ 결과보고서의 내용이다.

카보타지(Cabotage)는 자국이 아닌 외국적 선박을 자국 내에서 운항을 금지하는 것으로 해상운송을 하는 국가들이 연안해운 보호 목적을 가지고 자국 경제와 노동시장보호, 물류비용 절감, 보안, 공공안전 등 자국 안보와 산업 보호를 위해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시행 중인 제도이다. 특히 미국이 가장 강력한 제한조치를 시행하고 있으며, 일본, EU 일부 국가, 우리나라, 중국 등에서 다소 강력한 카보타지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호주, 뉴질랜드, 필리핀 등 일부 국가에서는 카보타지로 인해 지역 간 불균형한 발전, 낮은 운영 효율성, 높은 물류비용 등 자국 내 운송의 비효율성이 문제가 되어 카보타지 완화를 통해 이를 개선하기도 했다.

중국도 카보타지를 매우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었으나, 최근 상하이항을 환적중심 항만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상하이 자유무역시범구에 한하여 외국적 선박의 연안운송을 허용하였으며, 이후 점차 다른 자유무역시범구로 확대 적용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동 보고서는 우리나라에서 환적되는 북중국 수출입 물동량이 많아 중국의 카보타지 해제가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부산항은 전체화물 중 북중국 환적화물이 52%를 차지하여 최대 370만TEU의 물동량이 감소하면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인천항은 대중국 환적화물이 1.1%로 수출입 화물이 더 많아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 카보타지 해제 따라 항로 재배치, 부산항 환적물동량 줄어
안전운임제 도입으로 운송비용 증가, 선사에 부담

동 보고서는 씨인텔의 자료를 검토한 결과, 중국의 카보타지 정책을 해제할 경우 부산항의 환적화물이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카보타지를 해제하면 기존에 항로 재배치와 현재의 운항패턴이 변경되면서 부산항의 환적화물 1,140만TEU에서 110만TEU로 더 나아가 370만TEU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는 중국의 카보타지 정책으로 인해 외국적 선박들이 상하이항, 닝보항, 저우선항 등 중국항만을 환적 허브항으로 사용하지 못해 부산항을 이용했지만, 카보타지가 해제될 경우 중국 항만을 환적 허브항만으로 사용할 수 있어 부산항의 환적물동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전운임 요금에 따른 지역별 분포
△안전운임 요금에 따른 지역별 분포


하지만 상하이 양산항의 경우 중국의 수출입화물 위주에서 대형 환적항으로 발전전략을 수립했지만, 아직 시설을 완벽히 갖추지 못하고 있으며, 미·중 무역분쟁과 남중국 군비확장, 홍콩사태 등 중국의 정치적 리스크의 위험이 산재하고 있어 중국이 카보타지를 해제하더라도 아직은 부산항이 환적 허브항으로써의 부정적인 영향은 단기간에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동 보고서는 판단하고 있다.

다만 김운수 연구원은 최근 안전운임제가 도입되면서 부산항에 타부두 환적에 대한 운송비용이 평균 50% 이상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환적비용이 상승하여 선사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천항, 안전운임제로 내륙운송 비용 증가, 수도권 화물 인천항으로 유입 가능성 커져
반면 인천항은 중국의 카보타지 해제로 받는 영향은 거의 없고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동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카보타지 해제에 따라 영향을 받는 화물량은 우리나라에서 환적되는 북중국 수출입 물동량이다. 이는 중국의 중소 항만에서 연안운송되어 상하이항, 닝보·저우산항 등에서 원양항로로 수송되는 물동량이다. 인천항의 경우 북중국 물동량의 비율이 2019 기준으로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 3억 9,000만TEU 중에서 3만 2,965TEU로 1.1%에 불과해 물동량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으며, 향후 카보타지 해제의 영향으로 발생 가능한 한·중 간의 해운규제 완화와 동북아 항로 재편 등은 인천항에서 직접 연계되는 항로 개설이 가능하게 하여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기적으로는 해운부문에서의 카보타지 문제와 더불어 항공 자유화, 도로운송 등 수송분야에 걸쳐 확대될 수 있는 기반이 있다고 동 보고서는 전망했다.

​또한 안전운임제 도입으로 컨테이너 화물이 인천항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게 나타났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시행된 안전운임제로 인해 기존 부산항을 이용하던 수도권역의 컨테이너 화물들이 상승한 내륙운송 비용으로 인해 비교적 가까운 인천항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졌다. 인천항에 대한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한 결과, 인천항은 매년 평균 35만 2,000TEU 물동량이 유치 가능하며, 많게는 평균 65만 6,000TEU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인천항 유치물동량 산정결과
△인천항 유치물동량 산정결과


지역별로는 서울, 인천, 경기도 지역과 충남, 충북 일부, 강원권, 그리고 전북 일부 지역에서 수출입화물을 처리할 때 인천항이 부산항보다 비용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으나 육상운송요금이 향후 더 증가하더라도 비용경쟁 우위지역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달리 해상운송요금의 경우 요금 상승에 따라 민감한 변화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의 원양항로일수록 해상운송요금이 상승할수록 인천항의 우위지역이 수도권 지역으로 대폭 축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는데, 이는 인천항의 운임이 부산항보다 서비스하는 항로 수가 적어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에 김 연구원은 인천항이 성장할 기회가 찾아왔을 때를 대비하기 위하여 △한·중항로 개설 노력 및 항로개방 영향 대응 △항만네트워크 확대를 위한 신규 항로 개설 △항만배후 연계도로 조기 건설 △관련 업체와 단체 통합 화물유치단 구성 △인천항 이용 선하주 대상 인센티브 지원정책 지속 추진 △인천시 안전운임제 개선 모니터링 추진 등의 지원방안을 제시했다.

김운수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카보타지의 해제로 인해 인천항은 직접적인 물동량 영향은 미미할 것이나 카보타지 해제로 인해 파생될 수 있는 한중간의 해운규제 완화와 동북아 항로 재편으로 인천항에서 직접 연계되는 항로 개설이 보다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인천항은 타 항만에 비해 적극적인 화물유치를 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배후지역의 지리적 우위의 영향을 받아 증가추세를 이어갔지만, 현재보다 점프업 단계를 위해서는 위 연구에서 분석되었던 강점을 이어갈 수 있는 대안의 발굴도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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