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온실가스 저감 행보

‘포스트 LNG’ 시대, 미래 친환경 선박에 조선업계 분주한 발걸음

“암모니아, 수소 등 점차 확대 2060년 신조선 60% 이상 사용”
“LNG 추진선 탈탄소 연료로 대체되기 전까지 수요 급증해”
조선 3사, 배터리·연료전지·암모니아 개발 박차...암모니아선 주목

 

현대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LNG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시운전 모습
현대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LNG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시운전 모습


국내 조선업계는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한 IMO의 환경 규제가 2050년까지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포스트 LNG’ 시대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는 이미 전기·연료전지·리튬 배터리 등을 이용한 선박을 개발 중이며, 전기·수소 선박 시대가 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조선업계는 완전 탈탄소 연료인 암모니아에 주목하면서 암모니아선 상용화를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0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서 선박 연료로 암모니아, 수소 등의 사용 비중이 점차 확대돼 2060년에는 신조선의 60% 이상이 사용할 것”이라며 “특히 암모니아가 이중 절반 가까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선박으로부터 배출되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방법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대체연료를 사용하는 것이다. 조선업계의 현재 기술로는 LNG 연료가 환경 규제에 대처하기 위한 가장 적합한 방안으로 떠오르면서 LNG추진선으로 교체하고 있다. LNG추진선은 황산화물 배출량을 거의 100% 제거할 수 있으며, 질소 산화물(NOx), 이산화탄소(CO2), 미세먼지(PM) 등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다른 선박 연료에 비해 현저히 적어 친환경선으로 주목받고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에서 발표한 ‘신조 발주 집중될 친환경 선박분야 경쟁 현황과 향후 전망’에 따르면, 세계 주요국이 온실가스 감축을 추진하면서 상대적으로 탄소 배출량이 적은 LNG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세계 LNG 수요는 지난해 3억 5,900만톤으로 전년 대비 12.5% 증가했으며, 2040년에는 7억톤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LNG 추진선은 탈탄소 연료로 대체되기 전까지 수요가 급증해 2029년까지 2,500~3,000척 발주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LNG선박 발주는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조선·해운 분석 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해 LNG 추진선 발주량은 전체 발주량의 17%로 전년보다 10% 올랐으며, LNG운반선을 포함하면 이 비율은 31%에 달한다. 2000년대 5~6% 수준에서 2배 이상 늘어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LNG는 단기적으로 현재 규제 적합하지만 CO2와 온실가스가 적게 나오는 것일뿐(황산화물은 90%이상, 질소산화물은 80%이상, 이산화탄소는 15%이상) ‘완전 탈탄소 연료’는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따라 LNG선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완전 탈탄소 시대가 됐을 때 차세대 선박 핵심 기술을 선점하지 못하면 조선 분야 리더십과 기술적 주도권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기대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LNG추진선은 LNG운반선에 적용된 기술이 도움되지만 암모니아, 전기, 수소전기연료전지 등 다양한 추진에너지가 적용될 미래선박 경쟁은 시작됐다”며 “IMO 2050에 대응해 LNG추진선 이후 미래선박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 3사 LNG추진선 누적 수주 실적 현대重 44척, 삼성重 23척, 대우조선해양 8척
대우조선해양, LNG운반선 수주 실적 독보적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와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LNG추진선박에 대한 선주들의 관심은 최근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한국 조선업계도 LNG추진선을 수주하며 활로를 찾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조선소들의 LNG 추진선 건조 경쟁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조선산업의 경쟁국이 중국이 한국을 추격하고 있지만 대형사고, 잦은 납기 지연 등의 한계를 보이며, 국내 조선사들의 기술력이 돋보이고 있다. 한국은 LNG선에서 독보적인 기술력과 건조 경험을 바탕으로 2010년부터 2019년 10월까지 인도된 LNG선의 80%를 한국이 건조했다. 중국과 일본에 비해 선가를 제외한 모든 항목에서 한국이 우월한 상황이다. 

특히 건조 경험과 노하우, 주요 기자재 제작 역량을 핵심 경쟁력으로 꼽는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국의 대형 조선 3사는 모두 독자적인 LNG 연료 공급 시스템을 구축했고 전용 엔진 적용 사례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클락슨에 따르면, 한국의 글로벌 LNG 운반선 수주 비율은 80%를 넘어섰다. 2016년부터 수주를 받아 2018년에는 글로벌 LNG선 발주량 72척 중 66척을 수주, 2019년에는 60척 중 48척을 차지했다. 또한 올해 가장 큰 규모로 꼽히는 카타르 페트롤리움(QP)의 LNG 운반선 발주에서도 조선 3사가 건조 도크 100척 이상을 확보했다. 국내 조선 3사의 LNG추진선 누적 수주 실적은 현대중공업 44척, 삼성중공업 23척, 대우조선해양 8척으로 집계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세계 최초로 LNG추진 컨테이너선을 선보였다. 현대삼호중공업은 8월에 싱가포르 선사 이스턴퍼시픽시핑(EPS)가 발주한 1만 4,800TEU급 컨테이너선 시운전을 마무리했으며, 9월 15일에 인도하는 데 성공했다. 2018년 4월 EPS로부터 총 6척의 동형 선박을 수주해 건조하고 있으며, 2022년 3분기까지 인도될 예정이다. 또한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2018년 7월 세계 최초로 11만 4,000톤급 LNG추진 대형 유조선을 성공적으로 인도했으며, 현재까지 총 44척의 LNG 추진선박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8월 오세아니아지역 선사로부터 10척을 수주한 것을 포함해 현재까지 총 22척의 LNG추진선을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월 LNG 추진 셔틀탱커로 올해 첫 수주를 한 것을 비롯해 총 8척의 LNG 추진선을 수주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LNG추진선 수주 실적은 저조했지만, LNG운반선 수주 실적이 180여척으로 독보적이다. 지난 2016년 세계 최초로 부분재액화시스템(PRS)을 적용한 LNG운반선을 인도한데 이어 2018년에 완전재액화시스템(FRS)을 적용한 LNG운반선을 성공적으로 인도함으로써 LNG관련 기술경쟁력을 입증했다. 이에따라 많은 선주들의 이목을 끌은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IMO가 2025년 강력한 온실가스 배출규제인 에너지효율설계지수(EEDI) 3단계가 도입하면서 LNG 추진선박으로의 전환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국내 조선사들은 2013년 1월부터 인도된 모든 선박들은 동 규정에 맞게 건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 3사 전기 연료전지, 리튬배터리 개발 박차
암모니아선, 위험성 테스트 진행 로이드 선급과 인증 추진 중 

국내 조선업계는 IMO의 환경 규제가 2025년에는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여 LNG선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 이에따라 탈탄소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친환경 선박연료 추진 기술을 잇따라 선보이며 ‘포스트 LNG’ 시대에 성큼 다가가고 있다. 한국 조선업계에서는 전기 연료전지, 리튬배터리 등을 이용한 운송 수단 마련을 하고 있으며, 암모니아 추진선에 대한 위험성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2019년) 3월 DNV-GL선급으로부터 연료전지 연계 하이브리드 전기추진 선박 기본승인을 세계 최초로 받았으며, 같은 해 말 차세대 연료전지인 고체산화물기반 연료전지의 선박 적용 실증센터를 구축하는 등 차세대 전기추진시스템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울산정보산업진흥원(UIPA)과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전기 추진 스마트 선박 1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전기추진선박의 경우 LNG선 중심으로 2010년부터 2012년에 본격 건조했지만, 당시 해외 기술에 의존했다. 올해 7월 최초로 독자기술 하이브리드 전기추진시스템이 탑재되는 고래관광선 개발에 나섰다. 한국조선해양도 UIPA 등과 전기 추진 스마트 선박 기술 개발을 위해 업무협약(MOU)을 맺고 향후 대형 선박에도 적용할 수 있는 전기 추진선 기술 개발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연료전지를 활용한 친환경 선박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6월 말 미국의 세계적 연료전지 제조사인 블룸에너지와 선박용 연료전지 공동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2022년까지 LNG선, 셔틀탱커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연료전지 핵심 기술을 추가 확보함으로써 미래 친환경 선박에 대한 기술 선점을 확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한화디펜스와 손잡고 연료전지와 차세대 선박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는 리튬 배터리 기반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개발에 나섰다. 동 시스템은 선박 내 발전기와 전력 부하를 최적의 상태로 제어해 오염 물질 배출량을 줄이고 연료를 절감할 수 있다.

암모니아 추진선은 조선 3사가 모두 개발 중인 친환경 추진 기술이다. 암모니아는 연소 시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친환경 무탄소 대체 연료로 경제성과 공급 안정성 측면에서 해운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조선 3사는 각각 암모니아 추진선에 대한 위험성 테스트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영국의 로이드선급(LR)과 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영국 로이드선급으로 부터 암모니아 추진선에 대한 기본인증을 획득했다.
삼성중공업이 영국 로이드선급으로 부터 암모니아 추진선에 대한 기본인증을 획득했다.


현대중공업 그룹 계열사인 한국조선해양은 국내 조선사 중 처음으로 올해 8월 LR로부터 암모니아 연료 추진 선박에 대한 선급 기본 인증서를 받아 2025년부터 상용화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도 9월 LR으로부터 ‘암모니아 추진 A-Max 탱커’에 대한 기본인증을 획득하면서 2024년 실제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암모니아 추진 A-Max 탱커는 삼성중공업이 2019년 7월부터 말레이시아 선사 MISC, 세계적 선박 엔진 제조사 MAN, 그리고 영국 로이드선급 등 각 분야 기술 리더십을 보유한 회사들과 공동으로 개발 중인 미래 친환경 선박이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의 따르면, 조선소뿐만 아니라 엔진업체 등에서 관련 엔진이 개발되어야 하는 관계로 실제 상용화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있다. 

조선업계는 “조선 3사의 궁극적인 목표는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선박 추진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라며 “IMO 2050의 중간 단계인 LNG 추진 기술이 향후 10년 정도 유효하다고 봤을 때, 5년 후면 탄소 제로 선박 건조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친환경 기술력을 확보하고 시장에 대응하는 것이 미래 조선산업 지속여부의 관건이다. 조선업계는 시장의 요구에 부합하며 선주들에게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LNG를 활용한 친환경 장비를 개발하고 전기, 암모니아, 수소 등 미래연료를 상용화 시킬 수 있는 기술개발이 해양환경을 보존할 수 있는 지름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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