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특성화 글로벌대학 요건과 선결과제-

2020년 첫 콤파스가 1월 10일 열렸다. 올해부터 콤파스 개최일이 매월 첫 금요일에서 둘째 금요일로 바뀌었다. 첫 주간에는 공휴일과 징검다리 휴일이 잦고 기업들의 월례 회의도 많아 그렇게 하였다. 올해도 예년처럼 콤파스에 앞서 신년교례의 시간을 가졌다. 해마다 1월 콤파스에 술을 제공한 KCTC의 신태범 회장이 어김없이 일본 명주를 보내와 건배하며 새해 인사와 덕담을 나누었다. 흰 쥐의 해인 경자년을 맞아 미키 마우스의 지혜로 난관을 극복하여 경제가 회복되고, 북핵과 한일갈등 같은 현안들도 실타래 풀리듯 술술 풀려나가기를 바란다는 조정제 전 해수부장관의 건배사로 분위기가 한층 고조되었다.


1월 콤파스 강사로 한국해양대학교 도덕희 총장이 나와 해양특성화 글로벌대학 요건과 선결과제를 중심으로 ‘해양산업과 한국해양대학’을 발표하였다. 도 총장은 2018년 3월에도 콤파스에 나와 ‘마린 4차산업과 해양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한 바 있다. 그의 학문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여 새벽 3시까지 연구실의 불이 꺼지지 않는다고 주위 사람들이 전한다. 어제도 자정에 서울의 숙소에 도착하여 새벽까지 콤파스 발표자료를 수정 보완했다고 한다. 대학실정뿐만 아니라 국가 전반에 걸쳐 빠르게 다가오는 위기감 때문에 밤잠을 이룰 수 없고, 이를 예견한 학자로서의 양심상 깊이 고민하며 방안들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아이 안 낳는 한국의 어두운 미래 얘기로부터 말문을 열었다.
 

우리나라는 2020년부터 국내 거주 내국인의 감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현재의 출생률과 사망률이 지속된다면 80년 뒤인 2100년에는 약 1,800만명까지 떨어질 것으로 서울대 인구학연구실이 발표하였다. 이렇게 출생률이 사상 최저로 떨어지면 특히 젊은 인구가 급속히 줄어들어 초등학교뿐만 아니라 대학도 정원을 채울 수 없어 폐교해야 하고, 나라를 지킬 사병 40만명을 유지하기도 어렵다. 인력부족 현상이 국가 전반에 확산되어 치안, 소방, 보건 기능 등 사회안전망이 약화되고, 2027년엔 지방의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물론 주민생활과 밀접한 편의시설들도 사라질 것이다. 또한, 인구 4명 중 1명이 75세가 넘어 사회보장 비용이 급증할 것이며, 급등하던 부동산도 타격을 받아 역세권 부동산마저 가격이 폭락하고 국내 자산가치가 급락하여 투자자금이 외부로 유출되는 무기력한 경제로 전락할 것이다. 더욱이 인력공급 부족으로 인한 열악한 기초과학기술 역량은 낮은 가성비 사회로 나가고, 부족한 재원에 따른 치열한 경쟁사회는 수도권 집중현상을 불러와 고물가사회와 고임금사회로 진입하여, 국민 피로감이 커지고 출산율은 더욱 떨어져 국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보일 것이다.
 
 

해양산업의 글로벌시장 특성
그동안 한국경제를 견인한 것은 수출이었다. 품목별로 보면 2008년에 선박해양구조물, 석유제품, 무선통신기기가 각각 1~3위였으나 10년이 지난 2018년에는 반도체, 석유제품, 자동차로 바뀌었다. 2018년의 총수출액은 6,049억달러였으며, 해운과 조선의 해양산업의 수출액은 10% 정도인 560억달러였다.
해운과 조선을 비롯한 해양산업의 특성은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경제가 3% 성장하면 글로벌 물동량은 8% 증가하는데, 그 물동량의 95% 이상을 선박운송에 의존한다. 따라서 해양산업의 글로벌시장 확대는 가성비 높은 사회를 조성하는데 기여한다. 해양산업의 생태계는 해운, 조선, 무역 나아가 금융까지 연결고리로 이어져 폭넓게 확산되어 있다. 이것이 해양산업 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략해야 하는 이유이다. 한국해양대학은 해양산업의 중심지에 소재해있다. 한국해대 캠퍼스가 있는 우리나라 남해안엔 세계 3대 조선소가 모두 있다. 세계 3대 조선소인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을 비롯하여 중소형 조선소들이 울산, 거제, 목포에 즐비하며, 신증설 조선소들도 적지 않다. 한국인들은 교육열이 높고 특유의 근면성이 있으며, 4계절이 뚜렷하여 환경적응력이 우수하다. 거기에다 지정학적 장점까지 살린다면 우리나라 해양산업은 무한한 발전 가능성이 있는 분야이며, 한국해양대학이 나가야 할 길이다.

 

한국해양대학의 현황과 지표
해양특성화대학인 한국해양대학의 상황을 보여주는 한국해대의 지표를 살펴본다. 우선, 부산 소재 3개 대학을 비교하면, 2018년 학생 충원율이 부산대가 109%, 부경대 110%에 비해 한국해대는 102%에 달했으며, 학생정원은 부산대가 1만 7,314명, 부경대 1만 3,375명이고 한국해대는 5,782명이다. 교육부는 등록금 인하를 원하지만, 등록금을 8%만 낮추어도 약 20억원의 결손이 발생한다. 등록금 인상은 교육부 정책에 의해 사실상 어렵다. 국가장학금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교의 재정상 등록금과 장학금 인상은 불가피하다. 발전기금을 늘리는 방법이 있지만, 발전기금은 경기에 영향을 크게 받으며, 예측하기도 쉽지 않다. 국고지원은 인건비, 기본경비 같은 고정적 예산이므로 자율성 예산으로는 한정적이다. 자율적이며 확장성이 큰 세입원은 산학협력 R&D자금이다. 이러한 산학협력 R&D자금을 확보하면, 신입생 감소에 따른 재정수입 악화를 개선할 수 있고, 교육과 연구활동 개선에도 도움을 주어 선순환 성장구조 구축에 기여한다. 이렇듯 교육 및 연구활동 개선을 위해 독자적인 자율성 예산확보가 절실하지만, 우리 학교의 R&D 간접비 전입금은 매년 10억원에도 못 미친다. 정부의 2019년도 R&D 예산규모는 20조 5,328억원이며, 그중에 교육부 예산이 1조 9,286억원, 해수부가 6,362억원이다. 2019년의 대학 규모는 4년제 대학이 197개, 전문대 137개이므로 전국대학의 R&D 역량이 평균 수준이라 가정할 때 산술평균으로 1,000억원 전후는 확보돼야 한다. 한편, 한국해대의 교수정원 272명을 기준으로 역량강화 혁신 시 500억 내지 600억원 수준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현재 1인당 1억원 정도에 불과하므로 연구교수의 확대가 시급하다. R&D예산 확보는 대내외적 요인으로 인해 악순환 메커니즘을 보이고 있다. 대외 지원자금은 장학금 성격과 목적성 사업비가 대부분이므로 산학협력 R&D 투자여건이 악화되고 독자적 발전수립 재정여건도 악화되고 있다. 산학협력 R&D 재정수입의 감소는 대학의 독자적 산학협력 R&D 재투자 환경을 악화시킨다. 이로 인해 대학 내부의 3대 부정적 환경요인인 각자도생, 사기저하, 소통부재가 발생한다. 따라서 연구비 및 교육비 지원확대, 복지확대, 소통 극대화로 이러한 부정적 요인들을 제거해야 한다. 한국해양대학으로선 해양특성화대학에 걸맞게 산학협력 R&D 활성화에 필요한 초기자금의 조기확보 대책이 절실한 실정이다.

 

 해사산업혁명 마린 4.0 현황
현재 해사산업의 두 축인 조선업과 해운업 모두 시련기를 맞고 있다. 1990년의 인터넷 상용화가 시작된 후 1990년대의 중국의 고속성장과 미국 제조업의 몰락을 불러왔고,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야기된 세계 금융위기로 유럽경제가 악화되었다. 그후 2010년대의 개도국 성장으로 원유수입이 대폭 늘어나 2015년까지 유가 상승으로 해양플랜트 수요가 급증하자 한국 조선소는 초호황을 맞았으나, 기본기 없는 과잉투자와 미국 셰일가스 개발과 LNG 증산으로 유가가 하락하자, 2015년 이후 지금까지 해양플랜트 수요가 급감하는 등 한국 조선소는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운업도 사활적 경쟁을 벌이기는 마찬가지이다. 2010년 이후 세계 각국의 해운업은 초고효율, 초저비용의 선박건조에 들어가 머스크 같은 글로벌 선사들은 세계 최대급 2만 2,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건조하여 운항하고 있으나 우리나라 선사들은 반짝경기에 심취, 합리적 구조조정에 실패하여 경쟁 외국선사들처럼 경제선을 갖출 호기를 놓치고 말았다. 한국의 해운업은 오래전부터 가성비를 상실하여 적자누적을 보인 결과, 세계 7위의 국내 최대선사 한진해운의 파산을 불러오는 등 힘든 세월을 보내고 있다.


해운업 특히 선박관리업(SM) 분야도 가성비 전쟁이 이미 시작되었다. 해사산업의 가성비 전쟁은 4차산업혁명으로 이어졌고, 자율운항선박인 스마트 선박의 등장으로 현실화하였다. 2010년 이전에는 국내 해운선사들이 직접 선박관리를 해왔으나 현재는 해외의 SM 전문업체에 의뢰하여 운영하는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 예를 들어 인도의 V-ship사에 선박관리를 의뢰하면, 인도선원이 승선하고 인도선급에 입급하고 선박 기부속과 선용품도 외국 제품을 쓰게 될 것이므로, 나중엔 조선소의 선박수주 기회도 불리해질 것이다. 조선, 해양, 해운, 물류업은 먹이사슬로 이어져 시너지 효과가 매우 크다. 특히 해운업의 선박관리업은 조선해양산업의 최상위 계층에 있다. 전술한 바와 같이 외국의 SM회사가 다른 나라 선원을 승선시키고, 선박입급, 기자재와 선용품 나아가 조선소까지 잠식한다면 한국의 해사산업 생태계는 공동화하며 몰락할 것이다. 현재 세계 선박관리(SM)가 가능한 척수는 그동안 꾸준히 증가하여 로이드선급 자료에 의하면 2010년 이후 10만척을 넘어섰고, 계속 증가일로에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 4차산업을 이용한 무인자율운항선박인 스마트선박의 상용화도 2020년부터 가시화할 것이다. 자동차회사인 롤스로이스사가 구글과 손잡고 선박지능형 인식 시스템을 장착한 무인자율운항선박을 설계하여 이미 시험운항을 마치고 취항을 서두르고 있으며, 노르웨이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친환경연료 전기를 사용하는 자율운항 컨테이너선 야라 버클랜드(YARA Birkeland)호를 취항하여 트럭 수백대가 필요한 화물을 운송하여 운용비 절감, 환경보호, 가성비 극대화를 통한 경쟁력을 확보하였다. 중국도 뒤질세라 지능운행 시스템을 가동하여 스마트한 대뇌를 가진 4만톤급 벌크선 다즈호를 중국~호주간 항로에 투입하였다. 이렇듯 세계 각국은 2012년부터 자율운항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여 2017년 최초로 원격운항에 성공하였다. 우리나라도 자율운항선박을 개발하여 조선3사인 현대중공업이 Smart Ship, 삼성중공업 S.Vessel, 대우조선해양 ANS를 각각 부분적으로 완성한 바 있다.

 

일자리 창출과 4차산업 발전
현재 우리나라의 시급한 과제는 청년실업을 해결하기 위한 일자리 창출이다. 최근 한국의 실업자 수가 연속 100만명을 넘는 등 고용절벽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반면에 일본은 친기업, 친투자 정책을 골자로 하는 아베노믹스를 앞세워 오히려 일손 부족으로 도산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보도에 의하면, 아베노믹스 효과로 인해 오랜 경기침체에서 벗어나 호황을 보여 1만개 기업 중에 49.2%가 인력을 채용하지 못해 문을 닫는 기업이 3년째 증가하였고 비교적 여유 있었던 서비스 부문마저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미국도 구직자보다 일자리가 많아 사실상 완전고용의 취업자 천국이 되었다. 트럼프의 친기업정책에 힘입은 경기호황으로 비농업 일자리만 해도 21만개가 늘어나 실업률이 3.8%로 18년 이래 최저를 기록하였고, 중소기업의 36%가 인력을 못 채워 전전긍긍하고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기업경영환경 악화로 기업의 수익성이 떨어져 인력을 채용할 수 없어 청년실업이 양산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가 심화하며, 취업이 비교적 잘되는 명문대 선호로 인한 사교육비 폭등으로 가계부담이 커지고, 대학원 진학 포기와 이공계 기피의 악순환을 이루고 있다. 대학원 진학 포기와 이공계 기피 현상은 급변하는 과학기술을 따라가지 못해 기술개발역량 악화와 먹거리 창출 불가, 사회안전망 붕괴로 공동몰락의 길을 걸을 것이다. 청년실업, 양극화, 물가악화, 이공계 붕괴, 저출산, 전세난 등으로 이어지는 사회총체적 악순환 메커니즘 맵은 10년에 걸쳐 완성한 작품이다. 우리나라는 반도체로 먹고사는데, 이와 관련된 석박사는 절반이나 줄었다. 예를 들어 세계시장의 75%가 시스템 반도체인데도 한국은 3%에 불과하고, 오직 메모리 분야만 60%를 차지하고 있다. 산학협력을 통한 적재적소의 인재를 양성하여 비메모리 분야의 R&D 인력 부족을 해소하고 신기술 개발에도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지난해 한국의 출산율은 0.98로 낮아졌고 올해엔 더욱 낮아져 0.8명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가운데 출산율이 1명에도 못 미치는 유일한 나라이다. 이러한 추세라면 2100년엔 한국 인구가 반 토막인 1,800만명까지 줄어들 것이다. 출산율 저하는 인구감소와 노령화, 기업의 수입구조 불량으로 인한 기업의 R&D역량 부족, 고급 일자리 창출 불가, 고급 청년인력의 외부유출이 증가하는 3대 악순환 메커니즘을 이룬다. 따라서 국가 차원의 전방위 글로벌화와 고부가가치를 지향하는 내실화가 시급하며, 글로벌화의 대표적 산업분야가 바로 해양산업이다. 해양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산학협력 R&D 초기 자금이 절실하다. 재정복지 환경, R&D 환경, 교육환경을 개선하여 산학협력 R&D 수주 확대로 선순환한다면, 해양산업은 국민 먹거리 10% 이상을 책임지는 국가 기간산업이 될 것이다. 이것이 해양산업에 대한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이유이다.

 

글로벌 해양산업화와 한국해양대학의 대응방안
글로벌 해양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대내적 방안과 대외적 방안이 있다. 대내적 방안은 산학협력연구 활성화를 위해 R&D 자금 등 안정된 재정환경을 구축하고, 복지와 소통을 확대하여 한국해양대학을 선순환 발전의 해양특성화 글로벌대학으로 육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대외적 방안은 재정, 복지, 교육의 3바퀴를 효율적으로 회전하여 선순환 성장발전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며, 다만, 구조조정은 외력이 아닌 독자모델로 시행해야 한다. 이렇듯 대내외 전방위 입체적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정부와 민간의 R&D자금 유치 전략을 마련하며, 일반 재정을 확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해양산업의 중심인 한국해양대학의 비전은 세계 제일의 해양특성화 글로벌 대학이다. 목표는 QS 대학평가 세계 200위권 진입이며, 세부목표는 성과공유 선순환 대학, 깨어있는 행정의 행복한 복지대학, 미래지향형 열린 대학을 만드는 것이다.
 

한국해양대학은 3주기 대학기본역량 진단평가에 대비하여 학내 전문 태스크포스를 지원 협력하고, 4차산업혁명과 연계된 대학 시스템을 개선하며,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대책을 수립하여 교직원 상호협력 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선순환형 산학협력 R&D 여건 조성을 위해 R&D 펀드 조성, 연구전담교수 확대, 자율운항선박인 MASS 관련 기술을 유치하는 등 13가지 사업을 시행할 것이다.
또한 특화 분야의 혁신적 R&D 여건 조성을 위한 융복합형 대학 혁신 추구, 오션 아카데미 산학협력 확대, 해양클러스터 공동 프로젝트 등을 추진할 것이다. 교육 시스템의 실용화와 국제화를 강화하기 위해서도 전생애 주기 관리형 교육기반 구축, 학사제도 혁신, 해양교육 글로벌화 및 네트워크 강화, 해양과학기술전문대학원 활성화, 5G시대와 4차산업혁명시대를 향한 교육체계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캠퍼스환경 글로벌화와 우수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방파제와 아치둘레길을 글로벌 브랜드화하고 학생중심, 교직원 친화형,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캠퍼스를 조성하며, 4차 산업분야의 우수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해양분야 글로벌 스쿨과 해양안보분야 선도대학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행정효율화를 위해 학내행정의 효율화, 행정업무의 간소화 및 공정화, 인사제도의 유연화, 직원 인사제도의 공정 합리적인 체계를 갖추고, 구성원 간의 소통을 원활히 하는 행정을 펼칠 것이다. 복지 면에서도 다양한 복지망을 구축하고 해외 연구년 교수를 지원하며, 교직원관사 리모델링과 캠퍼스 정주환경 개선, 교직원 급여 및 수당 제고도 힘쓸 계획이다. 아울러, 선순환형 국비, 간접비 및 발전기금 확보 및 효율적인 집행을 위해 재학생 충원율 향상, 유학생 유치 확대, 특성화 계약학과 신설 및 확대, 지자체와 대학간 협력, 대학시설 활용 확대, 직원 평생교육 확대, 자발적 발전기금 확대, 주고 받기(give & take)형 기부자 관리와 함께 산학협력 간접비를 대폭 확충할 계획이다. 이상과 같은 사업을 효과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총장 직속의 R&D 유치위원회를 구성하여 재정 및 전략을 수립하고 R&D자금을 모금하여 연구 및 교육환경 개선 예산에 사용할 작정이다. 끝으로 한국해양대학이 효율과 소통으로 세계 제일의 해양특성화 글로벌 대학으로 성장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촛불의 운명을 인용했다.
“양초의 운명은 묵묵히 자신의 몸을 태워 주변을 밝히는 것이다. 몸이 다 타버리는 삶의 끝자락이 아니면, 촛불은 스스로 꺼지지 않는다. 누군가에 의해 켜지고 누군가에 의해 꺼지는 주인이 필요하다”

 

‘증언들’
캐나다의 시인이자 소설가 마거릿 애트우드의 신작으로 2019 부커상 수상작인 ‘증언들(The Testaments)’을 읽었다. 여러 사람의 증언으로 추론해야 하는 고난도 퍼즐의 혼란스러움과 음산한 분위기 속에 숨 가쁘게 전개되는 상황변화로 인해 시종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작가는 34년 전에 발표한 성과 권력의 어두운 관계를 다룬 소설 ‘시녀들 이야기’의 뒷얘기에 대한 독자들의 수많은 질문에서 영감을 얻었고,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신정국가 길리어드는 어떻게 붕괴했는가? 또, 시녀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오랜 시간이 흐른 2197년 6월 열린 국제역사협회 총회 ‘길리어드 연구 13차 심포지엄’의 회의록을 통해 그 전말이 공개된다. 총회 참석자들은 그동안 각 분야에서 어렵사리 입수한 자료 증언 녹취록 369A와 녹취록 369B 그리고 원고인 아르두아 홀 홀로그래프를 학술적으로 분석하며, 붕괴되어 사라진 전체주의 집단 길리어드를 재연하고 비판했다. 증언 녹취록 369A와 369B는 비운의 시녀인 자매 아그네스와 니콜의 해후와 탈출기, 그리고 죽음으로 이들의 도피를 도운 친구 베카의 증언이며, 홀로그래프는 길리어드의 핵심이나 내부의 정체와 음모를 간파하고 목숨을 걸고 밖의 세상과 후대에 폭로하려 한 리디어 아주머니의 비밀기록이다.


전체주의는 집권 과정에서 한 약속을 계속 어기는 과정에서 무너질 수 있고, 혹은 외부로부터 공격을 받아 소멸할 수도 있다. 다만, 역사에서는 불가피한 일은 거의 없으므로 절대 확실한 공식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작가는 말했다. 이 작품은 오늘날의 세상을 다룬 이야기이다. 우리에게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한 통찰력을 주고 우리의 마음에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캐릭터를 창조한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질문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인간에게 개인과 자유 그리고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곱씹게 된다. 이념집단이든 종교집단이든 전체주의 체제 아래에서 인간의 삶이 얼마나 부자유스럽고 비참해질 수 있는지를 처절하게 증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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