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철광석 공급회복, 중국 재고수요 증가, 대서양선적 석탄물량 증가

남미곡물 수요 강세, 케이프선형 스크러버 장착으로 공급부족이 주요 원인

 

케이프사이즈 시황이 7월 셋째주 3만달러를 넘어서는 등 최근 한달여 사이 건화물선 시황이 급등해 그 배경과 전망에 관련업계의 귀추가 주목돼 있다.

7월 16일 기록된 건화물선 시황의 운임지수인 BDI 2,011P는 2014년초이후 5년만의 최고수준이며, 올해 6월중순이후 한달만에 1,000P 가량 상승한 것이다. 케이프사이즈 선박의 경우 스팟시장에서 1일 3만 1,800달러를 기록하며 3만달러대를 돌파했다.

7월들어 국내외 조사기관과 언론도 이같은 건화물시황의 급등현상과 원인을 잇따라 발표하고 나섰다. 이들 기관과 업계는 최근 건화물 시황의 강세는 브라질의 철광석 공급능력 회복과 중국의 재고수요 증가, 대서양 선적 석탄 물동량 증가, 남미 곡물수요 강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여기에 케이프사이즈 선형의 스크러버 장착에 따른 공급부족도 시황 강세에 동력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시황을 좀더 들여다보면, 1년만에 타이트한 대서양항로의 수요가 지속되면서 7월초부터 건화물선 시황의 급등을 주도하고 있다. 브라질의 광산댐 사고 여파로 선박의 수가 감소한 상황에서 서아프리카 등 유럽용 틈새수요가 발생해 선복 타이트감이 커졌다. 대서양항로의 스팟시황은 7월 4일 기준 2만8,010달러(전일대비 3,085달러 상승)까지 올라 스팟시황의 두드러진 ‘서고동저西高東低’ 현상을 시현했다. 이같은 현상은 7월 중순까지 지속돼, 7월 16일 기준 철강원료 등 수송을 담당하는 18만gt급 케이프사이즈 벌크선박의 스팟 용선시황의 상승세가 이어져 주요항로의 평균치가 1일 3만달러를 돌파했다.


브라질 자원기업 발레의 철광석 출하가 재개되면서 선박의 수가 비교적 적은 상황이 지속돼 대서양항로에서의 선복수급 타이트화가 두드러졌다. 그에반해 수요국인 중국에서는 조강생산이 활발해 수송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내년 IMO 황산화물배출 규제강화에 대응하기 위한 스크러버 장착를 위한 개조공사 관련선박들의 도크 진입이 시작돼 일시적인 선복공급량 감소도 시황상승의 핵심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7월 16일 런던시장에서 케이프사이즈의 주요 5개항로 평균치는 3만 157달러로 6일 거래 연속 상승했다. 3만달러선의 시황은 2017년 12월말 이래 근 1년 반만의 수준이며, 전일대비 1,578달러의 높은 시황 상승을 기록했다. 수역별로는 태평양항로가 2만 7,958달러, 대서양항로는 3만 1,800달러를 기록했다. 올 3월경 사이클론의 피해로 주춤했던 호주의 출하가 회복되고 태평양항로도 신예선의 손익 분기점인 2만달러 초반대를 넘어섰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철광석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조강생산이 활발해 케이프사이즈의 수송수요로 연결되고 있다. 올해 1-5월의 중국 조강생산량은 전년동기대비 10.2% 증가한 4억 488만톤이었으며 6월이후에도 견조한 추이가 지속되고 있다. 중국은 또한 7월초부터 일부 철광석의 조달 분산화를 도모하고 있다. 용선운임은 흑해발의 경우 5만달러대로 비싸 시황 회복에 탄력이 붙었다.

케이프사이즈 시황의 급등에 힘입어 중소형 벌크선박의 시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7월 16일 기준 파나막스 시황은 1만 6,396달러였으며, 핸디막스 시황은 1만 434달러였다. 파나막스급의 경우 1만 6,000달러선은 약 6년반만의 수준이다.


해양진흥공사(KOBC)는 7월 17일 ‘건화물선 시황급등 원인분석과 전망’ 제목의 스페셜 리포트를 통해 최근 건화물선 시황의 급등 요인을 상세히 분석하고 이후 전망을 내놓았다. KOBC는 시황강세에 영향을 주고 있는 철광석 수급에 대해 “브라질과 호주의 연이은 철광석 생산능력 장애로 인해 전세계 철광석 공급이 크게 축소, 공급부족이 우려됨에 따라 철광석 가격이 급등했다”면서 “반면 최대 수요국인 중국은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에 따라 제철소에 대한 환경규제를 약화하고 지방정부는 인프라투자를 확대하는 경기부양책을 실시하면서 올해 상반기 조강생산량이 증가해 철광석 수요가 확대됐다. 하지만 철광석 공급부족으로 인해 수입량이 감소해 재고확보에 대한 필요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호주의 생산설비 정비계획 발표가 호주발 철광석 공급부족 우려를 확산시키고 선취수요를 발생시키면서 6월부터 케이프중심의 시황랠리 서막을 열었다”고 분석했다. 브라질이 광산댐 사고이후 수출량을 늘리고, 중국이 호주 공급량 감소분을 브라질에서 조달하며 케이프 시황의 상승동력의 중심이 6월말이후 대서양으로 이동했으며, 현재 건화물선 시황의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KOBC 리포트에 따르면, 석탄의 경우도 유럽 주요지역의 때이른 폭염에 따른 냉방용 전력수요 증가와 아시아행 판매 확대로 대서양내 석탄 선적 수요가 6월이후 증가했다. 이로써 파나막스 이상 대형선의 대서양 시황이 더욱 강화된 상승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에 따라 미국산 곡물대신 브라질산 대두의 중국향 수출이 증가했다. 최근에는 미국내 주요 곡창지대의 대두 및 옥수수 파종이 폭우와 홍수로 늦어지자, 주요 옥수수 수입국들이 이미 수출이 본격화된 브라질산의 선취에 집중하면서 남미곡물에 대한 선박 수요를 지속시키고 있다.


스크러버 장착에 따른 공급 긴축상황은 시황 강세의 핵심요인이다. 클락슨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기준 건화물선의 스크러버 장착비율은 총 선대의 3% 수준이다. 이중 연료소모가 많은 케이프사이즈의 경우 스크러버 장착률은 동기간 6%이며, 장착예정인 선박비율도 15%여서 올해년말까지 스크러버 장착률이 케이프선대의 20%이고 내년(2020년)말에는 26%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 자료에 의하면, 현존 케이프선대의 14%가 올해 하반기안에 스크러버 탑재를 위해 도크에 입거할 예정이어서 동 선형의 공급에 일시적 공백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견된다.


한편 건화물선 시황의 향후 전망은 철광석은 중국의 재고구축 사이클 변화 추이와 중국내 철강가격 부진에 따른 제철마진 악화가 해상운송수요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 예상된다. 석탄은 하계 냉방수요 증가에 따른 호조 상황이 연말경에는 침체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현재 대서양 석탄 해상수송 수요증가가 기상이변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기 때문이다. 태평양항로에서는 중국의 석탄수입통제정책이 해상물동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곡물은 상반기에 브라질산 옥수수 구매증가가 곡물의 해상물동량 강세를 이끌었는데, 이는 4분기 미국 곡물시즌 수요를 2-3분기로 분산시키는 효과를 가져오고 중국의 아프리카 돼지열병 발병도 곡물수요를 제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건화물선의 시황강세는 3분기 중반부터 4분기에 걸쳐 점차 약화될 가능성이  전망되고 있다. KOBC 리포트는 “케이프 중심의 스크러버 장착 선박증가는 연말까지 지속적으로 선박의 실제 공급량을 제한할 것이며, 규제가 시행되는 내년에도 올 하반기보다는 적지만 일정부분 케이프선박의 공급량을 감소시킬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의 철광석 재고 구축 사이클이 일단락되더라도 올해 잔여기간 케이프시황의 하단은 예전수준에 비해 높은 선에서 지지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파나막스 이하선형은 케이프의 선정에 따른 연쇄 상승효과가 발생할 경우, 연말에 석탄과 곡물의 수요가 비교적 저조하더라도 다소간 지지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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