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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선박운항사 면허제도 도입 제안
[564호] 2020년 09월 01일 (화) 11:12:52 박영선 komares@chol.com
   
박영선
前부산해양안전심판원장,
법학박사

육상에서 자동차를 운전하려면 운전면허를 소지하여야 하고, 운전 중에는 교통신호를 준수하며 정해진 차선을 따라 운전하여야 한다. 그러나 바다에서는 다소 상황이 다르다. 선박을 운항하려면 해기사면허를 소지해야 하고, 항해 중에는 다른 선박과의 충돌을 피하고자 항법을 준수하며 항로를 따라 운항하는 것은 육상과 거의 유사하다. 다만, 바다에는 안개, 폭풍 등 자연력에 의한 해상 고유의 위험이 항상 존재하고 있으며, 선박이 위기에 처하더라도 손쉽게 육상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추가적인 위험이 있다. 따라서 선박을 운항하는 사람은 항해술 등 선박 운항에 관한 지식 외에도 기상변화에 대한 대처방법, 응급처치, 해상 생존방법 등의 추가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선박을 운항하고자 하는 자는 선박직원법에 따라 반드시 해기사면허를 소지하여야 한다. 또 해기사면허를 신규로 취득하거나 5년마다 갱신할 때는 반드시 안전교육을 받아야 한다.


문제는 해기사면허 제도에 상당한 허점이 있다는 점이다. 현행 선박직원법은 5톤 이상의 선박만을 적용대상으로 하므로 5톤 미만의 소형선박(이하 ‘간이선박’이라 한다)의 경우에는 별다른 제한이 없다. 따라서 우리나라 선박의 약 3/4을 차지하는 간이선박은 누구나 면허 없이 운항할 수 있다. 극단적인 예로서 심신미약자나 유치원생이 운항해도 법적으로 제재할 수 없다. 한편, 고무보트 등 추진기관이 달린 레저용 선박을 운항하려면 수상레저안전법에 따라 조종면허를 소지하여야 한다. 레저용 선박이라고 하더라도 자체 추진력을 가지고 장거리를 운항하는 선박의 운항자는 안전을 위하여 레저기구의 조종법과 기초적인 항법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수상레저용 선박과 총톤수가 5톤 이상의 선박에는 각각 운항자 면허제도가 있지만, 그 중간 지대인 0톤 이상 5톤 미만의 선박에는 면허규제가 없는 안전의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바다에서 선박을 운항하는 모든 사람은 해양안전에 관한 지식이 필요하다. 특히 소형선박은 선박 자체의 복원력이 부족하고, 작은 외부 충격에도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으므로 비상시 운항자의 생존을 위한 해양안전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간이선박을 운항하는 사람의 안전을 위하여 이들에게 해양안전지식을 교육할 수단으로써 면허제도의 신설은 꼭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한편 미국, 영국, 일본 등 대부분의 해운 선진국들은 이미 거의 모든 소형선박의 운항자에게 면허제를 시행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필자는 현행의 선박직원법을 개정함으로써 간이선박에도 해기면허 (가칭. 간이선박운항사) 제도 신설을 제안하고자 한다. 


현황
가. 상선과 어선 등록현황

우리나라에 등록된 상선 및 어선은 아래의 <표1>과 같이 총 7만 4천여 척에 달하며, 그중 총톤수 5톤 미만의 선박은 5만 4천여 척으로서 전체의 73.8%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선박직원법에서는 간이선박을 운항하는데 필요한 별도의 운항면허 제도가 없으므로 운항에 아무런 제한이 없다. 따라서 우리나라 전체 등록 선박의 약 3/4에 달하는 간이선박은 누구라도 운항할 수 있으며, 어디든지 제한 없이 운항할 수 있다.

 

   
 

 

나. 해기사 면허교부 현황
2019년 말 현재 우리나라의 유효한 해기사면허는 <표2)와 같이 대략 14만 8천 건이다. 그중 가장 많은 것은 소형선박조종사 면허로서 전체의 약 44.6%에 달한다. 소형선박조종사 면허소지자는 5~25톤의 소형선박을 운항할 수 있다. 소형선박은 그 척수가 많다 보니 이 선박들을 운항하기 위한 소형선박조종사면허도 가장 많이 발급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다. 동력수상레저기구 및 조종면허 현황
모터보트, 수상 오토바이, 고무보트 등 추진기관이 설치된 동력수상레저기구는 크기가 아주 작아도 이를 조종하는 사람은 동력수상레저기구 조종면허를 받아야 한다(수상레저안전법 제4조 제1항). 실제 이런 레저용 선박은 대형기관을 부착하고 고속으로 운항하는 경우가 많아 빈번하게 안전사고를 일으키고 있기도 하다. 2019년 말 현재 등록된 수상레저기구 현황은 <표3>과 같고, 2018년 말 현재 조종면허 소지자 현황은 <표4>와 같다. <표1>이나 <표4>를 종합해보면 동력수상레저기구의 수에 비하여 조종사면허를 받은 사람의 수가 현저히 많으며, 또한 조종사면허를 받은 사람의 수가 해기사면허를 받은 사람보다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욱이 국민소득의 증가에 따라 요트(yacht) 소유가 활성화될 경우 조종사면허 소지자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일반적으로 바다는 육상보다 위험한 환경이기 때문에 안전을 책임지는 정부로서는 해상활동에 대하여 엄격한 안전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행처럼 간이선박을 제한 없이 운항할 수 있도록 버려두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현행의 문제점을 세분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가. 안전규제의 사각지대 발생
현행의 제도에 따르면, 매우 소형인 동력수상레저기구를 운항하려고 해도 시험을 통하여 조종사면허를 취득해야 하며, 총톤수 5톤 이상의 선박을 운항하려면 소형선박조종사 면허를 취득해야 한다. 그러나 그 중간인 5톤 미만의 선박에 대하여는 안전관리의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는 바다라는 특수한 상황, 비상시 생존방법, 해도 사용법, 다른 선박과의 충돌 회피방법 등의 기본지식이 없는 자도 선박을 운항할 수 있다. 특히 해상에서는 폭우, 눈, 안개 등으로 시계(visibility)가 제한되는 경우가 흔한바, 이 경우는 레이더를 활용하여 시계가 제한된 상태에서의 항법에 따라 항해하여야 한다. 만일 운항자가 이러한 레이더 사용법과 항법을 잘 알지 못한다면 운항자들은 언제라도 매우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그러나 현재는 이에 관한 규제가 없다 보니 정부는 이들에게 안전교육을 강제할 수 없다. 또 이들은 면허를 소지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항법 위반이나 음주 운항으로 적발된다고 해도 적절한 행정처분을 하기가 쉽지 않다.

 

나. 대형선박 운항의 장애 요소
육상의 경우 고속도로에는 자전거와 이륜자동차의 통행을 제한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일정한 교통흐름이 유지될 수 있다. 그러나 바다에는 이러한 제한이 없어 누구라도 교통에 참여할 수 있다. 이 경우 운항사 면허가 없는 간이선박은 다른 선박에 큰 장애 요소가 될 수 있다. 대형선박의 경우 각종의 선박 구조물 때문에 시계가 제한되어 일부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간이선박은 소형이라서 특히 더 발견하기가 어렵다. 또 대형선박은 선박 자체의 조종성능이 좋지 않고, 좁은 항로를 항해하다 보면 이동할 수 있는 여유 수역이 제한되어 있어 간이선박을 발견하더라도 쉽사리 피하기 어렵다. 그러나 간이선박의 운항자들은 대부분 이런 지식이 부족하므로 막연히 대형선박이 자신을 발견하고 피해갈 것으로 생각하고 대형선박에 접근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1) 이 경우 대형선박이 할 수 있는 일은 간이선박의 안전을 위하여 스스로 속도를 낮추거나 기관을 정지한 후 이 선박들이 무사히 지나가기만을 기다려야 한다. 특히 대형선박의 입출항이 잦은 부산이나 인천항 부근에서 간이선박들은 원활한 물류 흐름을 방해하는 경우가 잦다.

 

다. 규제의 왜곡 현상 발생
5톤 미만의 선박에는 운항면허가 필요 없다 보니 일단 5톤 미만으로 건조하여 등록한 후 불법 증축으로 선박을 키우는 사례가 빈번하다. 특히 어선의 경우 정부에서 선박의 총톤수를 엄격히 제한하다 보니 낡은 어선을 신규로 대체하는 경우 선박의 크기 확장을 위한 여러 가지 꼼수가 등장하고 있다. 어떤 선박매매 사이트에서는 매매할 선박을 소개하면서 “허가 톤수는 4.99t이나 실 톤수는 약 7.31t 이상 나오는 상당히 큰 몰드(mold)로 7.93톤 옆에 있으면 다들 7.93톤으로 오해할 정도입니다”라고 하며 “선박 검사 시 분리 또는 해체해야 하는 일은 없습니다”라고 공공연하게 선박확장을 선전하고 있다.2) 이처럼 불법으로 선박을 증축하게 되면 선박복원성에 변화가 생겨 선박 자체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게 된다. 또 이런 꼼수를 통하여 규제가 왜곡되는 현상은 사회적으로 법 경시 풍조를 만연시킬 수 있으므로 제도적으로 이를 근절시킬 수 있는 개선대책이 시급하다.

 

선진해운국의 소형선박에 대한 운항면허 현황 검토
가. 일본

우리나라는 일본의 법제를 그대로 수용한 경우가 많아 법의 형식과 내용이 일본법과 유사한 경우가 많다. 우리의 선박직원법도 일본의 선박직원법을 거의 그대로 가져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 법과 일본법은 해기사면허를 선박의 크기에 따라 1급에서 6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다만, 일본은 1991년 소형선박에 대한 면허제도 도입을 위하여 이 법의 명칭을 ‘선박직원 및 소형선박종사자법’으로 변경하면서 우리와 차이가 발생하게 되었다. 현재 우리 선박직원법은 6급의 하위면허로서 소형선박조종사 면허를 두어 총톤수 25톤에서 5톤까지의 선박을 운항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에 일본은 총톤수 20톤 이상의 선박은 1급에서 6급의 해기사면허 소지자가 운항하도록 하되, 20톤 미만의 모든 선박은 소형선박종사자 면허를 소지하도록 하고 있다. 소형선박종사자 면허는 다시 1급, 2급 및 특수선박급으로 분류되며, 선박의 운항 구역에 따라 1급은 연안해역으로, 2급은 연해해역으로 각각 항행구역이 제한된다. 또 예인, 수로측량 등 특수한 작업을 하는 선박의 경우에는 특수선박급의 면허 소지가 필요하다.

 

나. 영국
영국에서 길이 24미터 미만의 선박은 소형선박으로 보며, 선박의 용도에 따라 크게 상업용(commercial)과 오락용(pleasure)으로 구분한다. 상업용 선박의 경우 소형일지라도 이를 운항하려면 국가가 발행하는 해기면허(boatmaster’s license) 소지가 필요하다. 오락용 선박의 경우 국가의 규제는 없으나 템스(Thames) 강이나 특정 해역에서 운행하려면 자율적으로 민간 차원에서 면허 소지를 규제하고 있다. 따라서 자율규제가 적용되는 해역을 운행하려는 선박은 로열 요트클럽 (Royal Yacht Club) 등 정부 위탁기관에서 필요한 교육을 받고, 면허증을 받아야 한다.

 

다. 미국
미국의 경우 우리나라와 달리 조업을 위한 소형어선이 없으므로 대부분 소형선박은 레크레이션용 보트(recreational boat)이며, 나머지는 상업용 선박이다. 운항자가 영업용(charter) 선박을 운항할 때는 미국 해안경비대(USCG)가 내주는 해기면허를 받아야 한다. 선박에 승선하는 여객이 7명 이상일 경우에는 선장면허(master license)를 받아 200마일 이내의 항해를 할 수 있다. 또 여객이 6명 이하일 경우에는 6인 운항자면허(6-pack captain license)를 받아 100마일 이내를 항해할 수 있다.
레크레이션용 보트의 경우 대부분 주(states)에서는 별도의 면허가 발행되지는 않으나 선박을 운항하려면 보트안전교육(boating safety course)을 수료하고, 교육이수증(boater card, boat education card 등)을 소지해야 한다. 보트안전교육을 이수한 사람에게는 보트 보험료 인하 등의 혜택이 있다.

 

라. 캐나다
1999년 이후 캐나다에서 추진기를 갖춘 레크레이션용 보트를 운항하려면 자격증명(proof of competency)이 필요하다. 자격증명은 선박의 종류에 따라 여러 가지(pleasure craft operator card, professional marine certificate, 교육기관의 교육이수증명서 등)가 있으며, 이를 교부받으려면 반드시 안전교육을 받아야 한다.

 

마. 소결
대체로 선진해운국들은 상업용 소형선박을 운항하려면 해기면허를 받아야 하며, 이 경우 승선경력과 안전교육이 필수적이다. 다만, 오락용이나 레크레이션용 보트의 경우 이 정도로 엄격하게 관리하지는 않으나 대부분 안전교육을 받은 후 선박을 운항하도록 관리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와 같이 자유롭게 간이선박의 운항을 방임하는 경우는 찾기 어렵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선진해운국의 예에 따라 이들 선박의 운항자에 대한 면허제도 도입을 통하여 적절한 안전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후 제도를 개선하는 뒷북 행정은 바람직하지 않다.

 

개선방안 제안
가. 기본방향

위에서 살펴본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개선하려면 간이선박 운항자에 대한 면허제도의 신설이 필요하다. 즉, 비록 소형의 선박이더라도 운항자가 해당 선박의 안전운항에 필요한 여러 가지 조건을 만족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확인할 사항으로는 운항자의 최소연령 및 건강상태, 선박의 운항기술, 항법, 비상시 생존지식 등이 될 것이다. 해상활동을 위한 기본적인 지식보유를 확인하는 방법으로서 가장 쉬운 수단으로는 면허시험이 있으며, 이를 통과한 자에 대하여는 간이선박운항사 면허가 교부되어야 한다.

 

나. 세부 추진방향
1) 법률의 개정 또는 제정방안

국민에게 면허 소지라는 새로운 의무를 부과하려면 기존 법률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 기존 법률을 개정하고자 한다면 일본의 경우처럼 현행 선박직원법에 따른 해기사면허에 새롭게 간이선박운항사 면허를 추가하는 방법이 있다. 만일 이 방법을 택한다면 일본법의 조문을 우리 법에서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 경우 선박직원법의 명칭을 일본처럼 ‘선박직원 및 간이선박운항사법’으로 변경할 필요가 있는지는 장단점을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물론 신규로 교부되는 면허의 수가 많고, 선박의 크기가 적다는 점 때문에 간이선박운항사 면허제도 도입을 위한 별도의 법률(가칭. 간이선박운항사법)을 제정할 수도 있다. 사견으로서 거의 비슷한 내용의 법을 별도로 제정하는 것보다는 현행의 선박직원법을 개정하는 방안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2) 법안의 주요 내용
법안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으로는 현행 법령의 사각지대인 5톤 미만 선박의 운항면허를 신설하고, 면허를 소지하지 아니한 자는 선박 운항을 금지하는 것이다. 면허를 취득하려면 면허시험을 통과하여야 하며, 면허를 취득하려면 일정한 안전교육을 수강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면허의 종류는 일본의 경우를 참조하여 선박의 규모, 선박의 용도, 항해구역 등을 고려하여 차등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간이선박의 경우 대형선박이 많이 항행하는 해역은 운항을 제한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면허시험의 시행은 현행의 해기사면허처럼 해양수산부 장관이 담당하되, 한국해양수산연수원에 위임할 수도 있고, 소형선박에 대한 검사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에 위임할 수도 있다. 한국해양수산연수원은 오랜 기간 해기사시험을 관리한 경험이 풍부하지만,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은 소형선박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지부가 전국에 산재하여 시험실시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간이선박운항사 면허의 효력은 다른 해기면허와 같이 5년으로 하며, 적성검사와 재교육을 통하여 면허를 갱신할 수 있게 하면 최소한의 운항자 해기 품질을 확보할 수 있다. 한편, 시험의 과목이나 합격 기준 등의 세부사항은 법에서 근거 규정을 두어 해양수산부령에 위임하면 필요한 경우 기준변경이 쉽게 될 것이다.

 

3) 경과 규정
새로운 제도의 도입으로 현행의 모든 간이선박 운항자에게 면허시험을 치르도록 하면 큰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 현재 약 5만 4천여 척의 간이선박을 운항하고 있는 사람 및 향후 취업 등의 목적으로 면허를 취득하려는 사람을 추산할 경우 약 6만 명에 달하는바, 일시에 이들이 면허시험을 치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간 간이선박운항사 면허의 필요성을 인지하였더라도 아직도 이 제도를 도입하지 못한 것은 이러한 일시적인 혼란에 대한 우려가 컸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필자는 면허제도는 도입하여 시행하되, 통 큰 경과규정을 두어 현재 간이선박을 운항하고 있거나 과거에 간이선박을 운항한 경력이 있는 자에 대하여는 시험 없이 신청에 따라 간이선박운항사 면허를 내줄 것을 제안한다. 오랫동안 간이선박 운항을 통하여 생업을 유지하고 있던 분들에게 갑자기 강제로 면허를 취득하라는 요구는 쉽게 수용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그간 면허제도 없이 오랜 기간 큰 문제 없이 간이선박을 운항해 왔는데 이들에게 무시험으로 면허를 부여한다고 하여 갑자기 해양안전에 큰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물론 무시험에 의한 면허부여는 다소 아쉬운 점이 있지만, 한술 밥에 배부를 수는 없다. 면허갱신 시 안전교육 의무화를 통하여 조금씩이나마 개선하는 것이 아예 방치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3)
기존 선박 운항자에 대한 무시험 면허발급 신청 기간도 장기로 넉넉하게 부여하는 것이 유리하다. 면허신청 기간을 너무 단기로 하면 면허의 유효기간 5년이 지나간 후 면허갱신을 위한 재교육에 한꺼번에 너무 많은 인원이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보기에 최소 3~5년의 기간을 두어야 재교육 인원 분산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면허시험 위탁기관은 이러한 경과 기간을 활용하여 시험 시행에 필요한 준비를 할 수도 있다.

 

나오며
현행 우리나라처럼 간이선박에 대한 아무런 규제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운항을 허용하는 것은 해양안전의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안전지식이 없는 사람은 비상시 적절한 행동을 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비록 선박의 규모가 작다고 하더라도 선박을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는 나이, 건강, 여러 가지 조건과 지식을 갖춘 사람만이 선박을 운항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정부도 종래 대형선박 위주의 안전관리정책에서 벗어나 소형선박에 대하여도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필자의 문제 제기를 통하여 간이선박에 대한 간이선박운항사 면허제도가 조속히 도입되기를 기대해 본다.
사실 간이선박을 운항하고 있는 사람은 그 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다. 많은 경우 근로시간이나 임금 등이 근로기준법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간이선박은 근무환경이 쾌적하지 못하다. 또 이들은 선박 운항에 관한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고용주에게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주장하기 어려운 형편에 있다. 만일 이들에게 간이선박운항사라는 국가자격증이 주어진다면 보다 나은 고용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신설되는 간이선박운항사 면허가 사회적 약자인 이들에게 다소나마 도움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세계적으로 국민소득이 1인당 3만 불을 넘어서면 한정된 육지를 벗어나 바다를 즐기기 위한 요트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고 한다. 실제 우리나라에는 많은 요트가 이미 운항 중이며, 주변의 마리나(marina)나 소형 포구에 가보면 줄지어 정박해 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요트 시대에 대비하는 법적 제도가 거의 준비되어 있지 않다. 우선 간이선박운항사와 같은 간이선박에 대한 운항면허 제도가 아예 없으며, 육상의 교통사고처리특례법과 같은 특례법이 없어 선박 운항 중 다른 사람에게 부상을 입히는 사고를 내면 형사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또 소위 선박손해배상보장법도 제정되어 있지 않아 선박 운항으로 제삼자에 피해를 주었을 때 배상을 담보할 수 있는 보험체제가 구축되어 있지 않다. 결국, 현재는 운항 중 사고가 발생하면 요트 운항자가 알아서 민사 및 형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러한 해양안전관리체제는 육상의 체제에 비하여 현저히 뒤떨어져 있다. 요트 시대의 도래에 대비한 해양수산부의 적절한 법령개선 노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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