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교대 따른 이동 12단계로 구분, 승선과 하선 각 6단계
필리핀 마닐라 공항 5월 3일-9일 입국수속 정지, 선원교대 영향 우려
 

IMO(국제해사기구)가 5월 5일 코로나19의 감염확대 방지에 유의해 안전하게 선원교대를 이행하기 위한 새로운 프로토콜을 마련해 회원국에 제시했다.
 

코로나19의 만연을 방지하기 위해 각국이 도입한 도항제한과 검역강화로 인해 선원교대가 해운업계의 시급한 현안으로 떠올랐다. 이에따라 IMO는 코로나19가 존재하는 것을 전제로 한 선원교대의 새로운 틀(프로토콜)을 정비하고 세계경제를 뒷받침하는 해상물류를 유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IMO의 프로토콜을 각국이 어떻게 시행하는지가 향후 관심의 초점이다. IMO가 제시한 권장 프로토콜의 원안은 선원교대에 따른 이동을 12단계로 분류했다. 승선과 하선에 관한 이동을 각각 6단계로 구분하고, 각 단계별로 선원과 매닝(선원배승)호사, 해운회사, 정부가 감염확대를 방지하기 위해 준수해야할 사항과 권장하는 사항 등을 규정하고 있다.


교대요원의 선원이 항공기를 이용해 승선장소가 되는 타국의 항만으로 향하나 승선기간을 마친 선원이 하선장소의 항만에서 공항을 경유해 타국에 있는 자택으로 돌아가는 것이 전제돼 있다. 이 원안은 ICS(국제해운회의소)내 선원교대 태스크포스가 IMO에 제출한 의견서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IMO의 임기택 사무국장은 원안의 지지를 표명하며 새로운 선원교대의 원안을 구체화하기 위해 출입국관리와 항만 및 검역 등의 각국 당국 및 항공업계에 이해와 협력을 요청했다.


ICS는 5월 6일 ITF(국제운송노련)과 연명해서 IMO의 동 원안을 환영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ICS 측은 “원활한 선원교대를 위한 포괄적인 로드맵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승선기한을 초과한 선원을 해방하는 수단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선원의 심신을 해칠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해상무역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 차일피일 미룰 선택지가 없다”고 신속한 행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평상시에는 매일 약 10만명의 선원교대가 이뤄지지만 현재는 각국의 도항제한 등으로 선원교대가 거의 중단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ICS의 추산에 따르면, 5월 중순경 교대가 필요한 선원이 약 15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IMO와 ICS 등 국제기구들이 세계경제의 흐름을 지탱하는 해운산업과 선원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을 각국에 알리고 원활한 선원교대를 위한 협조를 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선원국인 필리핀정부가 마닐라지역 공항의 입국수속을 정지해 선원교대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련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련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필리핀 마닐라의 아키노 국제공항의 입국수속이 5월 3일부터 중단됐다. 코로나19의 대책인 록다운(도시봉쇄)의 영향으로 이 공항이 위치한 루손섬에서는 다른 도(섬)나 지역으로 이동이 불가능한 입국자자 증가해 일시 격리용 호텔 등 시설의 수용인원 수가 포화상태에 달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공항의 입국수속 중단 조치가 취해졌다.
 

이와관련 업계는 마닐라의 공항 정지기간이 장기화될 경우 선원교대가 더욱 난항을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아키노 국제공항의 입국수속 정지는 5월 3일 시작해 1주일 정도가 예정돼 있어 9일 해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지 소식에 의하면 도착한 항공기의 수락도 행해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공항에는 선원 등 해외취업자를 포함해 매일 2,000명의 입국자가 내린다.
 

평상시에는 입국자들은 그대로 자국내 다른 섬이나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지만 최근에는 3월 중순이후부터 도시봉쇄의 영향을 받아 루손 섬에서 나올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따라 루손 섬은 14일간의 검역을 거친 뒤에도 이 섬에 체류하는 입국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그 규모가 약 2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루손 섬내 혼란을 완화하기 위해 필리핀 정부가 입국수속 정지조치를 내렸는데, 이로 인해 선원교대에 영향도 발생했다.
 

해운업계에서는 배승선원이 5월 8일 루손섬내 공항에서 하선 예정이던 경우 운항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하선시기를 늦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업계는 필리핀정부의 이번 조치는 일시적인 것으로 인식하면서도 장기화될 경우 선원교대 문제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했다. 현재 필리핀에서 출국은 제한되지 않고 있지만 도착하는 항공기가 수용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면 언젠가는 국외 등으로 보내는 출발 비행편도 없어지게 돼 관련업계는 관련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편 루손 섬에 체류하는 귀환선원에 대해서 필리핀 정부는 자국 물류기업 2GO그룹과 제휴해 동사의 페리를 이용해 고향으로 이송하는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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