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국제무역통상연구원, ‘해운 서비스 수출 부진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 내

‘국적선 적취율 제고’ ‘우수선화주 인증제 기준 완화’ ‘선사의 화주 서비스 개편’ 등 선화주 상생안 제시

국내 화주의 국적선 이용 활성화를 지원하고 선화주 상생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 우수선화주 인증제 기준 완화로 화주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한편, 화주의 국적선 활용 유인책을 발굴해 선사와 화주 간 상생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무역관련 연구기관에서 제시됐다.

최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해운 서비스 수출 부진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선사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무역업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해운업계 상생 발전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를 위해 정부는 ‘우수선화주 인증제 기준 완화’ ‘국내 기업 수출 및 전략 화물 운송시 국적선 활용 유도’ 등을 통해 수출입 화물의 국적선 적취율을 제고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한 해운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 가속화에 대비해 베트남 등 아세안 지역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온라인 플랫폼 구축, 클라우드 도입 등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여 세계 해운 서비스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전체 서비스 수출 증가세, 운송 서비스 수출은 감소세
글로벌 선사, 미주노선에 중국발 물량 우선 배정...국내 수출업계 선박확보 어려워

 

 
 
 
 

동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운송 서비스 수출이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4.7%에서 2019년 2.6%로 하락했고, 같은 기간 운송 서비스 수출 순위도 세계 5위에서 11위로 하락했다. 이는 운송 서비스 수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해운 서비스 수출이 급감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의 전체 서비스 수출액은 2010-19년 최근 10년간 연평균 2.2%씩 증가하며 꾸준히 성장해 2019년 1,015억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운송 서비스 수출액은 연평균 3.9% 감소해 2019년 263억달러를 기록했고, 전 세계 연평균 증가율 2.2%을 크게 하회했다. 특히 전 세계 서비스 수출 중 운송 서비스 수출비중은 최근 10년간 4.2% 감소했지만, 한국은 21.7%로 크게 하락한 것으로 밝혀졌다. 더불어 코로나19 충격으로 우리나라 운송 서비스 수출은 2020년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11.5% 급감했으며, 수출 주요국인 미국에서 12.4%, 독일 7.8%, 싱가포르 3.8%, 프랑스 1.6%, 중국 35.1%에서도 운송 서비스 수출액이 모두 빠르게 감소했다.

최근 글로벌 물동량이 회복되면서 운임이 크게 올라 일부 항로에 안정적인 서비스 공급이 어려워지는 등 무역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9월 11일 기준, 중국발 컨테이너운임지수(CCFI)는 949.48로 전주 대비 3.0% 증가했고, 2019년 평균 823.53보다 크게 상승했다. 이는 글로벌 선사들이 수입물량이 증가하고 있는 미주노선에 중국발 물량을 우선 배정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며, 이를 통해 국내 수출 업계는 선박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수출 납기 지연 및 해외공장 가동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국적선사인 HMM은 중국 등 타 지역을 거치지 않고 부산-LA항로를 직기항하는 컨테이너선을 긴급 투입하여 국내 화주들의 부담을 경감해 국내 선화주 상생협력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동 보고서는 “글로벌 선박 과잉으로 인한 운임 하락 등 대외환경이 악화되자 글로벌 선사들은 인수합병(M&A), 얼라이언스 협력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경쟁력을 확대했다”라며 “반면 국내 선사들은 한진해운 사태 이후 선복량 및 노선 점유율이 감소하며 경쟁력 격차가 심화됐다”고 분석했다.

해상 물동량 회복 조짐... 이전 수준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 필요
정부, 우수선화주 인증제 기준완화 등 인센티브 확대로 선화주 상생 생태계 조성
HMM, ‘초대형선 도입’ ‘항로 다변화’ 등 통해 산업 내 입지 강화 유도


올해 전 세계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2020년 1분기 전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이 전년 대비 5.1% 감소하며 해상 물동량이 급감했지만, 최근 회복 조짐을 보여 해운업계의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동 보고서에서는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 보고서는 정부가 우선선화주 인증제 기준 완화 등 화주 인센티브를 확대하여 국적선 이용 활성화를 지원하고 선화주 상생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수선화주 인증제 기준을 충족하는 연매출 100억원 이상의 포워딩 업체는 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 업체의 매출규모는 20~30억원 수준이다. 또한 수출입 기업의 경우 1,000억원 미만의 실적을 가진 기업은 배제되어 적용 대상이 한정적이다. 우수선화주 인증제 기준을 완화함으로써 중소 화주들에게도 자국선 이용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또한 수출 기업이 운임 및 보험료를 부담하는 경우, 물류 기업과의 협상에 따라 비용을 낮춰 수익을 추가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고, 선적 스케줄 조정 등이 용이하다는 장점을 적극적으로 고려하여 국내 기업의 수출 계약 체결 시 C조건(운임 및 보험료 포함 인도조건) 적용 및 국적선사 활용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 보고서에서는 중국, 일본 등과 같이 전략화물 운송 시 국적선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우리나라 화물의 국적선 적취율은 47% 수준으로 일본 62% 등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동 현상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면 유력한 국적선사 부재 시 국내 화주들의 운임 협상력 저하로 운임 상승이 우려되고, 글로벌 선사가 운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국내 화주에 선복 공급량을 줄이면 안정적인 서비스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국적선 이용에 따른 운임 상승 가능성이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국적선사 부재 시 운임 수준이 높아질 수 있어 장기운송계약을 통한 안정성 확보 등 화주의 국적선 활용 유인책을 발굴해 선사와 화주 간 윈윈(Win-Win)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중국은 장기운송계약 체결을 유도해 화주-선사 간 긴밀한 협력을 장려하고, 일본도 정부 계열 기관의 전략물자 수입 시 ‘수송 안정성’을 평가 항목으로 삼아 자국 선사 이용을 통한 안정성을 도모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공기업의 벌크화물 운송사업자 선정시 국적선 활용을 유도하기 위해 ‘종합심사낙찰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대상을 석탄, 철광석 등 에너지 자원 뿐 아니라 농산물 등으로 확대하고, 공기업이 국적선 활용도를 높이도록 인센티브를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해운업계에게는 ‘대화주 서비스 강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 ‘디지털 전환’ 등 대외 환경 변화 대응 전략 수립이 요구되고 있다. 국적선사는 신규 노선 개발 등 대화주 서비스 개선이, 화주 기업은 국적선 이용률을 높이는 방식 등의 선사-화주 간 상생 방안 모색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또한 화주들은 해상 운송뿐 아니라 운송 절차에 따르는 제반 비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므로 화주의 육상 운송비를 절감할 수 있는 노선 발굴 및 육상 운송기업 연계 등 서비스 개선이 필요하다. 특히 선사 간 자율 경쟁을 통해 서비스 개선을 유도하고 운송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해 국내 운송 서비스 이용에 대한 화주들의 편익을 제고해야 한다.

한편 정부는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진행되는 △국적선 적취율 제고 △선박 신조지원 △선사 경영지원 안정 등을 골자로 하는 ‘해운재건 5개년(2018-22년)’ 정책을 발표·시행하고 있다. 특히 ‘선사 경영안정 지원’을 위해서 캠코펀드, 해양진흥공사(KOBC) 등이 선박 매입 후 채용선(S&LB) 등을 지원해 선사의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선사는 선박 소유에 따르는 금융 비용 및 부채비율 증가 부담을 완화하고, 서비스 개선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올해 하반기부터 선사들은 매입 의무가 없는 운용리스 방식을 추가 운용할 예정이며, 중장기적으로는 선사, 조선사, 공공기관 등이 참여하는 리스 전문 선주회사(TP) 설립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한 기업 측면에서 HMM은 초대형선을 도입해 원가경쟁력을 제고하고, 항로 다변화 등을 통해 산업 내 입지를 강화하고자 한다. 먼저 동사는 올해 2만 4,000TEU급 12척, 2021년 1만 6,000TEU급 8척을 확보해 선복량이 85만TEU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HMM이 신규 선박 인도를 완료할 시, 동사의 초대형 선박 비중은 40% 이상을 차지해 원가 경쟁력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HMM은 The Alliance와의 협력을 통해 북미 운영 노선을 16개로 확대하며 항로 다변화를 꾀했으며, 이에 따라 항만 터미널과의 협상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운영 노선이 확대되면 추가적인 화물확보가 가능하고, 항만 터미널과의 협상을 통해 선석 우선 배정 및 하역비용 절감이 절감하는 이점이 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 가속화... 중국에서 아세안으로 이동
Maersk, MSC, Hapag-Lloyd, 디지털 역량 강화 가속화


최근 코로나19를 계기로 제조업의 탈중국화, 인도 및 아세안(베트남, 태국 등)으로의 생산거점 이동 등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됨에 따라 아세안 지역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대하여 국내 선사들의 물량 확보 전략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동 보고서에서는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장하고, 아세안 핵심항만으로 기항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전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글로벌 선사들처럼 국적 선사들도 디지털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머스크(Maersk)는 업계 최초로 디지털 통관 플랫폼 서비스를 시작해 중소 화주·공급망 프로세스 관리 플랫폼을 출시하는 등 현재 총 6개의 디지컬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또한 MSC는 온라인 선복 예약 플랫폼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Hapag-Lloyd는 클라우드 기반의 운임관리시스템(CargoSphere)을 도입해 관세, 운임, 청구 절차 등을 간소화하여 관련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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