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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해양수도와 해양금융(2)
[555호] 2019년 12월 02일 (월) 14:02:33 이기환 komares@chol.com
   
이기환
한국해양대학교
해양금융대학원 원장

지난 호(10월)는 Menon Economics에서 조사한 세계해양도시 평가에서 각각 1위와 4위를 보인 싱가포르와 홍콩의 경제 전반과 해양산업 전체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보았다. 이번에는 두 도시의 금융전반과 해양금융의 경쟁력을 분석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 두 도시는 사실 어느 한 국가의 도시라 보기보다는 한 국가로서 성격도 갖고 있어 정책 수립과 집행 측면에서 보면 어느 한 국가에 속해 있는 다른 비교 도시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홍콩은 싱가포르처럼 완전한 독립국가로서의 위상을 갖고 있지 않으나 중국정부가 많은 자율성을 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범죄인도에 대한 홍콩시민의 저항이 매우 강하게 표출되고 있어 그 자율성이 어느 정도 확보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은 있을 수 있어 보인다.
이 두 해양도시에 대한 고찰은 우리의 해양도시 육성에 대한 정책 수립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우선 두 도시의 금융산업의 위상을 간략히 짚어 보기로 한다.


  
싱가포르와 홍콩의 금융위상

먼저 두 도시의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영국 Z/Yen 사가 발표하는 글로벌금융중심지지수(GFCI: global financial centers index)를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하자. [그림 1]에서 보는 것처럼 싱가포르와 홍콩은 Z/Yen사의 조사 대상 도시 104개 중 뉴욕, 런던과 더불어 상위 4개 금융도시로서 위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2000년대 중반에 이 조사가 이루어질 때부터 홍콩과 싱가포르는 평가영역별 정량지표와 전문가 집단의 정성평가에서 런던과 뉴욕 다음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평가가 시작된 초기에는 뉴욕과 런던에 비해 상당히 뒤지고 있었으나 시간이 상당히 경과한 최근에 이르러서는 런던과 뉴욕에 거의 근접하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같은 아시아권에 있으면서 우리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두 도시는 세계 유수의 금융기관의 아시아 본부를 거의 대부분 유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8년 이후에는 중국의 상해가 두 도시를 거의 추격하고 있다.


<표 1>은 싱가포르와 홍콩의 금융경쟁력의 한 지표가 되는 글로벌금융중심지지수(GFCI)의 종합 순위와 조사영역별 순위를 보고하고 있다. 이 표에 의하면 홍콩은 종합순위 3위로 4위인 싱가포르보다 한 단계 앞서고 있다. 평가영역별로 보면 홍콩은 대개 2위에서 3위로 평가를 받고 있는 반면 싱가포르는 모든 영역에서 4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광해 외 (2010)는 홍콩의 금융산업 발전은 안정된 환율, 외환거래의 자유화, 다양한 영업기회, 유연한 노동시장, 금융투자에 유리한 세제, 효율적인 정부, 외국인이 살기에 편리한 환경 등 7 가지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1). 이러한 요소는 싱가포르에도 비슷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두 도시와 더불어 아시아의 여러 도시가 상위권에 올라 있는데, 특히 상해가 종합 5위로 동경이 종합 6위로 그리고 북경이 9위 등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서울과 부산은 2019년 9월 발표된 ‘GFCI 26’에서 36위와 43위로 보고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의 금융업에 대한 평가가 상당히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우리 금융업의 국제 경쟁력이 우리 실물경제의 위상에 비해 상당히 열위에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표 2>는 아시아 주요 도시의 금융업종별 평가 순위를 보여주고 있는데, 홍콩은 투자관리업(investment management)에서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은행, 전문서비스 등에서 2위의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싱가포르는 보험 분야에서 3위로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은행분야에서 6위로 종합순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표 3>은 아시아 싱가포르, 홍콩, 중국, 일본, 우리나라의 은행의 총자산과 대외부채를 보고하고 있는 것으로 홍콩이 싱가포르에 비해 은행자산이 2배 이상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 수 있다. 이는 중국 본토의 자금조달 창구로서의 역할을 상당히 수행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리고 두 도시의 경우 다른 아시아 도시에 비해 대외노출이 매우 큰 것을 알 수 있다. 즉 은행자산의 50%이 대외자산으로 그리고 부채도 50% 가까이 대외부채로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싱가포르와 홍콩이 그만큼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역할이 크고 외국과의 거래가 많은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한 나라의 금융시장 규모를 가늠하는 주요한 자료인 증시의 시가총액을 <표 4>에서 보면 홍콩은 3조 8,200억 달러로 세계증시의 5.6%를 차지하고 있으며 싱가포르는 6,900억 달러로 세계 증권시장의 점유율은 1.0%에 그치고 있다. 우리나라는 1조 4,100억 달러의 시가총액을 보여 세계 시장의 2.06%를 점하고 있다. 증시 시가총액의 경우 주식시장이 가장 발달한 미국의 시가총액이 30조 4,400억 달러로 세계시장의 44.33%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 다음으로 중국, 일본 등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증시의 발달은 기업의 자기자본 조달을 용이하게 하고 이는 결국 기업의 자본구조 개선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한 나라의 증시의 발전은 기업의 자금조달 원활화를 위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혁신기업의 기업의 창업과 성장에도 매우 주요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이 Black과 Gilson(1998), Lerner, Gompers 등 다수의 학자에 의해 밝혀졌다.

 

싱가포르와 홍콩의 해양금융 경쟁력
앞 절에서는 싱가포르와 홍콩의 금융전반의 위상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았다. 이 절에서는 두 도시의 해양금융 위상을 고찰하고자 한다. Menon Economics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싱가포르는 해양금융 영역에서 종합 5위, 홍콩은 종합 4위로 보고되고 있다(<표 5> 참고). 두 도시 모두 정량적 지표에 의해 평가된 순위는 각각 9위와 6위로 나타나고 있으나 전문가들의 평가에 의해 이루어지는 정성적 평가에서는 각각 2위와 5위로서 전문가들은 이 두 도시를 매우 선호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래 표에서 해양금융관련 평가영역별 순위를 살펴보면 상장 기업 수는 두 도시 모두 상위권에 속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상장 해운기업의 시가총액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신규공모 및 유상증자도 상당한 규모로 두 도시가 높은 순위에 올라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두 도시 모두 해운기업에 대한 대출에 있어서는 싱가포르가 13위를 보이나 홍콩은 상위권에 들지 못하고 있다.
 

[그림 2]는 두 도시를 비롯해 상장된 해운기업의 시가총액과 상장 기업수를 보여주고 있는데 뉴욕이 가장 높은 시가총액과 가장 많은 상장기업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우리의 관심 대상 도시인 싱가포르와 홍콩의 시가총액을 보면 각각 150억 달러와 약 120억 달러로 정도인 것을 알 수 있다. 상장 해운기업수는 홍콩이 47개사에 이르고 있으며 싱가포르는 25개사에 그치고 있다. 부산의 경우 상장해운기업의 시가총액은 150억 달러에 조금 못 미치고 있으며 상장해운기업 수는 27개사로 집계되고 있다. 순수해운기업은 5개 정도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마도 해운뿐만 아니라 조선사를 포함하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미국의 경우 해운업이 상대적으로 그 수가 많지 않으나 상장 기업 수도 많고 시가총액도 큰 것은 그리스 해운기업 다수가 아테네 증권거래소보다는 뉴욕증권거래소(NYSE)나 NASDAQ시장에 상장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1980년대 중반부터 2000년 중반 사이 그리스 해운기업 중 약 30개가 기업공개를 하고 증시에 상장을 했는데 아테네증시에는 6개사가 상장을 하고 나머지는 미국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림 3]은 싱가포르, 홍콩, 오슬로, 런던 등 주요 해운도시의 증권시장을 중심으로 상장된 해양기업의 점유율을 보여주고 있는데, 홍콩이 31%로 가장 높으며 다음으로는 싱가포르와 오슬로가 각각 29%로 같은 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Gwee(2019)는 2019년 기준으로 싱가포르증권시장(SGX)에 상장된 해양기업수는 69개사로 그 중 12개사는 조선소이며, 34개사는 해양플랜트서비스제공업자 그리고 12개사는 해운기업 등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이들 69개사의 시가총액은 미화 200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들 해양기업은 싱가포르증시에 상장된 총기업의 8%에 해당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림 4]는 2017에서 2019년 사이 해운기업의 신규공모와 유상증자 규모를 보여주고 있는데, 홍콩은 미국 다음으로 많은 규모인 약 110억 달러를 증시를 통해 해운기업의 자금이 조달된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싱가포르 증시에서는 해운기업이 신규공모나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약 50억 달러로 5위에 올라 있으며, 우리가 주목할 도시는 오슬로증시로 이 시장을 통해 약 80억 달러 정도 조달된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의 경우 6위로 약 30억 달러 정도 조달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한편 해운기업의 자금조달에 있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은행으로부터의 차입인데, [그림 5]는 세계 상위 40대 은행의 해운기업에 대한 대출을 보여주고 있다. 2018년 말 기준으로 40대 은행에 의한 해운기업대출 규모는 약 3,000억 달러로 집계되고 있는데, 주요 해양도시 중 베이징과 동경이 가장 많이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즉 베이징이 이 영역에서 수위를 차지한 것은 중국수출입은행, 중국은행, 중국발전은행 등이 각각 175억 달러, 160억 달러, 90억 달러 등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은행들에 의한 해운기업에 대한 자금제공규모는 500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그리고 동경도 해운기업에 대한 은행의 대출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은 SUMI Trust가 140억 달러 그리고 SMBC가 100억 달러 등을 제공하여 총 450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제공하였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세계 해양금융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이 제공한 자금규모는 150억 달러로 집계되고 있다.
그런데 이 영역에서 우리의 관심 대상 도시인 싱가포르와 홍콩의 은행이 해운기업에 대한 대출규모는 그렇게 많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싱가포르가 13위로 올라 있으나 상위 40대 은행에 속하는 싱가포르 은행은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지금까지 글로벌 해양도시 중 싱가포르와 홍콩의 금융산업 전반에 대한 위상과 해양금융의 위상을 간략히 살펴보았다. 금융산업의 경쟁력과 해양금융을 포함한 해양산업의 경쟁력을 평가한 유력 조사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싱가포르와 홍콩은 금융과 해양에서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표 6>에서도 이 두 도시는 우리나라에 비해 해외기업의 아시아 지역본부 수에 있어 월등히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그 중에서도 싱가포르는 4,200개로 우리나라가 100개도 유치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비해 약 45배가 더 입지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해외직접투자규모도 두 도시 모두 우리나라보다도 훨씬 많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글로벌금융중심지 지수는 우리나라의 서울과 부산보다도 크게 앞서고 있을 뿐만 아니라 뉴욕이나 런던에 버금가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가 2000년대 중반부터 금융산업의 글로벌화를 위해 정책을 수립하고 서울과 부산을 금융중심지로 지정하여 금융업을 육성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최근 해운기업의 대출에 대한 보증과 sales and lease back(SLB) 등을 통해 해운기업의 자금조달 지원과 유동성을 보완해 주는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부산에 입지하면서 부산이 우리나라에서 해양금융의 중심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하나의 기반은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2014년부터 국책금융기관의 해양금융부서를 부산국제금융센터에 모아서 해양금융종합센터를 설치하기도 하여 부산은 해양금융 공급기관이 집적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올해부터는 부산은행이 해양금융부서를 신설하여 해양금융을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방향으로 의지를 표명하고 있어 부산의 해양금융 기능은 상당히 보강된 것으로 생각된다.


2020년부터 국제해사기구(IMO)에서 환경개선과 관련한 선박의 오염물질 배출을 규제하는 각종 정책이 시행되면서 친환경 선박건조와 황산화물 배출 감소와 관련한 스크러버 설치 등과 관련한 녹색금융(green finance)이 새롭게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하여 금융기관이 해운업계에 대출을 제공할 때 기후변화를 고려하도록 하는 포세이돈 원칙(Poseidon principles)이 제시되고 있다. 이 원칙은 4가지 원칙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즉,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은행이 평가(assessment)를 하고, 책임성(accountability)을 가지며, 이행(enforcement)에 대해서도 약정을 통해 수행되도록 하고 있으며, 그리고 투명성(transparency)은 기후 점수를 사무국에 보고하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첫 번째의 평가원칙에 의해 은행들은 탄소집적도 측정을 기초로 매년 해운업의 포트폴리오에 있어 기후연계 정도를 평가해야 한다. 다음으로 책임성은 적절한 관계당국에 의해 인증을 받은 자료를 이용함으로써 확보되어야 하는 원칙이다. 세 번째의 이행원칙은 은행이 선주들과 새로운 금융약정을 할 때 선주들이 그들의 연료소비와 관련 자료를 제공하도록 하는 것을 표준화된 약정 조항을 포함해야 하는 것으로 하고 있다. 마지막 원칙인 투명성은 은행이 해운업의 대출 포트폴리오의 기후 점수 및 이를 뒷받침하는 정보들을 포세이돈원칙 사무국에 매년 보고하고 평가 결과 보고서를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것을 의미한다. 해운금융을 많이 취급하는 DnB, ABN·AMRO, ING 등 유럽의 주요 은행들은 선박에 의한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제정된 이 원칙을 준수하는데 동참하고 있다.


한편, 해양금융에 있어 이러한 녹색금융의 대두와 더불어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분야는 블록체인 기술을 해양금융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일 것이다. 즉 자금조달을 할 때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을 포함한 핀테크를 해양금융에 적용하는 과제를 면밀히 살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금융업이 선진 금융을 따라 잡기 위해서는 급변하게 변화하는 디지털 혁명을 잘 추격하고 이를 금융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해양금융이든 그렇지 않은 경우든 금융기관은 대출을 제공할 때 기후변화와 관련한 요소를 평가 대상으로 하여 금융업을 영위하는 것이 필수적 조건으로 등장하고 있는 점도 유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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