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12일 중국 우한시에서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수가 47일 후인 2020년 1월 29일 0시 기준 5,974명에 달한다. 사망자수는 132명이다. 발병지역도 중국의 31개 성 및 자치도시 모두 포함되었으며, 일본, 한국, 동남아, 유럽, 북미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새로운 십년이 시작되는 2020년 벽두부터 지구촌이 전염병으로 시끄럽게 되었다. 공식 발표되는 현장상황보다 더 심각하다는 발병현장이 사회관계망(SNS)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려지고 있어 공포지수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중국경제는 물론이고 세계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이번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향후 나타날 경제적 파급효과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2002년 11월 16일 중국 광둥성 포산시에서 발병하여 9개월 동안 지속된 사스(SARS)는 중국에서 5,327명이 감염되어 327명이 사망하였다. 그러나 이번의 코로나바이러스는 발병 47일 만에 사스감염자 수를 초과하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감염속도가 아직은 최고치에 도달하지 않았으며 앞으로 6.2일을 주기로 감염자 수가 2배씩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한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이미 2차 감염과 3차 감염까지 나타고 있으며, 잠복기에도 다른 사람에게 옮길 수 있기 때문에 확산속도가 빠르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처럼 바이러스 전파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은 그만큼 통제도 어려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제가 어려워질수록 경제적 파급효과도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두 번째로는 사스 발병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기간에는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중국경제 위상의 격차가 매우 크기 때문에 파급효과 또한 비교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사스 발병기에는 중국의 GDP가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에 불과하였으나 지금은 16%나 된다. 따라서 중국경제의 둔화가 세계 경제와 무역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세계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기간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일부 증권시장 분석가들은 사스 발병기에 중국경제가 침체되었으나 바로 회복었다면서 이번에도 단기적 영향은 예상되나 곧바로 회복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즉 사스발병기인 2003년 2/4분기에 중국 GDP 성장률이 9.1%로 떨어졌으나 하반기에는 10%대로 회복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2003년의 중국경제 상황과 2020년의 중국경제 상황이 매우 다르다는 점을 상기하면 이러한 낙관론은 그 설득력이 약해진다. 2003년은 경제성장률이 두자리 수로 나타는 고도성장 초기이고, 2019년에는 경제성장률이 6.1%로써 30년 만에 가장 낮은 실적을 보이는 침체기이다. 즉 사스당시의 중국경제는 혈기왕성하여 회복력이 강했으나 2020년에는 극심한 침체기이기 때문에 복원력이 매우 취약한 상태이다. 따라서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제적 후유증이 단기에 치유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이 후유증 지속기간은 해운회사들의 대응전략에서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이러한 일반적인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만으로는 해운회사들의 대응전략 수립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어 보다 직접적인 상황 파악이 필요해진다. 세계 경제와 무역, 그리고 해운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직접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살펴보아야 하는 변수는 중국의 격리 조치와 공장의 재가동 시기이다.
중국은 시진핑 주석이 직접 나서서 비상조치를 취해가고 있다. 우선 우한시를 완전하게 차단시키고 이미 빠져나간 우한 거주자들을 적극적으로 찾아나서고 있으며 모든 중국인들에게 외출을 자제하라고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그리고 1월 30일까지이던 춘절 연휴기간을 2월 2일로 연장하였으며, 다시 2월 8일까지 연장하는 추세이다. 단기적인 파급효과를 감수하면서 지속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다.

연휴기간 연장은 공장재가동 시기 연기를 의미하는 것이다. 중국의 각 지방정부는 중국내 외국기업들에 대해서도 공장가동시기를 연기하도록 통보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공급망의 중심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인들의 소비활동이 정지되고, 공장의 생산활동이 정지되면 세계 공급망의 상당한 부분이 정지되는 파급효과를 연출할 수 있다. 중국인들의 외출자재는 농산물과 서비스 소비재의 수입물동량을 축소시킬 것이며 제철소 등 소재생산공장의 정지는 철광석 등 광물 수입물동량을 위축시킬 것이다. 그리고 공산품공장의 가동중지는 컨테이이너물동량을 위축시길 것이다. 경제전반의 위축은 에너지 즉, 원유와 가스류의 수입물동량에도 충격을 줄 것이다.
 

중국 보건당국은 정월보름인 2월 8일을 중대한 시점으로 정하여 바이러스통제에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잠복기간이 14일이고, 춘절연휴가 1월 25일이기 때문에 2월 8일까지 강력히 통제하면 그 이후부터는 감염자수가 줄어들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한을 봉쇄하기 이전에 500만명 정도가 우한시를 출발하여 중국 각지로 이동하였으며, 적지 않은 우한 사람들이 해외로 빠져나갔기 때문에 통제가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홍콩 등 중국 밖의 감염병 전문가들은 중국 보건당국의 이러한 전망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홍콩대학 전염병역학통제센터의 가브리엘 렁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중국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 수가 4~5월에 절정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다. 만약 가브리엘 렁 교수의 전망대로 감염자 통제시기가 연장된다면 2020년 상반기 6개월은 중국 경제와 세계무역은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후유증도 쉽게 치유되지 않을 수 있다.
 

사람과 물자의 수출입에 대한 통제가 엄격해지기 때문에 해운회사들은 1차적으로 선원과 선박에 대한 통제강화에 따른 선박운항일정 차질을 잘 관리해야 한다. 특히 선박 용선계약과 화물운송계약을 다시 한번 면밀히 검토하여 대응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직접적인 타격이 가장 큰 사업분야는 국제 해상여객운송분야이다. 특히 한중여객항로와 한일여객항로 등의 승선관리가 강화되어야 하며, 비상시기엔 선박운항 중단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연안여객선박의 승선관리도 강화되어야 한다. 여차하면 연안여객항로 폐쇄사태가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벌크화물수송시장과 컨테이너화물수송시장도 물동량측면의 타격이 적지 않을 수 있으므로 선대조정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아울러 화주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여 화주들의 애로사항 해결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신뢰감과 유대감을 강화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사태가 발발하면 해운회사들이 가장 중점적으로 판단해야 할 사안이 사태의 지속기간이 얼마나 될 것인가이다. 만약 6개월 이상 지속될 수 있다면 운영자금 확보를 최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6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고정비지출이 지속되는 반면 수입이 줄어들고, 금융시장 경직으로 자금 확보도 어려워진다. 따라서 비용절감 및 현금 확보 비상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이러한 대응전략의 수립은 바이러스감염 사태의 지속기간이 중요한 기준이기 때문에 해운회사들은 중국 정부의 연휴기간 연장여부와 공장가동일 조정동향을 중요한 이정표로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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