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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이후 메가트렌드 변화 
[558호] 2020년 03월 02일 (월) 11:44:46 임종관 komares@chol.com

 

   
임종관
경영학 박사
전 KMI 부원장

“해운기업 네트워크의 디지털화 분야, 비용절감 효과, 수익성 제고 위한 혁신분야, 국제분업구조 변화-

국제분업 참여율이 낮아지고, global shift로 중국역할 축소할 것”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사태가 세계 해운시장에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다. 특히 일부 벌크해운시장은 거의 정지된 것처럼 느껴진다.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자유낙하’로 표현되는 운임하락을 다시 목격하게 된 것이다. 해운기업들은 경직되어버린 해운시장이 언제 정상화될 것인가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악화되고 있는 현금흐름을 최대한 신속히 회복시켜야하기 때문에 해운기업의 단기적 대응은 가장 중요한 현안사안이다.


그러나 코로나19사태가 해운시장 여건에 미치는 메가 트렌드의 변화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코로나19사태의 충격이 컸고 또 세계적인 현상인 만큼 해운시장 기본여건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현안사안을 놓치는 것은 경영실적의 악화로 끝날 수 있으나 구조변화를 놓치면 기업생존이 위태로워지기 때문이다. 

우선 메가 트렌드의 속도감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자면 두 가지 상반된 변화가 예상된다. 변화속도가 단기적으로 느려질 가능성이 있는 것은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분야이다. 선박이 배출하는 황산화물질, 미세먼지, 온실가스 등을 규제하는 IMO의 정책이 일시적으로라도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많은 해운기업들은 현금흐름이 크게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저유황유 이용의 비용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이다. 또 스크러버와 같은 장비투자부담도 더욱 크게 느껴질 것이다. 더구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우려로 수리조선소가 정상적으로 가동되기 어렵기 때문에 IMO의 일정에 맞추지 못하는 선박이 많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IMO의 황산물질 감축 시간표는 늦춰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IMO는 세계적인 천재지변의 불가항력을 감안하여 황산화물질 감축속도를 완화해야 한다. 


신조선박으로 해결해야 하는 미세먼지나 온실가스 감축 추진일 정도 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금융위기 전후 대거 건조된 선박들을 조기에 폐기하는 것은 선사들에게 경제적 손실이 너무 크고, 또 현금흐름이 계속 악화될 것이므로 이 선박들을 대체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신조선박들의 인도시기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메가 트렌드임을 인정하고 또 수용해가고 있지만 IMO의 추진속도는 완화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해운회사 단체들은 의견을 모아 IMO에 적극적으로 어필해야 한다. 
변화속도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해운기업 네트워크의 디지털화 분야이다. 암호화기술, 블록체인(Block-chain), 사물인터넷(IoT), 5세대 이동통신(5G), 양자컴퓨터, 인공지능(AI) 등 여러 기술들이 융합되어서 발전하게 될 네트워크 디지털화는 세 가지 측면에서 속도감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사스, 신종플루, 코로나바이러스 등 계속해서 나타나는 감염병으로 인해 비대면 소통과 비대면 거래, 그리고 비대면 관리 등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상적인 가동상태에서도 신속함과 편의성을 제고시킬 뿐만 아니라 네트워크의 경쟁수단화 가능성 때문에 디지털화가 촉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번째 촉진이유는 비용절감 효과이다. Maersk가 확인해준 비용절감 효과는 많은 해운기업과 관련기업에게 디지털화 욕구를 충동질하고 있다. 정상적 가동상태의 비용절감효과 뿐만 아니라 현재 겪고 있는 코로나19와 같은 천재지변 상황에서도 디지털화의 비용절감 효과가 클 수 있기 때문에 해운기업의 디지털화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운거래분야에서 암호화폐까지 이용된다면 디지털화의 편의성과 비용절감효과는 더욱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 번째로는 수익성 제고를 위한 혁신분야이다. 이번 코로나19사태가 경영실적에 미치는 충격이 커질수록 해운기업들은 보다 혁신적인 수익성과 비용절감을 추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차원에서 보면 공선운항과 공컨테이너의 혁신적인 활용욕구가 디지털화를 촉진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운기업들에게 거대한 ‘무수입-유비용’ 영역으로 남아있는 이 분야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된다면 해운경영의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속도감 완화분야와 속도감 강화분야 이외에 코로나19사태가 초래할 또 다른 메가트렌드변화는 국제분업구조 변화이다.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sation) 열풍으로 국제분업 참여율이 지속적으로 고조되어 왔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OCED 주요 회원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2018년 기준 국제분업 참여비율이 44%, 일본은 45%, 독일은 51%이고, 한국은 55%이며, 폴란드,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벨기에, 체코 등은 60-71%에 달한다. 이번 중국의 코로나19사태로 이러한 국제분업네트워크가 붕괴됨으로써 많은 다국적기업들은 큰 타격을 받았다. 특히 제품의 90% 이상을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는 애플은 중국의 코로나19사태로 큰 충격을 받았으며 2020년 매출액 전망치를 대폭 수정하였다. 
국제분업구조의 변화는 두 가지 방향에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로는 국제분업 참여율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즉 디글로벌라이제이션(Deglobalisation)의 추세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대통령의 미국우선주의 정책으로 전개된 무역갈등은 해외생산의 리스크를 상기시켰고, 코로나19사태는 이 리스크가 얼마나 치명적일 수 있는지 보여주였다. 따라서 자국생산 및 자국브랜드 추세가 강화될 것이며, 다국적기업의 해외투자도 현지소비에 역점을 두게 될 것이다. 


두 번째 방향은 생산지의 이동(global shift)과 함께 중국역할이 축소되는 것이다. 중국은 글로벌 생산네트워크의 중심국가이며, 이러한 중국의 역할은 1990년 이후 30년 동안 지속적으로 강화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중국 중심의 생산네트워크에는 두 가지 문제점이 고착되어왔다. 첫째로는 중국의 인건비 상승이다. 1인당 GDP가 1만 달러에 이르렀으며, 이러한 소득 증가는 다국적기업들의 중국생산비용을 크게 증가시켰다. 둘째로는 글로벌 생산네트워크가 한 국가에 집중되면 정치, 경제, 사회, 자연 측면에서 여러 가지 리스크가 만들어지게 된다. 2002년 사스사태에 이어 이번 코로나19사태는 중국에 집중된 생산네트워크의 리스크를 잘 증명해준 셈이다. 따라서 다국적기업들은 비용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그리고 예상하기 어렵고 통제하기도 어려운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서 생산지 이동을 추구하는 추세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운기업들은 이러한 메가트렌드 변화를 감안하여 투자전략과 마케팅전략을 수정해가야 한다. 이러한 구조적 대응이 적절하게 추구되어야 기업생존의 지속성이 보존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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