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사고원인 조사결과 5월 4일 중간발표

 

 
 

해양수산부가 4월 6일 부산신항에서 발생한 15만톤급 컨테이너운반선(밀라노브릿지, 이하 ‘사고 선박’)과 육상크레인 간 충돌사고가 사고 선박의 프로펠러가 상당 부분 수면 위로 노출되어 조종성능이 저하된 상태에서 감속운항 등 특별한 조치 없이 접안을 시도하다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최초 추돌한 하역장비 85호기는 완파됐으며, 84·83·81호기는 부분 손상을 입었다. 사고 선박은 파공·굴곡 등 좌현 선체 외판 일부가 손상됐으며, 셀 가이드 등 선미후단부 일부를 소실·손상, 프로펠러날개 경미 손상 등의 피해를 입었다. 아울러 사고 인근인 7부두에 접안 중인 시스판갠지스는 외판이 긁히는 손상을 입기도 했다. 특히 7번부두 크레인 기사 1명은 경미한(3주) 부상을 입었다.

해수부 중앙해양안전심판원(중해심)의 사고원인에 대한 조사결과 중간발표에 따르면, 사고 선박은 화물이 적재되지 않은 공선상태에서 선박평형수를 충분히 채워 넣지 않아 프로펠러의 약 3/1가량이 수면 위로 노출된 상태로 부산신항에 입항하였다.

당시 사고 선박은 프로펠러가 수면에 노출되어 조종성능이 제한된 상태에서 부산신항 2부두에 접안하기 위해 통상 6노트 내외보다 빠른 약 8노트의 속력으로 토도를 끼고 우선회를 하는 과정에서 선박이 부두 쪽으로 밀리게 되면서 2부두 8번 선석의 육상크레인과 충돌하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선박이 화물을 싣지 않은 공선상태에서는 선박평형수를 채워 운항함으로써 조정성능을 유지하나, 사고 선박은 당시 중국 조선소에서 수리·검사를 마친 후 선박평형수가 10%만 채워진 공선상태로 부산신항에 입항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중해심은 그간 사고원인 규명을 위해 특별조사부를 구성하고 도선사와 선장 등에 대한 면담조사와 선박의 블랙박스인 항해기록저장장치(VDR)를 확보하여 분석하는 한편, 선박과 항만에 설치된 CCTV 자료 확인, 목격자 진술 확보 등 현장조사를 시행하였다.

특히 중해심은 VDR 정보와 관련자 진술 등을 토대로 선박운항 시뮬레이션하여 공선상태에서의 선박 운항성능과 해상에서 조류나 풍향, 풍속 등 외력에 의한 선박 운항여건 등을 과학적으로 분석 중이다. 지금까지 분석한 선박운항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프로펠러가 100% 수면 아래로 잠긴 상태에서 운항했을 경우, 선박 조종성능이 향상되어 사고 회피 가능성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고 선박이 토도를 지나면서 부두에 접근하는 속력을 사고 당시 7~8노트보다 낮은 속력으로 감속하여 운항했다면 부두에 접근하기 전에 사고를 피할 수 있었을 것으로 계산되었다. 그에 따라 조타가 가능한 최소 속력 등을 고려한 추가 시뮬레이션을 시행하고 있다.

한편 사고 당시 부산신항에는 초속 5~8m의 통상적인 바람이 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으나, 당시 바람의 세기나 방향이 사고에 얼마나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해서는 VDR에 저장된 기상자료나 항만에 기록된 기상자료 등을 분석하여 추가 검토할 예정이다.

중해심은 이번 사고의 원인에 대한 조사결과를 토대로 유사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프로펠러가 노출될 정도의 흘수가 낮은 선박이나 초대형선 등이 입출항할 경우 도선 및 예선 운영에 관한 개선사항을 발굴하여 올해 하반기에 조사결과를 최종 공표할 때 같이 발표할 예정이다.

이창용 중해심 조사관은 “이번 조사의 목적은 사고원인 파악과 함께 유사사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개선 사항을 도출하는 데 있다”라며 “사고원인에 따른 책임 부분은 향후 해양안전심판 절차를 통해 밝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4월 6일 발생한 사고 선박과 육상크레인 충돌사고로 부산신항 2부두 8번 선석에 있는 육상크레인 1기가 완파되고 3기가 부분 파손되었으며, 사고 선박이 크레인 및 접안 선박과 접촉하면서 선미부와 좌현 외판 일부가 손상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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