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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극복을 위한 재무전략과 마케팅전략
[560호] 2020년 04월 28일 (화) 16:16:58 임종관 komares@chol.com
   
임종관
경영학 박사
전 KMI 부원장

최근 미디어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정부는 해운산업에 1조 2,500억 원을 추가로 지원할 예정이다.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의 여파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기간산업을 안정화시킨다는 차원에서 해운산업에도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다. 유동성 공급은 중환자에게 인공호흡기를 꼽는 것이다. 자연호흡상태로 복원할 때까지 위기관리를 지원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와 해운업계는 이제 자연호흡상태로 복원하기 위한 위기관리대책을 추진해야 한다.


정부의 해운기업 유동성 지원은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시간이 지체될수록 지원효과가 작아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회와 협의를 거쳐 설정된 지원금을 집행 가능한 상태로 정리하는 한편 해운기업들의 원리금 상환시간표가 잠시 유예될 수 있도록 금융당국과 행정적인 협조전략을 추구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해운기업들이 위기극복용 재무전략을 신속하게 수립해서 지원받을 내용을 제출해야 한다.   

해운기업이 자연호흡상태로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재무전략을 효과적으로 추구하는 한편 코로나바이러스 유행상황에 맞게 마케팅전략을 수정해야 한다. 긴급운영자금은 정부의 유동성 지원정책을 활용한다 하더라도 기업경영의 자금흐름이 정상적으로 유지되면서 사업전략의 효과도 극대화될 수 있는 재무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재무전략에는 여러 가지 내용이 포함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원가구조 개선이다. 앞으로 전개될 해운시장 상황에서 영업을 아무리 잘해도 흑자를 실현하기 어려운 원가구조가 유지되는 한 경영정상화를 달성하기는 어렵다. 결국 인공호흡기를 떼어내기 어렵게 되는 것이다. 일부 해운회사가 금융위기 이후 10년이 넘도록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는 것은 이 원가구조 개선이 미흡했기 때문이다. 해운업의 원가구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감가상각비라는 고정비이다. 즉, 선박의 장부가격에 수반되는 비용이다.
 

코로나바이러스 유행이후 해운불황(이하. 코로나불황)에서 해운회사 흑자경영의 최대 장애물은 이 감가상각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코로나불황의 시장가격보다 현저히 높은 고선가 선박을 보유하고 있으면 영업을 아무리 잘 해도 흑자달성이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선박의 장부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재무전략을 추구해야 한다. 선박의 장부가격을 조정하는 방법으로 외국 기업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것은 특별상각이나 고속상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이 방법을 활용하기 어렵다. 따라서 우리나라 해운회사가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채무탕감이나 용선조건부 선박매각을 활용해야 한다.
 

선박관련 채무 탕감은 채권자들이 동의하지 않기 때문에 법정관리상태로 전환되어야 가능하다. 그런데 법정관리는 기업청산으로 귀결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상당이 위험하다. 따라서 그나마 활용 가능한 방법은 선박매각 후 용선이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해운불황시기에는 시장에서 선박을 매각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다. 과거 외환위기 시에 우리나라 선사가 독일의 선박펀드에 용선조건부로 선박 여러 척을 매각했으나 적용금리를 너무 높게 책정하였기 때문에 유동성 확보에는 도움이 되었으나 재무구조 개선효과는 크지 않았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는 금융위기 때 이 용선조건부 선박매각에 대한 정부지원이 있었으며 이번 유동성 지원정책에서도 선박 23척의 용선조건부매각을 한해양진흥공사(KOBC)가 지원하도록 하였다. 따라서 여러 해운회사들이 이 지원정책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이러한 선박매각 상황에서 해운회사들은 현실적인 갈등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현금부족을 느끼는 해운회사는 선박을 되도록 비싼 가격에 매각하려고 한다. 해양진흥공사도 유동성지원 차원의 매매계약이라는 특성을 감안하여 시장가격보다는 높은 가격을 수용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러한 거래가 당장의 유동성 확보에는 도움이 되지만 선박운항사업의 흑자를 실현하는 데는 장애물이 만들어지게 된다. 매각선가가 높을수록 용선료가 높아지기 때문에 원가구조 개선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해운기업의 경영자는 이러한 선박매각을 유동성 확보차원과 동시에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도 고민해야 한다.
 

해운기업의 경영정상화는 기본적으로 사업수지 흑자를 달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코로나불황기 해운시장과 코로나이후 해운시장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마케팅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이 마케팅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코로나불황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와 어느 나라 시장에 중점을 둘 것인가이다.

4월 27일 기준 국내외 미디어 보도내용을 살펴보면 코로나불황의 지속기간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되지 않고 있다. 한 가지 눈에 띠는 견해 변화는 유럽과 미국에서 공포감이 고조되기 시작한 4월 초보다는 지속기간을 짧게 예상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국제통화기금이나 OECD 등 전문기관들의 자료를 보면 경기회복 속도가 선진국보다는 개도국에서 높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특징을 감안할 때 최근 맥킨지가 한국,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인도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비자 인식조사는 시사하는 바가 있다(KBS 4월 27일 보도자료).
 

코로나불황의 지속기간에 관련한 설문조사에서 2-3개월 후 회복될 것으로 보는 응답자가 일본은 6%, 한국은 25%, 중국은 47%, 인도네시아는 51%, 인도는 52%로 나타났다. 6-12개월 지속될 것으로 보는 응답자는 각각의 나라에서 54%. 62%. 48%, 40%, 36%로 나타났다. 일본에서는 장기침체가 예상된다고 보는 응답자가 40%나 되었다. 이러한 조사결과는 두 가지를 시사하고 있다. 첫째는 아시아 경제대국 소비자들의 절대 다수는 코로나불황이 1년 이내에 끝날 수 있다고 판단하는 점이다. 따라서 해운회사들은 글로벌 경제의 생산축을 담당하는 아시아시장에서 향후 12개월 이내에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두 번째 시사점은 인도와 인도네시아 소비자들의 과반수는 2-3개월 후부터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판단하는 점이다. 이러한 견해는 중국 소비자에서도 47%나 된다. 코로나바이러스 유행이 끝나가는 중국의 소비자들이 조기회복을 예상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코로나바이러스 유행이 한창 진행 중인 인도네시아와 인도 소비자들조차 과반수가 조기회복을 예상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 2개 국가에서는 경제가 매우 역동적으로 가동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낙관론이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해운회사들은 향후 선박배선전략과 영업조직전략에서 이 두 나라를 매우 중요하게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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