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배 한국해양대 교수
최홍배 한국해양대 교수
2008년 한반도의 여름은 ‘한민족 독도 사랑의 열기’로 들끓었다. 우리는 흔히 말한다.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라고. 또 “지구의 반은 남자, 그 반은 여자”라고, 그런데 7천만 한민족과 750만 해외동포들이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 바로 독도라고도 말한다.

 

독도는 부산에서 348.4㎞, 동해에서 243.8㎞, 포항에서 258.3㎞, 죽변에서 216.8㎞, 울릉도에서 87.4㎞나 떨어져 있어 가기가 그리 쉽지 않다. 그렇지만 한민족은 멀리 떨어진 이 외로운 섬을 그토록 가고 싶어하는 것일까?

 

“한국인은 독도를 가슴으로 대한다”는 표현이 그 대답이 될 것 같다. 남자인 배와 여자인 항구는 서로 자주 만나야 상생과 조화를 이룬다.
“백 번 듣는 것 보다 한번 보는 것이 낫다”라는 말처럼, 독도를 직접 찾아가서 한국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것을 보게 해주는 것 이상의 좋은 교육과 홍보는 없다. 따라서 검푸른 동해 바다를 신속하게 가로 지르는 쾌속선 위그(WIG)선도 있어야 할 것 같다.

 

또한 청소년 대학생들의 독도캠프를 위한 대학 실습선이 독도에 안전하게 정박할 수 있도록 선착장도 확장되어야 한다. 지금 많은 국민들이 독도를 구경하기 위해 유람선을 타고 독도로 가고 있지만, 독도 근처에 파도가 조금만 높아도 독도에 내릴 수가 없다. 이때 유람선은 독도 주위를 선회하는 것으로 대신하게 되고, 그 순간 뱃멀미와 장거리 여행으로 피곤하고 지친 많은 사람들의 실망은 극에 달한다.

 

혹시라도 운이 좋아 작은 섬 독도에 내린다고 해도 약 15분도 채 머무르지 못한다. 기념 사진 한 두 장 찍고, 독도는 우리땅 만세 3창 몇 번 하고 나면 곧바로 승선해야 한다. 매년 음력 칠월 칠석이 되면 한 번씩 만나는 견우직녀도 이렇게 빨리 헤어지지는 않는다. 우리가 평생에 한 번 구경할 지도 모르는 우리의 영토 독도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고작 십 여분에 지나지 않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독도의 30m 수심 아래는 완만한 경사로 동도와 서도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만약 이곳에 해양호텔을 짓는다면 적은 재원을 가지고 당장이라도 지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독도의 자연환경 파손 및 오염 등의 피해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독도 수심 200m아래의 해저는 광활한 평원 지형으로 되어 있고, 그 넓이가 약 3,000만여 평으로 축구장 약 1만개 정도의 넓이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독도 영해 12해리 내에 파라다이스 호텔과 같은 대형 호텔을 적어도 5,000 개는 지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과 독도를 멀리서 잘 볼 수 있는 곳에 해양 관광호텔을 개발하여 신혼 여행지로 만들면 어떨까?


한민족의 정기를 받아 단군왕검의 후손이, 주몽의 후손이, 신라 화랑의 후손이 잉태되는 곳으로 삼으면 어떨까? 수심 200m지역에 해양 호텔을 건설하는 것은 한국의 해양건축 기술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나라님이 대한민국의 국운을 걸고 시행하려고 한다면 못할 것도 없다. 그러나 한-일 관계의 국제현실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일지도 모른다.

 

힘이 약한 우리가 아무리 좋은 꿈을 가지고 있어도 일본의 압력이 강하게 작용한다면 그 꿈은 깨어질 수 밖에 없을 것 같은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해양호텔을 건설하자는 발상은 사상누각이며, 그 목소리는 목구멍을 넘지도 못하고 사장될 것 같다.


독도로 가는 한민족의 길이 삼포로 가는 길 만큼 이나 외롭고 힘들다. 일본의 극우 정치 세력이 한민족의 애틋한 호소에 감읍하여 ‘다케시마(독도)를 포기’해 주기만을 칠성님께 빌어야 할 것인가? 그러나 10년, 100년 후 한민족의 국운이 상승하여 동해바다 한 가운데 저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는 해양호텔을 짓기 위해서라도 우리의 해운산업과 해양건축 기술은 더욱 발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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