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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사고 裁決 사례(46)
좁은 수로 항해 중 당직항해사의 부적절한 자동조타장치 사용으로 좌초1)
[552호] 2019년 08월 29일 (목) 15:50:25 정대율 komares@chol.com
   
정대율 
동해지방해양안전심판원 원장

이 좌초사건은 선박이 좁은 수로를 항해 중 당직항해사의 선위확인 소홀 및 부적절한 자동조타장치 사용과 선장의 직접 지휘 불이행 및 부적절한 비상대응조치로 발생했다.

<사고 내용>
○사고일시 : 2017. 11. 2. 06:08경
○사고장소 : 전라남도 신안군 비금도 소재 
                 장구서등대 부근 해상

 

자동조타장치(Auto Pilot)

A호에는 동경계기(TOKIMEC INC)에서 제작한 PR-6112A-E2-SSI형 자동조타장치가 설치되어 있고, 자동조타장치의 운전방식은 자동조타(AUTO Operation), 수동조타(HAND Operation) 및 비상조타(Non-Follow Up Operation) 3가지가 있다. 이 자동조타장치는 자동조타 상태에서 선박이 설정된 침로를 벗어나면 침로이탈신호가 발생하며, 이 경우 선박의 선수방위 신호와 설정침로 신호가 중앙처리장치(CPU)에 입력되어 처리된다. 이때 자동조타는 편차신호에 대한 타각 비를 조정하는 비례제어기능, 타의 속도를 수행하는 미분제어기능, 바람과 조류 등 외력에 의한 설정침로의 편차를 보정하는 적분제어기능 등 3가지 동작을 조합시켜 제어하기 때문에 설정침로를 이탈한 후 자동조타에 의해 정침을 하는데 일정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선박은 제한된 해역 또는 좁은 수로에서 자동조타를 사용할 경우 즉각적인 회피동작이 제때에 이루어지지 않아 충돌이나 좌초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사용하지 말도록 경고하는 문구가 자동조타장치의 사용자 설명서에 적시되어 있다.

 

   
자동조타장치의 자동설정유닛


A호는 자동조타장치의 자동설정유닛(AUTO Unit)에 ①침로감시(Pilot Watch) 값을 8도에 맞추어 두었기 때문에 자동조타 상태에서 설정해 둔 침로가 8도를 초과하여 벗어나면(침로이탈한계, Pilot Watch Limit 8도) 침로이탈경보(Course Off Alarm)가 울리게 되고, ②타각제한(Rudder Limit) 값을 12도에 맞추어 두었기 때문에 자동조타 상태에서 타는 타각 12도 이내에서만 사용된다. 따라서 A호는 자동조타로 항해 중 강한 풍조風潮의 영향을 받아 타각 12도 이내에서 설정된 침로를 유지하지 못하게 될 경우 수동조타로 전환하거나 타각제한(Rudder Limit) 값을 타각 12도 이상으로 조정하여야 한다.

또한 A호는 수동조타에서 침로를 정침한 후 자동조타로 전환할 경우 별도로 설정침로를 입력할 필요가 없고, 전환 당시 자동조타장치에서 표시하고 있는 침로가 그대로 ‘설정침로(Set Course)’에 표시되면서 자동조타의 설정침로가 된다.

사고 개요

A호는 2017. 10. 31. 22:42경 강원도 소재 삼척항에서 시멘트 약 6,621톤을 적재한 후 출항하여 경기도 소재 평택항으로 향하였다. A호는 항해계획(Passage Plan)에 따라 부산광역시 소재 생도 변침점에서 약 230도로 변침하여 거문도 및 보길도 통항분리대를 따라 항해할 예정이었으나 선장은 출항 직후 악천후나 태풍을 조우할 경우에 대비하여 피항항로를 알아볼 요량으로 항해사들에게 전라남도 여수시 소재 작도 변침점에서 약 268도로 변침하여 좁은 수로인 전라남도 완도군 소재 횡간·장죽수도로 항해할 것을 지시하였다.

A호는 예정된 항로를 따라 항행하여 같은 해 11. 1. 13:15경 오륙도등대를 통과하였고, 1등항해사는 같은 날 16:00경 항해당직을 인계받아 수행하였고, 선장의 지시에 따라 횡간·장죽수도 항로로 항해하기 위해 같은 날 19:20경 전라남도 여수시 소재 작도등대를 우현 정횡, 약 4.0마일 떨어져 통과하면서 침로를 약 256도에서 약 268도로 변경하였다.

1등항해사는 같은 날 20:00경 3등항해사에게 항해당직을 인계하였고, A호는 예정된 항로를 따라 항해하였다. 
1등항해사는 다음 날인 11. 2. 03:40경 인도네시아인 당직 조타수와 함께 선교에 올라와 2등항해사로부터 항해당직을 인계받았다. 당시 A호는 침로 약 335도로서 자동조타 상태이었고, 속력은 약 9.1노트이었다. 1등항해사는 같은 날 04:45경 침로를 약 340도로 변침하였으며 예정된 항로를 따라 항행할 경우 같은 날 05:53경 침로 약 325도로 변침이 예정되어 있었다.

1등항해사는 항해당직 중 선교 앞 테이블에 턱을 괴고 서 있다가 부지불식간에 상념에 빠져들어 예정된 변침점을 지나친 후 같은 날 06:04:10경 전라남도 신안군 비금면 소재 장구서 주변 저수심 수역이 자선自船으로부터 약 0.65마일 전방에 있는 것을 보고 당황하여 자동조타 상태인 자동조타장치를 수동조타로 전환하지 않은 채 침로설정노브(Course Setting Knob)를 좌현 쪽으로 약 20도 조작하여 A호의 침로를 320도로 변경하고자 하였다. 이에 A호는 같은 날 06:04:21경부터 선수가 좌현 쪽으로 회두되기 시작하였으나, 같은 날 06:04:54경 자동조타장치의 침로이탈경보가 울리기 시작하였다.

 

   
자동조타장치 스탠드


1등항해사는 자동조타장치에서 울리는 경보의 종류를 확인하지 아니한 채 당황하여 자신이 침로설정노브를 잘못 조작해서 경보가 발생한 것으로 생각하고 경보를 정지시키기 위하여 같은 날 06:05경 자동조타 상태에서 다시 침로설정노브를 우현 쪽으로 대각도(약 30도) 조작하여 A호의 침로를 우현 쪽으로 대각도 변경하고자 하였다. 이에 A호는 같은 날 06:05:18경부터 선수가 우현 쪽으로 선회하기 시작하였으나, 1등항해사는 자동조타장치의 경보가 정지되지 않고 계속 울리자 같은 날 06:05:47경 선장에게 보고하였다.

침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선장은 1등항해사의 전화를 받고 즉시 선교에 올라와서 A호를 직접 조선하였다. A호는 선수가 우현 쪽으로 선회함으로써 침로이탈한계 8도 이내로 복귀하자 같은 날 06:05:58경 침로이탈경보는 정지되었다. 그러나 A호는 속력 약 11.6노트로 계속 진행하여 장구서 주변 저수심 수역으로부터 약 0.35마일까지 접근하였다. 선장은 같은 날 06:06:07경 직접 주기관을 정지하고 조타수에게 극좌전타 명령을 하였으나 당황한 조타수는 자동조타장치의 운전방식을 수동으로 전환하지 않은 상태에서 타륜만 돌림으로써 A호는 계속 우측으로 선회하였다.

선장은 같은 날 06:06:44경 다시 조타수에게 좌현 20도로 변침할 것을 명령하였으나 계속하여 A호의 선수가 우현 쪽으로 선회하자 같은 날 06:07:15경 자동조타장치를 살펴보고 나서 자동조타장치의 운전방식이 자동조타 상태임을 인지하였고, 이에 조타수에게 수동조타로 전환하도록 지시한 후 같은 날 06:07:17경 극우전타를 명령하여 조타수가 극우전타하였다. 그러나 A호는 타효(舵效, Rudder Effect)가 생기기 전에 전진타력으로 계속 진행하여 상기 일시 및 장소에서 좌초하였다.

 

   
선박명세 및 피해내용


선장은 A호의 선저가 해저에 접촉된 상태에서 주기관을 전속 후진으로 사용하였고, 이에 A호는 자력으로 이초離礁되었다. 선장은 이후 A호의 손상 부위를 확인한 결과 선수탱크로 유입되는 해수 유입량이 적어 침몰 위험이 없음을 확인하고 후진 타력으로 이동하여 같은 날 06:20경 A호를 장구서로부터 약 0.4마일 떨어진 해상에 닻을 놓아 정박시켰다. 

<원인의 고찰>

이 좌초사건은 1등항해사가 항해당직을 수행하면서 A호가 좁은 수로를 자동조타 상태로 항해 중 선저가 해저에 접촉하여 발생하였다. 이에 그 원인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1. 1등항해사의 경계 및 선위확인 소홀

항해당직을 수행하는 항해사는 당직 중 선박을 안전하게 운항할 책임이 있으며, 충돌 및 좌초를 피하기 위하여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선박이 섬들이 많은 좁은 수로를 항해할 때는 모든 항해 장비를 이용하여 선위, 침로 및 속력을 수시로 확인하고, 선박이 예정항로를 따라 항해하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그리고 만약 선박이 좁은 수로를 자동조타로 항행 중 20도 이상 변침을 하고자 할 경우에는 먼저 자동조타장치를 자동조타에서 수동조타로 전환한 후 조타수에게 타륜을 조작하도록 하고 당직항해사의 지시를 받아 수동으로 타를 사용하여 변침하여야 한다.

사고 당시 항해당직사관인 1등항해사는 A호가 좁은 수로를 항행 중이었으나 자동조타로 조선하였고, A호는 사고장소(장구서) 부근에서 20도 이상의 대각도 변침을 해야 했다.

그러나 1등항해사는 항해당직 중 상념에 빠져 주변 경계를 소홀히 하고, 선위를 확인하지 않아 A호가 변침점에 도달하였으나 이를 알지 못하였고, 뒤늦게 A호가 변침점을 지나 장구서가 A호의 전방에 위치한 것을 알고 당황하여 자동조타장치를 자동조타에서 수동조타로 전환하지 아니한 채 자동조타 상태에서 침로설정노브를 조작하여 변침을 하였다.

2. 1등항해사의 자동조타장치 이해부족 및 조작 미숙

항해사는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항해당직 수행 중 선위, 침로 및 속력을 수시로 확인하여 선박이 예정항로를 따라 항해하고 있는지 점검한 후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하고, 선박에 탑재된 모든 전자항해장비의 성능과 한계를 포함한 사용법에 대해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A호에 설치된 자동조타장치의 자동설정유닛(AUTO Unit)에는 침로감시(Pilot Watch) 값을 8도에 맞추어 두었기 때문에 자동조타상태에서 설정해 둔 침로가 8도를 초과하여 벗어나면 침로이탈경보가 울리게 된다. 또한 A호는 타각제한(Rudder Limit)값을 12도에 맞추어 두었기 때문에 자동조타상태에서 타를 타각 12도 이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선장 및 항해사는 A호를 자동조타상태에서 타각 12도 이상을 사용하여 8도 이상 변침하고자 할 경우에는 자동조타를 수동조타로 전환하여 타를 수동으로 사용하여야 한다.  

그러나 1등항해사는 A호의 자동조타장치에 대하여 완전히 숙지하지 못해 이해가 부족하였고, 항해당직 중 좁은 수로에서 A호를 자동조타 상태로 운항하는 상황에서 침로설정노브를 조작하여 좌현으로 약 20도 변침하였다.

그 결과 A호는 자동조타장치에서 타각이 12도 이내로 사용되어 1등항해사가 생각하는 것보다 늦게 변침이 진행되었고, 변침 전 자동조타를 위해 설정된 침로에서 8도 이상이 벗어나자 침로이탈경보가 울렸다. 만약 1등항해사가 A호의 자동조타장치에 대해 숙지하고 있었다면, A호의 자동조타장치에서 침로이탈경보가 울렸을 때 그 원인을 인지하고 침로설정노브를 설정 침로에서 8도 이내로 조작하고, 자동조타를 수동조타로 전환한 후 조타수에게 수동으로 좌현 타를 사용하도록 지시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1등항해사는 자동조타장치에서 경보가 발생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해 조기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였고, 이후 A호의 자동조타장치에서 계속 경보가 울리며 적절히 변침이 이루어지지 않자 선장에게 전화를 걸어 보고하였다. 선장은 1등항해사로부터 연락을 받고 선교에 올라가 상황을 파악한 후 주기관을 사용하는 등 비상조치를 취하였으나 A호의 전진타력을 적절히 제어하지 못해 결국 A호가 좌초하게 되었다.

3. 선장의 좁은 수로 통항 중 직접 지휘 불이행 및 부적절한 비상대응조치

선장은 선박이 좁은 수로를 지나갈 때 선박의 조종을 직접 지휘하여야 한다(「선원법」제9조). 그리고 선장은 불가피한 상황으로 선박의 조종을 직접 지휘할 수 없을 경우에는 당직항해사가 적절하게 경계를 하고 선위를 확인하며 예정된 항로를 따라 조선하도록 관리감독을 하여야 한다. 

선장은 사고 당시 항해당직사관인 1등항해사의 전화 연락을 받고 급히 선교에 올라갔고, A호가 저수심 수역으로 항해하고 있는 것을 알고 조타수에게 좌현 전타를 지시하여 조타수가 타를 좌현 전타하였다. 그러나 A호의 자동조타장치는 자동조타 상태이었기 때문에 타가 좌현 쪽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선장은 A호의 전진타력을 제어하기 위해서 주기관을 전속 후진으로 사용하여야 했으나, 주기관을 정지만 하였다. 

선장은 뒤늦게 자동조타장치가 자동조타 상태인 것을 인지하고 수동조타로 전환 후 당시 상황을 고려하여 조타수에게 우현전타를 지시하였다. 그러나 A호는 타효가 생기기 전에 전진타력으로 계속 진행하여 좌초하게 되었다.

따라서 선장은 사고 당시 A호가 야간에 좁은 수로를 항해 중이었으나, 선박의 조종을 직접 지휘하지 않았다. 특히 선장이 1등항해사의 연락을 받고 급히 선교에 올라가 취한 행위를 보면 1등항해사가 A호의 자동조타장치에 대해 숙지하지 못하여 조작이 미숙하다는 것을 몰랐고, 부적절한 초기 비상대응 등 정황으로 미루어 볼 때 선장은 A호의 비상조타훈련을 적절히 이행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4. 선박의 비상조타훈련 필요성 

선박에서는 자동조타장치를 포함한 조타장치가 고장이 나는 등의 비상상황에서 적절히 대응하기 위하여 3개월 주기로 비상조타훈련을 실시하여야 한다. 

선원들이 비상상황에서 신속하고 완벽한 대응을 위해서는 조타장치에 대한 작동법 및 비상대응 절차서를 잘 숙지하고, 스스로 직접 작동해 보는 반복 교육과 훈련을 지속적으로 실시하여 몸에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선박은 그 특수성으로 인하여 비상상황이 발생된 경우, 선원들이 효과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면 선박은 조난될 위험성이 매우 높다. 선박에서의 비상상황이란 ‘퇴선’에 이를 수 있는 긴급한 사고 발생을 의미하며, 특히 생명을 잃을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해 체계적이고 절차화된 대응이 필요하며 위기에 처한 선원도 심리적 공황상태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선행적 경험이나 훈련을 바탕으로 한 침착한 여유가 무엇보다도 요구된다.

이 좌초사건은 선박에서 비상조타훈련이 왜 중요한지를 일깨워 준다 할 것이다. 따라서 선장은 승선 중 항해사 및 조타수가 자동조타장치를 포함한 비상조타방법에 대하여 잘 숙지하고 모든 선원들이 참가하는 비상조타훈련과 교육을 매 분기별로 지속적으로 실시하여 비상상황 대처능력을 향상시키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시사점>
○선장은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좁은 수로 통항 중 직접 지휘할 것
선장은 항구를 출입하거나 좁은 수로를 지나갈 때 등 선박에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때에는 선박의 조종을 직접 지휘하여야 한다.
○선장 및 항해사는 항해당직 중 예정항로 상 위험요소를 사전에 파악할 것
선장 및 항해사는 항해당직 중 선박의 예정항로 상 저수심 수역 등 위험요소를 사전에 파악하고, 선박이 예정항로를 따라 항행하고 있는지 수시로 선위, 침로 및 속력을 확인한 후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선장 및 항해사는 선박의 조종특성을 숙지하고 비상상황에서 주기관 사용을 주저하지 말 것
선장 및 항해사는 자선의 조종특성을 숙지하고, 비상상황 발생 시 위험상황을 피하기 위해 선박의 주기관의 사용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선장 및 항해사는 항해장비의 성능 및 사용법을 숙지하고 익숙할 것
선장 및 항해사는 자동조타장치를 포함하여 선박에 설비되어 있는 모든 항해 장비의 성능 및 사용법을 숙지하고 익숙하게 잘 사용하여야 한다.
○선장은 선내 비상대응훈련을 체계적이고 반복적으로 실시할 것
선장은 선내 비상조타를 포함한 비상대응훈련을 체계적이고 반복적으로 실시하여 선원들의 비상상황 대처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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